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학폭’ 꼬리표 뗀 이영하·김대현

  • 박민우 기자 pmw@ilyosisa.co.kr
  • 등록 2023.06.07 11:19:13
  • 호수 143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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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누명? 생사람 잡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박민우 기자 = 야구판을 흔든 김대현에 이어 이영하도 자유의 몸이 됐다. 선린인터넷고 시절 원투펀치로 함께 활약했던 둘은 후배들을 괴롭힌 혐의로 재판을 받았으나 모두 무죄판결을 받았다. ‘학폭 투수’ 꼬리표를 일단 뗀 것이다.

법원이 고등학교 시절 후배를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투수 이영하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정금영 부장판사는 지난달 31일 특수폭행, 강요, 공갈 혐의로 기소된 이영하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9개월간 
법적 공방

2021년 학교폭력 논란에 휩싸인 이영하는 지난해 8월 불구속 기소됐다. 계속해서 혐의를 부인한 이영하는 9개월간의 법적 공방 끝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전기 파리채를 이용한 괴롭힘의 경우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아 공소사실을 입증하기 어렵다고 봤다. 라면 갈취나 숙소, 자취방서의 얼차려 등도 객관적 증거로 확인되지 않아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정 부장판사는 “피해가 있었다는 2016년 훈련 당시 이씨가 해당 장소에 있었을 가능성이 낮다”며 “피해자는 2015년 고덕야구장과 학교 웨이트장서 피해가 있었다고 진술했지만, 이씨는 당시 일본으로 출국했다. 자취방도 해당 시기에 퇴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3일 결심공판서 징역 2년을 구형한 바 있다. 검찰은 이영하가 야구부 동기였던 김대현(LG 트윈스)과 함께 2015년 3월 피해자이자 선린인터넷고등학교 후배인 A씨에게 전기 파리채를 주며 손가락을 넣도록 강요해 감전시키고 폭행한 것으로 봤다. 


또 이영하는 피해자들을 수치심이 드는 별명으로 부르거나, 체육관 입구에서 성적 수치심을 일으킬 수 있는 노래와 율동을 시키고 피해자가 거부하면 머리 박치기를 시키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대만의 한 호텔서 A씨에게 라면을 내놓으라고 욕설을 하며 피해자와 동급생 투수 7명을 피해자 방으로 불러 머리 박기를 시키고 폭행을 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선린인고 시절 ‘전국구 원투펀치’
특수폭행, 강요, 공갈 혐의로 기소

재판을 마친 이영하는 “작년부터 시즌도 못 마치고 재판을 받았는데, 얼른 팀 복귀해서 도움 되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팀이 필요하면 언제든 가서 던질 수 있게 몸을 잘 만들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기회로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며 “(고소인이)자기만의 고충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고, 당시 조장으로서 그런 부분을 더 케어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있어 (손해배상청구소송) 생각은 없다”고 전했다.

특히 학교폭력이 사라져야 할 관행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영하는 “학교폭력은 내가 어렸을 때 분명히 있었던 문화다. 최근에는 사라졌다고 하지만 분명 남아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최근 학교폭력 이슈가 많았는데 정말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 좋은 관행이 사라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두산 베어스는 학폭 의혹을 벗은 이영하와 정식 계약을 맺었다. 1억2000만원에 2023시즌 연봉 계약을 마쳤다. 지난해 연봉 1억6000만원에서 4000만원 삭감된 금액이다.

두산 구단은 이영하가 재판에 넘겨진 후 미계약 보류 선수로 분류했다. 무죄판결이 나온 직후 이영하와 계약하겠다고 밝힌 두산은 곧장 사인까지 마쳤다. 개인훈련을 하던 이영하는 지난 1일부터 구단 공식 훈련에 참가했다. 이후 퓨처스(2군)리그 경기에 출전하며 경기 감각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이영하는 지난해 8월13일 잠실구장서 벌어진 SSG 랜더스와의 경기 이후 실전을 치르지 못했다. 학교폭력이 불거진 이후 두산 2군 구장인 경기도 이천 베어스파크서 개인 훈련만 진행했다.


입증된
알리바이

이영하는 선린인터넷고 시절 경북고 최충연과 함께 고졸 특급 파이어볼러로 손꼽혔다. 완성된 체격, 안정된 제구력,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할 수 있는 능력, 경기 내내 143~145km/h의 빠른 공을 손쉽게 뿌려대는 체력, 최대 150km/h까지 찍어내는 빠른 구속 등을 갖춘 완성형 투수란 평가를 받았다.

2015년 제27회 WBSC U-18 야구선수권대회 대표팀에 포함되면서 앞으로 성장 가능성 또한 무궁무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였다.

예상대로 2016년 신인 드래프트서 1차 지명을 받아 두산 유니폼을 입은 이씨는 2018년부터 주축 선발 투수로 뛰었다. 2019년 17승4패 평균자책점 3.64의 성적을 거두며 토종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에는 21경기서 6승8패 평균자책점 4.93의 성적을 냈다.

이영하와 함께 전국구 에이스 원투펀치로 이름을 날린 LG 트윈스 투수 김대현도 앞서 학폭 꼬리표를 뗐다. 이영하와 마찬가지로 A씨를 특수폭행, 강요한 혐의로 재판을 받은 김씨는 이미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 당시 현역 복무 중이라 군사재판을 받았다.

