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586 용퇴론과 97그룹 단일화론

이재명 싫어서 뭉치는 비명 전선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마땅한 인물을 내세우지 못했던 비명(비 이재명)계 쪽에 최근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다수의 젊은 의원이 대표직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바람에 대한 당내 요구가 커지고 있는 분위기도 상당수 감지된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재명 대세론은 흔들림 없는 모양새다. 이 의원을 잡겠다고 나선 의원이 너무 많은 탓이다.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다음 달에 있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전당대회 구도가 벌써부터 잡혀간다. 당초 ‘친명(친 이재명계)’ 대 ‘친문(친 문재인계)’ 혹은 ‘친낙(친 이낙연계)’의 싸움으로 흘러갈 것이란 예측과는 달리, 현재 구도는 친명 대 비명(비 이재명계)의 싸움으로 잡혀가고 있다.

재부상하는
세대교체론

특히, 비명계의 당권주자들 중 젊은 의원들이 전당대회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민주당의 세대교체론을 주장하며 출사표를 던진 ‘97그룹 (90년대 학번·70년대 생)’이 그 주축이다.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은 지방선거 운동이 한창이던 지난 5월 말 ‘586 용퇴론’을 주장했다가 민주당 중진들로부터 뭇매를 맞은 바 있다.

박 전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혼자 단상에 서서 “586의 사명은 민주주의 정착이었는데, 이제 그 사명을 다 완수했다”며 “이제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용퇴론 발언은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며 당내에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민주당 내부에서는 곧바로 박 전 위원장에 대한 비토가 쏟아져 나왔다. 메시지는 둘째 치고 왜 하필 지금, 이 시점에서 당내 분란을 조장하냐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로 뛰고 있는 586세대가 있을뿐더러 당의 얼굴이었던 송영길 전 대표가 스스로 말했던 ‘586용퇴론’을 깨고 서울시장직에 도전하고 있던 중이었다.

이후 지방선거에서 대패한 민주당은 이때 박 전 비대위원장의 발언을 재조명하기 시작했다.

계속 지기만 하는 정당에는 새 정치가 필요하고, 결국 새 정치를 실행할 ‘새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은 그 시작점이 지금까지 기득권을 차지하고 있던 지도부가 ‘물러날 때’라고 생각하고 있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당시 ‘박 전 위원장의 용퇴론’에 동조하는 의원이 상당수 있었다. 권력을 차지하고 있던 지도부에 직접 의견을 피력하지 못한 개혁 성향의 민주당 의원들은 박 전 의원장의 ‘586 용퇴론’에 대부분 동조하고 있었고, 발표 직후 그에게 격려 전화와 문자를 전했다.

당시 격려는 현재 전당대회 판세에서 서서히 드러나는 중이다. 비명 진영 측에 젊은 의원이 하나둘 출마하는 중이고, 중립지대에 있는 많은 의원들이 이들을 뒤에서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개혁과 쇄신의 방향을 ‘새 리더’로 하자는 의견에 다수 의원들이 동조하고 있는 분위기인 것이다.

“기득권 타파하자” 커지는 목소리
뭉치나? 심상찮은 비명계 움직임


중립지대에 있는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586 기득권을 타파하자는 목소리는 예전부터 있었고, 박 전 위원장의 발언 당시에도 상당히 많은 분이 공감했다”며 “특히 송영길 전 대표가 586 용퇴론을 스스로 이야기한 뒤 본인이 그걸 뒤집고 다시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정말 씻을 수 없는 실책을 범했다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전당대회는 이변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의원들이 많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흘러나오는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구호가 틀릴 수도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방증한 것이 얼마 전 있었던 ‘전당대회 룰 파동’이다. 전당대회 전 급하게 꾸려진 ‘혁신형’ 비대위는 전당대회 룰 개정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지난달부터 룰에 민감한 각 계파를 어우르고 공정한 전당대회를 장려하라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요구를 받아왔다.

비대위는 지난달 20일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를 출범시키며 이들의 요구에 부응하려 했다. 전준위 위원장은 4선의 안규백 의원(서울 동대문구갑)이 낙점됐다.

안 의원은 본래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인물로 현재 싸우고 있는 계파들에 속하지 않는,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선거관리위원장에는 3선의 도종환 의원(충북 청주시)이 발탁됐다.

