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선순환 구조를 갖추는 듯 보였던 알볼로에프앤씨가 또다시 적자의 수렁에 빠졌다. 업종이 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애를 먹고 있다. 벌이가 시원찮은 마당에 재무구조마저 나빠지는 추세다. 대표가 가져간 얼마 안 되는 쌈짓돈마저 아쉬워지는 현실이다.
오랫동안 대표 외식 업종으로 꼽혀 온 피자 시장이 침체기에 직면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17년 2조원대를 형성했던 국내 프랜차이즈 피자 시장은 지난해 1조2000억원대로 축소된 것으로 추산된다.
대형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는 물론이고, 중소형 피자 업체들도 시장이 축소되는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피자 프랜차이즈 ‘피자 알볼로’를 운영하는 알볼로에프앤씨의 경우 수년째 이어진 건실한 성장세가 한 풀 꺾였다는 점에서 주목도가 컸다.
악재 연속
알볼로에프앤씨는 지난해 매출 42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470억원) 대비 10.1% 감소한 수치다. 매출 하락보다 더 크게 와닿는 부분은 저하된 수익성이다. 2021년 영업이익 4억1700만원, 순이익 1억3300만원을 기록했던 이 회사는, 지난해 영업손실 13억원, 순손실 1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영업손실·순손실 규모는 감사보고서가 공개된 2017년 이래 최대치다. 영업손실은 2019년(-3억3600만원) 이후 3년 만이고, 2018년(10억원)부터 이어진 순이익 행진은 4년 만에 중단됐다.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재무상태도 악화됐다. 2021년 160억원이었던 알볼로에프앤씨의 총자산은 1년 새 149억원으로 낮아졌다. 순손실이 자본항목에 반영되면서 총자본이 53억원에서 40억원을 줄어든 게 총자산의 감소로 이어진 모양새다.
주주들에게 지급된 배당금도 약소하게나마 자본을 줄어든 배경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알볼로에프앤씨는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주주들에게 1억원을 현금배당했고, 해당 금액은 회사 지분 100%를 보유한 특수관계인(이재욱 대표 포함)에게 귀속됐다.
알볼로에프앤씨가 적자 배당을 집행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이 회사는 2017년(중간배당 3억2000만원)과 2020년(결산배당 1억원)에 배당을 결정했는데, 특히 2017년에는 순손실(5억7000만원) 상태에서 배당을 집행한 바 있다.
곳곳에 불안요소
대표는 현금배당
벌이가 시원찮은 상태에서 현금흐름은 더욱 나빠졌다. 지난해 알볼로에프앤씨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3억원으로, 2020년(35억원)과 비교하면 35.8% 감소한 수치다.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 유입보다 재무활동에 따른 현금 유출이 컸던 여파였다.
게다가 부채비율은 급격히 높아지는 양상이다. 지난해 알볼로에프앤씨의 부채비율은 266.9%로 전년(201.7%) 대비 65.2%p 상승했다. 2019년(111.2%)과 비교하면 3년 사이 두 배 이상 올랐다.
부채비율 변동 추이는 차입금 유무와 비례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부채비율 200% 이하를 기록했던 마지막 해인 2019년 기준 알볼로에프앤씨는 차입금이 전무했지만, 이듬해 47억원을 시작으로 매년 차입금이 장부상에 기재됐다. 그 결과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부채비율은 200%대를 넘겼다.
차입금 상환 압박이 갈수록 더 크게 다가온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2021년에는 총차입금 중 32억원가량이 장기차입금이었지만, 해당 금액은 지난해부터 1년 내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으로 장부상에 분류됐다. 매해 리파이낸싱을 거치더라도 상환의 압박에서 자유롭기 힘든 구조다.
반전 어떻게?
이런 가운데 최근 시장 분위기는 알볼로에프앤씨의 향후 전망을 한층 어둡게 만들고 있다. 무엇보다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실질적 경쟁자로 떠오른 대형마트가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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