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경영’ 이건그룹 홀로서는 장남 플랜

2막 2장 지휘봉 잡은 후계자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이건그룹이 완전한 2세 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최근 창업주가 세상을 떠나면서 장남에게 시선이 모아지는 분위기다. 온전한 홀로서기를 시작한 후계자가 어떤 행보를 밟을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일찌감치 승계 절차가 마침표를 찍은 만큼, 경영상 혼란이 뒤따르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6일, 이건그룹은 창업주인 박영주 회장이 별세했다고 알렸다. 향년 82세. 1941년 부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광명목재 대표이사를 거쳐 1978년 경영난을 겪고 있던 이건산업을 합병하면서 오늘날 이건그룹의 기틀을 만들었다. 

이후 이건창호시스템 대표이사 회장, 이건자원개발 대표이사 등을 맡았으며 1993년 이건산업 대표이사 회장을 역임했다.

과거와
작별

박 회장은 국내 건자재 시장의 개척자 꼽힌다. 1972년 합판 제조기업인 이건산업을 설립, 1980년대 초 컨테이너 바닥용 특수합판을 개발해 연간 1억달러 이상의 수출실적을 달성하는 등 기술개발에 기여했다. 목재업계 최초로 1990년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해 지속적인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로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이끌었다.

예술 후원에도 힘썼다.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비영리 사단법인 ‘한국메세나협의회’ 제7대 회장을 지냈으며, 2007~2011년 예술의전당 후원회 수석부회장, 2009~2011년 현대미술관회 회장, 2012년 예술의전당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예술 후원 공로를 인정받아 2014년 한국메세나인상, 2015년 은관문화훈장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해외에서도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 공로를 인정받아 1998년과 2001년에 각각 솔로몬군도, 칠레에서 최고훈장을 받았다. 2005년에는 독일 몽블랑 문화재단이 수여하는 ‘몽블랑 예술후원자상’을 받기도 했다.

창업주의 별세와 별개로 이건그룹은 경영상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춘 상태다. 박 회장이 주력 계열회사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 오래인 데다, 박승준 이건산업 대표이사 사장을 축으로 하는 오너 2세 경영체제가 뿌리내린 덕분이다. 

1967년생인 박 사장은 박 회장의 장남이다. 1992년 이건산업에 입사해 합판영업2팀장을 맡으며 경영 수업의 시작을 알렸다. 이건 미국법인 법인장, 이건창호 이사, 이건리빙 상무이사를 거쳤고, 2003년 이건리빙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것을 계기로 경영 일선에서 본격적으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창업주 떠나고 독주체제 가동 
일치감치 준비한 승계 절차

이후 박 사장은 경영 능력을 십분 발휘했다. 이건에너지에서 시절 열병합발전 부문에서 매년 20%대의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으며, 이건환경 대표 시절에는 특수 소재를 활용해 조경사업까지 진출하는 등 신규사업 발굴에 적극적이었다. 

박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2010년 3월을 기점으로 박 사장의 입지는 더욱 굳건해졌다. 당시 이건창호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박 회장을 대신하는 후임 대표이사에 박 사장을 선임했고, 같은 날 열린 이건산업 주총에서도 박 회장은 대표이사직 사임이 확정됐다. 사실상 오너 2세 경영의 닻을 올렸다고 봐도 무방했다. 


박 사장은 2013년 이건산업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고, 이때부터 그룹의 신성장동력 발굴을 진두지휘하는 역할을 맡았다. 본업인 건자재업에서 업황이 나빠졌기에 신사업의 중요성이 부각됐던 시점이었다.