김대현도 2015년 선린인터넷고 3학년 시절 야구부 1학년 후배 A씨에게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군재판에 회부됐다. 김대현 측 변호인은 “A씨는 김대현에게 두 차례 학교폭력에 해당하는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는데,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마침내 벗은 
‘학폭 허물’

변호인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서 “A씨가 폭행당했다고 주장한 날짜가 맞지 않았다. 당시 김대현과 A씨는 같은 공간에 있지 않았고, 그 사실을 충분히 입증을 했다”고 밝혔다. 또 “A씨가 대표팀 훈련 기간 중인 날짜에 특정 장소서 어떤 일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도, 법정 증언에서도 동일한 주장을 반복해서 했다. 하지만 그날 김대현은 대표팀에 소집돼 훈련하고 있었다. 이에 대한 증인의 증언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재판부는 A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결했다. A씨가 폭행과 강요가 있었다고 주장한 날짜가 맞지 않고, 주장한 날짜에 A씨와 김씨가 같은 공간에 있지 않은 사실 역시 입증됐다.

판결 직후 군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김대현은 미국 애리조나 스코츠데일에 차려진 LG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이어 지난달 13일 시즌 첫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LG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투수 송은범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하면서 김대현을 등록했다.

김대현이 1군 엔트리에 포함된 것은 2021년 이후 약 2년 만이다. 당시 1군에서 4경기에 나가 평균자책점 12.27로 부진했었다. 개막 엔트리에 빠진 김대현은 퓨처스리그 6경기에 등판해 1홀드 평균자책점 0.82로 좋은 성적을 냈다. 염경엽 LG 감독은 마운드 강화를 위해 김대현을 1군으로 콜업했다.

모두 1심 무죄 “입증 어렵다”
훌훌 털고 다시 마운드 올랐다


김대현은 지난달 16일 745일 만에 1군 마운드에 올랐다. 서울 잠실구장서 열린 KT와 LG의 경기서 6-10으로 뒤진 8회 초 등판했다. 첫 타자 강백호를 2루수 땅볼로 유도했으나, 2루수 정주현이 1루 악송구 실책을 저질렀다. 무사 1루서 김상수에게 좌중간 담장을 맞는 2루타를 맞고 실점을 허용했다. 홈 송구 때 김상수는 3루까지 진루했다. 

1사 3루서 조용호를 좌익수 앞 짧은 뜬공 아웃, 정준영을 삼진으로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문상철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켜 2사 1·3루 위기가 이어졌다. 장성우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추가 실점 없이 막아냈다. 

9회에도 등판한 김대현은 선두타자 홍현빈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박경수를 1루수 파울플라이 아웃, 장준원을 유격수 땅볼로 2아웃을 잡으며 주자는 3루까지 진루했다. 2사 3루서 강백호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아 실점했다가 김상수를 중견수 뜬공으로 이닝을 마쳤다.

김대현은 이날 2이닝 3피안타 1사구 1탈삼진 2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염 감독은 김대현에 대해 “롱릴리프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이영하와 함께 김대현은 선린인터넷고 원투펀치로, 고2 때부터 선린고 파이어볼러 듀오로 이름을 날렸다. 팔 스윙이 불안정하고 이에 따라 제구력이 들쭉날쭉한 게 단점이었다. 그럼에도 140km/h 중반대를 쉽게 쉽게 던지는 구속이 장점으로 평가받았다. 

곧바로 계약
1군에 합류


비록 경북고 최충연, 박세진, 같은 학교의 이영하에 비해 한 급 낮다는 평도 받았지만, 구위와 성장 가능성을 높게 친 LG 트윈스의 선택을 받았다. 2016년 LG의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한 김대현은 군 입대 전인 2021년까지 1군에서 활약했다. KBO리그 통산 성적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130경기에 출전해 16승 21패 12홀드 평균자책점 5.90이다.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학폭 무죄’ 선배 이승엽의 조언
“딴 생각 말고 야구만 집중하라”

고등학교 재학 시절 학교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이영하가 1심서 무죄를 선고받은 가운데,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모범적인 선수가 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이 감독은 지난달 31일 경남 창원 NC 파크서 열리는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홀가분한 상태가 됐을 것 같다”면서 “이제는 다른 생각하지 말고 야구에만 집중해서 어린 학생들에게도 모범이 되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설수 자체로 좋은 일 아냐”
“어린 학생들에게도 모범 돼야”

그는 “무죄가 나왔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며 “프로 선수가 구설수에 올랐다는 자체로 좋은 일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영하가 그동안 준비를 해왔다고 들었다. 이제 불펜피칭도 할 수 있다고 보고받았다”며 “팀에 합류하면 조만간 2군(퓨처스리그) 경기에도 등판할 것으로 생각되고, 1군에서 뛸만한 구위가 됐다고 판단되면 부르겠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이영하가 스프링캠프에도 참여하지 못했기 때문에 선발 투수를 준비한다면 실전까지 1~2개월 정도 걸릴 것 같다”며 “올 시즌은 시간도 부족하다고 보고 1군에 올라온다면 우리 팀에 당장 필요한 릴리프(구원)로 나서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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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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