도 의원은 친문으로 분류되는 인사다. 그 또한 현재 계파 싸움에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인물로 안 의원과 함께 중립지대에 있는 중진 의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친명’과 ‘비명’ 간의 대립을 의식한 비대위가 고심 끝에 두 인물을 전준위에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몇 주간 양 계파의 의견을 수렴해왔고, 공정한 룰 제정에 온 힘을 다한 것으로 알려진다.

각 계파는 각자의 입맛에 맞는 룰을 전준위 구성원들에게 전달했고, 각각의 의견을 수렴한 전준위는 양측의 입장을 수렴한 절충안을 만들어 비대위 측에 전달했다. 

전준위가 내놓은 최종안은 예비경선(1차 컷오프)에서 ‘중앙위(당원투표) 70%와 대국민 여론조사 30%’, 본투표에서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여론조사 10%, 일반당원 5%‘였다.

민주당 취재기자들에 따르면, 몇몇 친명계 인사는 여론조사의 비중을 크게 늘릴 것을 전준위 측에 제안했다. 이들의 주장은 여론조사를 50%까지 늘려 일반 국민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자는 것을 골자로 한다.

명분은 국민의힘(이하 국힘) 측의 쇄신을 본받자는 것이다. 국힘은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국민 여론조사 50%를 반영한 바 있다. 그 결과 이준석이라는 새로운 인물이 당의 키를 쥐게 되었고, 국힘은 서서히 변화할 수 있었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5선 중진 안민석 의원은 지난 8일 라디오에서 “우리들은 여전히 대의원 투표 비율이 45%다. 표의 등가성이 일반 당원들과 1:90 정도 가까이 된다”며 “기존의 고루한 정당에서 당원 중심의 민주당으로 바꾸는 것이 전당대회의 의미이기 때문에 룰을 바꿔야 한다.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 실천할 수 있는 것은 과감하게 바꿔내는 환경에서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인물 없다?

그러나 비명계에서는 지난해 국민의힘과 지금의 민주당이 다른 점이 하나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는 현재의 민주당 이재명 의원처럼 영향력이 크고 인지도 있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마땅한 인물이 없던 상황에서 전당대회에 여론조사를 대폭 도입하니 혁신이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는 논리다. 

비명계 측은 전당대회에 여론조사를 도입하면 압도적인 인지도의 이 의원이 유리할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국민들의 의견을 반영하자는 것은 민주당 쇄신의 방향과 일치하지만 현재의 여론조사 도입은 오히려 쇄신하지 못할 ‘독’이 된다는 주장이다.

이런 이유로 비명계는 지속해서 룰 개정을 반대해왔다.

그동안 민주당 전당대회는 1차 컷오프에서 중앙위원회의 100%를 투표를 유지해왔다. 이는 민주당 당헌·당규에 기인한다. 친명계의 주장대로 여론조사를 넣으려면 당헌 당규를 고쳐야 한다. 그동안 아무 문제없이 적용돼왔던 전당대회 룰을 바꾸자는 주장에 비명계는 특정후보를 밀어주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출마를 선언했던 비명계 강병원 의원은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여론조사를 하게 되면 이 사람이 갖고 있는 가치나 비전이라기보다는 그 전에 해왔던 정치 행태로 인지도 싸움이 돼 버릴 것”이라며 “그런 부분들에 관해서 당은 우려한 것 같다. 적어도 우리가 국회의원을 공천할 때도 공천 심사로, 기준에 맞는 사람들을 우리 국민에게 선보이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비명계의 주장도 진영 논리의 일부분이라는 해석이 존재한다. 기존 당의 영향력이 막강했던 친문과 친낙계 인사들이 중앙위에 다수 포진돼있기 때문이다. 비명계는 중앙위 100%가 이 의원에게 불리할 것이고, 지금 기준을 그대로 적용한다면 1차 컷오프에서 탈락할수도 있다고 인식한다.

지난 2개월 간의 전대 룰 갈등은 곧 계파 싸움이었다. 지금은 당내 주류로 인식되고 있는 친명계가 주장하는 ‘여론조사 대폭 도입’이 현실화될지, 안 될지 많은 이가 지켜보고 있었다.

사실 비대위와 전준위는 당내 분위기를 충분히 살핀 후 최종 결정을 하는 당내 기관이다. 만일 친명계의 강력 반발만 있고 비명계 의원들의 목소리가 작거나, 소극적인 주장만 펼쳤다면 ‘여론조사 도입’은 그냥 이뤄질 수 있던 분위기였다.

