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나들이 가볼만한 곳 ②반구천의 암각화·암각화박물관·대곡박물관·자수정 동굴나라·언양알프스시장

시간을 달리는 울주 유네스코 역사 여행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나들이하기 좋은 요즘, 울산 시내보다 한적하고 볼거리도 많은 울주로 떠나보자. 그곳에는 최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반구천의 암각화를 비롯해 역사와 문화를 품은 여행지가 많아,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 역사를 횡단하는 시간 여행을 즐길 수 있다.

태화강 상류에 해당하는 대곡천(구 반구천) 일대에는 선사인과 고대인의 생활양식을 엿볼 수 있는 그림일기가 숨어 있다. 지난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반구천의 암각화다. 반구천의 암각화는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를 아우르는 명칭이다.

크리스마스의 기적

그들의 흔적은 대곡천을 따라 3㎞ 정도 이어지며, 단면이 고르고 편편한 바위 두 곳에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반구대 암각화는 1971년 12월25일에 발견되어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고도 불린다. 높이 4.5m, 너비 8m에 이르는 거대한 암면에 돼지, 호랑이 같은 육지 동물과 거북, 상어, 고래 같은 바다 동물을 새겼는데, 그중에서도 북방긴수염고래, 혹등고래, 향고래 등 최소 7종의 고래를 구체적으로 묘사한 부분이 눈길을 끈다.

좌측 상단에는 새끼를 등에 업은 귀신고래의 모습도 보인다. 반구대 암각화는 고래 탐색부터 사냥, 인양, 해체에 이르는 고래잡이의 전 과정이 새겨진 세계 유일의 유적이다. 이를 통해 당시 동해에 고래 떼가 자주 출몰했고, 선사인들이 조직적으로 고래를 사냥했음을 알 수 있다.


암각화 맞은편에는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지만, 암각화 전체를 관찰하기란 쉽지 않다. 암면에 햇빛이 들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비가 많이 오면 그림이 물속에 잠기기도 한다. 그래서 울주군은 수위가 비교적 낮은 4월부터 9월 중순 사이 맑은 날, 해가 서쪽으로 기울어 어두운 암면을 비추는 오후 4시에 방문할 것을 권한다. 전망대에 설치된 망원경을 활용하면 암각화를 보다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울산암각화박물관에서 운영하는 답사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암각화를 가까이에서 관람하는 것은 물론, 반구천 일대를 누비며 반구서원, 공룡 발자국 화석 등 다양한 유적도 탐방할 수 있다. 프로그램은 2~6월, 9~11월에 진행되며, 화~금요일에는 오후 3시, 주말에는 오전 10시30분과 오후 3시에 선착순 20명 규모로 진행된다.

참여를 원한다면 전화 예약을 하거나 박물관 안내데스크에 문의하자.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는 반구대 암각화보다 상류에 있다. 높이 약 2.7m, 너비 약 9.8m의 중심 암면에는 600여점의 그림이 새겨져 있는데, 바위 위쪽이 앞으로 기울어진 형태라 비바람으로부터 암각화를 보호한다. 암면의 상단에는 선사시대 사람들이 그린 그림이, 하단에는 신라시대 사람들이 그린 그림이 남아있다.

사슴, 상어 등 동물 그림과 기하학적 무늬가 주를 이루는 선사시대 그림에 비해 신라시대 그림은 말을 탄 사람들의 행렬이나 용의 비늘과 발톱까지 섬세하게 묘사해 눈길을 끈다.

한편에선 신라의 귀족과 화랑들이 남긴 방명록도 찾아볼 수 있다. 이는 대곡천이 신라시대에도 지금과 같이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자연 명소였다는 것을 증명한다.

실제로 법흥왕의 동생인 사부지갈문왕이 이곳을 서석곡이라 칭했고, 진흥왕은 즉위 전 어머니와 함께 다녀갔다고 전해진다. 재미있는 점은 방명록이 선사시대 사람들이 그린 그림을 피해 한 귀퉁이에 작성되었다는 것이다.


울주서 떠나는 역사와 문화의 시간 여행

반구대 암각화보다 1년 앞서 발견된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는 오랜 시간에 걸쳐 여러 사람이 이룬 작품이다. 선사인들은 단단한 돌로 풍요에 대한 바람을 담아 동물 그림을 그렸고, 신라인들은 금속 도구를 이용해 글자와 그림을 남겼다.

현대인들은 이를 연구하고 있으니, 암각화는 단순한 유적을 넘어 과거와 현재를 잇는 통로가 아닐까?

반구천의 암각화를 둘러본 후에는 울산암각화박물관에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 이곳은 국내 유일의 암각화 전문 박물관으로, 흐릿했던 암각화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박물관은 반구천의 암각화를 소개하는 영상 상영 공간, 선사시대의 예술을 소개하는 공간, 암각화 실물 모형과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상을 소개하는 공간 등으로 꾸며져 있다.

실물 모형 옆에는 암각화의 그림들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터치스크린도 있어 현장에서의 아쉬움을 달래준다.

