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문정부' 결정적 헛발질 순간들

촛불은 그냥 그렇게 꺼졌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오는 10일이면 문재인정부가 막을 내린다. 지난 5년간 문재인 대통령은 다양한 정책을 펼쳤다. 공도 있지만 당연히 과도 함께 있다. 문제는 공에 비해 과가 더 눈에 띈다는 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말임에도 불구하고 지지율 40%를 굳건히 지키며 흔히 말하는 레임덕 현상은 오지 않았다고 평가가 내려진다. 촛불민심으로 선택받은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국정 초반 80%에 육박해 기대감이 컸다. 잘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이내 곧 실망감으로 뒤집어졌다. 퇴임을 앞둔 현재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가면 갈수록
실패의 연속

한국형 뉴딜 정책 시행, 소방관의 국가직 전환, G7 초청국으로서 국격을 높였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에 대한 대응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비정규직 노동자 등 고용보험을 확대한 부분 역시 긍정적 평가를 받는 부분이다.

남북 정상이 만나 손을 번쩍 들었던 순간도 있었고,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도 이뤄냈다. 대외적으로 성과를 낸 부분이 명확하다. 그러나 국내의 상황은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는 평가가 문 대통령에게 비판이 가해지는 대목이다.

부동산, 검찰, 인사, 외교, 경제(일자리) 분야에서 문제가 곳곳에서 드러났다. 이런 탓에 촛불을 들었던 사람들이 서서히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부동산 = 부동산 문제는 문정부 5년간 짐짝처럼 따라다닌 존재다. 30번에 가까운 부동산 정책 대수술을 반복해왔지만 오히려 집값은 천정부지로 솟았다. 

취임 후 문정부에서 발표한 8·2대책 이후 지금까지 집값은 꾸준히 상승해왔다. 투기가 과열된 양상을 보이면서 문정부는 투기꾼을 잡겠다며 규제를 통해 강한 그립을 쥐었다. 임대사업등록제를 실행을 통해 갭투자 등 투기를 막으려 시도한 것.

정부의 예상과는 다르게 주택을 소유한 이들은 집을 팔지 않고 임대사업등록으로 혜택을 받는 데 몰두했다.

이 정책은 오히려 투기세력의 배를 불린 꼴이 된 셈이 되고 말았다. 전월세 시장을 안정시키자는 의미로 시행했지만 결국 임대사업등록제는 폐지 수순에 접어들었다. 이런 탓에 문정부는 4년 만에 부동산 시장 안정화 실패를 인정하며 국민에게 직접 사과했다.

최근 들어서야 집값이 주춤한 양상을 띠지만 5년간 서울 아파트 기준 3.3㎡당 평균 매매가는 걷잡을 수 없이 상승했다.

일각에선 임대사업등록제를 제외하고 집값 상승이 공급에 방점을 찍기보다는 수요 규제에 공을 들였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실제 아파트 공급량을 따져보면 이전 정부에 비해 뒤처지지 않는 수준이다. 총량을 살펴보면 연간 54만호 규모다.

잘했다? 못했다? 역대 정권같이 공과 공존
퇴임 전후 여론은 싸늘…더 지나봐야 안다?


그러나 정부는 공급 부족을 원인으로 분석해왔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3월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의 땅 투기 사건인 이른바 ‘LH 사태’가 터지면서 문정부에 대한 부동산 문제 해결 신뢰도는 바닥을 쳤다.

민심 악화에 기름을 끼얹게 된 꼴이다. LH 사태는 풀어야 할 국민적 숙제를 해결하지 않고, 내부정보를 활용해 공공직원들을 건드린 탓이 크다. 역린을 건드렸던 죄는 민주당이 패배한 재보선 결과에까지 영향을 끼쳤다. 

투기를 잡겠다고 선언한 것과 다르게 적이 내부에도 있었던 셈이다. 규제에 찍혀있던 부동산 대책의 방점을 공급으로 수정했다.

