[일요시사 취재1팀] 서진 기자 = 정치인 자녀의 각종 입학 특혜나 비리 의혹은 언제쯤 사그라들까?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의 딸 유담의 인천대학교 교수 임용 과정에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유담은 2025년 2학기 인천대 전임 교원 신규 채용에 합격했다. 그러나 그 과정이 공정했는지에 귀추 여부가 주목된다.
경찰에 따르면 인천연수경찰서는 지난 4일, 인천대학교 이인재 총장과 교무처 채용팀, 채용 심사위원, 채용 기록 관리 담당자 등을 고발했다. 혐의는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이다. 인천대의 전임 교원 신규 임용 지침에 따르면, 교원 채용 시 영구 보존해야 하는 문건이 있는데, 인천대 측이 유담과 관련한 채용 문서를 보관하지 않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채용 문서
사라졌다
지난달 28일 서울대와 인천대 등 대학 법인과 관련한 국정감사가 국회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에서 열렸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진선미 의원은 유담의 교수 임용 과정에 있어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여기서 언급된 의혹은 크게 세 가지로, 첫째 ‘논문 쪼개기’와 둘째 ‘논문 중복 게재’, 셋째 ‘주요 문건 소실’이다. 진 의원은 “31세의 유 교수가 무역학부 교수로 임용된 것에 국민적 이의 제기가 많다”면서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 중 이렇게 경력이 전무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천대에는 박사학위를 가진 시간강사가 290명에 달하고 교수 임용을 위해 오랫동안 노력해 온 분들이 많은데, 인천대가 12년 만에 적임자를 찾았다며 올해 5월 유 교수를 임용했는데 이전 4차례 채용 과정 자료는 소실됐다며 제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진 의원 의원실이 인천대로부터 확보한 내부 자료에 따르면, 유담은 지난 5월 인천대 교수 임용 지원서에 연구 실적으로 논문 10편을 제출했다.
진 의원에 따르면 유담의 논문 질적 심사는 18.6점으로 16위 정도의 하위권이었는데, 학력·경력·논문 양적 심사에서 만점을 받아 1차 심사에서 25명의 지원자 가운데 전체 2위로 통과했다.
진 의원은 유담이 채용 과정에서 경력 부분 만점을 받은 사실에 대해 “3월에 박사학위를 받고 5월에 교수로 임명됐다. 고려대학교 경영전략실에 딱 75일 근무했다”며 “고려대에서 1년을 강의했다는데 석사 시절에 1년을 했고 다른 경력은 전무하다”고 꼬집었다.
인천대 기준에 따르면 교수 채용 시 강사나 연구원 경력은 최대 40%만 인정되고 있다. 4년제 대학 교수급 경력이 아닌 이상 만점을 받기 어렵다는 게 교수 임용 절차를 잘 아는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현재 인천대 홈페이지에 공개된 유담 교수의 이력을 보면 ▲2022. 09. ~ 2023. 08. 고려대학교 경영대학(강사) ▲2025. 03. ~ 2025. 08. 고려대학교 경영전략실(박사후연구원)으로 기재돼있다.
다만 국정감사에서 이인재 인천대 총장은 의혹을 거뒀다.
이 총장은 “학력을 평가할 때 국제경영 박사학위를 받은 분들에게 만점을 줬다”며 “경력 역시 전공 분야와 연관된 직무를 담당하는 경우에 한해 경력을 인정하게 돼있어, 국제경영을 강의한 경력이 있는 분들에게 만점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원 채용 과정에서 접수는 블라인드 방식이지만, 이번 경우는 특수해서 이름이 알려졌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인천대 무역학부 교수로 올해 임용
경력 없이 만점…공정성 논란 일어
그러면서 연령, 성별, 사진은 비공개로 받고 있어 유담의 교수 임용이 공정히 진행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표면상 ‘규정대로 진행됐다’는 인천대의 해명과 달리 실제 심사 기준 적용과 평가 구조를 대조해 보면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논문의 질과 양, 강사 경력 등에서 상대적으로 열세한 유담이 임용심사 절차에서 현직 조교수와 해외 대학 박사를 제치고 임용되자 ‘맞춤 심사’였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 6일 수도권 모 대학 교수는 <일요시사>의 전화 통화에서 “대학 교수 지원자들의 경쟁이 심하기 때문에 특정인을 겨냥해 공채를 낸다면 임용은 일사천리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모로 심증은 가지만 주최 측인 인천대의 내부 고발 없이는 임용 취소 등의 결론을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임용 취소나 임용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 관련자들이 징계로부터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인천대가 2013년 국립대로 전환된 이후 직원 신분이 공무원으로 전환되어 파면이나 해임이 되면 사립대 교원보다 더 가혹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내 딸이 이렇게 채용됐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라며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게시했다. 지난달 31일 그는 개인 SNS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검찰이 내 딸과 아들에게 적용한 기준을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과 검사들의 자식에게도 정확히 적용하자”며 저격에 나섰다.
