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이 뭐길래…’ 갈라지는 국민의힘

내편 네편 내부 총질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최근 국민의힘의 집안 꼴이 말이 아니다. 지도부 리스크부터, 내부 분란 등등 곳곳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깔끔하게 청소하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특급 해결사를 모집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이러다 정말 내년 총선서 큰 사달이 날지도 모른다. 김기현 대표가 현재의 난관을 잘 헤쳐나갈 수 있을까?

서울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후폭풍이 거세다. 좀처럼 쉽게 수습이 안 된다.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과 더욱 벌어졌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더 하락했고, 국민의힘도 마찬가지 상황에 놓여 있다. ‘쇄신’을 하겠다고 다짐하고 나섰으나 행동은 온데간데 없고 말잔치 뿐이다. 당이 갈라질 조짐까지 비친다. 

심각해지는
내분 사태

내부에서는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는 발언까지 나온다. 일단 김 대표는 임명직 당직자 전원을 사퇴시키고, 김기현 지도부 2기를 출범시켰다. 그럼에도 좀처럼 수습이 되지 않는 모양새다. 국회서 기자들이 질문해도 묵묵부답이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일단 김 대표를 재신임하는 방향으로 정했다. 지도부의 변화보다는 수습에 방점이 찍히면서 국민적인 여론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당 대표를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 나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당 지도부인 국민의힘 조수진 최고위원의 메시지도 화근이 됐다. 김성호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은 “김기현 대표 쫓겨나겠네”라는 메시지를 조 최고위원에게 전달했다. 


해당 메시지에 당 내부는 물론, 지도부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당내 스피커로 활발히 접촉면을 넓히고 있는 김병민 최고위원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비판했고, 결국 김 부원장은 자리서 물러났다. 

앞서 당 지도부는 최고위원 리스크를 크게 겪었던 바 있다. 조 최고위원을 시작으로, 태영호·김재원 전 최고위원까지 다수의 의혹과 논란이 터져나왔다. 

당시에도 김 대표는 문제를 수습하느라 전전긍긍했다. 결국 지도부가 내린 답은 논란을 가진 최고위원들의 입을 다물게 시키는 일뿐이었다. 여러 일을 겪으며 당 지도부 최고위원의 존재감은 더욱 줄었다. 공식적으로 목소리를 높이지도 못하는 중이다. 

이런 탓에 김기현호의 존재감은 갈수록 작아져만 간다. 전원 사퇴한 임명직 당직자들은 비교적 존재감이 컸다. 이철규 의원을 비롯해 박성민·배현진·박대출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김 대표의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우선 김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에 김예지 의원 ▲사무총장에 이만희 의원 ▲조직부총장에 함경우 경기 광주갑 당협위원장 ▲수석대변인으로 박정하 의원 ▲선임대변인에는 윤희석으로 재빨리 2기 체제를 꾸렸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비교적 무게감이 떨어지는 인선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국민의힘에서는 이번 인선이 비교적 친윤(친 윤석열) 색채가 옅은 인물로 꾸렸다고 보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당내 수습이 필요하다는 인식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1기 당직자가 영남당 색채가 짙은 반면, 2기는 수도권 인물을 전진 배치하는 전략이다. 


쉽게 진화 못 하는 당내 분란
대혼란에 서로 향해 공세 높여

다만 상징성이 큰 사무총장은 이번에도 TK(대구·경북) 인사라는 점이 눈에 띈다. 일각에서는 사무총장 역시 수도권 인사로 꾸렸어야 했다는 비판과 함께, 한편으로는 다시 친윤을 넣었다는 해석도 있다. 이 사무총장은 TK 재선 의원이다. 윤핵관까지는 아니더라도 친윤으로 분류되는 그는 지난 대선 당시 수행단장을 맡았다. 

