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특집> 백운비의 천기누설 - 윤의 3인방 신년운

오복 타고난 정권실세 누구?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제20대 대선이 치러진 지도 어느새 열 달이 지났다. 윤석열정부는 햇수로 집권 2년 차로 접어들었다. 그런데 정부 출범 때부터 불거진 인사 논란이 지금까지도 뜨겁다. 한덕수 국무총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 청문회 때부터 숱한 논란과 야당의 맹공에 직면했던 이들이 여전히 정부 요직을 지키고 있다. 이른바 ‘윤의 남자들’이다. 과연 올해는 어떨까. 백운비 백운비역리원 원장이 이들의 신년운을 내다봤다. 

<일요시사>는 이달 초 서울 종로구 종로5가에 위치한 백운비역리원을 찾았다. 이날 백운비 백운비역리원 원장은 한덕수 국무총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생년월일과 관상을 바탕으로 이들의 신년운을 살폈다.

‘인지재입’ 한덕수

백 원장은 한 총리의 관상에 대해 설명했다. 백 원장에 따르면 한 총리는 전형적인 선비형, 자(字)형이다. 타고난 운을 보면 ‘외유내강’으로 생산력·추진력·집착력의 삼강심이 대단하다고 한다.

실제로 한 총리는 학창 시절 수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리는 호남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뒤 서울 경기고등학교에서 유학했다. 이어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에 진학하면서 이른바 ‘KS라인(경기고-서울대 경제학과 졸업)’에 합류했다. 

이후 서울대 재학 중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생활을 시작했으며, 1979년과 1984년 하버드대학교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백 원장은 한 총리에 대해 “인지재입(人之才立)형이라 인재가 많이 모이고 만인의 스승으로 불리울 만큼 인의예지력을 모두 다 갖춘 보기 드문 큰 인물의 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입신양명에 군신상회 운”이라고 덧붙였다. 군신상회란 임금을 마주보는 신하, 즉 재상을 이르는 말이다.

백 원장은 “왕은 아니나 왕의 다음 가는 신하라는 뜻이니, 총리 자리가 입신양명의 한계”라고 부연했다.

한 총리는 전형적인 ‘경제통’ 관료로 공직자로서 입지전적인 이력을 쌓아왔다. 그는 관세청을 거쳐 상공부(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각종 국장직을 역임했다.

김영삼정부 들어 대통령비서실 산업담당 비서관을 거친 뒤, 다시 상공부로 복귀해 기획관리실장, 통상무역실장 등을 맡았다. 당시 한 총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추진, 대일 무역 규제 해제 등 굵직한 현안 처리를 주도했다.

48세에 차관으로 승진한 뒤 특허청장, 통상산업부 차관 등을 거쳤다. 김대중정부에선 대통령비서실 수석 비서관으로 임명됐고, 노무현정부에선 국무조정실장·부총리 겸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장관·국무총리 등을 역임했다. 

한 총리는 이명박정부서 맡았던 주미대사를 끝으로 40여년의 공직생활을 마무리짓는 듯했다. 그런데 지난해 윤정부의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되며 10여년 만에 공직 복귀를 타진했다. 당시 윤정부는 한 총리의 높은 경제적 식견과 다양한 국정운영 경험에 주목했다.

한덕수, 선비 관상…만인의 스승 사주
“총리직 올해 후반~내년 초까지 할 듯”


한 총리가 호남·진보 정권 출신이라는 점에서 ‘국민 통합’이라는 명분까지 쌓을 수 있었다.

하지만 한 총리는 지명 직후부터 지금까지 줄곧 야당의 비판·사퇴 요구에 시달려왔다. 론스타 관여 의혹·저축은행 사태 책임론을 제외하면 대부분 본인의 실언에서 비롯된 논란이었다. 이를테면 지난해 9월, 윤 대통령의 해외순방 도중 불거진 영빈관 신축 문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조문 논란에 대해 “신문을 보고 알았다”고 답해 ‘식물 총리’ 비판을 자초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직후인 지난해 11월1일에는 외신 기자회견에서 수차례 농담을 던지며 답변했다가 여론이 악화되면서 뒤늦게 사과했다. 특히 지난달엔 ‘참사 희생자 2차 가해 논란’ ‘합동 분향소 조문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사퇴 여론이 재점화됐다.

아울러 청문회 증인 채택 대상에 오르내리며 여야 갈등을 간접적으로 촉발하기도 했다.

이처럼 숱한 논란에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신년 개각’을 단행할 것이고, 한 총리가 교체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신년 개각설을 일축했고, 한 총리 역시 자연스럽게 임기를 이어나가게 됐다.

백 원장은 한 총리가 당분간은 계속 국무총리직을 수행할 것으로 예측했다. 백 원장은 “(한 총리의)현직은 올해 후반기나 내년 전반기가 운의 한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 총리는) 통관운이니 직분이 달라질 뿐, 관운은 평생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전화위복’ 이상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한 총리보다도 강한 사퇴 요구에 휘말렸다. 야권은 물론 여권 일부 인사까지 나서 이 장관의 결단을 촉구했다. 심지어 야권은 지난달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단독으로 통과시키기도 했다. 이후 윤 대통령이 해임건의안 수용을 거부하면서 당시 협치 국면으로 흐르던 국회 분위기가 급랭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예산안 처리와 국정조사 개시가 기약 없이 미뤄지는 계기가 됐다.

