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JMS ‘월명동 성전’ 공사 신도 노동착취 현장 포착

장비 없이 비 와도 밤에도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기독교복음선교회(이하 JMS)가 수십년간 신도들의 노동력을 착취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월명동 자연성전’ 돌 작업 과정에서 보호장비 없이 공사가 추진된 정황도 확인됐다. 정명석 총재의 성범죄가 제대로 드러나기 전이었던 터라 공사 동원을 거부하는 이들도 없었다. 심지어 사상자가 발생해도 모르쇠로 일관하기에 급급했다는 증언도 쏟아지고 있다.

‘월명동 자연성전’(이하 성전) 공사는 1990년대 초부터 시작돼 25년 가까이 진행됐다. 정명석 기독교복음선교회(이하 JMS) 총재의 성폭력 사실을 몰랐던 신도 대부분은 공사 동원 명령을 거부할 수 없었다. 사실상 세뇌됐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탈퇴자들은 누군가 죽거나 다쳐도 문제를 제기하는 순간 ‘나쁜 사람’이라는 낙인의 화살이 꽂혀 침묵해야 하는 순간이 일상이었다고 주장한다.

“모여라”
동원 명령

성전은 수십톤에 달하는 대형 바위로 JMS의 대표적인 상징물이다. 공사에는 여성을 포함한 신도 대부분이 동원됐다. 정명석에게 세뇌됐던 터라 공사 참여를 거부하는 이들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바위를 옮기는 과정서 당연히 적용돼야 할 산재보험과 최소한의 안전 장비 및 교육은 없다시피 했다.

전국에 퍼져 있는 신도들은 주말마다 ‘성전 봉사’라는 명목으로 100여명이 차출돼 성전 주변 풀 뽑기와 정원 관리 등의 업무를 반강제적으로 끝내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정명석의 성폭력이 드러난 이후 탈퇴자가 되거나 JMS서 벗어나려 하고 있다. 과거 성전 공사 동원을 거부하지 않았던 게 세뇌 때문이라는 걸 뒤늦게 깨달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해당 작업에 참여했다는 한 인사는 “앞산(돌 조경)이 여러 번 넘어졌음에도 보호장비도 착용하지 않은 채 작업했다”며 “안전교육이나 산재 역시 없는 상태로 작업했고, 전문가도 없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성전 바위가 다섯 차례 무너지기도 했다. 2015년 12월13일 JMS 홈페이지에 올라온 ‘정명석 목사의 주일말씀’에는 “(돌 조경이)무려 다섯 번이나 무너졌다. ‘야심작’에 쌓은 돌들은 ‘작은 돌들’이 아니고 몇 십톤씩 되는 ‘큰 돌’이다”고 언급된다.

JMS 홈페이지에 공개된 2008년 4월27일자 설교에는 “월명동 돌은 70~80톤의 완전한 통돌”이라고 나와 있다. JMS 홈페이지 글 중 목사 이모씨의 글에는 돌 조경작업 당시를 회상하며 “너무나도 다급하고 경악스러운 소리를 질렀다. 아악! 어어! 비켜”라며 “돌이 승용차 12대 무게였으니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고 표현했다. 또 ‘2014년 4월20일 주일 말씀’에는 “10년 이상 월명동을 만들어 놓고 나서”라고 적혀 있다.

여성 포함 맨몸으로 바위를…위험천만
1990년부터 25년 공사 사실상 단체 세뇌

특히 작업에 참여한 전문가(크레인 사장)의 지적이 무시된 채 작업이 강행되기도 했다. JMS 홈페이지 ‘1997년 10월23일 아침 말씀’에는 “이번에는 칼날같이 날이 보이도록 쌓으라고 말씀하셨다. 납작하게 쌓지 말고 칼날이 보이게 쌓으라고 했다”며 “크레인 사장은 세워서 넘어진 것이라고 이번에는 눕혀야지 세워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했다”고 소개돼있다.

한 JMS 간부 출신 관계자는 “무리해서 세워둔 돌이 넘어졌고, 이에 대해 크레인 사장은 ‘눕혀야지 세워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는데 다시 돌을 세우기를 시도했다는 말”이라고 해석했다.

작업이 야간에도 지속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다른 JMS 탈퇴자도 “월명동 자연성전 공사는 밤에도, 비가 올 때도 지속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밤에 작업할 때 역시 보호장비를 착용한 사람은 거의 없었으며, 무거운 바위를 다루는 작업 역시 밤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월명동 자연성전 돌 조경작업 당시 사망사건까지 있었으나 다들 쉬쉬하는 분위기였다”며 “이후에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JMS 홈페이지에는 돌 작업 중 다수가 사망할 뻔한 사건이 있었다는 글도 올라와 있다. ‘1998년 7월15일 아침 말씀’에 는 “어제 돌 작업하다가 큰 돌이 떨어져서 4명이 죽을 뻔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노무법인 동인 이훈 노무사는 “장기간 가스라이팅을 통해 강제노동을 시켰다. 근로기준법 7조에 따라 강제근로에 대한 처벌이 가능하다”며 “특히 조경공사의 경우 건설공사로 들어가니 산재라던가 장갑, 안전모 등을 착용하는 산업안전보건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전모?
그게 뭐?