함 조직부총장의 경우 대선 기간 윤석열캠프서 초기부터 영입한 인사인데 장제원 의원이 라인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 쇄신이 아니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윤핵관인 장 의원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장 의원 라인이 여전히 윤 대통령의 신임을 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단 김 대표는 2기를 꾸린 뒤 쇄신 방향도 함께 거론했다. 당과 정부에 변화를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 대표는 “현안을 사전에 긴밀히 조율하는 방식으로 엇박자를 내지 않겠다”며 “민심과 동떨어진 사안이 생기면 시정을 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그동안 대통령실과 당이 수직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비판에 변화를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내 비윤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의 불만은 극에 달한 상황이다. 김 대표가 이들의 요구를 일부 받아들였다고 보인다. 

문제는 당 지도부의 힘이 많이 빠져버렸다는 점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김 대표를 불러들여 재신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당 지도부의 전망이 밝아 보이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김 대표가 마냥 물러나기에는 여러 리스크들이 따른다. 우선 당 대표를 다시 선출하는 행위가 지도부의 실패를 고스란히 인정하게 되는 꼴이다. 앞선 전당대회서 김 대표가 과반을 차지해 당선되긴 했지만, 비윤으로 분류되는 후보들의 지지세도 만만치 않았다. 

지도부
리스크

이런 까닭에 당내에서는 사실상 김기현 비대위라는 말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윤희석 수석대변인은 “지도부의 평가가 좋지 않으며 호전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이어 “홍준표 전 대표보다 훨씬 센 박근혜라는 분이 있었다. 지금 상황은 전혀 다르다. 우리한테는 박근혜가 없다”고 밝혔다. 

이는 과거 한나라당(국민의힘의 전신)이 박근혜 비대위를 구성했던 상황과 비교했을 때 현 지도부가 유지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사실상 2기 지도부 체제는 김기현호의 마지막 기회로 일이 틀어지면 비대위 체제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 

일단 급한 불은 끄자는 심정으로 혁신위를 출범시켰다. 2기의 성패를 가를 중요한 시기다. 


문제는 당 지도부가 혁신위에 권한을 얼마나 부여하느냐다. 혁신위의 권한 범위가 혁신위 카드의 성패를 가를 가늠자다. 당내에서는 혁신위의 혁신안을 최고위가 거절하지 못하도록 제도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있다. 일단 김 대표는 “전권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혁신위는 이미 이준석 전 대표 체제서 띄웠던 바 있다. 당시 국민의힘은 혁신안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끝끝내 제대로 빛을 보지 못했다. 이번 혁신위 출범은 뒤늦은 감이 있다.

여전히 원외에서는 김기현호 2기 체제에 비판적인 시선이 강하다. 리스크가 큰 지도부에 총선을 맡길 경우, 승리하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구인난으로 인한 혁신위 출범도 쉽지 않았다. 보통 이런 경우 재빠른 인선을 통해 기구를 띄운다. 당 지도부는 30대 젊은 원외 인사부터 당 원로까지 다양한 후보군 리스트를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혁신위원장 하마평에 오르던 인물이 줄줄이 거절 의사를 밝히면서 더욱 늦춰졌다. 

점차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내려앉고 있다. 이대로라면 무언가를 추진하기에도 힘이 달릴 수밖에 없는 데다 당 지도부의 무게감도 계속 가벼워지고 있다. 김 대표의 존재감은 더욱 줄어들고 있고, 말 한 마디 한 마디에도 자주 공격이 들어온다. 

혁신위 
구인난


국민의힘의 분란은 이제 시작이다. 수면 위로 드러난 갈등은 안철수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가 가장 큰 예다. 서로를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안 의원은 이 전 대표의 내부 총질이 보선 패배의 원인이라고 지목했고, 이 전 대표는 윤석열정부의 실정을 원인으로 꼽았다. 이 과정서 안 의원은 이 전 대표를 내보내기 위해 서명운동을 벌였다. 그는 “이 전 대표 징계를 요청하겠다”며 “윤 대통령을 자기 힘으로 만들었다는 독선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도 지지 않았다. 윤정부 실정 목록을 나열하며 “여당이 여당답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선거 패배 이후 며칠간 고심 끝에 나온 목소리가 당정일체 강화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두 인물은 나란히 기자회견까지 열며 서로를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안 의원은 “이 전 대표에 대해 징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이 전 대표가 기자회견장서 보인 눈물이다. 그는 “계속 이렇게 가면 보수가 상당한 위기”라며 “국민의힘이 100석 아래면 개헌 저지선이 뚫린다. 이는 탄핵 저지선이 뚫리는 셈”이라고 호소했다.

