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안 보이더니…” <나는솔로> 13기 순자 돌싱 논란

SNS에 “광수·제작진·시청자 분들께 깊이 사죄”
제작진 검증 시스템 부실 논란 및 폐지 주장도

[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ENA‧SBS플러스 예능프로그램 <나는솔로> 13기 출연자 ‘순자’가 지난 6일, 자신을 둘러싼 ‘돌싱(‘돌아온 싱글’의 줄임말로 ‘이혼한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 논란’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나는솔로> 13기, 광수님, 제작진, 그리고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순자는 “결혼 전제 프로그램인 <나는솔로>에 출연 신청을 하면서 배우자 선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혼인했던 이력을 숨겼다”며 “내 이기심과 짧은 생각으로 일반 기수로 출연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죄를 드리기에는 이미 많이 늦은 시점이지만 지금이라도 모두에게 진실을 직접 말씀드리고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이전에 제작진분들께서 공개적인 사죄의 기회를 주셨었지만 내 이기심으로 모두 놓쳤고, 그동안 난 통편집의 사유를 모르는 척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13기 광수님은 저로 인해 시청자 분들에게 매력을 모두 보여주지 못하셨고 가슴에 큰 상처까지 받으셨다. 어떤 말이나 행동도 상처 받은 분들의 고통을 덜어 줄 수 없겠지만 평생 사죄하는 마음으로 반성하며 살겠다”고 광수에게 사과했다.

순자의 이 같은 사과에 대해 커플로 맺어졌던 광수는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해당 사과를 접한 한 누리꾼은 “정중한 척 하지만 결과적으로 나는 거짓말을 했고 잘 속였는데 들켜서 이렇게 글을 쓰니까 내 주변에 피해주지 마라고 하느냐”며 일침을 날렸다.

“사과는 사과고, 자기 주변에 피해를 주지 말라는 얘기 정도는 할 수 있지 않겠느냐? 저런 문제 하나 발견했다고 회사나 전 배우자 SNS에 찾아가 난리치는 사람들이 문제”라는 댓글에는 “난리치는 사람들도 문제지만 자기 이기심으로 거짓말 하고 방송 관계자, 시청자까지 전부 농락한 게 된다”며 “그 정도 책임질 생각도 해야 한다”고 응수했다.

다른 누리꾼은 “저렇게 똑똑한 사람이 속인다고 속여질 거라고 생각한 게 참 어이없다”면서도 “컴퓨터공학 전공자라면 이 세상에 숨길 수 있는 데이터가 거의 없다는 것 정도는 잘 알 텐데…”라고 아쉬워했다. 그는 “이런 걸 헛똑똑이라고 하는 건가? 정말 이해가 안 되는 행동”이라며 “세상을 너무 우습게 본 것 같다”고 탄식했다.

온라인 일각에선 <나는솔로> 출연자들의 검증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학폭 가해자나 프로그램 취지에 전혀 맞지 않는 솔로가 아닌 ‘유부남’ 또는 ‘유부녀’가 출연하거나 과거 결혼 이력을 속이고 출연하면서 논란이 제기됐던 탓이다.

또 일부 남성 출연자들이 여성 출연자들을 상대로 도가 지나친 무례한 발언과 언행으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4기에 출연했던 출연자 정자는 자신의 SNS를 통해 출연 후 대학병원을 다니며 심리 상담과 약물치료를 받고 있는 등 끔찍한 상황이었다고 폭로했다.

당시 누리꾼들 사이에선 “출연진의 도를 넘는 언행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적절한 선에서 하도록 개입해 유도했어야 했다” “사전에 출연자를 잘 선택하지 못한 것 같다” 등의 비판 목소리가 제기됐다. 해당 논란으로 인해 <나는솔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권고 조치’를 받았다.

9기에선 남규홍 PD의 여성 출연자 직업 비하 발언이 뭇매를 맞기도 했다.

남 PD는 광고기획자(AE)라는 여성 출연자 옥순에게 “따까리”라는 표현을 썼다가 된서리를 맞았다. 남 PD는 옥순과의 사전 인터뷰서 “어떻게 보면 ‘따까리’지 않느냐”고 물었다.

당시 자막은 ‘따까리’ 대신 ‘심부름꾼’으로 순화돼 방송됐다. 해당 발언에 대해 씁슬한 미소를 지으며 “그렇죠”라고 대꾸했다. 직장인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엔 광고업계 종사자들의 직업을 비하했다는 비판이 쏟아졌고 결국 유튜브, wavve 등 OTT에 제공되는 영상엔 해당 구간이 삭제됐다.

