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103>운정3지구 토지보상 핫 키워드

  • 장경철 2002cta@naver.com
  • 등록 2012.10.22 12: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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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억서 수백억씩…파주에 3조 돈벼락

<일요시사=장경철 르포라이터>연내 전국 택지지구, 보금자리주택지구, 산업단지 등에서 토지 보상금 5조∼6조원이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시장 전반에 침체의 골이 깊지만 막대한 토지 보상금이 쏟아질 경우 대토 수요가 몰리는 보상지 인근 지역은 물론 각종 개발 기대감으로 토지·주택시장 전반이 들썩거릴 것으로 보인다. 그중 한곳이 바로 파주 운정3지구다.

LH 재정난으로 중단된 보상 3년 만에 재개
토지와 지장물 등 보상금 총 3조원대 추산

국토해양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에 따르면 전국 택지지구, 보금자리주택지구, 산업단지 등에 대해 연말까지 토지보상이 이뤄진다. 특히 그동안 토지 보상 지연으로 주민들과 갈등이 극에 달했던 파주 운정3지구 보상이 본격화된다. 파주 운정3지구는 약 698만㎡ 용지에 주택 3만9291가구를 짓는 신도시급 사업이다.

10월부터 절차 돌입
1인당 평균 10억원

LH 재정난이 겹쳐 보상 절차가 중단됐다가 3년 만에 보상이 재개되는데 토지와 지장물 등 보상비는 총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부동산·금융·소비시장 등의 경기 활성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LH에 따르면 운정3지구는 10월15일 보상가 개별통보를 시작해 10월20일부터 본격적인 보상절차에 들어갈 계획으로 알려졌다. 운정3지구 보상대상은 697만3000㎡내 토지 4566필지, 지장물 2236건, 영업권 798건에 이른다. 반면 소유권 이전을 마친 후 보상을 해야 하는 토지의 경우 이달 말에나 보상을 받게 된다. 이번 보상으로 개인당 평균 보상액은 10억원 정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LH 파주직할사업단 관계자는 “보상 후 수십억대 자산가가 탄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개인 최고로는 200억원 정도를 받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보상 절차에 들어가는 운정3지구의 토지소유주 3명 중 1명은 외지인이다. 전국개발정보제공업체 지존(www.gzonei.com)에 따르면 운정3지구는 총 5874필지(실시계획승인고시 토지조서 기준) 규모로 사유지가 4168필지, 국공유지는 1706필지로 나타났다.

사유지의 경우 현지민 소유땅은 2699필지(64.75%), 외지인 소유땅은 1469필지(35.25%)로 3분의 1 가량이 외지인 소유인 것으로 조사됐다. 외지인 소유자는 수도권 거주자(96.39%)에게 편중됐다. 경기도(파주 제외) 759필지(51.66%)로 가장 많았고, 서울 626필지(42.61%), 인천 31필지(2.11%), 전남 13필지(0.88%), 전북 9필지(0.61%) 순이다.

서울지역 거주자는 강남3구(서초, 강남, 송파)가 119필지(19%), 서대문구 65필지(10.38%), 은평구 64필지(10.22%), 양천구 63필지(10.06%) 등의 순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강남3구, 서대문구 및 양천구 거주자 중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된 2007년 6월28일 이후에 토지를 취득한 사례는 상속에 의한 소유권 이전 단 한건에 그쳤다는 점이다.

땅주인 3명 중 1명 ‘외지인’
개인수령 최고액 200억 예상

이는 보상을 노린 투기적인 요인은 전무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이 지역 거주자 소유 토지 중 130필지(52.63%)는 2000∼2006년 사이에 소유권을 취득했다.

지존 신태수 대표는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파주 및 접경지역에 대한 개발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을 뿐 아니라 운정1·2지구 개발에 따른 지가상승을 예상한 투자수요가 많았던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은 토지보상금이 대거 유입될 것으로 보이는 업계별 동향이다.
▲부동산 = 대체 토지(대토)를 사는 일부 수요를 제외하고는 보상금이 시장 활성화의 촉매제 역할을 하진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주 지역의 미분양 아파트가 넘치는 상황에서 주택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집값 상승 기대가 꺾인 상황에서 장기 투자 목적으로 수익성 부동산에만 일부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운정지구 개발이 예정보다 지연되면서 보상금이 나올 것을 미리 예상해 대출을 받은 많은 원주민들은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려왔기 때문에 이들은 당분간 부동산 투자보다는 일단 빚을 갚아 금융비용을 줄이는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부동산에 투자한다면 단기 시세차익보다는 수익형 부동산 등에 장기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속적인 아파트값 하락으로 대형아파트에 대한 투자수요가 사라지면서 상가 건물 쪽으로 투자 수요가 옮겨간 상태로 토지보상금을 받은 후 1년 내에 부동산을 매입해야 취득세 감면 혜택을 받는 점을 유의해야 하고, 상가건물은 철저하게 수익성에 초점을 맞춰 투자해야 한다.

