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7일 만에…’ 이상민 탄핵 불발 후폭풍

죽지 않고 살아 왔지만…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죽지 않고 살아 돌아왔다. 167일 만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다시 활동에 기지개를 켜면서 여야의 셈법이 복잡하다. 이 장관은 일단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커졌다. 스타가 될지, 빌런이 될지는 이 장관의 향후 행보에 달렸다. 조만간 이 장관을 두고 여야가 다시 충돌할 태세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25일, 국회가 제출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에 대해 ‘만장일치’로 기각했다. 앞서 지난 2월8일, 국회는 ‘이태원 참사’ 대응 책임 부실 등으로 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의결해 헌재로 넘겼던 바 있다. 이 장관의 탄핵 여부는 정치권 안팎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헌정사상 국무위원 첫 탄핵 사례로 남을 수 있는 데다, 참사 책임을 정부 인사가 질지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는 “행안부의 장이므로 사회 재난과 인명피해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도 “헌법상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헌정 최초
장관 심판

이 장관은 앞서 이태원 참사에 책임을 져야 하는 인물로 지목됐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해임건의안을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하자 이 장관 탄핵소추안을 의결, 본회의 상정 후 가결시켰다. 이때까지만 해도 야당에서는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 국민적 여론이 팽배했던 만큼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꾸려졌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누군가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우려는 모습이 연출됐다.

해당 사건을 맡았던 특수본은 이 장관에 대해 서면조사조차 하지 않았다. 대신 피의자로 23명을 송치하는 데 그쳤다. 그러면서 참사 책임을 용산경찰서, 용산구청, 용산소방서 등에 있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이 장관을 비롯해 서울시청, 경찰청 등 ‘윗선’은 구체적인 주의 의무 위반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수사를 종결했다. 이때부터 야당의 압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 장관도 끝까지 물러나지 않았다. 야당이 “스스로 도의적·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수위 높게 압박했음에도 꿋꿋이 견뎠다.

대통령실도 이 장관의 거취를 두고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등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 같은 배경에는 이 장관이 윤 대통령의 측근 중 한 명으로 불리는 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야당의 이 장관 탄핵소추 사유는 ▲사전재난 예방 조치 의무 위반 ▲사회재난 대응 조치 의무 위반 ▲국가공무원법상 성실 및 품위유지 의무 위반이었다. 

전원 일치 판결로 기각 결정
복귀하자마자 발 빠른 행보

탄핵심판의 핵심 쟁점은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 과정이 적법했는지의 여부 ▲이 장관이 직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헌법 및 법률의 위반 여부였다. 관련 법령 34조에 따르면,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또 헌법 65조는 공무원이 직무 집행에 있어 헌법·법률을 위반했을 때는 탄핵이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야당은 이 장관이 책임을 회피하는 발언과 정황이 있다며 탄핵을 주도했다. 또 이태원 참사 수습 과정서도 피해자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발언으로 2차 가해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당시 기동대 투입과 적절한 대처를 하지 않아 인명구조 골든타임을 놓쳐 피해가 켜졌다는 주장도 펼쳤다. 이처럼 민주당 등 야 4당은 지속적으로 이 장관 탄핵을 위한 여론 주도를 시도했다.

선고를 앞두고 진보당, 정의당, 민주당, 기본소득당 등 의원 182명이 최종 의견서까지 헌법재판소에 제출하기도 했다.


당시 이들은 의견서를 통해 국회의 국정조사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절차를 거치면서 이 장관이 헌법과 법률이 규정한 재난 안전 총괄 조정권자로서 책임과 의무를 방기했다고 주장했다. 

헌법재판소는 네 차례 공개변론을 열고 사건의 쟁점을 따졌고, 이태원 참사 전후로 이 장관이 관련 사안을 지켰는지 심리했다. 

앞서 정치권에서는 탄핵 기각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쟁점은 이 장관 본인에게 잘못이 없더라도 정치적인 책임을 이 장관에게 지울 수 있느냐였다. 

