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클릭도 우클릭도… ‘붕 뜬’ 김기현 현주소

아직 갈피 못 잡고 우왕좌왕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부쩍 민심을 더욱 챙기고 있다. 최근 현안과 관련된 것이라면 일단 손을 댄다. 지지율 하락에 드디어 국민의힘이 위기감을 느낀 모양새다. 떠나간 중도 민심을 잡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다. 문제는 내부서도 혼란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왼쪽을 보기에도, 오른쪽만 향하기에도 어정쩡한 상황이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길을 잃었다. 중도층 지지율은 폭락 수준인 데다, 텃밭 지지율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여러 설화에 맞물려 떨어지는 추세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출마 당시 지지율을 6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현재 추세로는 무리라고 여겨진다. 결국 지지율 상승을 꾀하기 위해 당을 재정비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나 홀로 
고군분투

잇따른 설화로 대중과 여론의 공분을 산 김재원, 태영호 최고위원의 징계론까지 확산된 상황이다. 200명 정도의 당원은 김 최고위원의 징계를 촉구하는 움직임까지 보였다. 현재 그는 셀프 반성 모드에 들어가면서 공식적인 활동을 중지한 상태다. 

‘북한 5‧18 민주화운동 개입 가능성’ ‘5‧18 정신 헌법 수록 반대’ 등 김 최고위원의 발언 여파는 컸다. “우파를 천하통일시켰다”고 발언하며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깊은 우정을 과시하는 모습을 모이기도 했다. 지금껏 차곡차곡 쌓아올렸던 광주 민심은 한순간에 폭락해버렸다.

김 최고위원이 쏴 올린 신호탄으로 현재 국민의힘은 ‘극우’ 프레임 때문에 몸살을 앓는 중이다. 


상황을 잠자코 지켜보던 김 대표가 전 목사를 향해 “입을 다물라”고 직접 경고에 나서는 등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전 목사는 아무런 타격도 받지 않았으며 오히려 당원을 고리로 압박에 들어갔다. 결국 김 대표가 전 목사를 추천인으로 적은 당원의 자진 탈당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칼을 빼 들었다. 

자체 조사를 통해 당원 가입 당시 추천인란에 전 목사를 적은 당원은 981명으로 파악됐다. 이마저도 실효성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이가 많다. 이중 당적자의 출당 조치가 현행 당헌·당규상 불가능해서다. 심지어 추천인란에 전 목사를 적어내지 않은 당원들을 걸러낼 방법도 없다.

그동안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것과는 사뭇 다른 기조다. 전 목사도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를 버리느냐”며 “(국민의힘의)버르장머리를 고쳐주겠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앞서 김기현 지도부는 출범 일주일 만에 우클릭만 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중도층의 표심이 떨어져 나가기 전 이미 경고음이 들렸던 셈이다. 

최고위원의 연속 실책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태영호 최고위원의 연이은 발언도 여론의 공분을 사기 충분했다. ‘4‧3 추념일 비하 발언’ 및 JM´S 더불어민주당, 친일 논란, 김구 발언까지 연달아 터졌다. 

정치권에서는 순번을 정해놓고 사고를 치냐는 비아냥 섞인 비판도 나온다. 김구 발언을 두고서는 최근 당내서 자중시켜야 한다는 쓴소리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결국 태 최고위원은 김 대표로부터 ‘인터뷰 금지령’이라는 경고를 받았다. 이들을 두고 일각에서는 최고위원직서 물러나야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벌써 내부 곳곳서 잡음 들려
외연확장 시동 걸었지만 부족


태 최고위원은 지도부 회의까지 불참했다. 지도부 입장에선 시작부터 최고위원들의 사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도 쉽지 않다. 지지율 회복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당 지도부는 윤리위 구성에 속도를 냈다. 윤리위 징계 카드를 통해 리스크를 걷어내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빠르게 황정균 윤리위원장을 임명했고, 윤리위원 구성도 마무리했다. 당내에서는 이를 통해 김·태 최고위원 징계가 거의 확실시 되는 분위기다.

다만 지도부 자체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서 최고위원들이 떨어져 나간다면 오히려 당내 불안감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문제는 텃밭인 PK(부산·울산·경남)·TK(대구·경북)의 지지율도 계속 떨어지는 추세라는 점이다. 