그러나 최종 결정일 하루 전날이었던 지난 5일, 비대위는 뜻밖의 결정을 내렸다. 전준위 안을 폐기하고 현행(중앙위 100%)대로 진행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친명 쪽이 불리할 수밖에 없는 결정에 민주당 내 인사들, 그리고 취재기자들까지 의아해했다.

비명계의 입김이 아직 남아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두고 
찬반 투표?

이 같은 결정에 한 정치평론가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재명 의원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보였다. 현재 민주당에는 당을 혁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며 “그 혁신에 이재명 의원은 낄 수가 없다. 계파를 만들어낸 당사자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로부터 하루 뒤인 6일, 비대위는 전날 결정을 결국 번복하고 1차 컷오프에 여론조사 30%를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전날 있었던 룰 파동은 아직도 당내서 회자되고 있다. 비명계 의원들의 반전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예측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이유다.

그러나 그런 예측을 하는 사람들도 지금의 구도에서는 이 의원의 독주를 막을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비명계 측에서 나온 후보가 너무 많은 탓이다. 이 의원을 제외하고 현재까지 당 대표직에 나선 사람은 총 여명이다. 

지난달 17일 일찌감치 당권 도전을 선언한 5선의 설훈(경기 부천을), 97그룹으로 분류되는 재선의 강병원(서울 은평을), 강훈식(충남 아산을), 박용진(서울 강북을), 박주민(서울 은평구갑) 의원과 3선의 김민석(서울 영등포구을) 의원이다.

설·김 의원을 제외하면 재선의 네 사람은 많이 닮아있다. 모두 재선이라는 점, 또 개혁적인 성향이라는 점, 계파색이 옅다는 점에서 이들은 통한다. 실제로 97그룹으로 묶인 뒤 네 사람은 몇 차례 회동을 가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중 언론에 알려진 것은 지난 지난달 28일 있었던 4선 중진의 이인영 의원과의 오찬회동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 의원은 이날 ‘양강양박’ 의원 네명을 한자리에 불러 모아 조찬 모임을 진행하고, 다음 달 28일로 예정된 전당대회 출마를 부탁했다.

가장 먼저 대표직에 출마하며 스타트를 끊은 강병원 의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찬회동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 의원이) 이 세대교체론이 사그라지면 안 된다고 의원들이 이렇게 이야기했다”며 “여러분들(97그룹)이 결단하고 뭔가 역할을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주문하셨다”고 밝혔다.

전당대회 룰 두고 갈등 재점화
당내에선 이 몰아내기에 열중?

이날 이 의원의 부탁대로 강 의원은 지난 3일 당대표 도전의 스타트를 끊었다. 그후 강훈식, 박용진, 박주민 의원이 차례대로 당 대표에 출마를 선언했다.

네 의원은 출마의 변에서 모두 ‘당의 쇄신’을 이유로 들었고, 이를 위해 젊은 의원이 당권을 잡아 계파 정치를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들의 돌풍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대세론은 아직 흔들림이 없는 모양새다. <스트레이트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조사한 민주 당대표 적합 후보 여론조사에 따르면, 현재 이 의원은 33.2%로 1위를 달리고 있고, 박용진 의원이 15%로 뒤를 추격하고 있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8.8%, 김 의원은 5.2% 순이었다. 없음, 잘 모름은 24.6%였다.

이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의원의 지지율은 나머지 후보 모두의 지지율을 합한 것보다 높다. 민주당 내 분위기에 비해 비명계 측의 지지율은 크게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단일화’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기는’ 선거를 위해서라면 의원들이 뜻을 모아 한 명의 인물을 추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97그룹 네 의원의 개혁 방향과 세대교체라는 대의명분이 합쳐진다면 단일화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먼저 젊은 네명의 의원이 단일화를 이룬 뒤 김 의원이나 설 의원을 설득한다면 이재명 의원과의 1:1 구도도 가능하다. 그러나 현재로선 모두 말을 아끼고 있다.

벌써부터 단일화를 주장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다. 강훈식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단계에서 논의할 사항은 아니다. 지금 누구로 단일화하자는 것 보다는 각자의 소신과 비전으로 승부할 시간”이라며 “당원들과 국민의 지지를 거쳐서 결국은 민주당이 혁신의 바람을 만드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주장했다.

