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인터뷰③> 백운비의 천기누설 - 이준석 VS 권성동 사주·관상풀이

“숙명의 라이벌 ‘팔자’도 정반대”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대통령이 취임한 지 4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 누구보다 ‘꽃길’을 걷고 있어야 할 여당 유력 정치인들이 ‘불꽃길’ 위에 오른 모양새다. 당 대표는 당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고, 원내대표는 집권 초반 지지율 하락의 주범으로 내몰렸다. 비슷한 위기에 놓인 이들. 그 해법과 결말도 과연 비슷할까. 일단 타고난 ‘팔자’는 정반대라는 소견이다.

백운비 백운비역리원 원장에 따르면 관상은 운명을 100이라고 할 때 15에 해당한다. 일견 적어 보일 수 있지만, 평생을 따라가는 운이므로 절대 적지 않다고 한다. 100중 타고난 팔자가 50이고 이름이 35, 관상이 15다. 팔자는 바꿀 수 없다 해서 선천운이라 부르며, 나머지는 후천운이라 한다.

장군멍군
용호상박

역할은 크게 달랐을지라도,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는 모두 윤석열정부 탄생에 일조한 ‘주역’이다. 그러나 정권 출범 이후 이들의 운명은 극명한 대비를 보인다. 과연 이것 역시 사주와 관상에 써진 그대로일까. <일요시사>가 백 원장에게 직접 물었다. 

백 원장 풀이에 따르면 이 전 대표의 사주는 정계보다 학계에 적합하다. 백 원장은 “(이 전 대표는)학계나 연구직에 종사하는 게 맞다. 교수에 뜻을 두면 큰 인물이 될 수 있다”며 “학관양명(學官揚名)운이 높아 명진사해(名振四海)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학관양명은 학계에서 이름을 드날린다는 의미고, 명진사해는 이름을 온 세상에 떨친다는 뜻이다. “해외 운이 다분해 국내에 머물기보단 해외로 진출하면 더욱 빛날 인물”이라는 평이 이어졌다. 


실제로 이 전 대표는 국내 정계에서 학업적·국제적 역량이 가장 뛰어난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그는 서울과학고등학교를 조기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하버드대학교에 잇달아 합격했다. 하버드대학교에서는 컴퓨터과학과 경제학 등 이공·인문계를 아우르며 수학했다.

외국어에도 능통하다. 유학 시절 다진 영어 실력을 바탕으로 해외 주요 인사들과 통역 없이 대화하는 모습이 여러 번 포착됐다. 이 전 대표는 영어 외에도 중국어·인도네시아어를 구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높은 학운과 달리 이 전 대표의 정계 운은 그다지 좋지 않다. 백 원장은 “이 전 대표는 근본적으로 정치가 운이 아니다. 길이 아닌데 들어왔다”며 “그동안은 타고난 운으로 지탱해왔지만, 본래 갈 길이 아니므로 이제 한계가 왔다”고 짚었다.

실제로 이 전 대표는 지난해부터 파란만장한 정치역정을 겪고 있다. 정치 인생 중 최고의 순간을 기록했다는 분석은 잠깐뿐. 지금은 정치 은퇴 갈림길에 서 있다는 평이 중론이다.

지난해 6월 당 대표로 취임할 때만 해도 이 전 대표의 위기를 언급한 이는 없었다. 하지만 바로 다음 달 시작된 윤석열 대통령과의 ‘잘못된 만남’ 이후로, 그의 정치 행보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당 대표 패싱 입당’ 뒤엔 윤석열 핵심 관계자, 일명 ‘윤핵관’의 공격이 이어졌다.

극단으로 치달은 양측 대결구도는 결국 ‘대선 기간 중 당 대표 잠적’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낳았다. 나흘 뒤 ‘울산 회동’으로 갈등을 극적 봉합했다지만, 평화는 단 3주뿐이었다. 같은 달인 지난해 12월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의 선대위 항명 사태로 갈등이 재점화됐다.

이 전 대표는 선대위의 모든 직책을 내려놓는 등 거센 불만을 표출했다.


해를 넘긴 감정싸움은 당 대표 사퇴 요구로 이어졌다. 지난 1월6일 국민의힘 의원 총회에선 당 대표 탄핵 결의안이 논의됐다. 표면적 갈등은 이 전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당시 대선후보)이 총회에 참석해 공개 화해하면서 일단락됐다.

