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클럽 특검’ 정의당 배신론, 왜?

“그래서 미는 거야 마는 거야”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야권을 중심으로 논의된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의 통과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를 통과해 2개의 문턱을 남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의석수로 밀어붙이기에는 부담이 있었으나 갑작스레 정의당이 입장을 뒤집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되면 적어도 4월 임시국회 안에 처리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정의당은 이달 초까지 국민의힘과 ‘50억 클럽 특검법’ 협상을 이어왔다. 더불어민주당과의 교감을 중단하고 소통을 이어갔으나 인내심에 한계가 온 분위기다.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직을 방패막이로 추가 회의 일정도 잡지 않는 등 소극적 행보를 보인 탓이다. 민주당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을 계획이다.

소극적 행보
적극적 추진

50억 클럽 특검법은 이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원회를 통과했다. 그간 국민의힘과 소통해온 정의당이 입장을 선회하면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패스트트랙은 국회법 제85조의2에 따라 긴급하고 중요한 안건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일정 기간 내에 해당 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도록 하는 제도다. 국회의원 전체 혹은 소관 상임위원회 재적 의원 과반수의 서명을 받아 국회의장이나 위원장에게 제출하면 패스트트랙 지정이 가능하다.

이후 표결을 진행해 국회의원 전체 또는 상임위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하면 해당 법안은 패스트트랙이 된다.


앞서 국민의힘은 현재 대장동과 관련해 검찰 수사가 이뤄지고 있어 특검법 추진이 옳지 않다고 반대해왔다. 정의당은 국민의힘의 이 같은 기조를 받아들이지 못한 모양새다. 민주당이 오는 27일 국회 본회의서 50억 클럽 특검법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겠다는 계획에 동참할 가능성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의당은 4월 임시국회 안으로 50억 클럽 특검법이 법사위를 통과하지 못하면 패스트트랙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최근 확정했다.

법사위에서 절차를 밟아 특검법을 통과시키려던 정의당이 입장을 바꾼 것은 최근 법안심사1소위에서 일어난 국민의힘 소속 소위원들의 항의성 퇴장의 여파인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소속 소위원들은 지난 11일 열린 법안심사1소위원회에서 특검 추천 권한과 수사 대상 등을 문제 삼아 항의한 뒤 퇴장했다.

이로써 50억 클럽 특검법은 민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의결된 특검법은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발의한 ‘화천대유 50억 클럽 뇌물 의혹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다. 법안에는 비교섭단체서 특검 후보를 추천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다만 50억 클럽 특검법이 당장 법사위 전체회의서 다뤄질지는 불투명하다.

법사위 의결을 위한 전체회의 상정 권한은 국민의힘 소속인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쥐고 있는 탓이다.

정의당 입장이 정리되자 민주당은 이달 중으로 50억 클럽 특검법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 데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또 ‘김건희 여사 특검법’도 함께 이달 내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당 정책조정회의서 “어제(12일) 이정미 대표가 ‘법사위서 50억 특검법이 지체된다면, 4월 임시국회 내에 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나서겠다’고 했다. 김 여사 특검법도 함께 처리할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며 “비록 늦었지만 정의당의 진전된 결단을 다행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특검법 법안심사소위 민주당 의결로 통과
국힘 반발 집단퇴장 여파? 돌연 입장 선회

국민의힘의 반대는 여전하다. 여당 소속 법사원들은 최근 성명서를 통해 “대체 민주당은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을 배제한 채 50억 클럽 특검법안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려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특별검사 제도는 수사가 미진하거나 국민적 의혹이 해소되지 못할 경우 보충적이고 예외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과 정의당의 공조가 확실시되면서 50억 클럽 특검법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되면 오는 27일 본회의서 특검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큰 편이다. 패스트트랙 지정 요건은 재적의원 5분의 3(180명) 이상 찬성이다. 다만 패스트트랙에 180석이 필요한 만큼 민주당 169석과 정의당 6석 외에도 5석 이상이 더 있어야 한다.