강병원 의원도 “지금은 너무 빠르다. 지금 승리의 비법은 단일화가 아니라 나를 잘 알리는 것”이라며 “우선은 강병원이 누군지 국민들에게 알려야 하지 않겠나”고 <일요시사>에 알려왔다.

두 의원 모두 현재로선 단일화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못 박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가능할 것이라는 말을 우회적으로 돌린 것이다. 현재 단일화를 주장하고 있는 사람들은 많으나 정작 본인들은 아직 단일화 논의조차 진행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대의 위해?
본인 위해?

끝내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기기 위해서’는 단일화가 필수조건이지만 이기는 게 목적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단일화론을 부정하는 일각에서는 이들이 차차기 당권과 대권을 노리고 있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당 대표직에 나온 것이 ‘본인 인지도를 쌓으려 하는 것 아나냐’는 의심에서다. 이들이 진심으로 세대교체론에 뜻을 품고 있을지, 아니면 자기 정치를 하기 위해 전대를 이용하는 것일지는 곧 드러날 전망이다.


<ingyun@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이른바 ‘MC몽 불륜설’ 제보자인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공직자들에게 수천만원에 달하는 술과 식사를 접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차 회장은 가수 겸 배우 김민종과 함께 지난 2023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행사에 참석했다. 이들은 당시 원 전 장관과 10여명의 공무원들에게 고가의 식사와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 등을 제공했다는 관계자 증언이 나오고 있다. 당시 공무원들은 김영란법 위반을 피하려는 듯 일부 소액을 카드로 결제해 ‘개인 결제처럼 보이게 하는’ 방식이 동원됐다는 정황도 전해진다. 이 접대 자리에는 배우 김민종도 함께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송도 ‘K-팝 시티’ 사업과 직결되는 주요 고리로 지목된다. 원희룡 유착관계 부적절한 만남의 시작은 메타버스 기반 K-팝 콘텐츠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했던 차준영, 김민종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K-팝 시티 구상이었다. SM·JYP·FNC 등 대형 기획사가 참여했던 초기 계획은 공연시설 없이도 인천경제자유구역 전체를 K-팝 무대로 활용하는 첨단 콘텐츠 사업이었다. 그러나 2022년 9월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이 부임한 이후 사업 방향은 급격히 바뀌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023년 1월과 2월 두 차례 미국 출장을 다녀온 직후, 송도 8공구 R2 블록에 오피스텔을 건설해 개발수익을 활용하겠다는 ‘개발 중심’의 K-팝 시티 구상이 내부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관계자 A씨에 따르면 “메타버스 콘텐츠 계획은 사실상 사라지고, 김진용 취임 이후 곧바로 개발사업 중심으로 구조가 바뀌었다”고 증언했다. 2023년 1월 출장 당시 김진용 청장은 라스베거스 CES 2023 등에서 차준영을 직접 만난 사실을 인정했다. 그해 2월 출장 또한 “차준영을 다시 만나기 위해 급히 잡은 일정”이라는 증언이 나온다. 당시 차준영이 접대한 자리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했다는 다수의 증언도 나왔다. 차준영이 접대에서 제공한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의 소비자가는 약 160만원으로,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선 1병당 500만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일요시사>는 원 전 장관에게 직접 접대 의혹에 관해 질문했지만, 어떤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원 전 장관은 2023년 1월6일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인 CES 2023에 참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원 전 장관은 국토부 내 도심항공교통(UAM)과 자율주행 자동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정책을 담당하는 직원들과 함께 CES 2023에 참석했다. 관계자는 “김진용 청장은 1월 출장 내내 이들과 동행했고 2월 출장에서도 이틀간 연속으로 만나 협의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월 인천시의회 출석을 하루 전 급하게 불출석 처리하고 곧바로 미국으로 떠난 점도 의혹을 키웠다. 이후 2023년 4월 인천경제청에 제출된 K-팝 시티 제안서는 김진용 청장이 7월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한 구상과 상당 부분 일치했다. 내부에서는 “차준영 라인이 실질적으로 참여해 만든 제안서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됐다. 