이 대 윤핵관…잇딴 갈등 여권 풍비박산
매번 엇갈리는 희비…운명 속에 답 있나?

지난 3월 대선·6월 지선에서 연전연승했다지만, 깊은 갈등의 골은 끝내 제대로 아물지 못했다. 이 전 대표는 ‘선거 신승 책임론’ ‘유튜브발 성 비위 의혹’ 등으로 당내서도 십자포화를 맞았다. 정진석·장제원 등 친윤(친 윤석열)계 인사들과의 설전도 이어졌다. 

지선 직후 혁신위 카드를 꺼내든 이 전 대표는 큰 반발에 부딪혔다. 이 가운데 당 윤리위원회는 ‘성 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에 관한 품의 유지의무 위반’ 징계를 결의했다. 이 전 대표는 당원권 정지 6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받으면서 당 대표 직무가 정지됐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경찰 수사 결과보다 앞선 징계라는 점, 다른 회부 사례와의 차별점 등을 들어 ‘윤핵관의 정치 공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백 원장은 “그동안 상승길로 왔다면 이젠 하향길로 접어든 것”이라며 “운명적으로 정계보단 학계로 가는 걸 적극 권장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능은 재변득재형이라 뛰어나고 수재급이다. 하지만 길이 잘못된 탓으로 재능이 빛을 잃었다. (재능이 오히려)폭풍을 몰고 오는 먹구름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 대표 징계 직후, 권 원내대표는 이를 ‘사고’로 규정하고 직무대행을 맡았다. 친윤계는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동시에 이 전 대표에겐 징계 수용과 사퇴를 종용했다. 결국 이 전 대표는 징계 결과를 수용했다. 대신 대표직은 내려놓지 않았다. 이후 전국을 돌면서 당원들을 만나는 등 잠시 잠행을 이어갔다.

이 전 대표가 사퇴 압박에도 굴하지 않자, 지난달 당 안팎에선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통한 이 전 대표 축출 전략이 급부상했다. 이후 당내 일부 반대를 무릅쓰고 주호영 전 비대위원장을 필두로 한 비대위가 출범했다. 이에 ‘자동 해임’된 이 전 대표는 즉각 반발했다.

비대위 정지 가처분 신청을 시사하면서 다시 전면에 등장한 것이다. 

이유 있는
가시밭길

백 원장은 이 전 대표의 성격을 두고 “유아독존형으로 굴곡이 심하고 자승자박 등 고립난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짚었다. 고립난상이란 사방이 막히고, 홀로 서게 돼 상처만 남기고 많은 것을 잃게 된다는 의미다.

백 원장 말대로, 이 전 대표의 당내 지지세는 점점 약해지고 있다. 초반에는 이 대표를 옹호하는 당내 여론이 꽤 많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선당후사’를 강조하며 등을 돌리는 상황이 자주 목격된다. 그동안 꾸준히 이 전 대표를 비호하던 홍준표 대구시장이나 정미경 전 최고위원 등도 이 전 대표에게 “자중하라” “참으라”는 뜻을 전했다.


그럼에도 이 전 대표가 연일 강경 대응으로 일관하자, 홍 시장은 이 전 대표에게 강도 높은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백 원장은 “안타까운 게 타고난 천성은 본인이 알아도 고칠 수 없다는 점”이라며 “유아독존형은 본인만 존재하고 우군이 떠나가는 등 결국 홀로 고립된다. 더구나 이는 정계에서 치명적 결점이다. 적만 많이 남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많은 고뇌와 번뇌를 스스로 생각하며 현명한 깨우침으로 지금의 어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이 전 대표는 지금 복잡한 정치적 딜레마 상황에 놓여있다. 

우선 가처분 신청 결과는 이 전 대표의 완승이었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함과 동시에, 결정문에서 이 전 대표의 주장을 대부분 인정했다. 

당장 급한 불은 껐다는 평가다. 정치 인생을 건 가처분 신청에서 극적으로 승리해 정치적 정당성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그간 이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던 친윤계도 이번 가처분 결과로 당 장악 동력을 크게 잃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오히려 가처분이 인용되면서 “이 전 대표가 돌아갈 곳을 잃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 전 대표가 당 안정을 막아 집권 초반 고전하는 윤정부를 방해한다”는 비판 때문이다. 이유를 막론하고 현시점에서 ‘해당 행위’로 비춰질 수 있는 행동과 결과라는 것.


