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마스크 해제 막판 변수 셋

방역당국 신중론에 힘 실리는 이유는?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코로나19 유행이 본격화된 지도 어느덧 4년 차로 접어들었다.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면서 수많은 방역조치가 점진적으로 해제됐다. 이제 마지막 관문인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도 해제 논의를 앞두고 있다. 방역당국이 단서를 달며 논의 시점을 예고하자, 빠른 시일 안에 조치가 해제될 수 있다는 전망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오래 걸릴지도 모른다. 조치 해제를 막는 세 가지 변수 때문이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이하 실내 마스크 해제)’는 백신접종을 제외하면 사실상 유일하게 남은 방역 조치다. 지난해 9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가 해제되면서 한때 ‘실내 마스크 역시 조만간 해제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팽배했지만, 방역당국은 지금까지도 실내 마스크 해제를 단행할 구체적 시점을 특정하지 않고 있다.

마지막 빗장
언제 풀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달 23일 실내 마스크 해제를 위한 4개 지표를 발표했다. 구체적인 지표는 ▲주간 환자 2주 연속 감소 ▲주간 위중증 환자 감소 및 주간 치명률 0.10% 이하 ▲4주 내 중환자 병상 가용능력 50% 이상 ▲60세 이상 접종률 50%·감염취약시설 접종률 60% 달성 등이다.

방역당국은 해당 지표 4개 중 2개 이상을 충족하면 중대본 논의를 거쳐 부분적 실내 마스크 해제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 역시 확실한 ‘해제 선언’은 아니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 자문위원장은 관련 내용을 설명하면서 “네 가지 중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됐다고 해서 의무를 해제하는 게 아니라 그때 본격적으로 조정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참고치”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의 역사는 2020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질병관리청이 같은 달 4일, 버스와 병원 등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따른 과태료 부과 세부방안’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보고한 게 시작이었다. 

그 다음 달 13일부터 ‘명령’을 통해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됐다. 이 명령을 위반하면 최고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처음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시행 추이에 따라 의무 착용 장소가 달라졌지만, 이후 대유행이 도래하면서 사실상 모든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됐다.

실내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 때는 2021년 4월12일 0시부터다. 이때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와 관계없이 모든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게 됐다.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 지침은 약 1년6개월 지속되다가 점진적으로 해제됐다. 지난해 5월2일부로 감염 위험이 높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착용 의무가 대부분 해제됐다. 이어 지난해 9월26일부터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전면 해제됐다. 

반면 실내 마스크 착용 제도는 지금까지 별다른 완화 조치 없이 계속 유지되고 있다. 

시기 논의 시작됐지만…아직 멀었다?
해외발 변수·추가 접종 저조에 흔들려

그러던 중 지난달 초, 일부 광역자치단체장이 “독자노선을 걷겠다”고 중앙정부에 통보했다. 당시 대전시와 충남도 등은 중대본의 방역지침과 별개로 올해부터 실내 마스크 해제를 검토했다. 이후 광역자치단체장들이 계획을 철회하면서 일단락됐지만, 이는 중대본이 4대 기준을 발표하는 주된 계기로 작용했다. 


처음 중대본이 4대 기준을 발표했을 때, 실제 실내 마스크 해제 논의는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에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최근 방역 관련 악재가 여럿 불거지면서 실제 논의 시점이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주된 변수로는 중국 대유행, 변이 발생, 백신 접종률 등 세 가지가 꼽힌다. 

중국은 지난해 말 반(反) 제로코로나 정책 시행 이후 유례없는 코로나 대유행을 겪고 있다(1408호 중국발 ‘감기약 사재기’ 음모론).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주요 도시들이 올해 들어 유행 정점을 넘어 섰다’는 분석이 나오긴 하지만, 춘절(중국 설)을 기점으로 중국의 시골 지역 유행 정점이 예고된 상태다.

현재 중국발 입국자의 확진 사례가 상당수 보고되고 있다. 이에 국제사회는 중국발 입국자 중 확진자를 솎아내기 위해 너도나도 경계를 강화하는 양상이다. 중국과 인접한 우리나라 역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의무화하는 등 대응을 강화했다.

PCR 검사 의무화 이틀 차인 지난 3일에는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중국 출발 입국자 7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 중국발 인천공항 입국자 중 90일 이내 단기체류 외국인 무증상자 281명이 도착 즉시 인천공항 검사센터에서 PCR 검사를 받았다. 이 중 73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 것이다. 검사 건수 대비 양성률은 26.0%이다. 4명 중 1명 이상 꼴로 확진 판정을 받은 셈이다.

중국발
미국발

이는 ‘방역 강화 조치’ 첫날이었던 지난 2일(양성률 20%)보다 높아진 수치다.

공항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이들은 방역당국이 마련한 임시 재택시설에서 7일간 격리된다. 정부는 현재 공항 인근에 최대 160명까지 수용 가능한 격리시설을 마련했다. 아울러 수용 인원 증가가 예견되자 인천·서울·경기 소재 예비시설 확보에 나섰다.

정부는 다음 달 말까지 중국 입국 전후 코로나 의무 검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중국발 항공편 증편 및 단기 비자 발급도 제한한다.

