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1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전격 추대됐다. 한 장관은 이날 여당의 비대위원장직 제안을 받아들였으며 장관직 사의도 표명했다. 이로써 이르면 오는 24일로 예정된 전국위원회 추인을 거친 후 공식적으로 비대위원장 업무를 시작하게 됐다.
이날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 추대는 마치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오전 10시가 넘어 다수의 매체를 통해 사의 표명이 예정돼있다는 기사가 나온 후, 국민의힘은 오후 1시30분에 열린 의원총회서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추인했다.
의총 직후 윤재옥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이후 정오 무렵이 되어 오후 5시에 한 장관의 이임식이 열린다는 보도들이 줄을 이었다. 윤석열 대통령도 한 장관의 면직안을 재가하면서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 인선은 8부능선을 넘어선 모양새다.
한 장관은 이날 이임식을 통해 “이 나라의 미래를 대비하고 싶었다. 잘하고 싶었다”며 “동료 시민들의 삶이 조금이나마 나아지게 하고 싶었다”고 소회했다. 이어 “특히 서민과 약자의 편에 서고 싶었다. 제가 한 일 중 잘못되거나 부족한 부분은 저의 의지와 책임감이 부족하거나 타협해서가 아니라, 저의 능력이 부족해서(였다)”고 말했다.
전국위 소집을 위한 공고는 개최일 3일 전까지 공고해야 하는 만큼 이날 최고위 의결 직후 소집 공고까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빠르면 오는 24일 전국위서 비대위원장 임명안이 의결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22대 총선을 진두지휘할 비대위원장 인선을 두고 고심해왔다. 친윤(친 윤석열) 및 비윤(비 윤석열)계를 둘러싼 비대위원장 후보를 두고 한 장관,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 다양한 인물들이 거론되면서 중지를 모으지 못했다.
한 장관은 이틀 전인 19일까지만 해도 취재진의 ‘비대위원장 추대설’에 대해 “어떤 제안도 받지 않았다”면서도 “공개적으로 말씀드릴 질문(답변)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던 바 있다. 또 ‘정치 경험이 없다’는 우려에 대해선 “세상 모든 길은 처음에는 길이 아니었다”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같이 하면 길이 되는 것”이라고 묘한 뉘앙스를 남기기도 했다.
윤 권한대행은 중진연석회의(14일), 비공개 의원총회(15일), 상임고문단 회의(20일)까지 가지면서 의견을 모았고 결국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앉히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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