본인의 딸 조민과 아들 조원 등과 관련한 자녀 입시 비리를 두고 “나는 나의 불공정에 대해 여러 번 공개 사과했고 그 법적 결과를 감내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승민 전 의원·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의 자녀에게 과거에 제기된 채용·논문 의혹을 소환해 함께 비판했다.
조 전 비대위원장은 “국립대 교수 출신으로 장담하지만, SSCI 6편 논문을 쓴 국제 마케팅 전문가를 제치고 박사학위 취득 후 여섯 달밖에 되지 않은 젊은 연구자(94년생, 동국대 학사-연세대 석사-고려대 박사)가 국립대 교수로 채용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며 “연구 경력이 없는데 경력 심사 만점을 받았고, 논문 점수는 하위권이었고, 그 논문도 쪼개기나 자기 표절 등의 의혹이 있다”면서 “대학교수 되기 참 쉬웠구나”라고 적었다.
이어 “유담, 한유진, 김현조, 이 세 사람의 집 앞에는 막무가내로 질문하거나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사진 찍는 기자 한 명이 없었지. 그 새 취재 대상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취재 윤리가 정착된 모양이지”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9년 9월 그는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 검증 과정에서 고위 공직자의 자녀 입시 및 특혜 의혹이 불거지며 공정성 논란의 상징적인 지표가 됐다. 일명 ‘조국 게이트’라고 불렸던 이 사태의 핵심은 그의 딸 조민과 관련한 논문 저자 부당 등재 의혹, 자기소개서 허위 경력 서술 및 이를 통해 이뤄진 부정 입학 의혹 등이었다.
“똑같이 적용”
조국의 분노
그 결과 조 전 비대위원장은 법무부 장관 임명 35일 만에 사퇴했고, 이후 계속해서 수사가 진행됐다. 그뿐만 아니라 아내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입시 비리와 논문 위조 혐의도 함께 재판에 넘겨지면서 가족 전체가 파헤쳐졌다.
2020년 12월 정 교수의 1심 재판에서 동양대, 동국대, KIST, 공주대, 단국대와 관련된 혐의가 모두 유죄로 선고됐다. 2022년 4월 조민의 부산대와 고려대 입학이 취소된 바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2016년 총선 당시 무소속 출마 기자회견에서 딸을 처음 공개했다. 또 2017년 당시 바른정당 대선후보 선거운동 유세에 유담이 나서면서 여러 유세 현장에서 아리따운 미모로 주목받기도 했다.
유담은 1남1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이후 서울 소재 은광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동국대학교 법과대학 법학과에 진학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연세대학교 대학원 경영학과에 진학해 2020년에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에는 고려대학교 대학원 경영학과에 박사 과정으로 진학해 2025년에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박사 과정 수료 후 시간강사로 임용돼 2022학년도 2학기 및 2023학년도 여름 계절학기에 고려대 경영대학 경영학과에서 국제 경영론 강의를 맡았다.
올해 박사학위를 취득해 졸업한 이후에 고려대 경영전략실 박사후연구원으로 임용됐으며 지난 9월1일부로 인천대 전임 교원, 인천대 글로벌 정경대학 무역학부 조교수로 임용됐다.
인천대 홈페이지에는 교수가 7명, 부교수가 3명, 그리고 유담을 포함한 조교수가 4명 있다. 유담의 주전공은 국제경영·경영전략·기업행동이론이고 담당 과목은 국제마케팅·국제경영론이다.
한편 2016년 4월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유 전 의원은 대구 동구을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해 76%의 지지를 받으며 당선됐다. 당시 무소속 후보로서 큰 지지를 받았으며, 압도적 득표율로 경쟁 후보들을 크게 앞섰다.
국회의원 출마 당시 재산 신고에서 딸 유담이 예금 1억7000만원, 보험금(납입 금액) 1600만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금수저 논란이 일었다. 입학과 졸업 등 특별한 일이 있을 때 자기 조부모에게서 받은 돈을 모은 것이라는 것이 유 전 의원의 해명이었다.
2021년 9월 당시 국민의힘 대선주자였던 유 전 의원은 TV조선 주관으로 열린 국민의힘 대선후보 첫 TV 토론회에서 홍준표 당시 후보의 “조국 수사는 과잉 수사였다”는 주장을 비판했다. 그는 다음 날인 9월16일 개인 SNS에 “홍 후보님, 이건 아니지요”라며 운을 뗐다.
그는 “조국 사건은 부인과 동생까지 모두 불법을 저지른 일 아닙니까? 조국이 아무리 “내가 책임진다”고 외친들 정경심의 불법을 어떻게 봐준다는 말입니까? 이들 일가의 불법·특권·반칙·위선 때문에 온 국민이, 특히 청년들이 분노와 좌절에 빠졌는데 과잉 수사라니요?”라고 반문했다.