이와 관련해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달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 중대본 회의에서 “중국의 코로나 상황 악화로 인한 국내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방역조치를 강화한다”며 “다음 달 말까지 외교·공무, 필수적 기업, 인도적 사유 등을 제외한 단기비자 발급을 제한하고 중국발 항공편의 추가 증편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실내 마스크 해제 연기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것”이라는 단서를 달면서도 “대외적인 상황이 국내 전파로 이어질 경우 계획했던 실내 마스크 해제 조치에 대해서는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듣고 결정할 것이며 예상보다 다소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날 함께 배석한 정 위원장은 “중국이 변수가 안 되게끔 강력한 조치를 하는 것”이라며 “중국이 2~3주 안에 정점을 찍고 1월 중하순쯤 되면 확산세가 가라앉을 테니 선제 조치한 다음 우리는 우리 갈 길을 가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중국발 코로나 유입 못지 않은 위협으로 떠오른 것이 ‘미국발 변이 유입’이다. ‘XBB.1.5’로 명명된 변이가 국내에서도 발견됐다. XBB.1.5는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널리 알려진 BA.2에서 파생된 XBB의 하위 변이다.

백신?
안 맞는다

XBB는 지난해 8월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이래로 ‘가장 강력한 변이’로 꼽혀왔다. 전문가들은 XBB.1.5 변이가 기존의 XBB 변이보다도 강한 면역 회피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XBB.1.5 변이는 이미 미국 내에서 우세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연말 기준 XBB.1.5 변이는 신규 코로나 감염의 40.5%를 차지했다. 국내에선 지난달 이후 XBB.1.5 변이가 13번 검출됐다. 변이가 가진 강력한 면역 회피력과 미국 전파 사례를 고려할 때, 국내에서도 검출률이 빠르게 상승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특히 XBB 하위변이들은 코로나 예방용 항체 치료제 ‘이부실드’에 내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면력이 약한 이들의 피해가 두드러질 수 있다는 의미다.

감염내과 전문의인 신상엽 KMI한국의학연구소 상임연구위원은 “미국서 XBB의 우세종화가 예사롭지 않다”며 “중국 상황 못지않게 XBB.1.5 변이 대책도 수립해야 한다. 국내 유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공들였던 개량백신 접종률은 여전히 미진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특히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감염 취약계층의 접종률 역시 유의미한 수준에 다다르지 못했다는 평가다. 중대본이 지난달 31일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동절기 추가접종률은 감염취약시설 52.4%(약 41만건), 60세 이상 30.7%(약 387만건)로 파악됐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1월21일부터 연말까지 6주간을 동절기 백신접종 기간으로 운영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고위험군 등 감염취약계층의 백신접종을 적극 독려했다. 당초 정부는 목표치로 ‘노인수용시설 등 감염취약시설 60%·60세 이상 50% 접종률 달성’을 설정했다.

위중증 환자 여름 재유행 때보다 많아 
‘이제 벗자’ 찬성 41% VS 반대 57%

하지만 실제 접종률은 이보다 훨씬 부진했다. 감염취약시설은 목표치에 얼추 근접했지만, 60세 이상 고령층 업종률은 목표치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취약계층의 낮은 접종률은 정부가 실내 마스크 해제 여부를 고심하게 하는 주된 요인 중 하나다. 실내 마스크를 해제하는 동시에 확진자가 급증할 가능성이 큰데, 이때 고위험군에서 위중증 환자나 사망자가 다수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확산세를 확인할 수 있는 각종 지표가 엇갈리는 점 역시 혼란스러운 대목이다. 일단 국내 확산세 자체는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연말부터 감염재생산지수가 1 아래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이번 7차 유행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지난 2일과 3일 국내 확진자 수는 각각 8만1056명, 7만8575명이다. 이는 최근 4주 중 최저치다. 하지만 이를 두고 코로나 유행 상황이 완화되고 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일 위중증 환자는 전날보다 1명 증가한 637명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4월25일(668명) 이후 8개월 중 최다치에 해당한다. 위중증 환자가 늘어나면서 병상 가동률은 42.2%까지 올랐다. 지난해 8월 말 이후 4개월여 만에 40%대에 재진입한 것.

일일 확진자 수가 최고 18만명에 달했던 지난 여름철 재유행 때도 위중증 환자 수가 600명을 넘은 적이 없었다. 방역당국의 고심이 커지는 배경이다.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하는데 위중증 환자 수는 늘어나는 기현상이 이어졌다. 이에 방역당국은 “검사 기피 현상이 일부 영향을 주고 있다”고 추정했다.

정 위원장은 지난 2일 브리핑에서 위중증 환자 증가세에 대해 “걱정하고 있는 부분이다. 급작스러운 증가는 아니지만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문을 열였다.

이어 “일단 이전 유행에 비해 이번 동절기 유행에서 고령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조금 높은 경향이 있다”며 “또 유행이 벌써 두 달을 넘어가면서 중환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계속 누적되는 효과도 조금 있다”고 짚었다.

여론도
부정적

유행 상황이 명확히 나아지지 않으면서, 여론에서도 실내 마스크 해제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계속 감지되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6~28일 전국 성인 1010명을 대상으로 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실내 마스크 전면 해제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41%, 반대는 57%로 조사됐다. 18~29세(60%)를 제외하면 모든 세대에서 반대가 찬성 비율을 상회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고).

<jeongun15@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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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