두 사람의 악연은 12년째로 정치권에서는 톰과 제리 사이로도 불린다. 과거 한솥밥을 먹었지만 안 의원과 이 전 대표는 서로를 향해 늘 날을 세워왔다.

국민의힘서도 여전히 앙숙 관계다. 이 전 대표는 지지 않고 안 의원을 물고 늘어졌다. 최근 대표적인 비윤계인 이 전 대표의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신당 창당 이야기까지 들린다.

이 전 대표가 즉답은 피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최근 자주 언급되는 이야기다. 그가 국민의힘과 ‘헤어질 결심’은 아직 하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까지 신당을 창당한다는 말이 자주 거론된다.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이준석 전 대표가)1월에 창당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내다봤다. 

연말 유승민 창당하면 큰 타격
비윤 의견 들어야 회생 가능성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표의 창당을 상당히 경계하는 모습이다. 특히 국민의힘이 신당 창당을 두고 술렁이는 분위기다. 여기에 유승민 전 의원까지 합세하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유 전 의원은 최근 탈당 여부를 연말 무렵에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유 전 의원은 신당 창당의 경험이 있다. 이전까지는 번번이 실패를 겪어왔지만 이번에는 다른 기류가 흐른다. 특히 유 전 의원과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시 국민의힘의 혼란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정치권에서는 두 인물의 신당이 수도권서 파급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영남권에는 영향이 미치지 않더라도 수도권에서는 국민의힘 의원을 떨어뜨리는 엄청난 파괴력”이라며 우려했다. 

유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해오고 있다. 덕분에 중도층에 소구력을 얻었고, 차기 대권주자서 연일 높은 순위를 기록 중이다. 신당 창당이 자꾸 거론되는 것도 중도층이 국민의힘에 충분히 돌아선 것을 확인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본격적으로 당무감사가 시작되면 내부 분란이 한층 더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분열을 한층 더 심화시키는 이유 중 하나다.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 6일까지 사전 심사 서류를 제출받았다. 당직자를 파견해 현장 당무감사에 돌입한 상황이다. 

전국 253개 당원협의회 가운데 사고 지역을 제외한 209개 당협이 감사 대상에 올랐다. 이번 당무감사의 중점사안은 당선 가능성과 도덕성이다. 결과는 11월 말 최고위에 보고될 예정이다. 

이번 당무감사는 총선을 코앞에 두고 펼쳐지는 만큼 국민의힘도 사활을 걸 예정이다. 경선 여부나 진용을 짜는 주요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TK·PK
물갈이?

TK(대구·경북)와 PK(부산·울산·경남) 지역은 물론 여러 지역서 현역 의원을 향한 물갈이 신호탄이라는 전망도 주를 이루고 있다. 이런 탓에 결과에 따라 현역 의원들의 반발도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또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김 대표가 혼란을 수습해야 지지율 하락 국면을 막을 수 있다”며 “아직까지는 당내 비윤이 공식적으로 들고 일어나진 않았지만,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김 대표도 이제는 비윤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윤석열 창당설?

최근 국민의힘이 위기에 휩싸이면서 윤석열 대통령도 창당을 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정치권서 퍼지고 있다. 

신평 변호사는 한 라디오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도저히 국민의힘은 안 되겠다”며 “신당 창당을 생각한다는 말을 얼핏 들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 일각서도 서울 강서구 보궐선거서 참패한 국민의힘이 총선을 앞두고 신당을 추진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이 경우 김한길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이 중책을 맡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여권에서는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대통령의 지지도만 가지고 신당을 해보겠다는 것인데 성골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 역시 “이미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로 동력을 상실했다”며 “국민의힘은 윤석열 당”이라고 비판했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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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의문 해소 첫 단추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