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장모 수사·재판 풀스토리

서슬 퍼런 칼날이…여기만 비껴갔다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윤석열정부의 매서운 칼날이 유독 특정 인물에게는 무뎌지는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는 최근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하고 있던 경찰로부터 ‘불송치 결정’을 통보받았다. 이로써 최씨는 수사기관으로부터 세 번째 ‘수사 종결’을 통보를 받게 됐다.

검찰의 칼날을 정면으로 맞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항상 ‘억울하다’고 말한다. 당 대표와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수사는 눈에 불을 켜고 하는 수사기관이 유독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와 김건희 여사 수사에서만큼은 ‘바보’가 된다는 것이다. 

최은순
누구인가?

특히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개발 의혹 수사에 검찰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의심한다. 실제로 이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는 1년6개월 동안 이어졌으며 사상 최장 기간, 최다 인력 투입이라는 역사를 썼다.

이 대표는 지난 3월22일, 검찰로부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이해충돌방지법, 부패방지법,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법원에 넘겨진 이 대표 관련 사건만 12건에 달하며 그는 이달 초부터 매주 법원에 출석해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개발 사업구조를 승인하고 내부 정보를 민간업자들에게 알려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그가 몰아준 특혜 때문에 성남도시개발공사가 4895억원가량의 손해를 봤고, 이 대표의 측근과 민간개발업자는 7886억원을 챙겼다고 의심하고 있다.

해당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밝혀내기 위해 검찰이 수집한 수사 자료는 공책 기준 500여권에 달하며, 수사 검사 인력만 8개 부서, 6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모두 부장검사 이상급으로, ‘윤석열 사단’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경찰은 최씨의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해선 최근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불송치란 말 그대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고소 및 고발사건에 대해 경찰이 ‘혐의 없음’으로 판단한 것과 동일하다. 불송치 처리가 내려질 경우, 곧 사건은 종료 수순을 밟게 된다.

민주당 안귀령 상근부대변인은 지난 13일 논평을 내고 “경찰이 대통령 장모에게 면죄부를 주려고 바보 행세를 하고 있다”며 “경찰이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윤 대통령의 장모 최씨를 불송치했다”고 지적했다.

안 부대변인은 “최씨는 시행사 설립자고 시행사는 가족회사인데도 개발사업이 시작된 뒤 대표직을 사임했기 때문에 관여한 정황이 없다는 경찰의 변명은 황당무계하다”고 일갈했다.

민주당이 말하는 시행사와 설립자, 개발사업은 무엇일까? 이는 김 여사와 최씨, 또 그의 가족들이 연루된 회사, ‘양평시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말한다. 최씨는 2011년부터 2016까지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서 800억원 상당의 부당 이익을 취득한 혐의를 받아왔다.

해당 사건은 2021년 시민단체 민생경제연구소가 ‘정체불명 인허가 담당자를 처벌해달라’며 최씨를 고발하면서 세간에 알려지게 됐다. 신고를 접수한 양평경찰서는 내사 중이던 사건과 동일 건임을 확인하고 정식 수사로 전환했다.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에서는 시행사인 이에스 아이앤디(ESI&D)가 깊게 관여돼있다.


개발 특혜 의혹 ‘불송치’ 결정
경검 세 번째 ‘수사 종결’ 통보

문제는 최씨 및 가족들이 이 회사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해당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ESI&D가 양평군서 부과하는 개발부담금을 감경받을 의도로 공사비 등과 관련한 증빙 서류에 위조 자료를 끼워 넣었다고 의심했다.

해당 시행사가 사실상 최씨 및 가족들 회사인 만큼, 최씨도 사법부의 칼날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지난 13일, 불송치 결정을 받았다. 지분도 없고, 사업이 추진되기 전 사임했던 부분이 크게 작용한 것이다.

사업 관련자 5명이 사문서 위조·행사 혐의를 적용받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점과 사뭇 대비되는 결정이었다.

특히 해당 사건에 정계 인사가 연루된 점은 많은 이들에게 공분을 샀다. 윤 대통령을 사위로 둔 최씨가 정계의 입김으로 돈을 ‘부당하게’ 벌었다는 의심 아래서다.

직접 연관자로 지목된 정계 인사는 국민의힘 김선교 전 의원이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07년 4월부터 2018년 6월까지 11여년간 양평군수를 지냈고, 2013년 4월부터 2014년 1월까지는 경기도 여주·양평·이천을 담당하던 여주지청장을 역임했다.