제안서 검토 회의에는 차준영 측이 직접 참여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결국 제안서는 정책현안조정회의에서 과반 반대로 부결됐지만, 형성된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 회사는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의해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같은 해 10월26일 김민종 KC컨텐츠 공동대표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종합 감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 8공구 R2·B1·B2블록(총 21만㎡)에 건설을 추진했다가 KC컨텐츠에 대한 특혜 논란으로 백지화 결정된 'K팝 콘텐츠 시티' 사업과 관련해 이날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이다. 조카 불륜설 제보한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 목적은 지분 탈취? MC몽 겁박한 정황 포착 의혹을 제기한 정 의원에 따르면, 김민종은 2023년 7월18일 KC컨텐츠의 사내이사로 들어온 뒤 바로 공동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약 일주일 뒤인 26일 KC컨텐츠는 인천경제청에 총사업비 6조8000억원에 달하는 ‘K-콘텐츠 시티’ 사업을 제안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인천경제청장이 라스베이거스 등 미국 출장을 다녀왔는데, 해당 장소에서 김민종과 차준영, 이수만 전 SM 대표 등을 만난 것으로 전해져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국내에 KC컨텐츠라는 회사가 설립됐는데 이 회사가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것이 정 의원의 주장이다. 정 의원은 “김 대표(김민종)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인천경제청장과 부적절한 만남을 가진 뒤 KC컨텐츠가 설립됐고, 김 대표가 KC컨텐츠의 대표가 됐으며, 이 사업 주체가 KC컨텐츠로 바뀌었다”며 “사업 부지도 1만5000평이 더 늘어나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당시 사업은 수의계약으로 진행되다가 특혜 논란이 불거지니 백지화됐다. 사업이 지연돼 주민들이 어려워졌는데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민종은 “어떤 것에 대한 사과를 드려야 하는지를 잘 모르겠다. 다른 지자체에서 이 프로젝트를 우리 지역에서 하자라는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제가 아직 그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SM엔터테인먼트, JYP, FNC, 드라마·영화 제작사 등 기업 유치를 내가 직접 뛰어다니며 받아왔다”며 “회사 내부에서도 이제 이 사업을 원하는 다른 지자체로 가자고 얘기하지만 아직은 내가 그렇게 못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민종은 2023년 국감에서 “사과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지만, 김진용의 미국 출장-차준영 접대-사업 구상 변화-KC컨텐츠 등장이라는 일련의 흐름 속에서 KC컨텐츠는 차준영 라인의 확장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차준영 접대 의혹은 과거 원 전 장관이 업무추진비를 비정상 집행했다는 의혹과 결합되며 더욱 파문을 키우고 있다. 당시 식사자리에 참석한 관계자는 “라스베이거스 접대에서도 원 전 장관과 동행한 공무원들은 본인들이 접대를 받지 않은 것처럼 카드로 소액을 결제를 했다”고 주장했다. 과거 원 전 장관이 제주도지사 재직 시절 고급 오마카세 식당과 호텔에서의 식사비가 1인당 6만2만원만 카드로 결제해 ‘개인적으로 부담한 것처럼 조작했다’는 정황과 똑같은 패턴이다. 라스베이거스 업무추진비? K-팝 시티의 방향 전환, 미국 출장의 기묘한 일정, 제출된 제안서의 동일성, KC컨텐츠의 돌연 등장, 고급 만찬 접대 의혹까지 모두 차준영이 중심에 자리한다. 송도 개발 방향이 콘텐츠에서 부동산개발로 바뀌기 시작한 시기와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루어진 접대의 타이밍은 공교롭게 맞물린다. 송도 8공구 R2 블록을 둘러싼 특혜 논란은 단순한 행정 실패가 아니라,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 다이닝에서 일어난 ‘보이지 않는 협업’의 결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차준영은 가수 MC몽과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의 불륜 의혹을 언론사 <더팩트>에 지난해 12월 제보했다. 그는 조카인 차가원 회장의 불륜 의혹을 제기하기 전,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MC몽으로부터 빼앗으려고 한 정황이 드러났다. 사실상 조카의 회사를 빼앗기 위해 불륜설을 제기한 셈이다. 차 회장이 운영하는 원헌드레드는 지난해 12월24일 공식입장을 통해 “(MC몽과 차가원 회장과 관련) 사실 확인 결과 기사 내용과 카톡 대화는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라고 밝히고 “이는 MC몽이 차가원 회장의 친인척인 차준영으로부터 협박을 받고 조작해서 보낸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당시 차준영은 빅플래닛메이드의 경영권을 뺏기 위해 MC몽에게 강제적으로 주식을 매도하게 협박했으며 이 과정에서 MC몽의 조작된 카톡이 전달된 것”이라며 “이 카톡 내용을 차준영이 기사를 보도한 매체에 전달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헌드레드는 “MC몽은 보도를 확인한 후 회사 측에 미안하다고 연락했고, 당사는 차준영 씨와 최초 보도한 매체를 상대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며 “아티스트와 경영진을 향한 악의적인 모함과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선처 없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며 근거 없는 추측성 보도와 비방은 자제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MC몽은 이날 장문의 글을 통해 차가원 회장 등과 관련한 여러 내용을 폭로했다. 