정부는 지난해 말 급히 공급을 늘리겠다고 선언했고,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급히 시행했으나 결국 전셋값마저 치솟아 버린 결과로 되돌아왔다. 

이렇듯 부동산 정책은 사실상 누더기 정책이 돼버렸다. 사실 이미 투기화된 시장을 정부가 예측하고 맞추기는 힘들다. 다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일관성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검찰 = 과거 검찰은 말 그대로 살아있는 권력으로 불렸다. 오랜 기간이 지나는 동안 검찰의 권력에 칼을 댈 수 있는 존재는 없었다. 앞선 노무현정부에서도 검찰개혁은 큰 화두였다. 검사와의 대화부터 촉발된 검찰개혁은 20년 세월이 지나는 동안 정치권의 풀지 못한 숙제 중 하나다. 

당시 한 검사는 노 전 대통령에게 몇 학번인지를 묻기도 했다. 대화가 보여주는 것처럼 검찰은 무서울 게 없는 권력이었던 셈이다. 문정부 역시 초기 필수 과제 중 하나로 검찰개혁을 띄웠다. 최근 민주당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었으나 벌써부터 안팎에서는 우려가 나온다. 

미완의
검수완박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출범 직후 내세운 검찰개혁 공약을 채택해 국정과제로 삼았다. 검찰의 수사지휘권 폐지, 공수처 설치, 자치경찰제 등이다.

문정부가 검찰개혁에 주안을 둔 포인트는 권력분산이다. 비교적 긴 시간 논의가 이뤄졌고, 2019년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안이 완성됐다. 당시에도 검찰의 반발은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검찰개혁을 완성하기 위해 파격적인 임명을 감행한다. 

조국을 법무부 장관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검찰총장으로 임명해서다. 파격적인 시도는 오히려 부메랑이 된 모양새다. 윤 당선인은 총장 임명 직후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시켰다. 

문 대통령의 긍정과 부정 지지율이 데드크로스를 맞이한 시기다. 사실상 ‘조국 사태’로 검찰이 청와대에 강한 반기를 들었다고 해석된다. 


이런 탓에 결국 조 전 장관은 35일 만에 장관직을 스스로 물러났다. 2019년 연말에 패스트트랙을 거쳐 검찰개혁 법안들이 국회에서 통과됐지만 문정부에는 큰 타격이 가해졌고,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등을 완전히 돌리게 된 순간이다. 

여전히 검찰 조직의 저항은 거셌다.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을 압박하기 위해 검찰개혁 다음 주자로 추미애 전 장관을 임명했다. 

추 전 장관과 윤 당선인의 대립은 ‘추윤대전’이라고 불릴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첨예한 갈등을 이어갔다. 수사지휘권 발동, 징계 및 징계위원회 개최를 두고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졌다. 윤 당선인 징계가 의결되자 추 전 장관이 먼저 물러났다. 반면 윤 당선인은 한동안 버텼다. 

야당과 보수 언론은 검찰개혁을 반대하는 입장을 강하게 드러냈고, 윤 당선인은 대선후보로  몸집을 키웠다. 정치권에서는 검찰개혁이 조국 사태와 재보선 패배로 동력을 잃었고 윤 당선인이 대선주자로 나서게 된 계기로 평가한다. 

정치 경험이 전혀 없었던 윤 당선인은 공정과 상식, 정권교체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최초의 검찰 출신 대통령이 됐다. 대선 패배를 기록한 민주당은 발 빠르게 움직여 검수완박을 재차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문 대통령도 임기가 끝나기 전 마지막 숙제로 검수완박을 강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검찰개혁이 필요하지만 여전히 미완 상태라고 지적한다. 수사권 축소로 6대 중대범죄에 대한 수사를 경찰이 담당할 것인지, 경찰에 수사권이 집중될 경우 경찰 권력이 세지는 폐단에 대해서는 전혀 대책이 마련돼 있지 않은 까닭이다. 