개발 계획이 취소됐지만 향후 재개발 추진 가능성이 높은 뉴타운 해제지역 주택도 투자 가치가 있다. 보상금 여윳돈이 20억∼30억원 대라면 소형 상가건물 매입을, 5억원 이하는 실수요가 많은 85㎡이하 중소형아파트 매입을 전문가들은 권하고 있다. 이밖에 농지가 수용돼 대체 토지를 구입할 때는 해당지역 반경 20㎞ 이내 땅을 기존 토지 양도 후 1년 내에 매입해야 양도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도 유의해야 할 사항이다.

채권보다 현금보상
토지별 양도세 감면

▲금융권 = 운정3지구 수용 비상대책위원회 사무실 앞에는 각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 등 금융회사 직원들이 임시 창구를 차려놓고 보상금 유치경쟁이 치열하다. 은행과 보험사들은 현금 보상을 받는 현지인들을 상대로 3∼6개월 만기 단기 정기예금이나 즉시연금(일시에 목돈을 맡기고 매달 연금을 받는 상품) 등 안정성이 높은 상품 판매에 전념하고 있다.

증권사들의 경우 외지인들이 받게 될 채권 매입에 무게를 두고 채권을 받기 위해 필요한 증권 계좌 개설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펀드나 주식 등은 위험성도 높으며 이를 설명하는데도 시간이 걸리고 현 시점에서 권하긴 어려워 현재는 채권 확보에만 주력하고 있기 때문에 자금이 단기간에 증시로 흘러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소비시장 = 지역 소비시장은 자동차 등 고가 소비재를 중심으로 수요 증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현대기아차는 파주지역 각 영업지점으로 ‘보상금 지급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라’는 공문을 내려 보내 차량 판매를 독려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측은 “3조원 중 현금으로 풀릴 자금으로 인해 자동차 판매 급증이 예상돼 판촉 및 홍보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며 “보상이 시작되면 판매를 위한 현지인들과의 1대 1 접촉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토지보상과 관련해 반드시 체크해야 할 대목은 ‘세테크’다.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까지 단번에 ‘인생역전’을 이룬 땅 주인들이지만, 거액의 보상금에 따라붙는 세금만 아파트 한 채 값인 경우가 많아 세(稅)테크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우선 토지보상 시 현금보상을 받으면 양도소득세를 낼 때 양도세액의 20%가 채권보상 때는 25%가 감면된다. 세금 면에서는 채권보상이 나아 보이지만 향후 채권을 현금화할 때 할인율 등을 감안하면 당장 목돈을 손에 쥘 수 있는 현금보상이 유리하다.

토지보상금을 받는 건 곧 땅이 수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여기서 양도가는 보상액이 된다. 보상 종류나 토지별로 양도세 감면액이 다른데 현금보상(20%), 채권보상(25%), 취득 후 20년 된 개발제한구역 토지(30%), 8년 이상 자경농지(100%) 등이다. 단, 토지보상을 받을 수 있는 건 사업인정 고시일로부터 2년 이전에 취득한 부동산만 대상이 된다.

대체 부동산 구입 시 취득세를 면제받으려면 수용 부동산 소재지나 인접 지역에서만 가능하다. 예를 들면 파주 보상금으로 인접한 서울지역 아파트를 구입해도 취득세를 면제받을 수 있다. 단, 보상받은 토지에 주소지를 두고 있는 현지인이어야 한다. 또 취득세를 면제받는 대체부동산으로 인정받으려면 마지막 보상금을 수령한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취득해야 한다.

