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는 분양가 ‘내일 더 오른다’

분양이 안 돼 빈 집으로 남는 준공 후 미분양(악성 미분양)이 꾸준히 늘고 있음에도 분양가는 되레 오르고 있다. ‘국민평형’인 전용면적 84㎡ 아파트의 경우 분양가가 9000만원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민간아파트 분양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10월 말 기준 전국 아파트 3.3㎡당 분양가는 1681만원이다. 이는 2022년 1월(1417만원)에 비해 18.6%(264만원)나 상승한 것이다. 전용면적 84㎡(34평) 기준으로 잡으면 2023년 국민평형 구매자는 8976만원을 더 내고 분양 받은 셈이다.

국민평형
9000만원↑

업계에선 분양 시장이 침체됨에도 불구하고 분양비가 급등한 원인을 원자재와 인건비 등의 상승에서 찾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자재·인건비의 상승이 멈추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분양가도 계속해서 오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분양가가 지속 상승하면서 고분양가 논란이 있던 단지의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 분양될 단지의 분양가는 더 높아질 것이란 우려감 때문이다. 

실제 서울 성동구 용답동에 분양한 ‘청계리버뷰자이’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3995만원으로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으나, 최근 실시한 1순위 청약에서 397가구 모집에 1만8255명이 지원해 평균 46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미분양 아파트로 눈을 돌려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미분양 아파트의 경우 미분양이 발생한 원인이 무엇인지는 확실하게 파악하는 것이 우선순위다.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서 현장 답사는 필수다. 입지 여건이 좋지 않거나 주변에 혐오시설이 있어서인데, 이렇듯 불리한 요소들로 인해서 향후 가격 상승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치솟는 공사비·인건비 영향 
이참에 알짜 미분양 노려볼까

미분양이 부동산과 경기침체에서 비롯됐거나 공급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서 그렇게 되었다면 이러한 요소가 해결된 후에 가격 회복과 함께 더 많은 가격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미분양 아파트를 투자할 때는 알짜 아파트를 고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대표적으로 ▲대단지에 ▲교통이 편리하고 ▲브랜드 인지도가 높으며 ▲가격 메리트가 있는 아파트라야 한다는 점이다.

미분양 아파트는 우선 대단지를 고르는 것이 유리하다. 대단지는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주변의 주거환경도 좋아 나중에 아파트가 재조명 받을 수 있고, 이에 따라 큰 가격 상승이 있는 경우가 많다.

오랫동안 미분양으로 남아 있는 곳보다는 분양 당첨자의 취소로 발생한 미계약분이나 분양 직후 잔여 가구가 많지 않은 미분양 아파트를 고르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분양 조건이나 할인에 대해서도 확인하고 추가 혜택 부분에 대해서도 확인해야 한다.

미계약분
잔여가구

교통 여건에 대해서는 반드시 확인해야 하고, 편의시설에 대해서도 확인해야 한다. 조금 더 돈을 주고서라도 로얄층으로 구입하는 것도 좋다. 서울이나 서울로의 접근성이 좋은 지역에 있는 아파트이고, 지하철역과 가까운 역세권, 대중교통이 편리한 아파트가 가장 좋은 공략 대상 미분양 아파트로 꼽힌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미분양 아파트의 장점 중 하나는 동과 호수를 소비자가 직접 고를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일반분양보다 비교적 손쉽게 로열층을 고를 수 있다”며 “보통 건설사에서는 ‘이자 후불제’와 ‘중도금 무이자’ 등의 혜택을 가장 많이 주고 있는데, 이자가 절약되는 만큼 아파트 분양가가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어 수요자 입장에서는 건설사가 제공하는 금융 혜택을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금융 혜택을 제공하는 미분양 단지들.

 

 


▲상도 대우 푸르지오 클라베뉴=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상도 대우 푸르지오 클라베뉴’가 미계약으로 인한 잔여세대를 선착순 분양 중이다. 선시공 후분양 아파트로, 지하 5층~지상 18층 10개동, 총 771세대 규모로 전용면적 59~84㎡로 구성된다. 주차대수는 939대로 세대당 1.22대가 가능하다. 1차 계약금 정액제, 중도금 30% 무이자 등 금융혜택과 계약안심보장제 혜택을 제공한다. 입주는 오는 3월 예정. 

남향 위주 단지 배치로 채광과 통풍이 우수하고, 전 세대 발코니 확장과 함께 붙박이장, 시스템에어컨, 하이브리드쿡탑, 전기오븐 등 다양한 옵션들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골프존, GX존, 피트니스센터, 그리너리 스튜디오, 경로당, 어린이집 등 입주민을 위한 커뮤니티 시설이 갖춰진다. 인근에 어린이공원, 보라매공원, 국사봉 및 상도근린공원, 국사봉 숲속 도서관 등이 위치해 주거환경이 쾌적하다.