절벽이나 바위에 쪼기, 갈기, 긋기 등 다양한 기법으로 새겨진 암각화는 전 세계에서 발견되는 문화적 산물이다. 문자가 없던 선사시대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보고 느낀 것을 바위에 새겼고, 이를 수천 년간 간직해 온 암각화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울산암각화박물관에서는 반구천의 암각화 외에도, 세계 각지의 암각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반구천의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를 기념하는 특별 기획전도 진행 중이다. 1970년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를 발견한 순간부터 보존을 위한 노력들, 그리고 마침내 세계유산에 등재되는 순간까지의 기록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보유국이라는 자부심을 느끼게 한다. 특별전은 2026년 2월28일까지 진행된다.

대곡천 상류에 자리한 울산대곡박물관은 울산의 첫 공립 박물관이다. 대곡천에 댐을 건설하기 위해 발굴 조사를 하던 중 삼국시대의 고분군, 철, 분청사기, 백자 등의 유물과 절터, 건물터 등이 출토된 것을 계기로 세워졌다. 박물관 천장에는 오리 모양의 조각이 걸려있는데, 토지 발굴 중에 발견된 오리 모양 토기를 모티브로 한 것이다.

당시 사람들은 새가 죽은 자의 영혼을 저승으로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고 믿었다. 그래서인지 삼한시대와 삼국시대에 만들어진 무덤에서는 새 모양의 그릇, 장식품 등 새와 관련된 유물이 많이 출토된다.

대곡박물관은 청동기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유적뿐만 아니라, 대곡댐이 건설되며 고향을 잃은 이들의 이야기 등 현대의 이야기도 담은 서부 울산 지역의 거점 박물관이다. 이곳에서는 이제껏 몰랐던 울산의 내밀한 면모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자수정동굴나라는 자수정 광산을 활용해 만든 테마파크로, 연중 12~16℃를 유지해 쾌적한 환경을 자랑한다. 내부는 도보로 관람하는 육로와 보트를 타고 다니는 수로로 나뉘는데, 일반적으로는 도보 탐방 후 보트 체험을 한다.

동굴 안에는 경주 석굴암을 본떠 만든 소원 동굴, 미디어아트 동굴, 공룡 동굴 등 볼거리가 다양하고, 암석에 박힌 자수정 원석도 볼 수 있다. 동굴 밖에 마련된 판매장에서는 자수정을 활용한 다양한 액세서리도 판매하고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들러도 좋다.


언양의 대표 전통시장인 언양알프스시장은 상설 시장으로 운영되지만, 5일장이 열리는 2일과 7일이면 더욱 활기를 띤다. 언양알프스의 모든 길은 언양장으로 통한다는 말이 있을 만큼 골목마다 사람이 북적인다. 시장을 지켜온 사람들의 이야기는 언양알프스시장의 오랜 전통과 정통성을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세상이 달라지고 편해졌지만, 대장장이인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찾아왔을 때, 내가 그 자리에 없다면 그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 아닌가?”

대장간에 크게 새겨진 대장장이의 다짐이다. 40여년 경력의 대장장이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자리를 지킨다. 매일 신선육을 공수해 순살 닭강정을 판매하는 청년 사장은 자신만의 역사를 써 내려가는 중이다.

언양알프스시장

시장을 구경하다 배꼽시계가 울리면 언양의 별미를 맛보자. 언양은 일제강점기에 도축장이 자리해 소고기 요리가 발달했다. 소고기를 잘게 다져 간장과 마늘 등을 넣고 버무린 후 숙성 과정을 거쳐 석쇠에 구워 먹는 음식인 언양불고기가 대표적이다. 소머리를 우려내 깊은 맛을 자랑하는 곰탕은 여행의 피로를 덜어줄 안주로 제격이다.

 

<여행 정보>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유네스코 세계유산]: 주소: 울산광역시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산234-1, 문의: 052-254-5724, 홈페이지: https://www.ulsan.go.kr/s/bangucheonpetroglyphs/contents.ulsan?mId=001001002000000000, 운영 시간: 상시 개방, 이용 요금: 무료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유네스코 세계유산]: 주소: 울산광역시 울주군 두동면 천전리 산210-2, 문의: 052-254-5723, 홈페이지: https://www.ulsan.go.kr/s/bangucheonpetroglyphs/contents.ulsan?mId=001001003000000000, 운영 시간: 상시 개방, 이용 요금: 무료

-울산암각화박물관: 주소: 울산광역시 울주군 두동면 반구대안길 254, 문의: 052-229-4797, 홈페이지: https://www.ulsan.go.kr/s/bangudae/main.ulsan, 운영 시간: 매일 9:00~18:00(매년 1월 1일, 매주 월요일 휴무), 이용 요금: 무료

-울산대곡박물관: 주소: 울산광역시 울주군 두동면 서하천전로 257, 문의: 052-229-4787, 홈페이지: https://www.ulsan.go.kr/s/dgmuseum/main.ulsan, 운영 시간: 매일 09:00~18:00(매년 1월1일, 매주 월요일 휴무), 이용 요금: 무료

-자수정 동굴나라: 주소: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자수정로 212, 문의: 052-254-1515, 홈페이지: http://www.jsjland.co.kr/, 운영 시간: 평일 9:15~17:00, 주말 9:15~17:30, 이용 요금: 동굴+보트 패키지 대인 1만4000원, 소인 1만2000원

-언양알프스시장: 주소: 울산광역시 울주군 언양읍 장터1길 12-1, 문의: 0507-1385-5728, 운영 시간: 매일 08:00~19:00 (장날 2일,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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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