보상금으로 대체부동산을 구입하면 이처럼 취득세를 면제받는 ‘인센티브’가 있다. 보상금을 대토로 보상받으면 취득세 면제와 함께 양도세를 당장 안 내는 ‘프리미엄’도 있다. 현금보상 대신 받은 대토를 나중에 매각할 때까지 양도세 납부가 유예되는 과세이연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보상 종류에 따라 양도세 감면은 20∼100%까지 가능하지만 감면액은 연간 총 1억원을 넘을 수 없다. 이 때문에 경우에 따라 ‘일괄보상’보다는 ‘분할보상’이 보상금 절세전략의 핵심이 될 수도 있다.

파주 운정3지구 보상이 당장 시작된다고 해도 통상 6개월 넘게 걸리는 보상작업 특성상 마무리는 올해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 한 세무전문가는 “일괄보상을 받을 경우 양도세 감면액이 연간 한도 1억원을 넘을 수 없지만 두 해에 걸쳐 보상을 받으면 한도액 1억원을 추가로 받는 셈이어서 절세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토지보상금 수령 이후의 상속세 및 증여세 절세전략은 다음과 같다. 먼저 보상금 수령 이후 상속세 및 증여세를 줄이기 위해서는 자녀들의 사전증여가 필수다. 사전증여에 따른 증여세는 현재의 지출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보면 된다.

보상금 수령자가 사망할 경우, 상속개시일 10년 이전에 상속인에게 증여한 재산가액은 합산이 되지 않는다. 아울러 혹시 보상금 수령자가 사전증여 후 10년 이전에 상속개시가 되어 증여재산이 합산되더라도 증여당시의 가액으로 합산되므로 증여일 이후 늘어난 증여재산 가액에 대해서는 세금이 없다. 증여받은 재산을 처분하여 사업자금 등으로 사용할 경우 자금출처의 근원이 증여받은 재산을 처분했으므로 자금출처조사 시 증여세가 없게 된다.

부동산·금융 상품에 대거 유입 전망
“아파트 한 채 왔다갔다” 세테크 필수

또 한번의 증여로 매년 납부하는 종합소득세도 절세된다. 자녀에게 금융자산을 증여하면 그날부터 아버지의 이자소득이 줄게 되고, 부동산을 증여하면 그날부터 아버지의 부동산 임대소득이 줄게 되어 종합소득세가 절세된다. 따라서 매년 납부하는 종합소득세도 한번 증여로 평생 절세할 수 있다.


보상금 수령자가 자녀에게 증여할 경우, 자녀 1인에게 몰아서 증여하지 말고 자녀는 물론 며느리, 손자 등에게 분산하여 증여하는 것이 증여세를 절세하는 지름길이다. 부담부증여를 활용하는 것도 절세방법중 하나다. 부담부증여란 증여를 받는 사람이 채무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증여받는 것을 말한다.

이와 같이 증여재산과 함께 채무를 인수한 때에는 증여세 계산 시 채무액을 공제해 증여세가 감소하게 된다. 대신 인수한 채무액에 대해서는 유상으로 양도한 것으로 보아 증여자에게 양도소득세를 과세한다.

부담부증여로 자녀가 인수한 채무는 관할세무서에서 부채사후관리대장에 등재해 사후 관리한다. 자녀가 인수한 채무의 원금 및 이자를 부모가 대신 상환한 사실이 밝혀지는 경우 증여세가 과세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율하2·만성지구
광주·포항산단 포상금 풀려

가능하면 즉시연금을 통해 상속받도록 해야 한다. 계약자 및 수익자를 보상금 수령자로 하고 자녀가 피보험자인 상태에서 보상금 수령자가 사망하면 자녀가 계약자 및 수익자의 지위를 상속받아 남은 기간의 연금수급권을 수령하게 되는데, 이때 자녀가 지급받게 될 이자와 원금전체를 상속재산가액에 포함시키는 것이 아니라 6.5%로 정기금할인평가를 하므로 상속재산가액이 줄어든다.

예를 들어 10억 정도를 즉시연금에 가입하고 사망한 경우 상속재산이 10억원이 아니라 8억원 후반 또는 9억원 초반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 즉시연금상품이 이자소득세 비과세가 과세되도록 기획재정부에서 개정안을 이미 발표했기 때문에 차후 소득세법시행령이 개정되면 과세로 전환되므로 가입을 서둘러야 한다.

운정3지구 외에도 김해 율하2지구, 전주 만성지구 등 2개 택지개발지구에 대한 보상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총 보상비는 7000억원 가량이다. 장항국가산단을 시작으로 광주산단과 포항산단 등 총 3개 산업단지가 보상 대기 중이다. 이들 3개 산업단지에 대한 보상비는 1조원 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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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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