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라퍼’ 홍준표 세지는 훈수 정치

낄 데 안 낄 데 다 낀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홍준표 대구시장이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원거리 타격을 가한다. 대구 현안이 쌓여있는데도 불구하고, 일할 생각은 않고, 자꾸 중앙정치에 참견을 한다. 대통령의 꿈을 일찍부터 꾸고 있는 탓이다. 

분명 중앙정치에서 비켜나 대구의 영광을 되찾겠다고 했다. 대선 직후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구시장직에 출마하면서 한 말이다. 대선이 끝나고 홍 시장의 거취 표명은 정치권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하방을 택한 이유는 홍 시장에게 돌아올 역풍을 스스로 우려해서다.

감 놔라

홍 시장은 6월 말부터 중앙정치를 향해 강하게 훈수를 뒀다. 누구의 편도 들지 않고 오롯이 자신의 생각을 밝힌다. 홍 시장은 직설적인 화법으로 당내 적이 많았다. 과거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가 ‘조국 수홍’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는 일부 당원이 홍 시장에게 등을 돌린 계기가 됐다.  

홍 시장은 26년간 정치권에 몸담아온 인물이다. 5선 국회의원, 당 대표, 경남도지사, 대선후보 등을 두루 경험했다. 2017년 당시에도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로 나섰다가 패배한 뒤 몰락의 길을 걷던 그는 당 대표를 맡으며 당을 지켰다.

21대 총선 때는 공천 방침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부활의 신호탄을 쏴 올리며 지난해 6월 복당했다. 국민의힘으로 돌아왔지만 그의 대권 도전은 순탄치 않았다. 당원이 홍 시장에게 등을 돌린 까닭이다. 


그의 정치 이력은 다른 정치인과 비교했을 때 단연 돋보인다. 그러나 국민의힘 경선에서 0선 정치인이던 윤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홍 시장 입장에서는 속 쓰린 패배다. 대선이 끝난 뒤 홍 시장은 대구로 하방을 선택했다. 

그는 할 말은 하고, 사과도 할 줄 아는 정치인이다. 난관을 헤쳐나갈 해법을 제시할 만큼 정치 경험도 풍부하다. 그러나 최근 잦은 훈수 탓에 여론이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함이라고 분석한다.

홍 시장이 대구로 하방을 택한 이유도 다음 대선을 염두한 선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홍 의원은 중앙정치 무대에서 맡을 수 있는 역할이 제한적이다. 원내에서 맡을 수 있는 직은 대부분 다 해봤다. 최다선 의원이라는 점 빼고는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다.

이런 탓에 일찌감치 대구로 간 뒤 보수 표심을 다지겠다는 포석을 깔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대구시장에 당선되고, 윤정부가 본격적으로 출범했을 때는 한동안 말을 아꼈다. 

존재감 드러내야 대권 도전?
윤 대통령 직접 타격은 없어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하기 시작한 때는 시장에 당선된 이후부터다. 대구시정과 관련해 쓴 글은 많지 않고, 대부분 중앙정치에 쓴소리를 내오고 있다.

훈수 소재는 다양했다. 윤석열 대통령, 국민의힘 내분에 대한 비판, 김건희 여사에게 하는 충고, 이준석 대표 등 여러 가지로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출한다. 


초기에는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이를 지원하는 뉘앙스의 발언이 많았다. 동시에 자신의 경쟁자로 분류된 유승민 전 의원을 향한 견제 메시지도 띄웠다.

정치권은 홍 시장의 메시지 톤이 과거와 달라졌다는 점을 주목한다. 심지어 지난달 20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구·경북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해서는 권성동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향해 경고장을 날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언론 공개 발언이 끝나갈 무렵 홍 시장은 권 대행에게 “내년에 대표 선거를 하는 게 맞느냐”고 물었다. 이 과정에서 홍 시장은 권 대행에게 “이번에 하는 것을 보고 돕겠다”며 고 말했다. 사실상 권 대행에게 TK(대구·경북)는 본인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경고를 한 것이라고 해석된다.

지역개발을 위해 협조하라는 공개적 압박과 동시에 현재 보수색이 짙은 대구에서 자신의 입지가 크다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다. 

지난달 한 달 동안 홍 시장이 올린 글 중 절반 이상이 중앙정치와 관련된 내용이다. 일각에서는 차기 대권을 의식한 행보라는 시선이 존재한다. 사실상 마지막 대권 도전이 될 수 있는 홍 시장 입장에선 중앙 무대에서 잊혀지지 않기 위해서는 존개감을 과시할 수밖에 없다.

잇따른 지적에도 불구하고 홍 시장이 지속적으로 현안에 훈수를 두는 이유는 이 같은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여겨진다. 국민의힘은 대선 직후 이어진 당내 갈등을 중재해온 인물이 딱히 없다. 

자꾸 중앙정치 참견 오지랖 
중재자 자처해 당심 다지기

현재도 마찬가지다. 당내 사안을 조율하고, 중재해야 하는 권 대행은 리더십 논란에 휩싸여 있으며 지난달 31일, 직무대행직에서 사퇴했다. 

지난달 27일에는 자기가 바로 윤심이라는 점을 강조하기에 바빴다. 홍 시장이 중앙정치에 중재자임을 자처하고 나선 이유다.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킬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인 셈이다. 윤 대통령과 권 대행이 주고받은 메시지에 대해서도 홍 시장은 자신이 소속한 당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대선 기간 자신이 중재자로서의 역할도 있었다는 점도 빼놓지 않고 언급했다.

다만 홍 시장의 발언은 윤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타격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 주변이 문제라며 강한 적대감을 표출하는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홍 시장의 임기 초반의 행보를 두고 대구 시정의 현안들부터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꼬집는다. 대구는 현재 신공항 건설, 식수원 문제, 대구신청사 이전 문제 등 여러 현안이 산적해 있는 상태다.


이 같ㅌ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홍 시장은 본인의 SNS에 “당 대표가 화합적 리더십으로 당을 이끌지 않고, 계속 내부 불화만 야기시키는 것을 보고 속내를 감출 수가 있겠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사실상 중앙정치에 계속 훈수를 두겠다는 의도라고 풀이된다.   

배 놔라

한 정치권 관계자는 “홍 시장은 현재 대구시장이다. 중앙정치를 중재하는 모습보다는 대구 현안에 집중하는 모습이 좋은 그림”이라며 “홍 시장까지 중앙정치에 계속 관여한다면 참전하는 꼴이 돼 국민의힘이 더 큰 내홍에 빠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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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