이를 고리로 이르면 상반기 중 당무위서도 당무감사 계획을 논의 중이다. 당무 감사를 통해 당내 잡음을 줄이려는 것이다. 당무위도 구성을 마친 뒤 곧바로 당무감사 계획을 논의해 이르면 상반기 중 당무감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당내 일각에선 당무위가 이르면 이달 중 계획을 공표한 뒤 6~7월부터 전국 당원협의회에 대한 당무 감사에 나선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미 국민의힘은 지난해 한 차례 조강특위를 통해 사고 당협 68곳 중 66곳에 대한 추가 공모를 받았던 바 있다. 이 중 42곳을 충원했고 현재는 26곳이 부재 상황이다. 

이 역시 논란의 불씨를 당길 수 있어 보인다. 대통령실 참모들의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의심 때문이다. 앞으로 당내서도 끊임없이 내홍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위기를 느낀 김 대표는 박정희 기념관 방문,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 계획 등 집토끼 표심잡기에 나섰다. 이 자리서 “박정희 전 대통령은 정치적 이념을 떠나 위대한 역사를 만든 지도자”라고 말했다. 떨어져 나가고 있는 조직 표심을 지키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오비이락?
민심 폭락

김 대표의 이 같은 집토끼 잡기 기조를 두고 우려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중도 민심 하락이 뚜렷한데, 당내 조직 다지기에만 바쁜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사실 김 대표는 전당대회 당시 우클릭으로 상당히 쏠쏠한 재미를 봤던 바 있다.

전당대회 캠프 개소식서 김 대표는 “촛불혁명이라며 광화문 광장을 독점하는 세력에 큰 분노를 갖는다”며 “촛불 호소인에 불과한데, 따져보면 사이비 촛불혁명을 가지고 국민을 농락했다”며 태극기 세력을 붙잡기 위한 발언을 했다. 


이어 “2019년 우리 당을 사랑하는 많은 애국 동지가 광화문에서 표출하고 결집된 힘을 형성해 윤석열정부가 탄생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가 언급했던 해당 날짜는 문재인 전 대통령 퇴진 집회가 열렸던 날이다. 초반만 해도 오른쪽을 향한 시선 돌리기는 내부결속을 다지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도층 민심에 더 심각한 경고음이 들려온다. 

김 대표는 즉시 박 전 대통령 예방 일정을 순연했다. 순연 배경에 대해서는 ‘홍준표 불화설’ 등 여러 이야기가 나온다. 실제로 홍준표 대구시장과 갈등을 겪어 직접 대구를 방문하는 게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 함께 중도 민심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서 텃밭만 챙기냐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부분도 있다. 박 전 대통령 예방을 미룬 이유도 당장 TK 지지율보다는 중도 민심을 잡는 데 주력하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실제로 김 대표는 지난 16일, 4·16 세월호 참사 9주기 기억식에 참석해 눈물까지 훔쳤다. 사흘 뒤인 지난 19일엔 4·19 혁명 기념식에도 참석했다. 이날 여당 의원 70명도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앞선 제주 4·3 사건 희생자 추모식에 불참했던 것과는 대비되는 행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김 대표는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단체 방문길에도 올랐다. 


여기에는 윤 대통령도 힘을 보탰다. 김 대표의 행보와 비슷하게 윤 대통령 역시 장애인의 날을 챙겼다. 직접 장애인 유튜브 채널에 댓글을 달기도 했다. 

당 내홍 
다시 격화

앞으로도 당 지도부는 중도 민심을 우선 잡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내달 18에는 여당 의원 전원이 5·18 기념식에 참석한다는 계획도 마련해놨다. 이를 통해 김 최고위원의 망언 리스크를 털어버리겠다는 의도가 다분하다.

김기현호의 서진 정책을 펼치겠다는 심산이지만 이마저도 여러 비판이 나온다. 앞선 제주 4·3 사건을 언급하면서다.

취임 직후 김 대표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의 평가가 미흡하다는 인식이 있다”며 “이 전 대통령이 없었으면 자유민주체제가 대한민국 땅에 수립되지 않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과거 정부서 발간했던 제주 4·3 사건 진상조사보고서에는 가장 책임을 가진 이가 이 전 대통령에게 있다는 결론이 내려졌었다. 4·19 혁명이 있었던 계기도 이승만정부의 부정선거를 규탄하며 시민이 주도했던 혁명이다. 

