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위태’ 위기의 국민의힘 중진들 속사정

큰일 앞두고…풀어야 산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국민의힘의 중진들이 위기를 맞았다. 주변도 아닌 직접적인 본인 리스크 탓이다. 국민의힘에서는 논란을 가라앉히기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오히려 점점 부각되는 양상이다. 과연 이대로 괜찮을까?

국민의힘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중진들이 연속적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위기를 맞은 이들의 지역구는 충청권과 수도권이다. 현역 중진들의 위기 속에 국민의힘은 총선 채비를 하고 있지만 불안한 기류가 흐른다. 특히 충청권의 경우 대선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지지를 보내준 곳인데도 불구하고 최근 윤 대통령을 향한 부정 평가가 70%가 넘을 정도다. 

혼란스러운
지역 민심

최근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은 1심서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명예를 훼손했다는혐의를 받고 있다. 2017년 당시 정 의원이 자유한국당에 몸담았던 시절에 했던 발언이 문제가 됐다. 정 의원은 자신의 SNS에 뇌물 혐의로 조사를 받은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부부싸움 끝에 가출하고, 혼자 남은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글을 게재했다. 

노 전 대통령의 아들인 건호씨는 정 의원을 고발했고 무려 6년 만에 1심 결과가 나왔다. 법정 구속은 면했지만, 정 의원에게는 큰 타격으로 작용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국회법과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국회의원이 어떤 형태의 범죄든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퇴직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정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할 위기에 처했지만, 정 의원은 1심 선고에 불복하고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9월, 검찰은 정 의원을 벌금 500만원에 약식 기소했지만, 법원은 해당 사건을 정식 재판에 넘겼다. 약식 기소는 비교적 범죄 혐의가 가벼운 경우 정식 재판을 열지 않은 상태서 서면 심리를 통해 벌금형을 법원에 청구하는 절차다.

그러나 사안의 중대성 등 필요성에 따라 담당 재판부가 직권으로 정식 재판에 회부가 가능하다. 

결국 정식 재판으로 넘어간 뒤, 5년 만에 정 의원은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게 됐다. 이번 선고가 그대로 확정될 경우, 정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국민의힘은 “정치적 판결과 성향에 문제가 있다”며 1심 선고 판사의 과거 행적을 문제삼았다. 판결을 내린 판사가 노사모(노무현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모임)라는 이유 때문이다. 판사의 성향 문제와는 별개로 정 의원에게는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 그는 국회부의장까지 지낸 5선 중진 의원이다. 

16·17·18·20·21대를 거쳐 오며 탄탄하게 입지를 쌓아왔다.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시절에는 어느 계파에 속하지 않아 중간선 역할을 톡톡히 해낸 인물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는 대표적인 친윤(친 윤석열)계 의원 중 한 명으로 자리 잡았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을 지냈을 당시에는 이준석 전 대표와의 싸움서 승리를 쟁취하기도 했다. 

구원 등판했을 때만 해도 정 의원의 당내 평가는 긍정적인 편이었다. 6개월간 비대위원장을 맡으며 당의 혼란을 수습해나갔다. 중간중간 잡음도 들려왔지만, 전당대회까지 비대위원장직을 무사히 마쳤다. 


정, 1심 징역 6개월 총선 출마 불투명?
권, 윤리위 제소…이태원 참사 관련성

이후 정 의원은 지역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총선 대비 모드였으나 최근 문제가 불거지자 정 의원도 당혹스러운 모양새다. 그는 “(선고 결과를)받아들일 수가 없으며 다분히 감정이 섞인 판단”이라고 입장을 냈다. 

해당 지역구는 대선 기간 윤 대통령이 표심을 과반 차지했던 곳으로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득표율 차이도 6%p 넘게 차이가 난다. 

1년이 넘은 현재 충청지역 민심은 점차 싸늘해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정 의원의 리스크까지 터지면서 충남 민심은 한층 더 악화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더해 충남도의회 의원 중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재판받고 있는 국민의힘 소속 도의원만 해도 3명이다. 이미 한 도의원은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또 충청권 시장·구청장까지 공직선거법 등 재판에 많은 이들이 연루돼있다.