이 장관은 윤 대통령에게 유독 총애받는 내각 핵심 인사로 꼽히지만, 국회에서는 비토 분위기가 만만치 않다. 평판이 크게 엇갈리는 이 장관의 특성은 그의 관상에서도 엿볼 수 있다고 한다.

백 원장은 “이 장관이 관상이 호감 가는 상은 아니나, 덕상”이라며 “타고난 팔자가 모두 좋은 건 아니지만, 천부적이고 높은 재능과 남다른 대운이 함께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준다”고 밝혔다.

1965년 전북 익산시에서 태어난 이 장관은 서울 충암고에서 유학한 후 서울대학교 법학과에 진학했다. 1960년생으로 충암고·서울대 법대를 나온 윤 대통령의 ‘직속 후배’다. 이 장관과 윤 대통령은 개인적으로도 친분이 상당히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장관은 대학교 4학년 재학 중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시험과 사법연수원 성적을 합산했을 때 임관 서열 2위에 올랐다. 그는 1992년 판사로 임용됐다. 이 장관은 서울형사지방법원 부임을 시작으로 대법원 재판연구관에 이르기까지 약 15년간 공직생활에 몸담았다.

퇴임 이후로는 ▲국민은행 로또 이익분배금 사건 ▲고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 삼성생명 주식 처분 사건 ▲삼성전자-애플 아이폰 디자인 특허 사건 등 굵직한 민사소송을 맡아 변론했다. 

이상민, 팔자·재능이 모자란 관상 채워줘
“뒷심 부족…빠른 눈치 필요, 새것 취해야”

정계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시기는 2012년이다. 당시 이 장관은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 간사를 맡아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제18대 대선에서 박 전 대통령이 당선되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분과 전문위원으로 임명됐다.

박근혜정부 출범 뒤엔 2013년 민주평통 자문위원, 2014년 방통위 보도교양방송특위 위원 2015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연이어 맡았다.

이 장관은 2017년 문재인정부 출범에 맞춰 물러났다. 이후 변호사로 다시 활동하던 중, 제20대 대선에서 윤 대통령의 ‘살리는 선거대책위원회’ 경제사회위원장직을 맡았다. 인수위에 합류한 그는 지난해 4월 행안부 장관 후보로 지명됐다.


지명 직후부터 각종 논란이 불거졌다. 야권은 ▲아빠찬스 논란 ▲위장전입 의혹 ▲상습 체납 논란 ▲배우자 번역비 논란 등을 앞세워 총공세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 장관이 위장전입 등 일부 의혹을 인정했음에도 임명을 강행했다. 이 장관은 취임 직후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행안부 내에 ‘경찰국’을 신설해 정부의 경찰 통제력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수차례 입길에 올랐다.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일선 경찰들의 단체행동을 ‘쿠데타’라고 명명하거나 “경찰대 제도는 불공정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치면서다. 이 장관은 직접 초대 경찰국장으로 지명한 김순호 경찰대학장이 ‘프락치 의혹’에 휩싸이자 덩달아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이후 10·29 참사가 발생하면서 이 장관 책임론이 강하게 일었다. 취임 후 줄곧 ‘경찰 통제력 강화’를 주장해온 만큼, 경찰의 부실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관리 책임이 강화된 행안부 장관에게 향한 것이다. 

그러자 이 장관은 “행안부 장관에게 경찰에 대한 지휘 권한이 없다”고 밝혀 또 다른 논란을 낳았다. 이는 앞서 경찰국 신설을 강행하던 시절 이 장관이 “정부조직법에 따라 행안부 장관은 경찰을 지휘·감독할 권한이 있다”고 주장했던 것과 상충되는 발언이다.

참사 직후에는 “(사고 현장에)특별히 많은 인원이 몰린 것은 아니었다”거나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다”고 발언했다가 사흘 만에 사과했다. 

사퇴 요구가 빗발치는 가운데, 이 장관이 <중앙일보>에 “누군들 폼나게 사표 던지고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겠나”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알려지며 또다시 구설에 올랐다.

정치권에선 이 장관의 사퇴설이 수차례 불거졌다. 하지만 이 장관은 여전히 직무를 수행 중이다. 백 원장은 이 장관의 거취에 관해 “현직은 길게 갈 것은 아니다. 당장은 물러나지 않겠지만, 음력 5월 전에는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신년운에 대해선 “(이 장관이)담력과 뒷심이 약하다. 도전과 강한 배짱이 요구되며, 추진력을 더하면 금상첨화다. 기회는 자주 오나 늦추면 잃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변화의 운이니 제2의 준비가 우선이다. 아울러 처음보다 후가 좋으니 전화위복이 분명하다. 무엇보다 빠른 재치와 눈치, 깨달음의 지적 행동이 요구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신성대기의 운이니 밀린 재고를 정리하듯 버리고 새것을 취해야 한다. 선택이 곧 바른길이며 운명적 순리다. 후반에는 폐허를 옥토로 만드는 값진 운세이니 좋은 변화가 기대된다”고 조언했다.