그는 “6월30일 회사를 가로채려는 차가원 작은 아버지에게 제가 조작해서 보내 문자”라며 “첫번째는 차가원 삼촌이 저애게 2대 주주를 유지시켜줄 테니 함께 뺏어보자며 보낸 가짜 서류고, 저에게 지분을 넘기자고 한 주주명부와 주식양도 매매 계약서, 자필 계약서”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자신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 “범죄자와 손을 잡았고 저희 카톡에도 없는 문자를 짜깁기가 아니라 새롭게 만들었다. 저희 집에 와서 물건을 던지고 뺨을 때리고 건달처럼 협박하며 만들어진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하고 전 회사를 차가원 회장으로써 지키고 싶은 마음로 떠난 것”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그 근처 무리에 매니저가 제 카톡에도 없는 문자, 그리고 제가 방어하기 위해 속이기 위해 만든 문자들은 다시 재해석하고 그 문자를 또 짜깁기해서 기사화시켰다”며 “다시 맹세코 그런 부적절한 관계을 맺은 적도 없으며 전 그 사람 가족 같은 지금도 120억 소송 관계가 아니라 당연히 채무를 이행할 관계다. 그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라고 전했다. MC몽은 “비피엠과 원헌드레드를 지켜내고 싶었다. 저란 이미지가 회사에 악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차가원 친구인 관계를 제가 조작하고 절 협박하고 자기 조카에 회사를 뺏으려는 자에게서 지켜내고 싶었다”며 “모든 카톡이 조작인데 제가 뭐가 두렵겠습니까? 전 매일 매일 왜이렇게 잡음이 많은 걸까요? 전 그래서 이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뒤에선 공직자 접촉으로 업력 쌓아 이수만-김민종 동원된 화려한 작전 앞서 지난 12월18일 <더팩트>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은 원헌드레드를 공동 설립한 MC몽을 상대로 대여금 반환 청구 법적 절차를 진행해 지난달 무려 120억원에 달하는 액수의 지급명령 결정을 받았다. 채무자인 MC몽이 법정 기간 내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서 해당 지급명령은 확정됐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차 회장이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을 처음 제기한 것이 지난 6월이다. 이 시기는 MC몽의 업무 배제됐던 시점과 겹친다. 당시 원헌드레드는 “MC몽이 개인 사정으로 인해 현재 회사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업무에서 배제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편, 차준영은 언론사와 경찰을 동원해 차가원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는 복수의 증언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차준영 회장은 조카 차가원 회장의 흠집내기 제보를 국가수사본부 등 수사 당국에 하고 있지만, 수사가 어려운 집안싸움 내용”이라며 “차준영은 언론사 <더팩트>를 동원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현재 차준영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고급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친형 차대영의 금융계좌를 활용해 30억원대의 분양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행사 대표인 차준영과 A 신탁 직원이 공모해 계약 명의자 차대영의 동의 없이 금융계좌를 도용한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의 아버지인 차대영은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친동생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에테르노압구정은 현재 건설 중인 고급 공동주택으로 축구선수 손흥민이 분양 받아 유명세를 탔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차대영은 “동생 차준영이 2024년 10월초 본인명의의 금융계좌가 압류돼 사용할 수 없어 생활비 통장으로 쓰겠다며 내 명의의 모 은행 계좌를 빌려갔다”며 “생활비 통장으로 사용한다는 것과 달리 해당 통장을 이용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계약서를 위조했다. 이 과정에서 넥스플랜과 A 신탁 직원들도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씨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 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 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언론사 동원 경찰 제보 이번 사건과 관련해 A 신탁 관계자는 “신탁사는 일체의 공모, 방조 및 해당 범죄 행위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수사 진행시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넥스플랜 측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