이번 가처분 결과가 이전부터 제기돼온 불만에 쐐기를 박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 전 대표 입장에서는 본인의 정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한 행동이 외려 정치적 복귀 가능성을 낮추게 된 셈이다. 그가 애용하는 MZ세대 시쳇말로 ‘가불기(진퇴양난)’에 빠진 형국이다. 

타고난 운
빛 바란다

백 원장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봉황 관상을 가졌다. 백 원장은 “(이 전 대표는)관상을 보면 명망이 높고 귀한 상으로써, 동물로 말하면 봉황형이다. 봉황은 중국의 전설에서 나온 상상의 새로서, 새의 왕으로 불린다. 우리나라 대통령의 휘장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듯 좋은 관상을 가진 것도 하나의 큰 복이다. 그러나 흠이 있다면 입”이라며 “배가 뒤집어진 모양으로 입으로 인한 사고가 잦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전 대표의 발언은 자주 구설에 오르내린다. 이번 국면에서도 ‘신군부’ ‘절대자’ ‘개고기’ 등 이 전 대표가 사용한 표현을 두고 적절성 논란이 일었다.

백 원장은 이 전 대표에게 “즉흥단순형이다. 고질병이므로 심도 있는 숙고가 요구된다”며 “좋은 점이 많은 것보다 한 가지의 나쁜 습관이 없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전 대표와 달리 권 원내대표는 ‘맞는 옷’을 입었다는 평가다. 백 원장은 권 원내대표를 가리켜 “정치할 사주다. 앞으로도 계속 걷게 될 길”이라고 짚었다. 다만 타고난 운에도 때를 지키지 못해 손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백 원장은 “운이 진행되는 흐름과 때를 잘 분석해야 최고의 성공으로 완성될 수 있다”며 “지난해부터 향후 3년간 아무 직책 없이 백의종군(白衣從軍)해야 훌륭한 명맥이 이어지고, 3년 후 큰 위치와 금빛 성공으로 완성된다.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의종군이란 자신의 계급과 권한을 모두 내려놓고 전쟁터에 나선다는 의미다. 정치권에서는 흔히 직책에 연연하지 않고 헌신하겠다는 의미로 통한다.

하지만 그간 권 원내대표의 행보는 백의종군과 거리가 멀었다. 권 원내대표는 대선 기간부터 윤정부 집권, 비대위 출범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의 직책을 거쳐왔다.

그는 대선 기간 윤 대통령(당시 후보) 비서실장, 당 사무총장 등을 지낸 데 이어 대선 승리 이후에는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이후 각종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당 대표 직무대행‧비대위원‧비대위원장 직무대행 등을 잇달아 도맡았다. 불과 두 달 동안 직함이 네 번이나 바뀐 셈이다.

문제는 권 원내대표가 당 전면에 나서는 동안 갖은 논란이 터져나왔다는 점이다. 권 원내대표는 일찌감치 윤핵관 좌장으로 지목됐다. 이후 당과 대통령 지지율이 위기에 빠질 때마다 ‘2선 후퇴’ 요구가 반복됐다. 하지만 권 원내대표는 물러나는 대신 스스로 입방아에 오르는 등 논란을 자초하는 행보를 보였다.

“이, 정치할 팔자 아냐…학계가 어울려”
“권, 백의종군 안 해서 좋은 기회 잃어”

권 원내대표는 지난 4월, 검수완박 국면에서 민주당의 중재안을 섣불리 받아들였다가 당내 비판에 직면했다. 원내대표로 뽑힌 지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이후 철회하며 사과했지만, 이미 여론전 전황은 뒤집힌 지 오래였다.

지난 7월에는 용산 대통령실 ‘사적 채용’ 의혹이 불거졌다. 이때 권 원내대표는 사과나 해명 대신 “그래도 7급에 넣어줄 줄 알았는데 9급이더라” “최저임금보다 조금 더 받는다. 한 10만원 더 받는다. 내가 미안하더라. 최저임금 받고 서울에서 어떻게 사나, 강릉 촌놈이”라고 발언했다.

들끓는 여론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공정’에 가장 민감한 2030세대는 “공무원 시험은 권성동” “권모술수 권성동” 등의 문구를 앞세워 권 원내대표의 실언을 조롱했다. 며칠간 버티던 권 원내대표는 뒤늦게 사과했다.