내로남불
그게 그거

문정부의 검찰개혁은 권력분산에 방점이 찍혀 있다. 견제기구로 공수처가 출범됐으나 유명무실한 존재로 전락하고 말았다. 공수처는 검찰에 대한 견제를 전혀 하지 못했다. 이런 탓에 수사기관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하는 숙제가 남는다. 

▲인사 = 인사 문제는 부동산 문제와 함께 정권교체가 된 결정적 이유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정부는 인사에서 좌우 가리지 않고 임명하는 탕평책을 펼쳤다. 

지난 5년간 인사청문회는 총 120회가 넘게 열렸다. 문정부는 인사 검증으로 위장전입, 논문 표절, 세금 탈루 등을 검증하겠다는 7대 원칙을 내세워왔다. 강조해오던 공정이 실종돼 ‘내로남불’이라는 비판도 쏟아졌다.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

초기 내각 구성 당시부터 후보자들이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문 대통령이 강조하던 원칙이 잘 지켜지지 않았던 셈이다. 

특히 조국 사태는 검찰개혁과 더불어 인사문제와도 접점이 있다. 대립각을 세웠던 윤 당선인은 대통령이 됐고, 국민의힘 후보로 나섰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정치 1번지 종로를 차지했다.

최 의원은 과거 감사원장 시절에 월성 1호기 원자력 발전소 조기 폐쇄 결정 타당성 감사 의결 과정에서 반기를 든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문정부의 인사들을 두고,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임기 말에는 문 대통령에게 알박기 인사라는 비판까지 쏟아졌다. 

대외적인 성과 낸 부분 명확
“국내 상황은 제대로…” 지적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에 따르면 문정부에서 알박기 의혹이 의심된다고 밝혀진 인물은 52개 기관의 기관장 13명, 이사·감사 46명 등 총 59명이다. 

차기 정부와 기조가 다른 곳곳에 문정부 인사가 새로 요직을 차지했다. 이런 탓에 차기 정부 국정운영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외교 = 대한민국의 위상은 올라갔다. 선진국 지위로의 격상은 대한민국을 세계에 더 알리는 계기가 됐다. 문정부의 외교 성과 중 하나다. 집권 초반 남북 정상회담으로 북한과의 교착된 관계의 물꼬를 터 종전이 앞당겨지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도 한껏 부풀었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 위상이 올라간 반면 최근 북한과의 관계는 꼬였다. 북한의 도발이 게속 이어졌고,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폭파됐다.

최근에는 열병식과 새로운 무기를 북한이 선보였다. 문 대통령 역시 임기 내 종전선언과 북한과의 관계 개선이 쉽지 않다고 밝혔을 만큼이다. 

높아진 국격과 대비되게 외교적 쟁점을 두고서는 전략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내려진다. 미국, 중국 사이에서 둘 중 누구를 택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사이에서 한국은 늘 가운데였다.

일각에선 한 국가를 선택하는 것은 무리지만, 한국의 국익을 지켜 역할을 하는 실용적 외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왔다.

▲경제 = 경제성장의 경우 소득주도 성장에 초첨을 맞췄으나 여전히 여러 문제가 봇물처럼 터져 나온다. 출범 직후인 2017년 일자리 확대를 이유로 들어 11조원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시작으로 임기 내 총 10회, 매년 추경을 편성한 바 있다. 총 153조원에 이르는 규모다.

해당 추경은 앞선 3개 정부의 추경을 모두 합한 규모(90조원)보다 많다. 

그러나 소득주도 성장을 들인 이후에도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간 실질소득 격차는 여전하다. 코로나19 이후 통계상으로는 가계소득이 증가해 분배지표가 다소 개선되긴 했으나 이마저도 재난지원금 등 공적이전소득(생산에 기여하지 않고, 개인이 정부에게 받는 수입)이 있어서 가능했다. 

성공한 
대통령?