이후 박 사장은 10년 넘게 이건산업 대표이사, 이건창호 사내이사로 실질적 사업을 이끌고 있다. 박 회장 별세를 계기로 박 사장이 이건홀딩스 사내이사 자리까지 이어받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박 회장이 지분을 정리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음에도 박 사장의 그룹 장악력에는 별 타격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애초부터 지배구조상 정점을 박 사장이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녹록잖은
경영환경

지난해 말 기준 박 사장은 이건홀딩스 지분 29.74%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박 회장(13.42%), 어머니 박인자씨(1.74%), 은정씨(7.94%) 등을 포함한 오너 일가 구성원의 지분율 총합은 52.84%다.

박 사장이 정점에 올라선 현 지배구조는 오랜 시일에 걸쳐 만들어졌다. 이건그룹은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이건산업과 이건창호를 양대 축으로 하는 지배구조를 띠고 있었다.

눈여겨볼 부분은 특히 그룹의 모체격인 이건산업이 아니라, 이건창호를 중심으로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이 일치감치 부각됐다는 사실이다. 박 회장이 단일 최대주주였던 이건산업보다 높은 곳에 오너 2세의 지분율이 높은 이건창호를 배치해야 증여 혹은 상속 과정에서 절차 간소화가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오너 일가는 2016년 기준 이건창호 지분 약 40%를 보유한 상태였다. 이 가운데 박 사장의 지분이 약 21%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박 사장의 동생인 은정씨도 이건창호 지분 9%가량을 직접 들고 있었다.

이건창호가 중심이 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2008년부터 조짐이 보였다. 당시 이건그룹은 관계사 합병을 단행했고, 그 결과 이건창호시스템과 이건인테리어, 이건산업과 이건리빙을 합병했다.

단계 밟아 올라 선 정상
본인 색깔 덧씌우기 관건

이건리빙을 자회사로 거느리게 된 이건창호는 해당 과정을 통해 이건산업에서도 주요주주로 올라섰다. 한때 이건창호가 보유한 이건산업 지분은 17%에 달했다. 이는 박 사장을 정점으로 ‘이건창호→이건산업→자회사’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체제는 밑그림이 구체화됐음을 의미했다.

지배구조 개편의 큰 틀이 갖춰지자, 이건그룹은 2017년 4월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을 알렸다. 예상대로 이건창호가 주축이 됐는데, 이건창호를 물적 분할 방식으로 이건홀딩스(지주회사)와 이건창호(사업회사)로 나누는 게 골자였다.


당시 이건그룹 측은 “경영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이 이뤄진 이후 이건그룹의 지배구조는 ‘박 사장→이건홀딩스→이건창호·이건산업→자회사’로 이어지는 형태로 자리 잡았다. 더불어 지주회사에 대한 박 사장의 장악력도 굳건해진 양상이다.

완벽한 홀로서기가 시작된 박 사장에게는 부친이 보유했던 이건홀딩스 지분 13.42%를 상속받는 문제가 남아 있다. 일단 창업주가 보유했던 지주사 주식을 법정 상속비율대로 나눠도 박 사장의 지분율은 33%를 넘긴다.

박 회장 지분을 모두 상속하게 되면 그룹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게 된다. 지난달 29일 종가 기준 이건홀딩스 주가(3430원)를 반영한 박 회장의 주식 가치는 104억원 수준이다. 박 사장은 부친의 지분을 모두 흡수할 계획이라면 상속세 산정 기준 적용 시 50억원가량이 필요하다.

온전히 혼자 힘으로 그룹을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을 이겨내야 하는 숙제도 놓여 있다. 박 회장은 10여년 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최근까지도 이건홀딩스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리는 등 간접적으로 경영에 관여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분 상속
묘수는?


최근 경영 흐름이 낙관적이지 않다는 점은 창업주라는 버팀목을 잃은 박 사장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이건홀딩스의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은 5076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6.9%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2.9%나 감소한 221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률은 4.4%로 전년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코로나19 특수로 호황을 누리던 목재 사업이 지난해부터 가격 하락세를 맞이하면서 수익성 부진으로 이어진 형국이다. 그룹의 캐시카우인 이건산업은 매출의 절반 이상이 목재 사업에서 발생한다.


<heaty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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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