같은 달 26일엔 부주의로 윤 대통령과의 텔레그램 대화 내용 일부가 유출됐다. 이 때문에 그간 계속된 윤핵관의 이 전 대표 저격 뒤에 윤 대통령의 의중이 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기정사실화됐다. 성 상납 의혹과 징계로 수세에 몰렸던 이 전 대표에겐 반격의 구실이 됐다.

지난달 25일, 연찬회에선 ‘금주령’에도 불구하고 술병에 숟가락을 꽂아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포착됐다. 권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이와 관련해 백 원장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는 미래를 준비하는 ‘예비운’이 만들어지는 기간이었다. 이때 원내대표 등 직을 맡은 것은 오판”이라며 “그만두는 것도 때가 있는 법인데, 한 번에 좋은 기회를 잃었다”고 평했다.

아울러 백 원장은 권 원내대표에게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백 원장은 “이 기간 맡은 직은 시간이 갈수록 좋은 기운을 잠식한다. 서둘러 백의종군해야 한다”며 “지금은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정리해야 사필귀정(事必歸正)이 되니, 미련 없이 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고전하는 모습과는 별개로, 권 원내대표도 이 전 대표 못지않게 좋은 관상의 소유자다. 권 원내대표의 관상은 구상형. 일명 거북이형이다. 오합(복)을 맞이하는 관상이라 일컬어진다. 느리지만 정확하고, 여러 복이 함께한다 해서 만복임대형이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두 사람의 위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이 전 대표는 추가 가처분 신청을 내며 이번 달 2차전을 앞두고 있고, 권 원내대표는 일각의 사퇴 요구에도 “당장은 할 수 없다”며 버티는 상황이다. 과연 두 사람의 결말은 어떨까.

운명대로
흘러갈까?

정치생명을 이어가려면 이 전 대표는 운명을 거슬러야 하고, 권 원내대표는 타고난 운명에 몸을 맡겨야 한다. 운명은 이미 틀에 짜였다지만, 정치는 ‘생물’처럼 시시각각 변한다. 숱한 변수 끝에서 정치와 운명이 온전히 수렴할지는 아직 모를 일이다.


<jeongun15@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백운비 원장은?

50년 가까운 세월을 종로 5가에서 보낸 백운비 백운비역리원 원장은 학문 연구에 몰두하며 외고집 역학 외길 인생을 살아온 인물로 유명하다.

40세도 안 된 나이에 한국역리학회 최연소 학술 부회장을 역임한 그의 경력만 보더라도 역학에 대한 그의 학문적 깊이를 알 수 있다.

그가 역학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대 초반.

역학을 만나기 전 사법을 전공하는 법학도의 길을 걸었다.

우연한 기회에 역학서적을 접하고 독학으로 공부했다.

백 원장은 현재 각종 매스컴에서 ‘백운비의 사주풀이’를 수십년째 연재하고 있다.

또 유명인들을 비롯해 상담자들에 대한 확실한 검증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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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전’ 친윤 대숙청 시나리오

