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상 자유와 권리, 균형점 찾는 법·제도 보완 시급

‘집회·결사의 자유’(21조) 앞세워 ‘환경권’(35조) 침해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시민들의 생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행복추구권’ 못지않게 ‘환경권’이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무분별한 집회와 시위가 쾌적한 생활환경을 추구하는 시민들의 ‘환경권’을 공공연하게 침해하고 있어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헌법상 권리인 ‘집회·결사의 자유’를 앞세워 동등한 가치의 헌법상 권리인 ‘환경권’을 외면한 채 벌어지는 막무가내식 집회와 시위는 정당한 권리 행사의 범위를 벗어난 만큼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국내 주요 기업 사옥 주변 등 곳곳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수준을 넘어 특정 목적 관철을 위해 타인을 괴롭히거나 피해를 끼치는 수단으로 집회·시위를 악용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시위자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명예를 훼손하는 모욕적 표현 및 허위 사실이 적시된 현수막 등을 별다른 제재없이 내걸고 있고, 고성능 스피커를 통해 고음의 운동가요를 반복 재생하는 방식 등을 동원해 특정인과 기업, 인근 지역 시민을 힘들게 하고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우리 헌법은 질서유지, 공공복리 등을 위해 필요할 경우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면서 “집회 및 시위의 자유에 가려진 ‘환경권’의 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도한 집회·결사의 자유 내세운 무분별 집회·시위, 시민의 기본권인 ‘환경권’ 침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은 현행 헌법 개정(1987년) 이후 집회·시위에 대한 허가의 절대적 금지(신고제), 국가의 절차적 통제 최소화, 사전 신고 등 시위 당사자의 의무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개정돼왔다.

헌법재판소도 집회와 시위의 장소(국회, 법원 인근 금지 등), 시간(일몰 후 ~ 일출 전 금지) 등의 제한 움직임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렸고, 대법원 역시 ‘시위 소음으로 인한 업무 방해’와 ‘사전 신고 절차를 위반한 집회 개최’ 등과 관련해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의 취지 등을 감안할 때 불가피한 부분이 있음을 인정해오고 있다.

집회·결사 자유 내세운 막무가내식 집회·시위, 정당한 권리 행사 범위 이탈
특정 목적 관철 위한 시위 만연으로 국민의 ‘환경권’ 훼손 사례 수시 발생

문제는 민주화의 결실로 탄생한 현행 헌법의 영향으로 집회·시위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가 과도하게 해석되면서 헌법이 동등하게 보장하고 있는 가치인 ‘환경권’ 등이 불합리하게 침해당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그룹 서초 사옥이 위치한 서울 강남역 주변은 주말까지 집회 시위가 지속돼 기업은 물론 주변 상인들과 인근을 지나는 시민들까지 극심한 소음피해를 입고 있다. 불특정 다수 시민들이 영문도 모른 채 ‘환경권’을 침해받고 있는 것이다.

개인사업자로 자동차 판매업을 했던 A씨는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그룹 사옥 인근서 근거 없는 ‘원직 복직’을 요구하며 10년 이상 시위를 이어오고 있는데 소음과 불법 천막으로 인한 시민들의 고통이 상당하다.


A씨는 아침, 점심, 저녁으로 극심한 소음을 발생시키며 기업과 인근 시민의 ‘환경권’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 인도 위에 불법 천막을 설치해 보행하는 시민들의 이동 환경마저 저해하고 있다. 지자체의 허가 없이 인도나 차도에 천막을 설치하는 행위는 명백한 불법이다.

강남역 주변 시위, 인근 시민들 주말도 없이 쾌적한 환경 저해 소음 공해 노출
현대차 사옥 주변 시위, 인도 위에 불법 천막 설치로 시민들의 이동 환경 저해

또 도로 사거리 주변에 세운 10여개의 깃발형 현수막은 천막과 함께 도로를 이용하는 운전자, 보행자들의 시야를 가려 교통사고 위험성마저 높이고 있다.