이제 바통은 윤 당선인에게 넘어간다. 윤 당선인의 공약은 현 정부와 반대되는 기류가 강하게 흐른다. 문 대통령의 지난 5년의 평가는 오롯이 국민의 몫이다. 문 대통령은 JTBC와의 대담에서 “위기를 가장 성공적으로 극복해 선도 국가로 도약하는 데 성공한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밝혔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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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여길 봐도, 저길 봐도 상대 당을 헐뜯는 내용뿐이다. 우리 당이 네 당보다 낫다는 말만 한다. 그러나 여야 모두 판도가 뒤집힐 이슈가 상당하다. 제 아무리 공천을 잘했다고 서로 외쳐도 결국에는 조금이라도 리스크를 줄이는 쪽이 승리를 가져가게 된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내 편 지키기 싸움판이 된 총선이다. 변수가 너무나도 많다. 여야의 모든 공천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4·10 총선을 안정적으로 치르기 위한 방안으로 경력직, 원조 친윤(친 윤석열)으로 공천을 마무리했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친명(친 이재명)을 전면에 내세우며, 비명(비 이재명)을 대거 공천서 배제해 버렸다. 시작부터 당내 잡음이 상당하다. 이런 탓에 더 큰 변수가 발생하는 측에서는 총선 패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연장전 전초전 국민의힘은 공천을 “조용히 마쳤다”고 자평했지만, 뒤늦게 곳곳에서 잡음이 터져 나왔다. 반면 민주당은 스스로 ‘혁신’이 있었던 공천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역시 여전히 분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천을 두고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서로를 향해 ‘패륜 공천’이라고 명명하며 네거티브전이 시작됐다. 본격적으로 서로를 공격하는 모습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점점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오차범위 내 다소 앞서는 형국이지만 곳곳에 여러 변수가 자리잡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 ▲다시 돌아온 탄핵의 강 ▲정권심판론 ▲부동층 확장 ▲서울 후보의 경쟁력이 넘어야 할 산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 으로 지지율 상승을 꿈꿨으나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의 상승을 이뤄내진 못했다. 일각에서는 한 비대위원장의 효과가 한계를 맞이한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반윤(반 윤석열)’을 노리는 세력이 포위망을 좁히고 있고, 국민의힘도 이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반복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지지율의 흐름이 엇비슷해졌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이 틈에 이·채·양·명·주(이태원 참사·채 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를 언급하며 앞으로 띄울 국민의힘 리스크의 기틀을 마련했다. 한 비대위원장이 다가올 변수들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상황이 어려워진다. 우선 ‘김 여사 리스크’라는 변수다. 김 여사의 리스크는 크게 3가지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김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논란, 명품백 수수 의혹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선거에 앞서 지난 5일, 더 센 특검법을 발의했다. 총선을 노린 행보인 셈이다. 최근 재발의 된 김 여사 특검법은 지난달 본회의 재표결이 이뤄진 뒤 폐기된 기존 특검법에 더해 민간인 대통령 순방 동행 의혹과 명품백 수수 의혹, 서울양평고속도로 김 여사 일가 특혜 의혹 등이 추가된 법안이다. 국힘, 김건희·심판론 극복 관건 다시 ‘탄핵의 강’ 역행 자제해야 민주당은 이번 총선서 한 비대위원장을 직접적으로 공격하기 보다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향해 맹공을 퍼부어 자신들이 주장하는 정권심판론을 대표적인 선거 전략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의 공식 행보가 멈춘지도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해당 의혹에 관한 윤 대통령의 제대로 된 사과는 없었다. 사과를 할 경우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돼 민주당서 더욱 강한 공격이 들어올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민주당은 여전히 김 여사 리스크를 부각시킨다. 민주당 공격이 거세지만 국민의힘으로서는 달리 막을 방법이 없다. 이미 명품백 수수 의혹으로 당과 대통령실이 충돌을 빚었었다. 이는 국민의힘서 현역 의원이 대거 생존한 이유와도 같다. 