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주역 릴레이 인터뷰> 서기호 무소속 국회의원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2.09.17 11:24:21
  • 댓글 0개

"추석 전후로 신당 깃발 올린다"

[일요시사=조아라 기자] 통합진보당의 쇄신파 인사들이 짐을 꾸리고 집을 나섰다. 울타리가 낮은 '시민참여 대중정당' 이름으로 새집을 짓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야권단일화라는 거대한 압력 때문에 이들의 발걸음이 가볍지는 않다. '셀프제명'라는 헌정초유의 과정을 거치며 새집 마련의 길을 나선 서기호 무소속 원을 <일요시사>가 만나봤다. 다음은 서 의원과의 일문일답.

- 셀프제명을 두고 이기적인 정치 행보라는 비판이 있는데.
▲ 처음 있는 일이다 보니 그럴 수 있다. 셀프제명은 분당 국면에 벌어지는 필연적인 측면이 있다. 탈당 시 의원직 상실규정의 취지는 당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을 때, 당의 의사가 하나일 때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당의 의사와 무관하게 떠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분당상태다. 당의 의사도 두 개, 당원도 나누어 졌다. 분당하지 않으면 통합진보당의 구당권파가 당을 장악하고, 신당권파는 제명에 해당하는 활동을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구당권파는 제명하지 않을 것이다.

- 그 이유는.
▲ 국고보조금 때문이다. 탈당하면 의원직을 상실한다는 조항을 이용해 볼모로 잡는 것이다. 이것은 법 이론과 현실이 안 맞는 부분이다. 그동안 나가는 쪽이 소수파였기 때문에 이러한 셀프제명이 불가능했지만, 이번 통합진보당 사태는 상황이 독특하다. 7:6으로 분당해서 나가는 쪽이 의원 수가 많고 지도부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셀프제명이 가능한 것이다.

- 강기갑 전 대표와 통화는 했는지.
▲ 그분은 생각이 다른데, '통합진보당으로는 안 된다. 구당권파의 패권적인 모습을 극복하지 않으면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동의는 하지만 10년 이상 그분(구당권파)들과 당의 운영을 해오다 보니 마음도 아프고, 많이 지치기도 했고…. 진정성을 갖고 있다. 지금 강 대표처럼 10년 이상 같이 해온 분 중에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 구당권파 문제는 알겠는데 이것을 고쳐야 국민의 지지를 받는다는 것도 알겠는데 그렇다고 당을 떠나서 새 당을 만든다는 것은 자신이 없는 것이다. 과연 이것이 맞는 것인지 의문이 드는 것이다.

- 강 전 대표가 언론을 통해 신당 창당에 대한 계획 발표 등 입장을 보였음에도 태도에 변화가 온 이유는.
▲ 처음에는 신당 창당에 대해 의욕적으로 생각했다가 지역간담회를 통해 지역 당원을 만나는 과정에서 '그분들이 가지고 있는 불안감이 크다'고 느낀 것이다. 강 전 대표는 당이 마지막까지 분열되지 않도록 애썼다. 이석기 의원 만나도 보고 협상안을 제시해보기도 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는데도 안 되니까 자책감도 들고 지치기도 하고, 그래서 쉬러 가셨다.

- 그렇다면 강 전 대표는 신당 창당에서 물러나나.
▲ 신당에서 물러난다기보다는 잠시 쉬러 가신 것이다. 신당 창당의 구도를 만들고 모실 생각이다. 지금은 강 전 대표가 주도적으로 신당을 만들지는 않을 것이고, 본인이 너무 힘들어하신다. 저희도 그냥 떠나 보내드리는 것이고 나중에 상황이 좀 정리되고 좋아지면 요청을 드리려고 한다.


- 대선을 앞두고 야권연대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라도 신당 창당이 늦어지면 안 될 텐데. 창당 논의는 이루어지고 있는지.
▲ 논의가 조금씩 되고 있다. 지금 당장은 탈당문제가 급하고 새집을 당의 형식으로 할지, 준비위원회 형식으로 할지, 추진위원회로 할지 다양하다. 여기 새집에 누구를 더 모셔올지도 논의해야 한다. 저희 말고도 별도의 민중진보세력의 대선후보를 어떻게 추대할 것인지 논의하는 테이블이 따로 있다. 접촉과 논의 과정에 있다. 추선 전후 혹은 추석 넘어서 나오지 않겠는가.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계셔서 늦지 않게 의견을 낼 것이다.