A씨는 법원의 가처분 결정, 민·형사상 판결 등에도 불구하고 시위를 지속하고 있고, 지자체와 경찰 등도 적극적인 대처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집회·시위의 자유를 적시한 헌법 제21조가 특정인이나 특정 집단의 이익을 관철시키는 도구로 전락하면서 다수 시위 현장이 법원의 판결과 행정당국의 영향력이 미치지 못하는 통제 불능의 공간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서 생활할 권리’ 중요성 부각…’환경권’ 권리 주장도 강해져

우리 헌법 제35조는 ‘모든 국민이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서 공해 없이 생활을 누릴 수 있는 권리’로 국민의 기본권인 ‘환경권’을 명시하고 있다. ‘환경권’은 부당한 환경 침해 방지를 요청할 수 있는 생존권적 기본권 중 하나인 셈이다.

환경권 이념은 일부 선진국서 산발적으로 논의돼오다 1972년 스웨덴 스톡홀름의 UN 인간환경회의서 “인간환경의 보호와 개선은 인간의 복지와 경제발전에 미치는 주요 문제므로 이는 전 세계 인간의 절박한 염원이고 모든 정부의 책임”이라는 ‘UN 인간환경선언’ 결의문이 채택된 것을 계기로 세계 각국이 자국 법 체계에 흡수했다.

환경권서 언급되는 환경은 토지·물·공기 등 자연적 환경뿐만 아니라 도로·공원과 같은 인공적 생활환경서, 넓게는 문화유산·의료·교육과 같은 문화·사회적 환경까지 인간을 둘러싼 환경 모두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환경권은 우리 생활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권리로, 침해될 경우 즉시 생활의 불편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헌법 제10조에서 보장한 ‘행복추구권’과 함께 가치와 중요성이 갈수록 강조되고 있다.

‘환경권’에 대한 시민들 권리 주장 강해져…집회·시위의 자유 조정 검토 필요
회기 1년 남짓 국회, 집시법 개정 논의 외면…헌법상 가치 보호 노력 절실

하지만 쾌적한 생활환경 추구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에도 불구하고 무분별한 집회·시위의 확산으로 인한 환경권침해 사례가 늘고 있어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동시에 헌법상 권리인 환경권이 침해됐을 때 현수막 설치, 진정서 제출, 손해배상청구 등 민사적 구제 수단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권리를 주장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현직 대통령 자택 인근인 서울 서초동 주상복합아파트 주민들은 “아파트 맞은 편서 열리는 집회 소음으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없다”며 경찰에 “확성기 사용 등을 금지해달라”는 내용의 진정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 전문가는 “환경권에 대한 인식변화는 개인이 누리는 환경권의 가치와 보호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사회적 공감대가 점점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집회·시위의 자유' vs ‘환경권’, 헌법상 기본권 충돌 조정 위한 법·제도 개선 나서야

헌법상 다른 권리들에 비해 집회·시위의 자유가 과도하게 보호받는 과정서 나타난 기본권 간 충돌을 국회가 나서서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본권 간 충돌을 조정할 수 있는 법률 개정 권한이 국회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 헌법 제37조 제2항은 필요 최소한의 범위를 전제로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한해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번 21대 국회서도 집회·시위의 자유를 제한함으로써 다른 기본권과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내용의 집시법 개정안 30여건이 다수 의원들을 통해 발의돼있다.

자신의 의사를 합리적으로 표현하는 정도를 넘어 타인에게 심각한 괴롭힘이나 피해를 주기 위한 수단으로 집회·시위를 악용하는 것을 법률로써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한 결과다.

하지만 지난해 여야가 정치적 이해관계를 조율해 건물로부터 100m 이내 집회·시위를 금지하는 대상에 대통령 집무실과 전직 대통령 사저를 추가한 것 외에는 별다른 논의의 진전이 없다.

21대 국회(2020년 5월30일 ~ 2024년 5월29일) 회기가 고작 1년 남짓 남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집시법 개정을 서둘러야 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미국의 오랜 격언 중 ‘당신이 주먹을 휘두를 권리는 타인의 코앞에서 끝난다’(Your right to swing your fist ends where the other man’s nose begins)는 말이 있다”면서 “지금은 집시법 개정을 통해 집회·시위의 자유에 가려진 다른 헌법상 가치 보호를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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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