그 때문에 소수당과 무소속 의원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패스트트랙에 올라가도 특검이 꾸려지는 데 두세 달의 시간이 소요된다. 특히 최장 240일이 지난 뒤 열리는 본회의에 자동 상정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대장동 사건을 화두로 띄울 수 있다.

야권의 쌍특검 맹공을 두고 법조계와 정치권 일각에서는 회의론이 나온다. 국민의힘 곽상도 전 의원의 1심 무죄 판결을 계기로 50억 클럽 의혹을 명확하게 규명하자는 취지의 특검법의 실제 내용이 대장동 의혹 전반을 포괄하는 데다 수사 대상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까지 포함될 수 있어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특검이 직접 곽 전 의원의 무죄 판결을 뒤집기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민주당이 과거 발의한 50억 클럽 특검법안에는 ▲50억 클럽 등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자들의 불법자금 및 부당한 이익 수수·요구·약속 및 공여 등 의혹 ▲대장동 개발을 위한 사업자금 및 개발수익과 관련된 불법 의혹 ▲천화동인 3호 소유자 등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자들의 부동산 거래 특혜 및 불법 의혹 ▲1~3호까지의 의혹 등과 관련한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으로 정하고 있다.

보충적이고
예외적으로

수사 대상으로 50억 클럽 의혹을 넘어 대장동 의혹 전반을 포괄하는 식이다. 수사 대상에는 윤석열 대통령도 들어갔다.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의 누나는 성남의뜰로부터 배당받은 개발 수익으로 2019년 윤 대통령 부친으로부터 집을 샀다는 의혹을 받는데, 특검법은 이 부분까지 들여다보겠다고 명시했다.

법안 통과가 현실화된다고 해도 곽 전 의원에 대한 공소 유지는 검찰이 계속 담당한다. 이 같은 한계점 때문에 특검이 직접 곽 전 의원의 유죄를 입증할 수 있다고 장담하기 힘들다. 특히 법안 통과 직전 검찰이 관련자들을 재빠르게 재판에 넘기거나 윤 대통령이 법률안 거부권을 행사하면 민주당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다.

검찰은 뒤늦게 국민의힘 곽상도 전 의원에 대한 수사를 재개했다. 기소 후에는 동일 범죄사실로 압수수색할 수 없기에, 새로 인지한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지난 11일 호반건설과 부국증권 사무실 등 10여곳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곽 전 의원 부자의 뇌물 및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발부받은 영장이다.

우선 검찰은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새로 적용해 입건했다. 개편 전 수사팀은 곽 전 의원에게 뇌물 및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해 공소장을 구성했다. 다만 1심에서는 이 두 혐의가 무죄로 판단됐다.

이전 수사팀은 범죄수익은닉 규제법 위반 혐의로는 기소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 수사팀이 이 혐의를 새로 인지해 영장을 발부받은 것이다. 검찰은 화천대유가 2021년 2월, 곽 전 의원 아들 병채씨에게 퇴직금, 성과급 등 명목으로 50억원(세금 등 공제 후 약 25억원)을 지급한 것은 뇌물과 알선의 대가라고 보고 있다.

또 이 부분은 산업은행 컨소시엄과도 연관돼있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이 하나은행의 컨소시엄 이탈을 무마해줬다고 의심하고 있다. 산업은행이 하나은행에게 컨소시엄 이탈을 압박했다는 정황 등을 보강하기 위한 증거를 수집하고 있는 것이다.

뒤늦은
재수사

검찰은 화천대유가 뇌물 및 알선의 대가를 직원인 병채씨의 퇴직금과 성과급 등 명목으로 가장해 지급한 것은 범죄수익을 은닉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현재까지 50억 클럽 관련 혐의로 기소된 인물은 공여 혐의를 받는 김씨를 제외하고는 곽 전 의원이 유일하다. 검찰이 곽 전 의원을 기소할 당시 아들 병채씨는 기소하지 않았다.