‘대선 전’ 친윤 대숙청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는 당원들의 도움으로 대선후보 지위를 유지했다. 확실한 명분을 쥔 김 후보는 설령 대선서 패배하더라도 당권 장악을 위한 투쟁을 이어가야 한다. 김 후보가 당내 주도권 다툼서 이기는 방법은 무엇일까?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는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권성동 원내대표 등 친윤(친 윤석열)계의 대선후보 교체 시도를 당원들의 반대로 진압한 후에야 선대위를 구성했다. 김 후보는 지난 11일 대선후보로 등록했고, 대선후보의 당무우선권을 발동해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을 같은 날 진행된 의원총회서 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갑툭튀 위원장 권 전 비대위원장이 후보 교체 시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기 때문이었다. 일각에선 권 원내대표의 사퇴도 강하게 요구했지만, 김 후보는 권 원내대표를 유임했다. 이날 진행된 의원총회엔 의원 107명 중 50명만 참석했다. 후보 교체 시도에 가담한 친윤계 의원들은 대거 불참했다. 이어 지난 12일엔 국민의힘 비대위 회의가 개최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회의서 김용태·주호영·권성동·나경원·안철수·황우여·양향자 등 7인 공동 선대위원장 체제를 발표했다. 김 후보는 후보 교체 시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을 대신해 박대출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했다. 박 의원은 선대위서도 총괄지원본부장을 맡았다. 이틀 동안 확정·발표된 인선 중 가장 주목받은 것은 김 비대위원장 임명이었다. 30대 중반 막내 초선 의원을 당 대표격 직책에 임명했기 때문이었다. 김 비대위원장은 비대위원으로서 후보 교체 시도에 강하게 반대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2021년 전당대회서 청년 최고위원으로 당선돼 이준석 당시 대표가 이끌던 지도부에 참가했다. 이어 황우여 전 비상대책위원장 시절에도 비대위원으로 발탁됐던 경험이 있다. 이 전 대표 시절엔 소장파 ‘천아용인’ 중 1명으로 거론됐던 적이 있고, 이 전 대표가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한 이후에도 돈독한 친분을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선 김 비대위원장 발탁을 놓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대비한 것”이라고 평가한다. 다만 김 비대위원장에 대해선 “소장파로서의 행보가 약하다”는 평가도 있다. 그래서 김 비대위원장이 적극적으로 권한을 행사할 수 있을지 회의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지난 12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서 “친윤계가 김 비대위원장을 화살받이·방패막이로 앞세워서 상황을 돌파하려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 비대위원장의 역량을 인정하는 기준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의 결별 및 출당을 제시했다. 함께 출연한 장윤선 정치 전문 기자는 “제일 고통스러운 사람은 김 비대위원장 자신일 것이란 얘기가 있다”며 “대선서 크게 패배하면, 그 책임을 김 후보가 아닌 김 비대위원장이 지는 방식으로 정리하기 위해 허수아비로 세워놓은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고 거들었다. 친윤계는 의원총회 불참으로써 김 비대위원장 지명에 암묵적으로 동의했다. 김 후보는 당원투표로써 친윤계의 후보 교체 시도를 진압했기 때문에 명분을 확보했다. 국민의힘의 주도권을 휘어잡을 기회를 얻었다고 볼 수도 있다. 30대 초선 비대위원장 총알받이? 방패막이? 김 후보가 대선후보 지위를 굳힌 후 먼저 교체한 사람이 이 전 사무총장이란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전 사무총장은 당 선거관리위원장 자격으로 김 후보 선출 취소 공고와 새 후보 등록 신청 공고를 발표했다. 후보 등록 신청 공고에 제시된 등록 신청 기간은 지난 10일 오전 3시부터 4시까지였고, 등록을 위해 준비해야 할 서류는 총 32종이었다. 등록 장소는 국회 본관 228호 비대위 회의실이었다. 이 황당한 상황은 한 편의 코미디로 남았다. 이날 오전 3시부터 4시 사이엔 공고를 본 후 국회를 방문해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등록하러 왔다”면서 국회 경비대에 “문을 열어달라”고 요구하는 조롱성 방송을 진행한 유튜버도 있었다. 이 전 사무총장은 소동이 끝난 후 의원 단톡방에 김 후보를 비판하고 권 전 비대위원장을 두둔하는 취지로 어느 정치평론가의 칼럼을 게재했다. 이어 친한(친 한동훈)계인 국민의힘 정성국 의원으로부터 “총장님 입맛에 맞는 정치평론가의 글을 단톡방서 읽을 이유는 없다”고 비판받았다. 김 후보로선 사태가 끝난 이후에도 후보 교체 시도를 정당화하는 이 전 총장을 유임시킬 이유가 없었다. 선거를 목전에 두고 있으므로 권 원내대표까지 교체해 파문을 확대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김 후보가 당의 주도권을 확실히 휘어잡을 기회를 잡은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선대위를 움직일 당 사무총장은 빨리 교체해야 했다. 김 후보는 권 원내대표를 유임시켜 ‘휴전’ 메시지를 보낸 후 친윤계와의 암묵적 합의를 거쳐 김 비대위원장을 임명했다. 이어 실권을 행사하는 사무총장을 신속하게 확보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교체 시도는 1991년 8월 발생한 소련 공산당 보수파의 쿠데타를 연상시킨다. 