"구당권파, 국민과의 의리 중요치 않아"
"대통령후보, 낼지 말지는 논의 거쳐야"

- 신당 창당 과정에서 구당권파와 손을 잡을 수도 있나.
▲ 가능성 없다. 올 가능성이 전혀 없다. 그분들은 처음부터 일관되게 '당이 분열된 원인이 신당권파쪽에 있다. 모함'이라고 주장해 왔다. 이석기와 김제연 제명 관련해서는 아무 잘못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과의 의리보다 당원과의 의리가 중요한 분들이다.

- 신당 창당에 합류 인사 범위, 예를 들어 국민참여당, 권영길 전 합진보당 원내대표, 새진보통합당,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 협의회 등과도 손을 잡을 수 있나.
▲ 물론이다. 저희는 폐쇄적으로 하지 않는다. 누구든지 뜻을 같이하면 함께할 수 있다. 공동의 가치에 동의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환영이다.

- 신당이 추구하는 대원칙과 진보에 대한 개념은.
▲ 두 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다. 일하는 사람이 인간으로서 존엄 가치를 지니면서 대접받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노동기반이라고 표현한다. 민주노총을 기반으로 하는 것은 아니고 말 그대로 일하는 사람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다. 그래서 시민참여 대중적 정당으로 가려고 한다. 조직되지 않은 시민이 대중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좀 폭넓은 정당으로 가려고 한다.

- 구당과 가장 큰 차별화는 무엇인가.
▲ 구당권파들은 정파적인 활동을 많이 해왔다. 정파적 활동을 배제하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구 당권파가 앞세우는 것은 당원이다. 그래서 국민의 대중적 참여가 어려웠다. 신당은 계파 중심이 아닌 가치관 중심으로 평범한 국민도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정당이 될 것이다.

- 당명이나 로고는 만들어지고 있는지.
▲ 아직 당명이나 로고는 없다. 논의 중에 있는데 새 정당의 원칙이 녹아들어가도록 구상하고 있다.


- 신당에서 대선후보가 나오나.
▲ 후보를 낼지 말지는 나중에 논의를 통해서. 지금은 말씀드리기 어렵다. 어떻게 되든 어떤 형태로든 야권 단일화와 대선에서의 정권교체에 철저하게 기여하는 쪽으로 대선 활동을 벌일 것이다. 대선을 바라보는 시각이 철저하게 정권교체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독자 후보를 내세워 완주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 안철수, 민주당, 진보세력의 야권연대 가능성은 어떻게 보는지.
▲ 긍정적으로 본다. 야권단일화가 안 되면 지는 것은 명백하기 때문에 단일화는 반드시 된다고 보고. 대선에서 패배하면 그 책임은 야권전체가 고루 지는 것이다. 정권교체는 굉장히 절실하고 지금 위태로워 보이지만 결국 뭉칠 것이라고 본다. 또 한 가지 희망은 민주당 후보가 누가 되든 문재인 후보도 안철수 원장도 "내가 아니면 안 다"라는 생각으로 지분 싸움하듯이 하지 않으리라고 본다.

- 통합진보당이 어려운 시기에 입문해 진통의 중심에 있었다. 국회의원으로서 앞으로의 계획은.
▲ 정당은 국회의원이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데, 국회의원이 되고 보니 오히려 정당에 발목 잡히고, 꼭 하고 싶었던 사법개혁과 민생현안 일들은 손도 못 댔다. 신당이 만들어지면 두 가지에 주력할 생각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활동을 활발히 하고 정권교체를 이뤄 검찰개혁과 사법개혁 기구를 만들고 싶다.

 

<서기호 의원 프로필>
▲ 전국 가톨릭 대학생 협의회 회장
▲ 서울대학교 법학과 졸업
▲ 제주지방법원 판사
▲ 서울북부지방법원 판사
▲ 통합진보당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 제19대 국회의원(비례대표)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