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장관-검찰총장 출격한 삼각편대 막전막후

‘명’ 잡을 저승사자 떴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윤석열정부 첫 검찰총장 후보자가 결정됐다. 전임 검찰총장이 퇴임한 지 3개월여 만이다.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 지명으로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 검찰 출신 법무부 장관과 함께 이른바 ‘삼각편대’가 완성됐다. 

헌정사상 최초의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 윤석열정부 출범 초기부터 대통령의 출신 성분(?)이 향후 국정운영의 가늠쇠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문재인정부의 검찰개혁 과정에서 약해진 검찰의 힘을 되살릴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3개월 공석
뽑은 사람이…

실제 윤정부 1기 내각 조각 과정에서 ‘검찰’ 출신이 득세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장관 후보자를 지명할 때마다 검찰 출신 여부가 꼬리표처럼 따라 붙었다. 검사 시절부터 최측근으로 불리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아예 검찰을 관리·감독하는 부처의 수장으로 앉혔다.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수원지검장 등 검찰 내 요직으로 갈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한 장관을 법무부에 입성시킨 배경에는 ‘검찰 정상화’가 거론된다. 윤 대통령 자체가 검찰 권한 약화를 꾀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시도에 반발해 직을 내려놓은 ‘산 증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시도는 윤 대통령 당선은 물론 국민의힘 부활에 일조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차 검수완박 시도로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뒤로 하고 대선후보에 나설 판을 깔아줬고, 6·1 지방선거에서는 2차 검수완박 시도 끝에 법안 통과·공포를 추진하면서 국민으로부터 외면받았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검찰공화국’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공연히 드러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민주당 이재명 의원을 겨냥한 검찰수사를 막기 위한 ‘방탄 쇼’라는 지적이 이어져도 마찬가지였다. 검찰의 칼과 국회 다수 의석을 가진 제1야당의 방패가 맞부딪치는 형국이다.

이 과정에서 한 장관은 검수완박 법안으로 누더기가 된 검찰 내부를 재조직하는 대수술에 나섰다. 취임 직후 대대적인 검찰 인사에 나선 것. 조국-추미애-박범계로 이어지는 전 법무부 장관의 인사 기조가 한 장관 취임 이후 완전히 뒤바뀌었다. 

좌천을 거듭했던 윤석열 사단이 부활했고, ‘친 문재인정부’ 검사로 분류됐던 이들이 한직으로 밀려났다. 과거 한 장관이 좌천됐던 법무연수원은 문정부에서 승승장구했던 검사들의 무덤이 됐다. 이성윤 전 서울고검장, 이정수 전 서울중앙지검장, 심재철 전 서울남부지검장 등이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됐다.

이원석 대검차장 최종후보로
직무대리 이어 수장 자리에

한 장관은 공석인 검찰총장을 제외하고 고위간부 및 중간간부 인사를 마무리했다. 윤정부 출범 3개월 만에 검찰은 나름대로 전열을 가다듬었다. 한 장관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검수완박 법안의 시행령을 손봐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확대시켰다. 조직을 재정비한 데 이어 권한찾기에 나선 것. 

마지막 화룡점정이 바로 ‘검찰총장 인선’이었다. 김오수 전 검찰총장 이후 100여일 넘게 검찰총장 인선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숱한 뒷말이 나왔다. 검찰총장 없이 법무부 장관 중심의 검찰 인사가 진행되면서 검찰총장이 취임해도 ‘식물총장’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였다. 

일각에서는 이미 정부 입맛대로 검사를 배치해놓고 꼭두각시처럼 움직일 검찰총장을 구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종의 ‘바지사장’을 세워놓고 법무부가 검찰을 이리저리 주무르려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다. 검찰총장 인선 과정이 최소 한 달 이상 걸린다는 점에서 법무부가 지나치게 늑장을 부린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실제 검찰총장을 뽑기 위해서는 먼저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추천위)가 꾸려져야 한다. 추천위는 개인이나 법인, 단체로부터 후보자를 천거 받는 등 선정 절차에 돌입한다. 이후 심사를 거쳐 검찰총장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한 3명 이상의 인물을 법무부 장관에게 추천한다.

법무부 장관은 이 중 1명을 최종 후보자로 임명 제청하는 방식이다. 

여기까지 약 한 달의 시간이 소요된다.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이 추천한 후보자를 검찰총장으로 지명하면 인사청문회가 진행된다. 인사청문회 일정은 여야 합의를 거쳐 잡아야 하고 실제 진행까지 걸릴 시간도 가늠이 쉽지 않다. 검찰총장 최종 후보자는 인선 과정에서만 꽤 오랜 시간을 버텨야 하는 셈이다. 

혹시나
역시나

법무부는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검찰총장 인선 작업에 들어갔다. 지난달 11일 김진태 전 검찰총장을 위원장으로 권영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상임고문, 권준수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이우영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5명이 비당연직 위원으로 위촉됐다.

당연직 위원은 김형두 법원행정처 차장,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정영화 한국법학교수회 회장, 한기정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신자용 법무부 검찰국장 등 5명이 맡았다. 

추천위는 지난 16일 여환섭(사법연수원 24기) 법무연수원장, 김후곤(25기) 서울고검장, 이두봉(25기) 대전고검장, 이원석(27기)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검찰총장 후보군으로 압축했다. 공정과 정의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수호하며, 정의와 상식에 맞게 법을 집행할 후보자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여환섭 법무연수원장은 윤 대통령과 함께 일한 경험은 있지만 ‘친윤’으로 분류되진 않는다. 경북 김천 출신으로 과거 대검 중앙수사부 중수2과장·중수1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 특수통 검사로 이름을 날렸다. 문정부에서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 단장을 맡은 바 있다.