상황이 이쯤되자 국민의힘 내부서도 악재라는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차기 총선서 충청을 지휘한 인물로 평가받는 정 의원의 행보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는 탓이다. 또 이 같은 악재는 윤 대통령에게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악재가 터진 이가 정 의원뿐만 아니다. 또 다른 친윤계, 중진으로 평가받는 권영세 의원도 자신을 둘러싼 리스크가 여럿 산적해 있다.

권 의원은 윤 대통령의 신뢰를 듬뿍 받던 인사다. 4선 중진으로서 윤 대통령의 정계 입문을 이끌었고, 대선 기간에는 선거대책본부장, 인수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지냈다. 윤 대통령을 가까운 거리서 보좌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당내에서는 ‘전략가’로 꼽히는 그는 결국 차기 총선서도 중책을 맡게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선 19대 총선서도 공천 실무를 총괄해 과반 승리를 이끌었던 바 있기 때문이다. 

큰 존재감
부각된 논란

권 의원은 윤석열정부 초기 통일부 장관으로 임명됐다가 최근 여의도로 복귀했다. 국회 윤리특위 윤리심사자문위원회에 따르면 가상자산 보유 사실을 윤리자문위에 제출한 여야 의원 11명 가운데 한 명인 권 의원은 21대 국회 기간인 3년간 400회 이상의 코인 투자를 했다.

투자 금액은 3000만원가량으로 누적 10억원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보다 앞선 2021년에 권 의원은 가상자산 과세 유예 법안 공동 발의에 참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가 직면한 위기는 이뿐만이 아니다. 권 의원의 지역구는 용산으로 대통령실이 위치하기도 하지만, 지난해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던 곳이었다. 

정치권에서는 권 의원이 일찍이 장관직을 내려놓고 복귀한 이유도 자신의 지역구 관리를 위해서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여의도 복귀 의사를 애초부터 강력히 희망했다고 전해진다. 그도 그럴 것이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권 의원은 박 구청장이 구치소에 있을 때 면회를 갔을 정도로 가까우며 박 구청장은 권 의원의 정책특보 출신이기도 하다. 박 구청장과 권 의원의 정치적 인연은 부인할 수 없을 정도로 가깝다. 용산구의원으로서 박 구청장을 공천한 정치적 연대가 공고하다고 볼 수 있다.

현재까지 권 의원은 이태원 참사에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며, 박 구청장은 보석으로 석방된 이후업무를 재개했다. 

추후 차기 총선서 권 의원이 용산서 출마할 경우 이태원 참사 책임론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 구청장 책임론이 강해질수록 권 의원에게도 영향이 가는 구조다. 


터지는
리스크

용산은 국민의힘에 차기 총선서도 꼭 사수해야 하는 지역 중 한 곳이다. 서울서 보수세가 두드러지는 지역을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국민의힘이 차지하고 있는 지역구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실까지 자리 잡고 있는 용산 수성은 굉장히 중요한 과제다.

권 의원은 현재 침묵을 유지 중이다. 괜스레 전면에 나섰다가 자신의 논란이 확전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심각하게 겪고 있는 만큼 권 의원이 다시 전면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총선의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있고, 필승을 위해선 경험을 가진 전략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연말 국회 복귀가 유력해진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난감한 상황이다. 서울양평고속도로 문제가 터지면서다. 원 장관은 즉시 해명에 나섰지만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현재는 서울양평고속도로 전면 백지화를 선언한 뒤, 현재까지 재개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역민들도 원 장관을 향한 성토를 이어가고 있다. 

운 장관은 국회 국토위 현안 질의에 출석해 질의 문답 과정서 “자료가 없다”고 말했다가 결국 거짓임이 드러나 입길에 올랐다.