도보 10분 거리에 지하철 7호선 장승배기역이 있고, 2028년 완공 예정인 서부선 경전철 신상도역(가칭)이 500m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장승배기역에서 여의도까지 25분, 강남까지 30분이면 이동이 가능한 서울 도심 아파트로 교통이 편리하다.

고분양가 논란
선호도 높아져

롯데마트, 이마트, 하나로마트, 롯데백화점, 킴스클럽 등 쇼핑시설과 중앙대병원이 가깝다. 2023년 장승배기 종합행정타운이 완공될 예정으로 구청, 보건소, 구의회 등 공공기관 이용이 편리해질 전망이다. 단지 내에 어린이집이 있고 도보 3분 거리에 상도초가 있다. 또 신상도초교, 국사봉중, 당곡중, 장승중, 당곡고 등도 가깝다. 중앙대와 숭실대, 서울시교육청 동작도서관, 약수도서관도 근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분양 관계자는 “최근 서울 아파트, 오피스텔뿐만 아니라 경기도, 인천 등 수도권 지역 아파트, 오피스텔 전세, 월세, 매매 가격이 급락하면서 미분양 아파트, 오피스텔 물량이 늘고 있으나 서울은 워낙 대기 수요가 많고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거의 나오지 않아 빠르게 분양 마감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트리우스 광명= 대우건설, 롯데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이 경기도 광명시에 공급하는 선시공 후분양 아파트 ‘트리우스 광명’이 미분양 잔여세대를 선착순 분양 중이다. 광명뉴타운 중심에 위치하고 있는 대단지 아파트로, 경기도 광명시 광명1동 일원 광명2R구역 정비사업을 통해 탄생했다. 1순위 청약에서 전용 36~102㎡ 517가구 모집에 2444명이 몰려 평균 4.7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지하 3층~지상 35층, 26개 동, 총 3344가구, 전용면적 36~102㎡로 구성된다, 입주는 2024년 12월 예정. 선착순 동호수 지정이 가능하고,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 발코니 확장 무료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단지는 남향 위주로 배치로 채광과 통풍이 우수하고, 안방 드레스룸을 비롯해 다양한 수납공간을 갖췄다. 입주민을 위한 커뮤니티 시설로 실내골프클럽, 사우나, 피트니스클럽, 독서실, 북카페, 라운지, 작은도서관, 청소년문화의집 등이 들어선다.

대단지, 교통, 인지도, 가격…
주인 없는 집 고르는 노하우는?

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과 1호선 개봉역을 도보 10분 내외로 이용할 수 있다. 이마트 에브리데이, 이케아 광명점, 광명 전통시장, 중앙시장, 롯데시네마, 광명시청, 광명시민회관, 철산로데오거리, 코스트코 고척점, 고척 아이파크몰, 스타필드 부천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단지 내 어린이집을 비롯해 광명초, 광명북중, 광명북고가 도보 거리에 있다. 연서도서관도 가깝고 철산역 학원가도 1.3㎞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분양 관계자는 “광명은 서울과 가깝고, 편리한 교통여건으로 미분양 물량이 빠르게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의정부 푸르지오 클라시엘= 대우건설이 경기 의정부시 금오동에 공급하는 ‘의정부 푸르지오 클라시엘’은 지하 5층~지상 42층, 4개 동, 전용면적 84~110㎡, 총 656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전용면적별로 84㎡A 246가구, 84㎡B 41가구, 84㎡C 123가구, 84㎡D 82가구, 108㎡A 82가구, 110㎡A 82가구다.


단지는 일대에서 보기 드문 최고 42층 고층 설계와 개방감을 극대화한 단지 배치로 탁 트인 시야를 자랑한다. 일부 가구에서는 부용천과 천보산을 조망할 수 있는 더블 조망권을 갖췄다. 최근 미분양 해소를 위해 발코니 확장 때 시스템 에어컨을 유료에서 무료 옵션으로 변경했다. 입주는 2027년 12월 예정.

대기 수요↑
빠르게 마감

단지가 위치한 금오동은 의정부 주민들로부터 선호도가 높은 지역으로 풍부한 생활 인프라를 갖췄다. 교통도 편리하다. 단지는 의정부 경전철 동오역이 도보권에 있다. 이를 통해 수도권 전철 1호선으로 환승할 수 있다. 또한 인근 의정부역에는 GTX-C(예정) 노선이 들어설 예정으로 수혜가 기대된다.

쾌적한 주거 환경도 장점이다. 단지 바로 앞으로 부용천을 따라 수변공원과 산책로인 의정부 소풍길(맑은 물길)이 조성돼 있다. 열린맘공원·추동공원·천보산 등에서 휴식과 여가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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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