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최고위원 후보를 만나다> ‘보수 여전사’ 조수진

“대통령을 공격해? 있을 수 없는 일”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후반전에 돌입했다. 당 대표, 최고위원 선거도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다. 비윤계, 친윤계의 극심한 대립 탓이다. 다양한 인물이 출마하는 만큼 후보들은 열의가 넘친다. 내년 총선을 생각했을 때 이번 전당대회서 지도부 입성은 필수다.

국민의힘 조수진 최고위원 후보는 이전 지도부에 속해 있었던 인사다. 이준석 전 대표 사태가 발생하면서 사퇴했고, 이번 3·8 전대를 통한 지도부 재입성에 도전하고 있다. 현재 최고위원 후보 중 지지율 1위를 기록 중인 조 후보는 호남의 딸, 보수의 여전사로 대선 기간 윤석열 대통령의 ‘입’ 역할을 맡았던 이력이 있다. 

<일요시사>가 조 후보를 만나 최고위원 출마 이유, 차기 지도부의 중요성, 총선 관전 포인트 등을 물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나섰다. 출마 이유는?

▲이번 지도부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다. 여당으로서 민생, 정책을 함께 챙기고 뒷받침해야 한다. 전당대회에 나선 모든 후보는 윤석열정부의 성공적인 뒷받침을 위한 ‘총선 승리’도 함께 이야기해야 한다. 내년 총선서 제1당이 되기 위해서는 수도권 승리가 절실하다.

국회에선 국민의힘은 여전히 소수 야당이나 다름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서울 양천갑 당협위원장, 비영남 출신으로서 수도권 승리를 돕는 최고위원이 되고자 한다. 당의 근본을 지키면 확장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자부한다.


-최고위원 후보 중 지지율 1위를 기록 중이다

▲2020년 4월 힘없는 소수 야당에 들어와 치열하게 싸우고, 논리적으로 맞섰다. 그간의 활약을 당원들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어떤 선거든 끝까지 해야 안다.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국회서 했던 활동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는구나’ 하고 생각하는 정도다. 또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입’이라고 할 수 있는 공보단장에 임명해줬다는 게 크다. 윤정부의 국정철학과 비전에 깊이 공감했던 점을 높이 샀던 게 아닌가 한다. 

-본인의 강점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호남인이라는 점이다. 호남 출신이 국민의힘에서 약진하고 있다는 부분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또 ‘국민통합’의 정책과 기조를 가지고 활동해온 점이 조금씩 결실을 보고 있다. 활동 면에서는 상임위에서 화장실 가는 시간 빼고는 치열하게 일한다는 마인드로 했던 게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최고위원 출마자로서 내세우는 공약은?

▲지난해 3월9일 정권교체를 이뤘고, 6월1일 지방선거서도 많은 곳에서 지방 권력교체도 해냈다. 그러나 여전히 국회에서는 민주당에 의석이 밀린다. 반드시 내년 4월에는 우리 당이 승리해 완전한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 국회에서는 내년 총선 전까지 우리 당은 험난한 길을 가야 한다. 치열하고, 논리적이며, 전투력 있게 싸우는 게 필요하다.

윤정부 성공 뒷받침 위해 출마
내년 총선 수도권 승리는 필수


나는 이 부분은 이미 검증을 받았다. 또 윤 대통령이 구상을 이야기하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입법으로 뒷받침해왔다. 윤 대통령이 이야기한 노동·연금·교육개혁 등 이른바 3대 개혁에 대해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선봉장으로서의 역할을 하겠다. 이 밖에 최종적으로 지도부서 결정하겠지만 선거제도 정당 개혁 부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 

-러닝메이트는 누구인가?

▲최고위원 후보인데 누군가와 손을 잡으면 힘이 실릴 수 있지만 내 개성이 빠진다. 정치라는 건 때로는 함께하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따로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대라는 걸 생각해본 적이 없다. 내 비전과 구상을 평가받고 싶은 마음뿐이다. 

-다음에 구성될 지도부는 이전 지도부와 어떤 차이가 있나?