현재 국민의힘에게 필요한 부분은 실언 리스크를 넘어설 정도의 강력한 민생정책 제시로 보이는 가운데, 잠시 중단됐던 민생특위도 다시 띄우기로 했다. “민생을 챙기겠다”며 출범한 해당 특위 역시 시작과 동시에 난관에 부딪쳤다. 밥 한 공기 비우기, 물 보내기 운동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내놓은 정책이라는 게 유명무실했던 셈으로 이번마저 실효성이 있는 정책을 내놓지 못할 경우, 지지율은 수렁의 늪으로 빠져버릴 가능성이 다분해 보인다. 민심을 다지기 위해 김기현호는 ‘김포 골드라인 혼잡’ ‘인천 전세사기 피해’ 등 각종 특위도 계속해서 꾸린다.

민생 현안을 챙기면서 민심을 함께 공략하겠다는 뜻으로 결국 민심을 향해 다가가기 위해 방점을 찍은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마땅한 공격수 없어 힘 못 받아 
조만간 당내서 불만 터질 수도

김포 골드라인 문제나 어린이보호구역 사고 예방 해법 등을 제시하는 형식이다. 최근 불거진 전세사기 문제로 당정이 호흡을 맞추는 이유도 민심을 제대로 다지겠다는 의도에서다. 이번에도 일단 태스크포스(TF)를 띄웠지만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는 미지수다. 

문제는 다음이다. 띄웠으면 결과를 내야 한다. 국민의힘 자체적으로 여러 리스크를 뛰어넘을 정도의 정책이 요원한 상황이다. 차기 총선에 대한 정부 견제론이 벌써부터 심각한 상태다. 

최근 더불어민주당도 ‘돈봉투 전당대회’ 등 여러 리스크가 발생했지만, 국민의힘은 전혀 이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송영길 전 대표가 의혹의 중심에 선 만큼 민주당의 이번 돈봉투 전대 리스크는 상당히 심각한 편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위기 때마다 국민의힘의 공격 수위를 적극적으로 방어하는 행동을 취해왔고, 국민의힘에는 공격수로 나설 인물이 딱히 보이지 않는다. 공격력이 높은 이른바 ‘빅 스피커’들을 당에서 줄줄이 쫓아내고 있는 게 현실이다. 

방어를 잘 해내는 것도 아니다. 민주당의 공격은 1타2피 성격이 강해 용산 대통령실 공격 시 자연스럽게 국민의힘에도 타격이 가해진다. 

당 자체의 리스크 방어에 급급해 공세를 잘 막을 여력도 부족하다. 하루가 다르게 당 내홍은 깊어져만 가고, 내부서조차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이대로라면 홍준표 대구시장의 우려처럼 각자도생만 생각해 분열이 가속화될 수 있어 보인다. 

지금처럼 중도층 공략에만 정성을 쏟아도 문제는 존재한다. 국민의힘 내홍, 잇따른 설화 등이 작용에 따른 여파로 조직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민생으로
외연 확장

김기현호는 앞서 이미 나경원 전 의원, 안철수 의원, 이준석 전 대표, 유승민 전 의원 등을 쳐냈다. 결국 내부적으로도 부글부글 끓으면서 내부 갈등은 점점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차기 총선이 다가올수록 내부 불만이 직접적으로 표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외연 확장, 내부 다지기가 현 시점에선 힘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책으로 승부를 봐야한다. 이마저도 맹탕 정책을 내놓아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제주도로 달려간 김재원

제주 4·3 사건을 두고 “격이 낮은 기념일”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산 국민의힘 김재원 수석최고위원이 지난 20일 제주도를 찾아 유족에게 사과를 했다. 그러나 유족은 제주를 방문했던 김 최고위원의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제주 4·3평화기념관을 찾아 유족을 만났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유족들을 찾아가 “유족의 마음을 잘 헤어리지 못하고 잘못을 했다”며 “상처입은 유족과 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4·3 기념일이나 유족을 폄훼하는 생각은 없었다. 조심하며 신문 기사를 참고했는데 부주의하게 유족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고 사과했다.

이와 관련해 유족들은 “갑자기 사과하러 오는 게 당내서 어려운 지경에 몰려 쇼하겠단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언급했다.

일부 유족은 회의실을 박차고 나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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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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