당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범죄·뇌물수수 의혹 등을 수사했다.  

김후곤 서울고검장은 ‘비윤’으로 분류되지만 검수완박 국면에서 검찰 내 반대 여론을 주도하면서 조직 내 신망을 얻었다는 평가다. 경남 남해 출신으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대검 대변인 등을 지냈다.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으로 재직할 무렵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인사단장을 맡은 경험이 있다. 

이두봉 대전고검장은 월성 1호기 원전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눈도장을 찍었다. 강원 양양 출신으로 대검 중앙수사부 첨단범죄수사과장,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을 지냈고,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할 시기 4차장·1차장 등을 지내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된다.

안팎 현안
첩첩산중

과거에도 윤 대통령과 대검 중수부에서 함께 일한 경험이 있다. 

이원석 대검 차장검사는 특수수사에 밝은 특수통 검사다. 대검 수사지원과장·수사지휘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대검 기획조정부장, 제주지검장 등으로 재직했다. 김 전 검찰총장의 자진사퇴 이후 직무대리를 맡아 초토화된 검찰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을 받았다. 한 장관과는 사법연수원 동기다.

한 장관은 이들 가운데 이 차장검사를 윤 대통령에게 제청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이 차장검사를 검찰총장 최종 후보자로 지명했다. 검찰 조직 안정화를 최우선에 둔 것으로 보인다. 검찰총장 공석 이후 3개월 동안 직무대리로서 검찰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끈 이 차장검사에 더 큰 중책을 맡겼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 차장검사는 한 장관이 취임한 직후부터 검찰 인사와 조직개편 등 검찰 내 굵직한 현안을 함께 논의했다. 이미 3개월에 걸쳐 검찰 조직을 추슬러왔기 때문에 세간에서 나오고 있는 ‘식물총장’ 우려도 불식시킬 수 있다고 판단한 모양새다. 주요 현안 수사도 지휘하고 있었기 때문에 연속성에 있어서도 무리가 없는 상황이다.

다만 4명의 후보군 가운데 이 차장검사의 기수가 가장 낮아 그보다 기수가 높은 검사의 줄사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검찰 인사 과정에서도 이미 많은 검사가 검복을 벗고 검찰을 떠난 바 있다. 

검찰총장 최종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지만 임명 과정에서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지 않다. 윤 대통령의 지명과 함께 이 차장검사가 신임 검찰총장으로 거의 결정됐다는 분위기다. 그러면서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 검찰 출신 법무부 장관, 신임 검찰총장 등 이른바 ‘검찰 삼각편대’가 완성됐다. 

신임 검찰총장은 산적해 있는 검찰 안팎의 현안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단 문정부를 겨냥한 사건과 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연루된 사건이 진행 중이다. 특히 이 의원은 대선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 아내인 김혜경 여사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갖가지 사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검수완박·경찰 관계 회복
식물총장 우려 벗어날까

현재 민주당은 당 대표 선거가 한창이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이 의원의 당 대표 당선은 가시권에 든 상태다. 이 차장검사가 검찰총장에 취임하면 제1야당 대표를 상대로 검찰수사를 지휘해야 한다. 민주당이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스러운 점이다.

한 장관이 검수완박 법안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검찰은 다시 정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섰다. 법무부는 지난 11일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수사개시 규정) 개정안을 내놨다. 검수완박 법안 입법 이후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는 ‘부패범죄, 경제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범죄’로 줄어들 예정이었는데, 시행령을 통해 이 범위를 대폭 늘려 공직자·선거범죄로 분류됐던 일부 범죄까지 수사할 수 있도록 한 것. 

시행령 개정안 발표 이후 민주당은 “국회와의 전면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 장관은 “다수의 힘으로 헌법 절차를 무시하고 검수완박 법안을 통과시키려 할 때 ‘중요범죄 수사를 못하게 하려는 의도와 속마음’이었다는 것은 국민들께서 잘 알고 있다”며 맞불을 놨다. 

신임 검찰총장은 다음달 10일 검수완박 법안 시행을 두고 필연적으로 닥칠 혼란을 빠른 속도로 잠재워야 할 책무가 있다. 여기에 법무부와 검찰이 청구한 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권한쟁의심판 공개 변론이 다음달 27일로 예정돼있다.

권한쟁의심판은 반드시 구두 변론을 진행한 뒤 본안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한 장관은 법무부 장관 취임 직후부터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검수완박 법안 권한쟁의심판을 직접 챙겨왔다. 

문정부에서 시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 윤정부에서 진행된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경찰과의 관계 회복도 급선무다. 무엇보다 오랜 시간 축적돼온 검찰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 문정부에서 검찰개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가 여론의 지지였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적폐 청산
반전 시작?

일각에서는 윤정부가 대통령-장관-검찰총장으로 완성된 삼각편대를 무기로 국면 전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취임 3개월 만에 30%대로 주저앉았다. 대선에서 윤 대통령을 지지했던 지지자들도 일부 이탈했다는 뜻이다. 윤 대통령이 문정부에 대한 실망을 등에 업고 대선에서 이긴 만큼 ‘적폐 청산’을 내세워 반전을 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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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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