민주당은 국정조사 카드를 꺼내고 원 장관을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이른바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에 관해 명명백백 밝히겠다는 의지가 뚜렷하다. 조사 대상은 ▲서울과 양평 고속도로 종점이 윤 대통령의 처가 토지가 위치한 경기도 양평군 강상면으로 변경된 경위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이후 신규 노선으로 변경하는 과정서 제기된 절차에 관한 의혹 등 6가지 사안이다. 

이미 국정조사 요구서는 국회에 제출했다. 존재감이 커진 원 장관에 대한 압박과 동시에 윤정부도 함께 압박하겠다는 취지다. 사안이 사안인 만큼 국정조사에 돌입한다면 원 장관 역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원 장관은 대선 기간에 정치적 존재감을 키워온 인물이다. 선대위가 해체된 이후 선대본부서 당시 윤석열 후보, 이준석 전 대표와 함께 선대위 얼굴 역할을 도맡아 당선에 일조했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을 공격하던 인물서 이제는 더 나아가 윤정부의 대표적 스타 장관 중 한 명으로 불린다.

원, 양평 고속도로로 차기 입지 흔들?
논란 탓 메시지 약해져…의혹 해소해야 

국토부 장관 취임 이후에는 국민에게는 ‘일하는 장관’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실제로 서울양평고속도로 문제가 터지기 전까지 원 장관은 여당의 차기 대선주자로 불렸다. 

이전까지 소장파로 불렸으나 윤정부의 공격수로 모습을 바꿔 보수층 지지율도 꽤 높은 편이다. 차기 총선서도 권 의원과 함께 여당의 얼굴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험지에 출마하더라도 원 장관의 존재감을 감안할 때 충분히 당선 가능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연말 국회 복귀가 다가온 만큼 원 장관은 서울양평고속도로 문제를 원만하게 마무리지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만약 해결하지 못할 경우 앞으로의 원 장관의 정치 행보에 하나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어 보인다. 

현재 원 장관의 출마설이 나오는 대표적인 지역은 정의당 심상정 의원의 지역구인 고양시갑, 서울에서는 동작구다. 권 의원과 마찬가지로 원 장관은 수도권 탈환을 위해 필요한 인물이다. 당내 인지도를 봤을 때 원 장관은 험지로 나가야 한다는 분위기다. 

다만 일각에선 양평 사태에 휘말려 있는 만큼, 수도권 험지에 나가더라도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국민의힘은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능력 있는 인물을 다수 소비했다. 현실적으로 차기 총선서 새 인물을 수혈해온다고 해도 승리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젊은 기업 대표 등 영입 움직임이 감지되지만, 문제는 이들의 인지도가 현역 중진들만큼 커질 수 있느냐의 여부다. 

국민의힘 중진들의 논란이 하나둘 터져 나오면서 국민의힘도 다소 불안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초선 의원의 경우, 상대적으로 쉽게 진화가 가능하지만 중진은 다르다. 논란 자체로도 큰 리스크인 데다 차기 총선을 앞두고선 더 난감해질 수밖에 없다. 

공격 빌미
융단 폭격

한 정계 인사는 “국민의힘 중진 의원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은 물론, 국회 내에서도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기 때문”이라며 “이들이 하루빨리 자신들의 리스크를 털어내야 당장 여당의 메시지가 강력해진다. 그래야만 차기 총선서 자신은 물론 당의 존재감도 더욱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국힘 수도권도 위기?

국민의힘의 수도권 위기론이 지속적으로 거론된다.

인천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제가 붕괴하면 우리 당 지도 체제에 대한 변화의 요구가 거세진다”며 수도권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알렸다. 

경기도 분당을 지역구로 둔 안철수 의원 역시 “심각한 위기”라며 “여러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내년에 야당을 뽑겠다는 의견이 더 많다”고 지적했다.

현재 수도권에 소속된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에 한참 밀린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역시 30%로 답보 상태다. 이대로라면 수도권의 승리를 예측하기는 힘들다. 

다가올 총선은 윤 대통령의 중간 평가 격으로 총선서 패배하게 되면 정국을 주도할 동력을 상실하게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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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