이어 “다만 신안 염전 노예처럼 장기간에 걸친 가스라이팅이나 세뇌가 인정될 경우의 이야기”라며 “해당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사용자와 노동자 사이에서 발효되는 근로기준법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JMS의 비상식적 행보는 이에 그치지 않았다. 최근에는 JMS 소유의 어린이집·방과후학교에서 신도 자녀들에게 부당한 종교 행위를 강요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JMS는 전국 곳곳에서 어린이집과 방과후학교를 운영 중이다. 실제 정명석이 부산, 광주, 충남 금산 등 5곳을 ‘JMS 어린이집’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한 탈퇴자는 정명석이 아이들에게 “라면과 과자, 탄산음료를 먹이지 말라”고 지시하자 즉시 제공이 금지된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콜라는 안 되고 사이다는 괜찮은, 이상한 기준이었다”며 “이성이 접촉하면 문제가 생긴다”는 정명석의 말에 의해 중학생이 되면 이성끼리 대화조차 하지 못했다고 한다.

JMS 교육기관에서 자행된 여러 행위는 아동학대에 해당할 수 있다. 아동복지법에서는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 등을 아동학대 범주에 포함한다. 또 2021년 서울시가 발간한 ‘아동학대 예방 및 대처 안내서’에는 종교 강요가 정서 학대의 일례로 나와 있다.

유년기 지속적 세뇌와 정서 학대는 사회 부적응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1995년 일본 ‘옴진리교’의 도쿄 지하철 독가스 살포 사건 이후 신도 자녀 110여명이 구조됐는데, 이들은 오랜 기간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야밤에도
영차영차

지난해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살해한 야마가미 데쓰야도 “어머니가 특정 교단에 거액을 헌금해 가장이 파탄났다”며 원한을 품은 것으로 조사됐다.

성폭력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정명석이 교도소 내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도 있다. 법무부는 대전교도소 내 일부 교도관이 정명석의 편의를 부당하게 봐줬다는 의혹에 관해 진상조사에 나섰다. 교정당국 관계자뿐만 아니라 반JMS 단체인 ‘엑소더스’ 회원들을 대상으로도 조사를 벌이는 중이다.


앞서 정명석은 2001~2006년 여신도 4명에 대한 강간치상 등의 혐의로 2009년 4월23일 징역 10년형을 확정 판결 받은 뒤 2018년 2월23일 대전교도소서 출소했다. 이후 그해부터 다른 여신도 2명을 상대로 한 준강간 등의 혐의로 지난해 10월28일 다시 구속 기소됐고, 대전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나상훈)의 재판을 받고 있다.

법무부는 정명석이 대전교도소에 갇혀 있는 동안 일부 교도관의 묵인 아래 서신을 통해 여성 신도의 알몸 사진 등을 받아봤다는 의혹에 대해 확인 중이다. 또 정명석이 운동 시간에 운동장서 400m가량 떨어진 아파트에 있는 여성 신도들과 수신호를 주고받았다는 의혹도 조사 대상이다.

법무부는 정명석이 수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보이는 장면이 촬영된 동영상도 확보했다. 이외에도 대전교도소 교도관 중 일부가 다른 지역에 근무하는 JMS 신도인 교도관의 부탁을 받고 정명석의 뒤를 봐준 게 아닌지 들여다보고 있다.

“반강제적 동원…무방비 상태였다”
죽어도 은폐…실제 사상자 있어

엑소더스 측은 “해당 JMS 신도인 교도관은 JMS 내에서 ‘인천사(인간 천사)’로 불린다”는 구체적 제보를 법무부 측에 전달했다. 법무부는 감찰에 착수하면서 1인실에 있던 정명석을 다인실로 옮겼다고 한다. 극단적 선택 가능성 등에 대비하는 차원이다.

정명석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리는 피해자는 계속 늘고 있다. 새로운 여신도 3명이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고소장을 내 충남경찰청과 대전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김지혜)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지난달 31일 여신도 1명이 충남경찰청에 고소장을 냈다.


수사당국은 정명석의 범행을 도운 조력자 등에 대해서도 수사망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검찰과 경찰은 수사관 약 200명을 동원해 충남 금산군 월명동 JMS 수련원과 경기 분당구 소재 교회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엔 정명석의 범행을 도운 혐의를 받는 ‘JMS 2인자’ 정조은(가명)의 자택 등도 포함됐다. 검찰은 지난 7일 정조은을 소환조사했다. 정조은은 피해 여신도를 정명석에게 유인하거나 알고도 성폭력을 묵인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조은은 성폭력 방조 혐의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피해를 주장했던 인물 대부분과 친한 관계가 아니었고 잘 알지 못한다. (정명석의 범죄를)말리려 했지만 막을 수 없었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그러나 2018년 7월부터 수차례 정명석에게 성폭행당한 호주 교인 에이미씨는 자신을 처음 정명석에게 데려간 사람이 정조은이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정말 혼란스러웠지만 그전에 있었던 세뇌 교육 때문에 결국은 아무 일도 아니라고 받아들이게 됐다”고 돌이켰다.

에이미씨는 1년 넘게 극도의 혼란을 겪으며 홀로 자책하다가 2019년 10월22일 정조은을 만났다. 에이미씨가 공개한 대화 녹취에 따르면 정조은은 에이미씨에게 정명석에게 더 잘하라는 조언을 건넸다.

교도소 특혜?
법, 조사 착수

당시 정조은은 “네(에이미)가 빨리 회복하고 이러는 것이 은혜를 갚는 거야. 네가 선생님(정명석)께 죄송하다면 그러면 더 잘해야 돼. 그리고 네 잘못을 정말 뉘우쳐야 돼. 더 열심히 하는 목소리를 보여주는 게 선생님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일이야”라고 말했다.

이어 “(너를) 딱 붙잡아줄 수 있는 게 여기 선생님이 계시니까. 어느 정도 상황이 괜찮아질 때까지는 한국에 있는 게 맞는 것 같다”면서 “선생님 가는 곳 좀 다 데리고 가달라고 그래. 최대한 갈만한 데 조금 붙어 있어. 어차피 혼자 있어봤자 이상한 생각만 할 거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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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의문 해소 첫 단추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