해외 경험 없이
국제경영 강의
이어 “조국 부부가 범법자인데 '1가구 1범죄만 처벌해도 된다'는 식의 생각은 대체 그 근거가 무엇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된다”며 “저도 법은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고 배웠다. 그러나 법의 관용은 누가 봐도 딱하고 불쌍한 처지의 약자를 위한 것이지, 조국 일가를 위한 것은 아닌 것 같다. 홍 후보님께서 생각을 바로잡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담의 교수 채용 논란이 일고 조 전 비대위원장이 연일 비판을 가세하자 국민의힘은 팔을 걷어붙였다.
국민의힘 이충형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논평을 통해 “조 비대위원장은 공정, 불공정을 말하기 전에 스스로의 불공정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진정으로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대변인은 “조 비대위원장은 다른 정치인들의 자녀 이름을 거론하며 자신과 가족에게 적용된 기준을 똑같이 적용하자고 주장하나, 이는 사실 왜곡이자 또다시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며 “국민이 기억하는 불공정의 상징이 주장하는 공정이란 단어는 도대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조 비대위원장의 자녀 특혜 비리 혐의는 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으나, 유 전 의원을 비롯해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 한동훈 전 대표 등 다른 공직자 자녀 관련 의혹들은 사실관계가 명확히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별도로 구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확정 판결된 조 비대위원장 사건과는 달리, 함께 언급된 다른 인사들의 자녀 관련 의혹은 아직 객관적이고 법적인 검증이 미흡하다는 이유에서 차이를 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뉴스토마토> 단독 보도에 따르면 유담은 동국대 학사, 연세대 경영학 석사, 고려대 경영학 박사 출신으로 자신의 이력서에도 모두 ‘경영학과’로 기재했다. 그러나 인천대 무역학부의 채용 공고는 ‘국제경영’ 전공자를 지원 자격으로 한 초빙 전임 교원이 대상이었다.
지난 6일 인천대가 민주당 진선미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서에는 “석·박사 학위를 국제경영으로 이수한 여부를 평가 기준으로 삼는다”고 명시돼있었다. 그럼에도 유씨는 학력 항목에서 만점을 받았다. ‘국제경영’ 전공자가 아닌 경영학 전공자가 만점을 받은 사례는 전체 지원자 중에서 유담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승민 딸 유담 ‘아빠 찬스?’
경찰 특혜‧부정 채용 수사
<뉴스토마토>가 확보한 다른 지원자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중앙대·서강대 등에서 실제 ‘국제경영’을 강의한 강사들이 오히려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수차례 고위 공직자 자녀의 비리를 지켜봐 온 여론의 입장은 달갑지 않은 분위기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유담, 아빠 찬스 정말 부럽다.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든든한 부모가 되어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의견과 함께 “조국과 조민에게 쏟아진 비판은 모두 어디 갔냐”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또 “남이 하면 속임수고 자신이 하면 요술이라는 잣대를 가지고 타인을 바라보면 안 된다. 수사를 통해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조국혁신당은 지난 5일 논평을 통해 유담의 인천대 교수 부정 채용 의혹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특히 “과거 조국 사태 당시 공정과 위선을 들먹이며 거세게 비판했던 인물이 바로 유승민 전 의원 본인”이라며 유 전 의원에게 조 전 비대위원장에게 들이댔던 잣대와 똑같은 잣대를 대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 조국혁신당 박찬규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미 국감을 통해 유씨가 제출한 10편의 논문 중 7편에 대해 심각한 자기 표절과 분할 게재 의혹이 제기됐다”며 “경쟁자에 비해 턱없이 낮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31세의 나이에 무경력으로 임용된 배경을 유승민 전 의원의 정치적 영향력과 떼어 생각하기 어렵다”고 해당 의혹을 직격했다.

박 부대변인은 “최근 유승민 전 의원은 정치 재개를 시사하고 있다”며 “정계에 복귀한 이후 인천대에 긍정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 사전 수뢰는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아울러 “과거 조국 사태 당시 공정과 위선을 들먹이며 거세게 비판했던 인물이 바로 유승민 전 의원 본인”이라며 “조국혁신당은 같은 잣대를 요청한다. 채용 과정의 불법이 드러난다면 교수 임용 취소는 물론, 사법적 책임 또한 분명히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21년 12월 올라왔던 ‘판·검사 자녀들의 입시 비리 전수 조사해 주시기 바랍니다’ 청원은 20만명이 넘는 인원에게 동의를 받았다.
해당 청원인은 “입시제도를 위한 자녀들의 활동을 유죄로 판결하는 판사와 검사, 그들의 자녀들은 과연 바르게 입시 준비를 하고 진학했는지 똑같은 잣대로 전수조사해서 전부 똑같이 처벌해주시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진실은
어디에?
조 전 비대위원장의 말처럼 과거 2019년 윤석열 검찰 기준이었다면 이미 파묘됐을 특혜 의혹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국민들은 진정한 공정을 위한 정확하고 신속한 진실규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결국 유담의 교수 임용 논란은 단순한 채용 문제를 넘어, ‘공정과 상식’이라는 잣대를 되새기게 하고 있다.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면서 유담뿐만 아니라, 지난 고위 공직자 자녀의 입시 비리와 특혜 채용까지 명백히 밝혀져야 이 모든 논란이 끝날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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