‘입신양명’ 한동훈

백 원장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관상을 특히 호평했다. 백 원장은 “우선 (한 장관의)관상과 음성이 매우 좋다. 아쉬운 점을 꼽자면 목소리가 다소 낮아 힘이 부족하다는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관상은 마치 한 폭의 동양화, 명지의 화폭을 보는 듯한 최고의 귀품상이다. 음성은 맑은 물에 솟아오르는 청량수 같은 흔치 않은 특유의 음성”이라고 전했다.

백 원장에 따르면 한 장관에게는 복이 많다. 타고난 팔자(선천운)에 오복이 있는 데다가 천재형 재능이 함께한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한 장관은) 세상에 몇 안 되는 인재이자 기인”이라고 말했다.

한 장관의 사주에 대해 “관운은 물론 학계까지 모두 합류해 입신양명에 이어 큰 지도자의 위치에 오를 수 있다. 이를 통해 국가에 공헌하고 가문을 빛내게 될 역사에 남겨질 큰 인물이 된다. 운이 빠른 변화에 장점이 많아 뜻밖의 급상승으로 주변을 놀라게 한다”고 설명했다.

1974년 강원도 춘천시에서 태어난 한 장관은 서울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강남8학군을 거쳐 서울대학교 법학과에 진학했고, 졸업 전인 1995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한 장관은 2001년 서울지방검찰청(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초임 발령을 받았다. 이후 그는 법무부·대검찰청·서울중앙지검·청와대 등 요직만을 두루 거치며 ‘특수통’ 검사로서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특히 검사시절 회계·비리 수사에 두각을 보이며 괄목할만한 성과를 자주 보였다.

관련 의혹 수사를 통해 SK·현대차·삼성 등 재계에서 내로라하는 총수를 모두 구속시킨 이력이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첨단 수사기법 도입에 앞장서고, 조직 내 정책 기획에도 두각을 보이며 ‘천재’로 불린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과는 검찰 내 특수통으로 함께 일하며 친분을 다졌다. 탄핵정국 이후 윤 대통령과 함께 ‘적폐 청산’ 수사에 기여해 대검 반부패부장으로 영전했지만, 조국 사태 수사에 적극적으로 나서다 수차례 좌천됐다.

한동훈, 아주 좋은 관상…복과 재능 모여
“올해 운 바뀌는 분기점, 완성된 계획부터”

윤 대통령 당선 이후 서울중앙지검장·검찰총장 하마평에 오르며 중용이 예견됐다. 그러나 이 같은 예상을 뛰어넘고 한달음에 법무부 장관에 지명됐다. 지명 직후부터 검수완박법, 문재인정부 수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관련 수사 등과 관련해 야권과 숱한 대립 구도를 형성했다. 

야권 견제가 강해지는 만큼, 한 장관의 여권 내 입지는 자연스레 올라갔다. 한 장관은 결국 차기 대권주자로 언급되는 것을 넘어 지난해 말에는 오는 3월로 예정된 당 대표 선거에 차출될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왔다. 당시 대표적인 반윤(반 윤석열)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의 지지세가 두드러지는 것에 반해 친윤(친 윤석열) 주자 중에는 마땅히 두각을 드러내는 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얼마 뒤 윤 대통령이 이를 직접 부인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조기 차출설은 해프닝으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한 장관이 내년 총선이나 차기 대선에 나서는 등 결국 정치권으로 향할 것이라는 관측에는 큰 이견이 없다. 실제로 한 장관은 당내 주류세력으로 발돋움한 친윤계의 핵심 지지층을 그대로 가져온 듯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백 원장은 “(한 장관은)올해 운이 바뀌는 분기점이라 혼동하기 쉬우니, 이미 완성된 설계나 계획부터 서둘러 단행할 것”을 조언했다. 아울러 “항상 범위를 크게 잡고 빠른 변화와 개혁에 주력하는 특유의 감각과 판단력으로 신속 정확의 신기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도 전했다.

<jeongun15@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백운비 원장은?

50년 가까운 세월을 종로 5가에서만 보낸 백운비 백운비역리원 원장은 학문 연구에 몰두하며 외고집 역학 외길 인생을 살아온 인물로 유명하다.

40세도 안된 나이에 한국역리학회 최연소 학술 부회장을 역임한 그의 경력만 보더라도 역학에 대한 그의 학문적 깊이를 알 수 있다.

그가 역학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대 초반. 역학을 만나기 전 사법을 전공하는 법학도의 길을 걸었다.

우연한 기회에 역학서적을 접하고 독학으로 공부했다.

백 원장은 현재 각종 매스컴에서 ‘백운비의 사주풀이’를 수십년째 연재하고 있다.

또 유명인들을 비롯해 상담자들에 대한 확실한 검증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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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