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권을 잡아라!> ‘97그룹 다윗’ 강병원 의원

“골리앗과 대결, 꼭 이겨보겠다”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고기는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 반전도 일으켜본 사람이 잘 일으킬까?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은 ‘그렇다’고 대답했다. 강 의원은 자신의 경험을 설명하며 민주당을 통합할 인물도, 전당대회에서 반전을 이끌어낼 사람도 오직 자신뿐이라고 말했다. 그의 호기로운 포부는 현실이 될 수 있을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가 확실시 되면서 막강한 당 대표 후보가 생겨났다. 당내 지지율이 높은 이 의원의 출마에 몇몇 당 대표 후보들은 한층 움츠러드는 분위기다. 그러나 <일요시사>가 만난 강병원 의원은 달랐다.

그는 자신이 불리한 싸움을 여러 번 이겨왔다며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반전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강 의원과의 일문일답.

-당 대표가 되려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저는 이번 전당대회로 국민들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새로운 인물이 등장해 경쟁해야 합니다. 책임 있는 사람들이 다시 등장해서 신뢰를 더 깎아먹는 전당대회가 돼서는 안 됩니다. 민주당은 이번 전당대회를 새 인물들이 새로운 가치와 노선을 가지고 경쟁하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 축제의 전당대회를 만들기 위해 새 인물 강병원이 나선 겁니다.

-당 대표 후보군에 새로운 인물이 많습니다. 강 의원님은 그들과 어떻게 다른가요?


▲지금 새 인물이라고 하면 97세대 이야기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박용진, 강훈식, 박주민 의원 등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죠. 나머지 후보가 갖지 못한 저만의 장점은 혁신과 변화, 통합을 주도해본 경험이 있다는 점입니다.

1994년도에 저는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장을 했는데요. 당시 학생 운동권은 NL과 PD라고 하는 두 가지 정파로 나눠져 있었습니다. 지금 민주당의 계파 대립처럼요. 저는 이때 학생회장을 맡아 학생운동을 이념과 폭력 투쟁 중심에서 해방시키고, 전 국민적 대중운동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양극단의 대립을 중재하고, 합리적인 그룹들을 규합해 전체의 통합을 이끌어낸 거죠. ‘혁신과 통합의 경험’은 타 후보들이 갖지 못한 저만의 차별점입니다. 

-이재명 의원의 당선이 유력해 보이는데, 자신 있으신지?

▲자신 있습니다. 제가 2016년 국회의원에 처음 당선됐는데요. 이 과정에서 두 번의 불리한 싸움이 있었습니다. 당내 경선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측근인 임종석 전 비서실장과 붙었고, 본선에서는 MB정부의 2인자라 불리던 5선의 이재오 의원과 붙었습니다. 당시에는 모두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불렀다니까요? 그런데 모두의 예상을 깨고 ‘다윗’ 강병원이 이겼습니다.

저는 당시 은평구 구민들이 ‘지역이 배출한 젊은 정치인’을 바란다는 민심을 읽었어요. 그래서 ‘연신내 행운식당 둘째 아들’이라는 슬로건을 구호로 내걸었습니다. 선거운동 내내 ‘은평구가 배출한 젊은 일꾼’임을 강조한 거죠.

통합·승리 경험 있는 유일한 젊은 후보
“이재명은 400m 계주의 마지막 주자 돼야”


지금 전당대회도 이런 분위기라고 읽고 있습니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당을 새롭게 이끌 수 있는 사람, 책임 정치를 이끌어갈 수 있는 사람을 당 대표로 원하고 있어요. 그 적임자가 골리앗을 두 번이나 이겨봤던 저, 강병원이라 생각합니다.

-세대교체가 국민의힘보다 늦은 이유는 뭘까요?

▲당내에 있었던 기득권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기득권이라 함은 계파의 기득권일 수도 있고, 586의 기득권일 수도 있습니다. 민주당은 그런 부분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고, 그래서 요즘 많은 분이 기득권을 뛰어넘자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죠.

송영길 대표 같은 경우도 586 용퇴론을 스스로 이야기했다가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씻을 수 없는 ‘실책’을 범했습니다. 저는 이 실책이 이번 지방선거 참패에 크게 일조했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이런 부분들을 뛰어 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친문(친 문재인)을 뛰어넘고 친명(친 이재명)도 뛰어넘어서 민주당이 새롭게 시작한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이재명 의원의 출마도 ‘실책’이라고 보시는지?

▲이재명 의원에 대한 지지가 여전히 높다는 것은 잘 압니다. 대선 때 얻은 47%의 지지율은 역대 ‘최다 득표 패배’였죠. 그러나 저는 이 의원님이 이런 지지를 민주당의 변화와 통합으로가는 에너지로 바꿔주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선서 패배했고, 총괄 선대위원장을 맡은 지방선거에서도 패배하지 않았습니까? 국민들이 이 상황에서 이 의원님이 또 나오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국민들에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민주당에 대한 신뢰를 회복한 다음, 5년 뒤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했던 것이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길이었고 문재인의 길이었습니다. 두 분 다 그렇게 해서 다시 대통령이 됐지 않습니까. 5년이면 꽤 긴 시간입니다. 에이스 선동열 투수가 그저께 던져서 패전투수가 됐는데, 오늘 또 등판하면 당에게도, 선수에게도 손실입니다.

-‘위기의 민주당’에 지금 선동열이라는 에이스가 필요한 건 아닐까요?

▲지금 필요한 건 아닙니다. 5년 뒤 대선에 필요한 거죠. 지금의 위기는 다른 새 인물들이 수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5년 뒤 대선에는 이재명 의원님밖에 없어요. 400m 계주로 예를 들면, 첫 번째 주자, 두 번째, 세 번째 주자가 지쳤을 때 상황을 뒤집을 마지막 주자가 필요한 겁니다. 저는 우리 당을 위해서나 이 의원을 위해서나 ‘민주당의 에이스’ 이 의원님이 마지막 주자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후보가 10명 정도 되는데, 비명계의 단일화가 실현될 수 있을지?

▲기자님이니까 언제든지 질문할 수 있지만, 지금은 단일화를 논할 때가 아닙니다. 지금 시점에 단일화 논의는 너무 빨라요. 골리앗과의 싸움에서 다윗 강병원이 이겼던 이유는 저라는 사람을 유권자들에게 잘 알렸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저를 일릴 때입니다. 우선은 국민들이 강병원이 누군지 알아야 되지 않겠습니까? 전당대회를 축제의 장, 혁신과 통합의 장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들이 단일화보다 먼저 수반돼야 합니다. 


<ingyu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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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