보수파는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대통령을 몰아내기 위해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 쿠데타는 KGB 알파그룹과 전차부대 등이 동원돼 신속하게 진행된 군사작전이었다. 쿠데타는 실패했고, 소련은 해체됐다. 이처럼 정치적 기획을 군사작전처럼 몰아쳐 진행하는 성향이 있는 사람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윤 전 대통령은 이런 식으로 당 대표 2명과 비대위원장 1명을 쫓아낸 적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대변인은 지난 10일 “윤석열 지령, 국민의힘 연출로 시작된 대선 쿠데타”라고 주장했다. “행보가 약하다” 윤 전 대통령도 본의 아니게 자수 아닌 자수를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그런데 이 게시글엔 “김 후보를 지지하셨던 분들도 이 과정을 겸허히 품고 서로의 손을 맞잡아야 한다”는 문장이 있었다. 김 후보의 패배를 기정사실로 한 게시글을 수정 없이 그대로 올렸다. 김 후보와 친윤계의 대결이 ‘휴전’에 불과하다는 것을 암시하는 게시글이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등 친한계는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김 후보를 거들었다. 이 중 친한계 좌장 6선 조경태 의원은 김 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단일화 논란이 분분했던 지난 9일에도 “무책임한 외부 인사 영입을 통해 대선을 치를 거라면, 경쟁력 있는 이재명 후보를 데리고 오는 게 빠른 거 아니냐”면서 김 후보를 두둔했다. 이를 두고 “당원투표서 김 후보 교체 시도가 부결됐던 이유 중 하나는 친한계 당원들의 반대 움직임”이라고 보는 일각의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김 후보와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탄핵 등 여러 사안서 의견이 엇갈렸다. 두 사람은 국민의힘이 대선서 패배하면 다시 진행될 가능성이 큰 당권 투쟁의 잠재적인 경쟁 상대다. 김 후보는 56.53%를 얻어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한 전 대표가 얻은 43.47%도 무시하긴 어려운 수치다. 친한계 일원인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한 전 대표의 선대위 참여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전 대표는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상계엄 및 탄핵 반대에 대한 사과 ▲윤 전 대통령 부부와의 절연 ▲한 전 총리와의 단일화 약속을 내걸고 후보로 선출된 것에 대한 사과 등 자신의 선대위 참여 조건을 제시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를 언급하면서 “김 후보가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렇듯 김 후보는 당내 유력 계파들인 친윤·친한과의 불씨를 두고 있다. 두 계파 모두 앙숙이기 때문에 김 후보로선 두 계파 모두를 포섭하기도 쉽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2026년엔 국회의원들의 ‘대목’이라고 볼 수 있는 지방선거가 진행된다. 불씨가 들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최소한 선거 상황에선 김 비대위원장이란 완충지대가 필요했을 가능성도 있다. 김 후보도 바보가 아닌 한 대선 승리 가능성이 크지 않단 것은 잘 알고 있다. 그 자신도 친윤계의 쿠데타로 인해 정당하게 선출된 후보직을 잃을 뻔했다. 대선 이후엔 곧바로 당권 투쟁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 후보가 대선 이후에도 정치적 영향력을 잃지 않고 당을 장악하려면 당권 투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김 후보에게도 우군이 필요하다. 남겨놓은 갈등 불씨 김 후보는 지난 2020년 1월 국민의힘의 전신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이후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돈독한 친분을 유지했다. 같은 해 8월 발생한 사랑제일교회 코로나19 집단감염 사건 이후에도 경찰이 자가격리 조치를 어기고 집회에 참석한 사랑제일교회 일부 신자를 연행하려고 하자 이를 막는 등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당시 김 후보는 “내가 김문수인데, 왜 가자고 그러느냐”라거나 “내가 국회의원을 3번 했다”는 등 호통을 치는 등 경기도지사 재임 당시 119에 전화해 갑질했던 ‘도지삽니다’ 사건을 연상시키는 언행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전 목사는 후보 교체 시도를 격렬하게 비판했다. 전 목사가 주도하는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국민운동본부(이하 대국본)는 지난 10일 국민의힘을 규탄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전 목사는 이날 “멀쩡하게 뽑아놓은 김문수를 아웃시키고, 한덕수를 영입했다”며 “국민의힘이 사기 치는 것 봤죠? 이건 완전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대국본도 같은 날 배포한 입장문서 “국민의힘은 종북 좌파와 맞서 싸우겠다는 애국 보수만 나타나면 알레르기 반응부터 보인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지난 8일 관훈토론회 초청 토론회서 “광장 세력과도 함께 손잡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기독교의 교회 조직과 말씀 때문에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가 버티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전 목사 등 강경보수 성향 일부 교계를 극찬했다. 