남 PD는 “제작진이 농담하거나 과하게 제스처하는 게 있는데 시청자들을 언짢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전 인터뷰가 길게 나갈 거라 생각을 하지 않았던 부분도 있다”며 “광고인들한테 큰 잘못을 한 건 인정을 한다. 앞으로 주의하고 신중하게 처신하도록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11기에는 남성 출연자가 파혼 직후 <나는솔로>에 출연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해당 회차에 상철은 영숙과 최종 커플에 골인하는 데 성공했으나 연인으로까지 발전하지 않았다. 일부 누리꾼들은 11기 첫 회 방송부터 전 여자친구와 파혼하자마자 출연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는데 사실로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파혼 논란’에 대해 당사자였던 영숙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결별 이유는 파혼 때문이 아니며 소개팅 어플 메시지를 통한 양다리 문제로 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13기는 지난 5일, 최종 선택서 여섯 남녀 중 다섯 명의 커플이 탄생하며 역대급 대미를 장식했다.

하지만 4회 차부터 순자와 광수의 데이트 장면이나 대화 내용이 방송에 전혀 나오지 않았고 시청자들 사이에선 ‘결혼설’ ‘중도하차설’ 등 갖가지 의혹들이 제기됐다. 해당 의혹은 14기 회차 방송이 종료될 무렵, 당사자인 순자가 직접 입장을 밝히면서 논란이 재점화되는 모양새다.

순자 외에도 남성 출연자 상철이 고교 시절의 학폭 의혹이 온라인을 통해 제기되기도 했다. 해당 논란에 대해 상철은 별 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고 순자·광수 통편집 논란으로 자연스레 잊혀졌다.

무엇보다 이번 13기 순자 돌싱 출연 논란은 제작진의 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추후 논란의 여지는 남아 있다. 이처럼 <나는솔로>발 각종 크고 작은 논란이 불거지면서 폐지해야 한다는 ‘폐지론’ 주장도 들린다.

<나는솔로>는 결혼을 간절히 원하는 솔로 남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사랑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극사실주의 데이팅 프로그램으로, 출연자끼리의 결혼 성사율은 약 5.88%로 1년에 대략 세 커플 정도가 결혼에 골인하는 셈이다(14기 기준). 지난 2월6일부터 5일까지의 평균 시청률은 2.6%서 3.0%로 집계됐다(수도권 기준).

일각에선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일반인들을 제대로 검증하기는 여건상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반론도 존재한다. 예컨대 예능 제작진이 출연자들에게 ▲범죄경력조회서 ▲건강진단서 ▲학교졸업증명서 ▲생활기록부 등 지나칠 수도 있는 개인 증빙서류들을 요구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흥미(시청률) 위주의 예능프로그램이라고는 하지만 그런 것도 매서운 시청자들이 있는 만큼 예전 같지 않은 게 현실”이라면서도 “온갖 서류들을 제출해야 한다고 한다면 논란 요소는 사라지겠지만 과연 어떤 일반인들이 출연하려 할 지 의문”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다른 일각에선 개인 출연자가 제작진을 속이면서 출연을 강행한 것이지만 결국 책임에 따른 사과는 출연진에게 강요할 것이 아니라 제작진이 직접 나서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십~수백명의 출연 신청자들 중 옥석을 가려 선택한 것은 출연자 개인의 선택이 아닌 결국 제작진의 몫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결국 출연진이 자신의 과거 이력을 미리 밝히지 않은 잘못보다 이를 걸러내지 못한 제작진의 검증 시스템이 우선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추후 같은 논란이 반복될 경우 프로그램 폐지론은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래는 13기 순자 인스타그램 전문이다.

<나는솔로> 13기, 광수님, 제작진, 그리고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사죄드립니다.

안녕하세요, 13기 순자 한소영입니다.

저는 결혼 전제 프로그램인 <나는솔로>에 출연 신청을 하면서 배우자 선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혼인했던 이력(2016.04)을 숨겼습니다. 저의 이기심과 짧은 생각으로 일반 기수로 출연 신청했습니다.

사죄를 드리기에는 이미 많이 늦은 시점이지만 지금이라도 모두에게 진실을 직접 말씀드리고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이전에 제작진 분들께서 저에게 공개적인 사죄의 기회를 주셨었지만 제 이기심으로 모두 놓쳤고, 그 동안 저는 통편집의 사유를 모르는 척 해왔습니다.

저로 인해서 <나는솔로> 제작진은 물론 13기 출연자분들께 큰 피해를 입혀드려서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특히 13기 광수님은 저로 인해 시청자 분들에게 매력을 모두 보여주지 못하셨고 가슴에 큰 상처까지 받으셨습니다.

그 동안 13기 순자 한소영을 응원해주셨던 분들께도 깊이 사과드립니다.

어떤 말이나 행동도 상처받은 분들의 고통을 덜어줄 수 없겠지만 평생 사죄하는 마음으로 반성하며 살겠습니다.

송구스럽지만 염치불구하고 두 가지만 부탁드립니다.

*저의 소속 회사는 제가 저지른 일과는 무관하므로 가급적 저와 연관지어 언급하지 말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과거 사진에 나온 그분도 저로 인해 피해를 보고 계시므로 함께 나온 사진은 사용하지 말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립니다.


한소영 드림
 

<pmw@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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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