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손절’ 송영길 히든카드

간, 쓸개 다 빼줬는데…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정치는 생물이라고들 한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고,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 선거를 앞두면 이 생물의 움직임이 더욱 극적으로 변한다. 최근 여야는 다수당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에 앞서 내부 단속에 나섰다. 특히 전‧현직 대표가 사법 리스크를 앓고 있는 야당의 상황이 정치권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22대 총선을 11개월 앞두고 연달아 악재를 만났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이어 송영길 전 대표가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에 연루됐다.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송 전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돈봉투를 뿌렸다는 내용이다. 

전·현직
대표 리스크

검찰은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송 전 대표(당시 당 대표 후보) 캠프가 조직적으로 정치자금 9400만원을 살포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검찰은 이 과정서 송 전 대표가 범행을 인지했거나 지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29일과 지난 1일에는 송 전 대표 자택, ‘평화와 먹고 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 선거 캠프 관계자 등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송 전 대표는 현재 돈봉투 살포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상태다. 지난달 24일 프랑스 파리서 귀국한 그는 당시 곧바로 검찰에 조사받겠다며 자진출석했다. 하지만 검찰은 “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서면 진술서를 제출하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조사자가 일방적으로 조사 일정을 정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하다는 게 검찰 입장이다.

지난 2일 송 전 대표는 다시 한번 ‘자진출석’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날은 기자회견도 진행해 검찰 수사의 부당성을 토로했다. ‘피의자 신분’인 그는 A4용지 6장 분량의 입장문을 미리 준비해 ‘전근대적 수사’ ‘인생털이 수사’ ‘이중 별건 수사’ ‘총선용 정치수사’ 등의 표현으로 검찰 수사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신혼부부, 워킹맘, 20~30대 비서 등 주변 사람을 괴롭히고 있다”며 “임의동행이란 명분으로 데려가 협박하고 윽박지르는 무도한 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격 살인을 하는 잔인한 수사 형태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주위 사람을 괴롭히지 말고 저 송영길을 구속시켜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윤석열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냈다. 송 전 대표는 “윤석열정권의 대미‧대일 굴욕외교와 경제 무능으로 민심이 계속 나빠지자 정치적 기획수사에 올인하고 있다”며 “민심이반을 기획수사로 바꿀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돈봉투 살포 공모, 개인적 자금 조달 의혹 등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자진출석했다 ‘문전박대’
구속영장 피하려는 꼼수?

수사의 단초가 된 ‘이정근 녹취록’에 대해서도 신빙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송 전 대표는 “다급해진 검찰이 증거를 조작하기 위해 저의 집과 측근을 압수수색했다”며 “인디언 기우제처럼 뭔가 나올 때까지 하는 마구잡이식 수사는 심각한 인권침해로 연결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은 송 전 대표의 자진출석 카드를 반려했다. 사실상 ‘문전박대’였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대상자가 적법하게 진행되는 수사 절차에 대해 근거 없이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단서가 확인됐는데도 수사를 안 하면 오히려 직무유기다. 증거와 법리에 따라 실체적 진실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송 전 대표는 10여분 만에 청사를 떠나야 했다. 이 과정서 송 전 대표의 이중적인 행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검찰 수사를 자처하며 자진출석했던 그가 초기화된 휴대전화를 제출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


검찰에 따르면 송 전 대표는 지난달 30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에 자신의 휴대전화를 제출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주거지 압수수색 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휴대전화에는 연락처, 통화내역, 문자 등이 없는 초기화 상태였다고 전해졌다. 검찰은 송 전 대표의 대응은 자진출석 과정서 밝힌 ‘수사 협조’와는 거리가 먼 행동이라고 보고 있다. 여기에 기자회견을 통한 혐의 부인이 다수의 관련자에게 보낸 모종의 메시지가 아니냐는 의심도 나왔다.

금품 살포라는 혐의의 특성상 많은 관계자가 피의자 혹은 참고인 조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송 전 대표의 행보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권성동 전 원내대표는 “지금처럼 무단출석과 대인배 놀이는 오히려 수사를 방해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권 전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송 전 대표는 자숙하고 있어도 모자랄 판에 자진 출두 퍼포먼스를 벌이며 언론을 향해 대인배 흉내를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빛 바랜
퍼포먼스

이어 “올해 초 이재명 대표도 검찰에 출두할 때 자신을 김대중‧조봉암에 빗대며 정치범 연기를 하더니 송 전 대표 역시 똑같은 행동을 하는 것”이라며 “공당의 대표까지 지낸 분이 ‘나 한 명으로 퉁치자’는 식으로 사법거래를 시도해서야 되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송 전 대표가 민주당을 탈당한 것에 대해서도 “탈당과 복당이 단톡방 들락거리기처럼 흔해 빠진 민주당서 탈당이 무슨 정치적 의미가 있느냐”고 꼬집기도 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를 통해 “어떤 범죄 피의자도 자기 마음대로 수사 일정을 못 정하는데 이는 특권의식의 발로”라며 “겉으로는 검찰수사에 협조하는 모양새를 취하는 듯하나 실제로는 검찰수사를 방해하고 여론을 호도하려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눈길이 가는 부분은 민주당의 태도다. 민주당 내부서조차 송 전 대표의 이번 자진출석을 두고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이어 돈봉투 살포 의혹이라는 치명적인 악재가 발생하자 민주당 차원서 송 전 대표를 ‘손절’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된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문재인정부 5년 만에 정권을 빼앗기면서 내년 4월에 있을 총선이 당의 명운을 좌우할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 윤석열정부 출범과 맞물려 치러진 지난 지방선거 완패로 지방권력의 추가 넘어간 부분도 총선에 대한 부담을 높이고 있다. 이런 상황서 전·현직 대표를 둘러싼 논란은 일부 의원에겐 ‘털고’ 가야 하는 흠집이 된 모양새다.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송 전 대표의 검찰 자진출석에 관해 언급했다. 조 의원은 “장차 있을지도 모르는 구속영장 청구에 대비해 ‘나는 도주의 의사가 전혀 없고 도주할 수도 없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보여드림으로써 구속영장 기각의 명분을 쌓겠다, 그런 여러 가지 포석을 둔 게 아닌가”라고 해석했다. 