해당 기간은 최씨와 최씨 가족이 양평군의 도시개발구역 사업을 최종 승인받은 기간과 일치한다. 공흥지구 특혜 의혹이 불거진 2021년 당시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대선주자로 활동하던 기간이었으며 김 의원은 그의 캠프에 일찌감치 합류한 상태였다.

여러 정황들은 최씨를 범죄 용의자로 만들었고, 경찰은 해당 혐의점을 집중 수사하던 참이었다. 그러나 경찰은 최종 수사 결과서 최씨가 아파트 착공 등 사업을 본격화하기 전 대표이사직서 물러났던 점, 김 여사는 과거 이 회사 사내이사로 재직한 적이 있으나 그 역시 사업 추진 전에 사임했던 점, 가진 지분이 없는 점 등을 들어 혐의점을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공책만
500권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은 자치단체가 민간 개발을 승인하고 개발 이익을 몰아가진 사건이다. 이 구조는 이 대표가 의심받고 있는 성남시 대장동 사건과 과정이 매우 비슷하다. 규모에 차이는 있지만 본질적으로 같은 사건에 대해 수사 인력과 수사 의지가 차이 나는 부분은 민주당 의원들이 계속해서 지적하는 부분이다.

안 부대변인은 이에 대해 “야당 인사는 아무 증거 없이 일방적 진술만으로 소환하고 구속하면서 대통령 가족에게는 조건 면죄부를 주는 불공정에 치가 떨린다”며 “공정의 탈을 쓰고 편파의 끝을 보여주는 윤석열정권의 행태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분개하는 이유는 공흥지구 사건뿐만이 아니다. 최씨는 오금동스포츠 투자약정 위증 논란 혐의도 받았는데 해당 혐의도 2021년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건은 2003년경 거액의 이익금을 놓고 최씨와 동업자 정대택씨 간의 법적 분쟁서 비롯된 문제였다. 


최씨와 정씨는 서울 송파구 소재의 스포츠 플라자 건물을 사고 팔아 이익금 53억원을 남겼다. 당시 정씨는 “최씨가 이익금이 발생할 경우 절반씩 나눠 갖기로 했다”고 주장했지만 최씨는 ‘동업 계약이 강압에 의한 것이므로 무효’라는 논리를 펼치며 이익금을 나누지 않았다. 

법적 다툼 과정서 법무사 백모씨는 사업 제안 및 정보제공자인 정씨와 돈을 댄 최씨 간 동업 논의를 지켜보고 법무사로서 이들 사이의 이익금 배분 약정서 작성에 관여한 주요 증인이었다. 그는 이익금을 절반씩 나누기로 한 구두 약정의 존재 여부를 알고 있고, 약정서 작성 당시에도 직접 입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이 계속되며 계약서 작성이 ‘자발적’이었는지, ‘강압에 의한’ 것이었는지가 주요 쟁점으로 불거졌다. 최씨는 결국 정씨를 사기미수 및 신용훼손, 강요죄 등으로 고소했고, 이익금 배분 약정서가 ‘강요’에 의한 것임을 지속적으로 주장했다.

재판에 넘겨진 정씨는 구속 기소 후 1심서 2년형을 선고받았는데 당시 결정적인 진술을 한 사람이 바로 법무사 백씨였다. 백씨는 최씨에게 유리한 자술서와 탄원서를 작성해 법원에 제출했고, 제출받은 증거가 불충분했던 법원은 그의 진술을 주요 판단 근거로 사용했다.

정씨는 곧장 백씨가 최씨로부터 ‘금전적인 대가를 제공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해 다시 법정 분쟁을 시작했으며 백씨가 3차례에 걸쳐 최씨에게 총 2억여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대장동
데자뷰?


백씨는 2005년 7월 정씨의 항소심 7차 공판서 뒤늦게 “약정서는 내 입회 아래 자발적 동의하에 작성됐다”며 “지금까지는 위증했다”고 진술을 번복했으나 법원은 백씨의 진술이 번복된 점을 들어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정씨는 최씨가 백씨에게 준 2억원이 위증의 대가라며 형량이 강한 모해위증(피의자나 피고인을 처벌받게 할 목적으로 위증을 조장하는 죄)을 주장했으나 법원은 그보다 형량이 작은 변호사법 위반죄로 징역 2년형을 확정했다.

정씨 측은 백씨가 번복한 증언을 토대로 2005년 말 백씨와 최씨를 모해위증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검찰은 “위증했다”는 백씨 자백에도 불구하고 전부 불기소 처분했다.