▲2년 전 지도부는 정권교체를 목표로 한 지도부다. 그런 뜻에서 30대 0선 대표를 뽑아줬다. 그런데 이 전 대표는 당원이 품은 열망에 대해 배신 행위를 한 것과 다름없다. 정권교체를 한 뒤 걸핏하면 가출하고, 대통령 후보를 발목잡고, 당내 인사를 SNS에 올려 조리돌림을 했다. 이런 탓에 많은 사람이 상실감이 와버렸다. 여당임에도 불구하고, 비상대책위원회라는 비상체제가 오래 지속됐다.

이런 점이 굉장히 안타깝다. 이번 지도부는 그런 점에서 이 전 대표 사태에 대한 반작용으로 원팀이 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크다. 그래서 두 전당대회는 완전히 별개로 결부시키면 안 된다. 다음 지도부는 반드시 총선 승리를 통해 완전한 정권교체를 이뤄내야 하는 책무가 있다.

-이번 전당대회를 친윤 vs 비윤 세력의 대결구도로 보는 이가 많은데?

▲윤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되지도 않았다. 비윤이라고 분류된 분들은 언론에 항의해야 한다. 비윤이라고 불리면서도 은근히 즐기는 행동은 해당 행위로 잘못됐다. 전당대회서 윤 대통령을 공격하고 대통령 공약을 비판한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 전 대표에게 책임이 있다는 말로 들린다

▲전당대회를 이렇게 늦게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당 대표가 분탕질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이 계속 흔들려왔다. 이번 전당대회는 이 전 대표 사태에 대한 반작용으로 인해서 원팀이 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굉장히 크다. 

-당정 일체가 필요하다는 말인가?

▲당정 일체가 아니라 여당의 숙명이 당정대라는 용어에서 비롯된다. 당이라는 단어가 먼저 나온다. 정부나 대통령의 생각, 철학, 정국 구상이 여당에서 법안이나 정책으로 바뀌어서 국회서 통과돼야 한다는 뜻이다. 여당은 이 점을 잊어버리면 안 된다. 여당의 책무다. 과거 열린우리당 때의 사례를 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여의도 정치를 홀대했다. 인정을 안 하려고 했다.


민주당과 싸움 위해서 선봉장으로
“떼로 몰려다니는 이유 이해 안 가”

여의도 정치와는 다른 정치를 하겠다고 했다. 정당 정치는 책임 정치다. 이런 게 실종돼버렸다. 그래서 대통령과 당에서 모든 것을 서로의 책임이 아니라고 떠넘겼다. 이런 탓에 당 대표가 3개월에 한 번씩 바뀌었다. 어떤 용어를 사용하는 가가 지금 우리 전략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하다.

책임 정치를 강화하기 위해 당정 관계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당정융화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당정일체는 거부감이 드는 단어다. 이 때문에 당정 관계 재정립이라고 정의 내리고 싶다.

-다음 지도부는 총선 승리가 필수 과제다. 일각에선 지도부 구성 전부터 공천 파동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방선거 때 공천을 해본 경험이 있다. 공천에 탈락한 사람들은 잘못됐다고 이야기하곤 하는데 100% 만족시키는 공천이란 있을 수 없다. 다만 과거 총선 패배를 복기하고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사람이 가장 어리석다는 말처럼 당시 비례대표들 같은 경우에는 542명을 공모해놓고 다 바꿨다. 훌륭하신 분들도 있지만, 국민적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 

-보수당은 과거 공천 파동을 겪었다


▲영등포서 뛰던 사람을 송파로 보내고, 경북서 진 사람을 서울에 떠미는 행동은 유권자를 우습게 보는 행동이다. 무분별한 낙하산 공천으로 이는 전략공천과는 완전 별개다. 가령 어떤 인물이 필승 카드인데 조직이 뒷받침되지 않은 경선의 경우 피해를 볼 수 있다. 이럴 때는 전략적으로 내는 게 맞다.

-내년 총선 관전 포인트는?