야당의 기대와 달리 이 장관은 끝내 살아 돌아왔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269일 만이다. 탄핵심판은 선고와 동시에 효력이 발생하므로 정지 상태였던 그는 바로 직무에 복귀했다.

이 장관도 이번 탄핵 기각 결정으로 참사 책임으로부터 발을 뺄 수 있는 틈이 생겼다. 특수본으로 송치된 관련자들 역시 수사가 거북이걸음 중이다. 몇몇 핵심 인물들은 불구속 재판을 받고 있고, 여전히 꼬리 자르기 행태를 보이기도 한다.

이 장관은 입장문을 통해 “공정과 상식에 기반한 어디서나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지난 6개월간 고심했다”며 “무한한 책임감으로 행정안전부 장관으로서 천재지변, 신종 재난에 대한 재난관리체계와 대응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그는 “10·29 참사와 관련한 소모적인 정쟁을 멈추고, 다시는 아픔을 겪지 않도록 우리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래서 누가 
책임 지나?

이 장관의 탄핵 기각 결정이 나오자, 유가족은 크게 반발했다. 유가족 측은 “참사 직후 스스로 물러났어야 했다. 국민의 신임을 배신한 순간부터 행정안전부 장관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첫 행보로 충남 청양군의 수해지역 방문을 택했다. 지난 25일, 청양 지천의 제방 복구 현장을 점검한 뒤 농가도 함께 둘러봤다. 이틀 째인 26일에도 연일 수해 복구현장을 찾는 한편, 발빠르게 관련 대책도 세웠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한 번 이태원 참사라는 대형사고를 겪었던 만큼 위기 의식을 느낀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민주당은 이 장관이 복귀하기를 기다렸다는 듯 연일 그에 대한 공격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27일, 이재명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탄핵 기각이 면죄부가 아니며 기각됐다고 해도 아무 잘못이 없는 건 아니다. 159명의 목숨을 빼앗은 책임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장관 탄핵 기각’ 결정으로 기세가 꺾이긴 했지만 당분간 야당은 이 장관 및 윤석열정부, 여당인 국민의힘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장관이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결론이 내려졌으나 결국엔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탄핵이 기각되면서 정부 인사들 중 이태원 참사에 대한 책임은 아무도 지지 않고 있다. 비록 직접적인 법적 책임이 없다고는 하지만, 정치적인 책임마저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앞서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세월호 참사’ 등 국가적 참사로 불렸던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했던 사건에선 도의적 책임 등의 이유로 자진사퇴했던 바 있다.

반면, 윤정부에선 각종 재난, 참사가 발생하고 있지만 그 어떠한 인사 조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과거 박근혜정부 시절 겪었던 국정운영의 타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이 장관을 재신임하는 모양새다. 질책 대신 별도 연락을 취해 재난 대응의 근본 대책 마련을 주문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탄핵 기각을 기점으로 여야는 다시 충돌할 것으로 관측된다. 야당 입장에선 여전히 참사에 대해 책임질 인물이 필요하고 국민의힘 입장에선 어떻게든 방어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돌아왔지만 여전히 불안불안
말실수만 해도 타격 불가피

다만 헌재의 기각 결정은 국민의힘이 반격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민주당엔 악재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26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상민 장관 탄핵을 주도했던 민주당 지도부가 탄핵 대상”이라며 “권한을 아니면 말고 식으로 무책임하게 행사하고 내지르는 세력은 ‘묻지마 폭력’보다 더 심각한 사회악‘이라고 역공에 나섰다. 게다가 무리한 탄핵이었다는 일부 여론도 부담스럽다. 

게다가 재난 안전 컨트롤 타워의 공백을 초래했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또 무리하게 탄핵을 밀어붙였다는 점에서 여러 차례 정치적 피로감을 유발시켰고, 정쟁에 몰두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상황이 이렇게 흐르면서 준비해왔던 입법 법안들은 국민적 지지를 받지 못하게 될 공산이 커졌다.