정씨 측이 반발하자 검찰은 경찰의 수사보고서를 보고 1년 뒤 최씨를 약식기소했고, 최씨는 벌금 100만원을 처분받았다. 정씨 측은 “백씨의 양심고백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려 사건이 부당하게 종결됐다”고 주장했다.

사건 당사자인 정씨는 실형을 선고받아 복역한 반면, 최씨는 100만원 벌금형이라는 다소 약한 형을 선고받은 것이다. 최씨의 ‘혐의 없음’ 퍼레이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최씨는 요양병원을 불법 개설해 국민건강보험공단서 요양급여 22억9000여만원을 부정하게 타낸 혐의로 수년간 재판을 받아왔다.

이번에 그에게 ‘혐의 없음’을 판결한 곳은 다름 아닌 대법원이었다. 최씨는 동업자들이 모두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지 5년9개월 만에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일각에선 유죄 의심이 가는 부분도 있었지만 검사가 이를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최씨는 2013년 2월 경기 파주시 소재에 요양병원을 개설한 후 운영에 관여하면서 같은 해 5월부터 2015년 5월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 22억9420만원을 부당 수급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비의료인이 불법으로 개설한 병원은 간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를 받을 수 없으며 최씨와 함께한 동업자들은 2017년 3월까지 모두 유죄가 확정됐다. 특히 주범으로 지목된 주모씨는 징역 4년형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공범으로 지목된 사람이 4년형을 선고받는 와중에도 최씨는 입건조차 되지 않았다.

수사는 그렇게 공들이더니…
1심과 정반대로 해석한 2심

해당 사건에 문제 의식을 갖고 있던 민주당 최강욱 의원은 2020년 최씨를 고발하기에 이른다. 경찰의 첫 수사가 시작된 지 5년이 훌쩍 지난 시점에 재수사가 다시 시작된 것이다. 서울중앙지검은 2020년 11월 최씨를 기소했다.

민주당은 주씨가 주범이 아니라 오히려 최씨가 주범이라고 의심했다. 최씨가 2013년 당시 요양병원 사용 목적으로 건물을 매매한 직접 계약인 중 한 사람으로 이 과정서 2억원의 계약금을 사비로 지급했고, 각종 서류에 본인의 이름을 날인했으며, 그의 큰사위를 병원 행정원장으로 앉혔다는 것이다.

병원 운영비를 일부 보조한 것도 최씨며 병원이 건물 확장을 위한 대출이 필요할 때 최씨의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기도 했다.

병원 설립과 운영, 사세 확장에 깊게 관여했던 최씨가 어떻게 입건조차 되지 않았을까? 비밀은 ‘책임면제 각서’에 있었다. 최씨는 문제가 불거지기 전인 2014년 이사장직서 물러나면서 병원 운영에 관한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책임면제 각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문재인정부였던 2021년, 1심 재판부는 “요양급여 편취로 건강보험 재정 악화를 초래하고 성실한 가입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 혐의가 없었다면 그런 각서를 받을 필요가 없었다”며 징역 3년 형과 함께 법정 구속시켰다. 

곧바로 항소한 최씨는 석방되기까지 채 1년이 걸리지 않았다. 21대 대선이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해 1월, 2심 재판부는 최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같은 사실과 같은 증거를 두고 정반대 판단을 내린 것이다.

2심 재판부는 ‘책임면제 각서’의 성격을 1심 재판부와 달리 해석했다. 2심 재판부는 “동업자의 자금 편취 행각을 보고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해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며 ‘주범’이었던 최씨를 ‘목격자’로 해석했다.

엇갈렸던 1·2심 판결은 대법원으로 넘어갔고 결국 지난해 2심 재판부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판결문서 “공모관계가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돼야 하고, 그와 같은 증명이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무죄 판결의 배경을 수사 부실로 들었으며 시간이 많이 지나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무죄 선고의 이유를 사실상 당시 수사기관이었던 검찰로 넘긴 셈이다. 최씨는 무죄가 확정돼 해당 혐의에서는 현재 완전히 자유로워진 상태다.

당선 후…
혐의 없음

양평시 개발 특혜 혐의에서는 경찰이, 모해위증 혐의에 대해서는 검찰이, 불법 요양급여 편취 혐의에서는 법원과 검찰이 함께 최씨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다. 현직 대통령의 장모가 여기저기 송사에 다수 연루된 점도 놀랍지만, 그때마다 처벌받지 않은 것도 놀랍다. 민주당은 사법부가 언제까지 최씨에게 면죄부를 줄 수 있을지, 이 대표의 재판을 준비하며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ingyu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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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