대선 경선까지
편파적 관리?


이재명 대표에 대해서는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조 의원은 이 대표가 지난달 24일,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기자의 질문을 받고 “김현아(전 국민의힘) 의원은 어떻게 돼가고 있느냐”고 되물은 것에 대해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다. 마치 모래에 머리 박고 있는 타조 같은 그런 모습 같은 느낌이 들어 좀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이 대표 역시 송 전 대표와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 대표는 송 전 대표에게 이른바 ‘정치적 수혜’를 입은 적 있다. 이 대표가 대선 패배 이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인천 계양을 선거구는 당초 송 전 의원의 지역구였다.

송 전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국회의원 배지를 내놨고 이를 이 대표가 이어받은 것이다.

‘송영길 지도부’ 체제로 치러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서도 송 전 대표가 이 대표에 유리한 방향으로 편파적인 관리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부 비명계(비 이재명)서 제기된 주장으로 당시 당 지도부는 경선 도중 후보직에서 사퇴한 정세균·김두관 후보가 받은 표를 ‘무효표’ 처리했다.

그 결과 이 대표는 득표율 50.29%, 턱걸이 과반으로 간신히 결선투표를 피했다. 

이 전 총리 측이 무효표 처리를 두고 강하게 항의했지만 송 전 대표는 “민주당은 공식적으로 이재명 후보를 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로 선포했고 추천장을 공식적으로 수여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송 전 대표가 돈봉투 살포 의혹에 연루되고 귀국과 동시에 논란이 폭발하자 비명계를 중심으로 당시 상황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일단 이 대표는 돈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해 고개를 숙인 상태다. 지난달 17일 ‘이정근 녹취록’ 등으로 의혹에 불이 붙은 지 6일 만에 이 대표는 “이번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당 대표로서 깊이 사과드린다”고 사과했했다. 그러면서 “아직 사안의 전모가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상황으로 볼 때 당으로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당 내부서도 반응 안 좋아
꼬리 자르기에 태도 바꿀까

이어 “이번 사안은 당이 사실 규명하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그래서 수사기관의 정치적 고려가 배제된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요청한다”며 “민주당은 확인된 사실관계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책임과 조치를 다할 것이고 이번 사안을 심기일전의 계기로 삼아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확실하게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자신의 사법 리스크와 관련해서는 검찰에 비판 일변도로 대응했던 이 대표가 송 전 대표를 둘러싼 의혹은 수사기관의 힘을 빌리겠다는 입장을 밝힌 셈이다. 여기에 당시 프랑스에 있던 송 전 대표의 귀국도 요청했다. 그로부터 1주일 뒤 송 전 대표는 귀국했고 민주당서 탈당했다. 자의든 타의든 선긋기에 나선 것이다.

현재 송 전 대표는 ‘사면초가’ 상태다. 불체포특권이 있는 국회의원 신분도 아닌 데다 당적마저 없어졌다. 민주당 방패를 기대할 수 없다는 의미다. 정치권이 총선 국면에 접어들면서 여당인 국민의힘은 물론 아군이라 여겼던 민주당 내부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형국이다.

검찰이 송 전 대표를 돈봉투 의혹의 최대 ‘수혜자’로 보고 있어 수사를 피할 수도 없다.

검찰이 쥐고 있는 카드도 송 전 대표에 불리하다. 1만여건에 이르는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녹음 파일이 확보된 상태고 압수수색도 진행됐다. 송 전 대표의 휴대폰도 검찰로 넘어가 있다. 민주당서 의혹에 연루된 인사 일부를 정리하는 선에서 꼬리 자르기로 마무리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심지어 녹취록에 이름이 언급된 윤관석·이성만 의원은 자진 탈당 형태로 당을 떠났다. 윤 의원과 이 의원은 지난 3일 탈당 의사를 밝혔다. 두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비공개 최고위서 이 대표 등 지도부를 만나 이 같은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그동안 여러 가지 당에 많은 누를 끼치고 국민들에게 걱정을 드린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여러 가지 할 말은 많지만 조사 과정서 성실하게 이 문제를 밝혀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국민 여러분과 지역구, 당에 이런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 말씀을 드린다”면서 “법적 투쟁으로 진실을 밝혀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내년 총선
송에 달려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은 송 전 대표의 태도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 기획본부장은 이 대표의 ‘외면’에 태도를 바꿨다. 이전까지 검찰 수사에 협조하지 않다가 최근에는 활발하게 입을 열고 있다. 현재 돈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해 뚜렷하게 드러난 현직 의원은 2명이지만 이 사안이 언제 ‘게이트’로 번지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송 전 대표의 입에 달렸을 수도 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돈봉투 살포’ 국민의힘도?
민주당 때리다 역풍 맞을라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 송영길 전 대표의 돈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해 몸살을 앓고 있는 사이 여당인 국민의힘은 내부 정비에 나선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서도 좀처럼 지지율 반등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 일본의 화이트 리스트 복원, 한일 셔틀외교 복구 등 다양한 이슈가 산적해 있는데도 지지율은 민주당에 밀리고 있다. 

당무감사위로 진상조사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 2일, 신의진 위원장 체제 출범 이후 첫 회의를 열었다.

고양시정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현아 전 의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김 전 의원이 기초의원 등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당무감사위에 진상조사를 요청한 바 있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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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