앞서 민주당 내부서도 “탄핵을 무리해서 밀어붙이는 게 아니냐”는 볼멘 목소리도 나오곤 했다. 이런 탓에 민주당 내에서도 추후 이 장관을 지속적으로 걸고 넘어지는 이들에게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인물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재명 대표는 국회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서 “탄핵이 기각됐다고 해서 아무 책임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국민 한 명도 아니고 무려 159분이나 되는 분들이 졸지에 아무 잘못 없이 정부 잘못으로 목숨을 잃었는데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다”며 “뭐가 그리 잘났느냐? 무엇을 그리 잘했느냐?”고 질타했다.

이어 “적반하장도 유분수, 후안무치도 정도가 있는 것이다. 정부와 용산 대통령실, 여당은 회복하고 정신차려라, 그리고 최소한의 책임을 느끼라”고 촉구했다.

야당 악재
여당 호재

다행히 민주당에게는 아직 ‘이태원특별법’이라는 한가지 카드가 남아 있다. 민주당은 이태원특별법으로 이 장관의 책임을 다시 묻겠다는 방침이다. 해당 법안은 이태원 유가족이 직접 발로 뛰고 의원들을 찾아다니며 발의됐다. 

핵심은 참사의 진상규명과 피해자 지원으로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설치도 포함됐는데 이는 이태원 유가족들의 요구사항이다. 특조위는 어떤 행정기관에도 속하지 않으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와 비슷한 구조를 띤다. 

특별조사위원 추천위원회서 17명의 위원을 특조위에 추천하면 대통령은 무조건 임명해야 한다. 특조위원장 역시 위원들이 선출하는 방식이다. 이 부분을 강화한 이유는 조사 범위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독립성이 인권위보다 더욱 보장됐고, 대상에는 행정안전부, 경찰, 대통령실 등 여러 정부 부처가 포함된다. 여기엔 정부 개입을 최대한 막겠다는 취지가 강하게 녹아 있다. 

이태원특별법은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서 패스트트랙(신속 안건)으로 진행됐고, 야당 의원 183명이 이름을 올렸다. 국민의힘은 참사를 정쟁화하는 법이라며 반대했고 당시 표결을 앞두고 의원 전원이 본회의장서 퇴장했다.

국민의힘은 이태원특별법을 두고 과잉 법안이며, 정쟁을 부추기는 법안으로 정의하는 등 악재로 작용되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현재 국회 행안위에 계류 중인 해당 법안은 여야 간 이견이 심한 상황 속에서 본회의 표결까지는 최장 11개월이 걸릴 수 있다. 추후 이를 두고 여야 공방은 멈추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각 결정이 났지만, 국민의힘도 반사이익이 약해진 측면이 존재하는 등 마냥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이 장관의 거친 언행이 반복될 경우, 여권에 치명타를 입힐 수도 있는 데다, 헌재로부터 법적 면죄부만 받은 것이기 때문이다. 윤정부 역시 마찬가지다. 

실수하면
바로 끝

현재 야당의 공격 대상 1호인 이 장관으로선 윤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이 장관이 자칫 실수 후 대통령실서 다시 ‘방패 모드’를 취할 경우, 윤정부까지 타격할 게 불보듯 뻔하다.

이 장관은 사퇴 타이밍을 놓쳤다. 이는 앞으로도 그의 행보에 꼬리표처럼 계속 따라다닐 사안이다. 

한 여의도 관계자는 “이 장관은 앞으로 실수가 없어야 한다. 잘못이라고 말할 것들이 생기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며 “탄핵이 기각됐지만 야권에선 이 장관의 실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상민 ‘총선 출마론’ 민주당이 키워줬다?

이상민 행전안전부 장관이 본격적으로 복귀에 시동을 걸었다. 복귀 첫날부터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일각에서는 이 장관이 탄핵을 기회 삼아 차기 총선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이 장관을 스타로 키워줬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그러나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즉시 선을 그었다. 

유 대변인은 “야당에서는 말도 안 된다고 하는데 마찬가지다. 총선 출마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며 “이 장관 성향이 정치인으로 활동하는 게 잘 맞지 않는다. 장관직을 충실히 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기각되자마자 정치적 행보를 보였다가 되려 역풍을 맞을까 하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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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