검찰에는 병채씨가 피의자인 뇌물 혐의 고발 사건 등이 남아있고, 범죄수익은닉 혐의도 추가로 입건해서 수사 중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법원이 영장을 발부해준 것은 수사 필요성을 인정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검찰은 곽 전 의원에 대한 1심 판결 후부터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여러 경로를 통해 밝혀왔다.

결국 검찰 수사는 곽 전 의원 부자가 ‘경제 공동체’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한 방향으로 집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곽 전 의원 1심 재판부는 이 주장을 배척하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이미 결혼한 병채씨가 곽 전 의원과 경제 공동체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6년차 대리급 직원에게 세금 공제 후에도 약 25억원에 달하는 금액이 성과급·퇴직금으로 지급된다는 것은 비상식적이라는 시선이 대부분이다. 곽 전 의원과 김씨만 재판에 넘겨졌으나 박영수 전 국정 농단 사건 특별검사와 양재식 변호사에 대한 수사도 갑작스레 빨라졌다.

일각에선 정치권의 50억 클럽 특검 논의를 막으려는 명분을 만들려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실제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검찰 수사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정치권의 특검 논의를 사실상 반대하는 입장이다.

사실상 ‘적과의 동침’
4월 내 본회의 마무리

우선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지난달 3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등 혐의로 박 전 특검과 양재식 변호사의 주거지와 사무실, 우리은행 본점·성남금융센터·삼성기업영업본부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결재 서류와 은행 거래내역 등을 확보했다.

박 전 특검은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하던 2014년 김씨 등이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를 준비할 때 부국증권 배제 등 컨소시엄 구성을 돕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청탁하는 대가로 50억원을 받기로 한 혐의를 받는다. 양 변호사는 이 과정에서 민간업자와 실무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 전 특검 딸은 화천대유서 일하면서 2019년 9월∼2021년 2월 11억원을 받기도 했다. 박 전 특검 측은 연이율 4.6%, 3년 기한의 정상적인 대출로 회사 회계장부에 대여금으로 처리됐고, 차용증도 있다고 주장했으나 50억 클럽 의혹과 엮이면서 ‘수상한 거래’라는 지적이 나왔다.

그의 딸은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받아 8억원가량의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대장동 업자들과 연결된 정황이 드러난 바 있다.

양 변호사는 박 전 특검이 대표변호사로 있던 법무법인 강남서 일하며 2016년 특검보로서 박 전 특검을 보좌했다. 대장동 민간개발업체에 부산저축은행 대출을 알선한 브로커로 지목된 조우형씨의 변호를 박 전 특검과 함께 맡기도 했다.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서 대장동 일당은 양 변호사를 영입한 것을 두고 ‘신의 한수’라고 말하기도 한다.

검찰은 이달 8일 김씨를 대장동 범죄수익 390억원 은닉 혐의로 기소한 뒤 이 수익이 로비 명목으로 50억 클럽에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자금 추적을 이어왔다. 검찰은 이날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뒤 참고인 조사를 거쳐 양 변호사와 박 전 특검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아울러 곽 전 의원, 권순일 전 대법관,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 김수남 전 검찰총장, 홍선근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회장 등 다른 50억 클럽 범죄 혐의도 계속 추적할 방침이다.

박영수 제외
수사 제자리

검찰의 빨라진 수사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의 특검 추진은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국회 법사위 소속 민주당 한 의원은 “지난달부터 50억 클럽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검찰이 갑작스레 압수수색을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충분히 의혹이 제기돼왔음에도 이제 수사를 시작한 부분이 석연치 않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관계자도 “민주당과 추가 논의를 거쳐야 하겠지만 이달 내로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의지는 확고하다”며 “검찰 수사를 무작정 지켜보기만 하자는 국민의힘과의 대화는 배제하고 있다”고 못박았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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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