내부적으로도 쌍특검 재표결로 인한 이탈표가 발생해 현역 의원의 대거 이탈을 우려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김 여사는 민주당의 공격거리다. 어떻게든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부부를 심판해야 할 대상으로 분류해 선거전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김 여사와 더불어 국민의힘은 과거로 회귀하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아른거리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보수층의 지지율이 하락할 때마다 박 전 대통령에게 빚져왔다. 그 빚을 갚기 위해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유영하 변호사를 공천했고, 변호인을 맡았던 도태우 변호사도 이름을 올렸다. 유 변호사의 경우 공천을 받는 데 큰 이견이 없었다. 다만 문제는 도 변호사에게서 생겼다. 도 변호사는 과거 자신의 유튜브 방송서 “5·18이 북한과 무관하면 검증에 당당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북한 개입설을 주장해 왔다. 논란이 일자 국민의힘은 다급하게 재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결국 공천을 취소했다. 서로 향해 “패륜 공천” 조지연 전 행정관도 친윤 대신 ‘친박(친 박근혜)’을 주로 띄운다. 조 전 행정관은 박 전 대통령의 후보시절 청년보좌역을 맡았고, 이후 박근혜정부 청와대서 4년을 보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다. 여전히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대구·경북(TK)에서는 박 전 대통령 마케팅이 유리할지 모르나,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순간 국민의힘에게는 또 다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탓이다. 보수가 결집해도 모자랄 판에 다시 현 보수 세력과 과거의 보수 세력이 갈라질 우려에서다. 박 전 대통령 역시 특별한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잠잠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은 정권심판론을 극대화하는 추세다. 총선을 목전에 두고 정권심판론이 확대되면 불리한 쪽은 단연 국민의힘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는 정권심판론이 약화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나 최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이 뇌관이 됐다. 그러자 다시금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현재 이 전 장관은 출국금지돼있으나, 호주대사로 임명받은 뒤 법무부로부터 출국금지 해제를 받고 호주로 떠났다. 현재 민주당은 이종섭 특검법까지 발의하면서 윤정부와 여당을 옥죄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민주당이 특검을 남발하고, 해당 특검법이 총선용 악법이라는 지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의 호주 출국이 정당하다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중이다. 이 밖에도 민주당은 다양한 정권심판론 키워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민주당 이 대표는 전국을 순회하며 일찌감치 정권심판론에 열을 올리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여론이 악화되자, 국민의힘은 결국 귀국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이 정권심판론을 되치기하려면 정부와 여당이 어떤 일을 도모하고 있는지, 성과는 무엇인지를 보여줘야 한다. 단순히 민주당의 네거티브에 휩쓸려 상대 당을 똑같이 비방하는 일에만 혈안이 되면 불리하다. 일을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김 여사 가려야 한 비대위원장의 인기와 몸값은 많이 올랐다. 다만 보수층에 국한된 지지라는 게 국민의힘이 극복해야할 과제다. 지난 대선 역시 부동층의 표심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렸다. 적은 표차라도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여야만 승산이 있는 선거다. 서울 후보의 경쟁력도 걱정거리다. 서울은 민주당이 21대 총선서 41석을 차지했던 반면, 국민의힘은 본래 보수 텃밭인 지역을 지켜 내기에 급급했다. 몇몇 중진급 의원이 서울로 넘어와 선거를 치르지만, 이는 대부분 국민의힘 험지다. 또 서울권에 공천이 된 인물들 역시 대부분 과거 민주당 후보에 패배한 이력이 있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후보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서울권에서 선거 활동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국민의힘의 변수만 큰 게 아니다. 민주당에게도 여러 리스크가 산적해 있다. 가장 큰 위험은 민주당 이 대표의 리스크다. 이 대표는 대선후보 시절부터 시작해 지금껏 수많은 위기를 겪어왔다. 