▲더불어민주당이 4년 동안 국회서 180석이나 가지고 무엇을 했느냐가 가장 큰 판단 기준이다. 위선과 내로남불 때문에 정권교체가 됐는데, 여전히 민주당은 이재명 방탄, 이재명 예산, 이재명 법안에만 매달린다. 국민께서 상식과 법치에 입각한 윤정부가 제대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리라고 믿는다. 여당으로서 국민의힘은 반드시 먹고사는 문제, 민생을 책임지는 실용정당의 면모를 보여드릴 기회다. 

-이준석계로 불리는 천아용인(천하람, 허은아, 김용태, 이기인)이 한데 뭉쳐 전대를 치르고 있다

▲왜 떼로 뭉치는지 모르겠다. 정치는 본인 스스로가 해야 한다. 내 구상과 비전을 평가받는 자리다. 그런데 대리 출전했다. 선거로 압축되는 민주주의 역사가 거꾸로 퇴색하는 행위다. 내가 왜 지도부가 돼야 하는지, 총선 지도부서 내 역할은 무엇인지를 이야기해야 한다. 누군가가 써준 것을 읽고, 지역의 현실과 맞지 않는 공약을 이야기한다.

“이준석에게 오히려 내가 당했다”
당정 일체보다는 당정 융화 적절

천하람 후보는 과거 내가 참 많이 도왔다. 지난해 5월, 우리 당이 광주에 갔을 때 내 돈으로 기차표를 다 끊어서 천 후보와 김재섭 도봉갑 당협위원장에게 함께 가자고 했다. 나이로 따지면 나보다 어리지만, 내가 해주고 싶어서 그랬다. 그런 천 후보가 누군가를 대리해 당 대표 후보에 나왔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 전 대표와 갈등의 골이 깊었다

▲이 전 대표는 대표 시절에 성상납 무마 시도를 당직자에게 시켰다가 문제가 되면서 당이 폭망의 길을 걸었다. 현재 당원이 아닌 사람이 전당대회 안에 들어온 게 당혹스럽고 안타깝다. 우리는 민주당과 달라야 한다. 논란과 관련해 추문이 나오면 거기에 송구하다고 해명도 하고 사실관계도 따져야 한다. 이러면 우리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다를 게 없다. 나는 피해자다. 내가 당했다.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당 대표 상황 때문에 대다수 최고위원들이 자신이 부여받은 임기를 채우지 못했으니 피해자다. 그리고 SNS에 매번 누군가의 이름을 띄워놓고 조리돌림하는데 선거기 때문에 인내했다. 당 대표가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기사가 나왔다고 색출하라고 하고, 문제점을 지적하니까 항명이라고 했었다. 정당 민주주의를 모른다. 그때 억울했지만, 선거기 때문에 참았던 것이다.

-친윤이라고 불리는 현역 의원들이 대거 컷오프당했는데…

▲최고위원 선거의 경우, 당원 1명이 2표를 행사한다. 친윤 후보가 많아서 표 분산이 많았던 게 아니냐는 분석이 많다. 하지만 아직 전대가 끝나지 않았고, 선거라는 것은 마지막까지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법이다. 

-친이준석계 후보들이 모두 컷오프를 통과한 게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최고위원 후보 13명 중 8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비윤은 2명뿐이다. 이번 지도부는 소수 여당으로 선거를 치러야 하고, 국회서도 싸워야 한다. 이런 상황인데 내부 총질이 나온다.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 

-당원 100% 투표에 대한 생각은?

▲한 번도 가지 않은 길이다.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조사가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 당비를 내고 당원으로 활동하는 사람들과 정확히 의견이 일치할지 지켜봐야 알기 때문에 예단하기 쉽지 않다. 다만 당원들이 현명하게 생각하리라 믿는다. 우리 당원들은 프로다. 출마자들은 당원들에게 현명하게 생각해달라고 계속 호소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내년 4월 총선 때까지는 민주당의 견제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선 불복도 지금까지 공공연하게 해왔고, 장외서 투쟁까지 하는 상황이다. 민주당과 치열하고, 전투력 있게 논리적으로 싸울 사람이 지도부 맨 앞에 서야 한다. 나는 당의 근본을 지키면서 외연 확장할 수 있는 후보다. 선봉에 서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반드시 헌신하는 지도부, 개혁하는 지도부로 당을 이끌겠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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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