당내 지분이 전혀 없는 상황서 친윤·친한 모두와 경쟁해야 하는 김 후보로선 우군이 절실하다. 김 후보는 강경보수 세력 내부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와도 돈독한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 4월24일 전씨의 유튜브 채널 ‘전한길뉴스’에 출연했다. 전씨는 전 목사의 경쟁자로 통하는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와 연결돼있다. 전씨는 김 후보의 선거 전략을 분석하면서 “김 후보가 기득권 정치와 차별화된 이미지를 구축하고, 호남 지역 표심을 공략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TV 토론서 압도적 존재감을 발휘하고, 막판에 보수 우파가 단합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 목사와 전씨는 윤 전 대통령 탄핵 국면서 보수 진영 내부의 막강한 영향력을 확보했다. 두 사람의 영향력은 인원 동원 능력으로부터 비롯된다. 이들을 국민의힘 내부에 유입시켜 전당대회서 승부를 본다면, 김 후보가 국민의힘을 장악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지방선거서 급한 일은 의원들의 지역구 내 지방선거 공천에 개입하는 일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역구 국회의원의 영향력 아래서 손발 노릇을 하는 기초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장악하면, 의원들의 손발을 묶어둘 수 있다. 후보 교체 시도 5적 지역구서 공천 전쟁? 김 후보와 충돌할 가능성이 큰 의원은 ▲권 전 비대위원장 ▲권 원내대표 ▲이 전 총장 ▲성일종·박수영 의원이다. 이 중 이 전 총장을 제외한 4명에 대해선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서 ‘4적’이라고 주장했던 적이 있다. 홍 전 시장은 “경선을 혼미하게 한 책임을 지고, 의원직 사퇴·정계 은퇴하라”고 주장했다. 이들 중 지도부였던 ▲권 전 비대위원장 ▲권 원내대표 ▲이 전 총장은 후보 교체 시도를 직접 진두지휘했다. 성 의원은 김 후보와 한 전 총리의 단일화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박 의원은 김 후보의 캠프에 참여했지만, 김 후보가 단일화와 관련해 신경전을 이어가자 “김 후보 주변 운동권 출신 인사들이 ‘한 전 총리는 가라앉고, 김 후보가 단일후보가 될 것’이라는 식의 논리를 퍼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김 후보를 일컬어 “전형적인 좌파식 조직 탈취 시도를 하고 있다”는 비난도 이어갔다. 김 후보는 대선후보 자격이 취소됐던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개최해 스스로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김문수”라면서 지도부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어 캠프 내 측근들과 함께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방문해 대통령 후보실을 점거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선 “왕년의 투사 김문수가 돌아온 것이냐”고 반응했다. 이날 김 후보의 대응을 돌아보면, 대선 이후 당권 투쟁서 물러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독자 영역을 구축한 친윤·친한과 달리 김 후보는 외부 세력을 당내에 유입시키기 위한 명분부터 구축해야 한다. 대선서 패배하더라도 의미 있는 득표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홍 전 시장은 자유한국당 후보로서 대선에 출마했지만, 보수 정당이 분열됐던 여파를 극복하지 못했다. 그래서 불과 785만여표(약 24%) 득표에 그쳤다. 이는 역대 대선 직선제 2위 후보 중 당선자와 최다 표차 낙선과 보수 정당 최저 득표율이었다. 홍 전 시장은 대선 패배 이후 약 3주 동안 미국을 방문한 후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로 당선됐다. 예나 지금이나 당내 세력이 미약한 홍 전 시장은 당의 하락세를 막지 못했고, 지난 2018년 지방선거 패배 책임 차원으로 당대표직서 물러났다. 대선서 많은 득표를 하지 못했던 것도 홍 전 시장의 지도력에 힘이 붙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였다. 따라서 김 후보로선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당을 장악하기 위해선 패배하더라도 최대한 많은 득표를 해서 명분을 쥐는 것이 중요하다. 이 후보와의 단일화 시도를 완전히 접지 않은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하한선 35% 무너지나 YTN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11~12일 이틀간 무선 100%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했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보다 13% 뒤처진 33%의 지지를 얻었다. 김 후보가 설령 대선서 패배하더라도, 국민의힘을 장악하려면 40% 이상의 독자 지지율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최저 하한선은 35%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후보에겐 승패 여하를 떠나 많은 것이 달린 대선일 수밖에 없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