헌정 사상 최초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 리스크 ▲계파 갈등 ▲야당심판론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논란 등이 있다. 국민의힘은 이 지점을 끝까지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얼마전 백현동 개발비리 로비스트인 김인섭 한국아우징기술 전 대표가 1심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된 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이 연루된 정황이 인정됐다는 게 컸다. 더욱이 백현동 의혹에 관한 첫 판결이 내려진 상황이라 이목이 쏠린다. 현재 이 대표 역시 기소된 상황이다. 본격적인 선거전이 펼쳐질 상황서 이 대표는 공교롭게 선대위 출범식 날에 재판 날짜가 잡혔다. 이달에도 이 대표에게는 여러 재판이 줄서서 대기 중이다. 민주, 당 대표 리스크에 계파 갈등 제3지대 총선서 판도 흔들 존재로 이달 19일에는 서울 중앙지법서 대장동·위례·백현동 사건·성남FC 재판에 출석해야 하고, 18일에는 위증교사 사건, 22일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이런 상황을 두고, 선거 지휘가 제대로 이뤄지겠냐는 반응이 나온다. 사법 리스크는 민주당을 갈라지게 했다. 본래 친명과 비명 간의 계파 갈등이 심했지만, 이 대표의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하고 민주당은 고통의 시간을 겪었다. 여기에 더해 계파 간 갈등은 민주당을 더욱 갈라놓았다. 공천에 있어서 ‘비명횡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민주당은 공천서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친문 세력이었던 이들은 하나 둘 민주당을 탈당하기 시작했고, 더 이상 하나의 민주당으로 선거를 치르기는 어렵게 됐다. 쪼개짐으로써 인해 정권심판론의 의미를 퇴색시킨 꼴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국민의힘은 야당심판론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보통 총선은 현 정부가 못했기 때문에 야당서 정권 심판을 자주 띄운다. 그러나 민주당의 상황도 이에 못지않게 엉망이다. 다수당인데도 불구하고, 당 대표의 리스크와 계파 간 갈등으로 회기 동안 리스크 방어에만 치중한 측면이 있다. 야당심판론은 부동층의 표심을 호소할 수 있는 지점이다. 민주당은 현재 의석수를 지키지 못한다면 이긴 선거라고 볼 수 없다. 현실적으로 민주당이 선거서 밀렸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부분이다. 여기에 더해 친문 세력이 과연 이 대표를 도울지가 관건이다. 국민의힘에게 박 전 대통령이 있다면, 민주당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지지를 표하는 방향에 따라, 선거구도가 요동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탈당파들은 이 대표를 향해 적극적인 공격성을 띤다. 새로운미래 소속 인물들은 ‘가짜 민주당’이라는 프레임을 민주당에 씌우기 시작했다. 이 밖에 제3지대의 부상은 여야 모두에게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제3지대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모두 타격하면서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시도 중이다.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신당인 조국개혁당의 존재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조국개혁당은 비례대표 입성을 목표로 결성됐는데, ‘검찰정권 심판’이라는 키워드를 내걸고 총선 판도에 불을 지폈다. 당초 정치권이 예상했던 것보다 파급력이 더욱 커진 셈이다. 결국 앞으로의 선거전은 양당이 ‘네거티브’ 위주로 선거 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가 조금이라도 더 부각되는 측이 패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 대표 리스크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양당 모두 리스크가 적지 않다. 여야 모두 중도층을 노리는 선거전략을 우선적으로 적용하겠지만, 결국 조직의 결집도 중요하다”며 “변수가 들쑥날쑥한 상황서 조금이라도 리스크가 부각된다면 조직 결집도 역시 낮아질 수 있다. 이는 총선 패배로 이어질 수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향후 총선 일정은? 여야의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이제는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된다. 이달 21일부터 22일까지는 후보자 등록 신청이 이뤄진다. 이후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총 6일 간 재외투표가 진행된다. 27일에는 후보들이 선거 벽보를 제출해야 하고, 다음 날인 28일부터 선거 하루 전인 다음 달 9일까지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다음 달 5일부터 6일까지는 사전투표가 이뤄진다.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