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2000년대 초반에 폭풍 인기를 누리며 '7080세대의 전유물'이라고까지 불렸던 싸이월드가 26일, 도토리 환불을 시작하며 부활을 알렸다.
이번 싸이월드 도토리 환불 금액은 38억원어치다.
도토리는 사이버 머니의 개념으로 도입돼 싸이월드 내에서만 사용이 가능했으며 주요 서비스 중 하나였던 미니홈피를 꾸미거나 미니홈피 배경음악을 구매하는 데 사용됐다.
서비스 당시 개당 도토리 가격은 100원에 판매됐으며 싸이월드 회원들간 '선물하기'나 '충전하기' 등으로 다양한 팬층을 확보했던 바 있다.
싸이월드에 따르면 현재 도토리를 1개 이상 보유 중인 싸이월드 회원 수가 276만여명에 달하며 잔액은 38억4996만원이나 된다.
싸이월드는 지난 1999년 첫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10년 만에 이용자 수 3200만명을 끌어모으며 명실상부한 '토종 1세대 SNS'라는 평가를 받았던 서비스다.
싸이월드 측은 전날 "오후 6시부터 싸이월드 이용자가 보유하고 있던 도토리에 대한 환불 서비스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한때 유행 당시엔 '싸이월드는 미니홈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국내엔 싸이월드 회원들이 상당했으며 서비스 중단 시점인 지난 2019년 10월만 해도 1100만명이 가입돼있었다.
'일촌' '파도타기' 등 2000년대 초반 수많은 신조어를 양산했던 싸이월드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 외국 SNS의 유입과 웹 트렌드의 변화를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지난 2019년 서비스를 종료했던 바 있다.
최근 갑작스레 싸이월드가 회원들이 보유하고 있는 도토리에 대해 환불을 시작한 배경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선 도토리의 환불 서비스를 신호탄으로 조만간 싸이월드 서비스의 시작을 알리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싸이월드 서비스는 오는 7월경으로 알려져 있는 가운데 미니홈피의 대문 격인 미니룸은 기존의 2D가 입체식의 3D 형태로 변경된다.
실제로 최광진 싸이월드Z 개발사 대표는 "메타버스와 같은 공간, 3D 기술, VR 등의 기술이 접목됐을 때 훨씬 더 폭발력 있게 정상할 수 있는 서비스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일각에선 이번 싸이월드의 부활이 '찻잔 속의 태풍'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로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SNS 서비스들이 최근 들어서는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등의 개인을 타깃으로 한 SNS 채널들이 늘어나면서 이렇다할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서비스 특성상 10~20대들을 잡아야 하는데 '싸이월드 세대'들은 최소 30~40대라는 점은 싸이월드의 부활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일각에선 레드로 열풍 가능성을 제기하며 '해볼만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누리꾼은 "레트로 열풍은 아직도 진행 중인 것 같다. 싸이월드는 레트로까진 아니더라도 그때 그 감성을 느끼려는 많은 사람들이 서비스를 이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웹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면서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거나 큰 변화 없이 서비스한다면 필패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사진과 동영상이 보기 좋아야 한다"며 "무엇보다 업로드 방식의 간편화 등으로 기존 SNS 채널과의 차별화를 꾀한다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