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91>도심 웰빙아파트

성냥갑은 가라!…이젠 숲속‘그린 아파트’

<일요시사=장경철 르포라이터>답답한 도심에서도 푸른 숲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주택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웰빙에 대한 기준이 높아지고 있다. 바야흐로 부동산 시장에도 웰빙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건설업계도 웰빙 트렌드에 맞춰 도심 아파트에 산책로, 공원, 커뮤니티 등을 강조해 설계함으로써 ‘도심 속 웰빙 아파트’를 속속 선 보이고 있다.

단지내 산책로·공원·커뮤니티 등 갖춰 인기
녹지율 40∼50% 차지…쾌적한 주거환경 조성

삼성물산이 최근 강남보금자리에 분양한 ‘래미안 강남힐즈’는 단지 용적률이 159.9%에 불과하다. 웬만한 강남권 재건축 단지 절반 수준으로 단지 내 조경면적만 약 3만㎡에 이른다. 래미안 강남힐즈는 전용 91∼129㎡ 총 1020가구로 구성됐다.

곳곳에 인공폭포
물놀이 놀이터도

동부건설이 경기도 용인시 신봉동에 분양 중인 ‘신봉센트레빌’은 단지 40%가 녹지로 이뤄진 도심 리조트 같은 아파트다. 단지 내 산책로는 인근 성지바위산 산책로와 연결된다. 시원하게 떨어지는 인공폭포도 곳곳에 있어 단지를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상쾌한 휴식을 누릴 수 있다. 앞으로는 신봉천이 흐르고 있으며 단지 내 물놀이 놀이터는 워터파크를 축소해놓은 형태로 꾸며졌다. 신봉센트레빌은 전용 84∼149㎡ 총 940가구다. 신분당선 연장선 성복역이 2016년 개통예정으로 교통여건이 개선될 전망이다.

파주교하신도시 ‘한라비발디’는 단지 내 녹지율이 단지 절반인 50%에 달해 ‘그린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는 아파트다. 약 1500㎡ 잔디광장과 약 1000㎡ 전나무 삼림욕장, 약 2㎞ 산책로, 약 230m 생태수공간, 전동 옥상 녹화 등 특화된 녹지·조경시설이 풍부하다. 전용 59∼130㎡ 총 823가구로 구성됐다.


반도건설이 김포한강신도시 Aa-09블록에서 분양 중인 ‘반도유보라2차’는 단지 내 녹지율이 50%에 달하며 일부 면적에서는 한강 조망이 가능해 쾌적한 주거환경이 기대된다. 전용 59㎡ 단일면적으로 총 1498가구로 구성됐다.

성우종합건설이 김포한강신도시 AC-8블록에 분양 중인 ‘현대성우오스타’도 단지 내 녹지율이 50% 이상을 차지한다. 지상에 주차장이 없는 공원 같은 아파트로 수로가 내려다보이는 조망권이 장점이다. 전용 101∼131㎡ 465가구로 구성됐다.

GS건설이 경기 고양시 일산 동구에서 분양하는 ‘일산자이 위시티’는 지구 내 녹지율이 47%에 달한다. 공원을 방불케 하는 단지 내 조경시설로 유명하다. 수령 100년 이상의 적송 1500그루를 포함, 소나무 2200여 그루가 식재돼 마치 오래된 소나무 공원에 온 듯한 느낌을 받도록 단지를 꾸몄다. 단지 내외로 약 2.1㎞에 이르는 산책길이 조성됐다. 3호선 정발산역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LH가 인천 남동구 구월동 보금자리에 건립하는 ‘구월 아시아드 선수촌’아파트는 여의도공원에 버금가는 21만5000㎡크기의 지구 내 공원을 조성, 전체 녹지율을 44%로 높였다. 특히 지구 중심을 관통하는 폭 160∼200m 녹지 축에는 8가지 자연풍광을 담아낸 ‘구월팔경’이 꾸며지고 4㎞ 산책로와 순환형 자전거도로가 연결될 예정이다.

부산 북구 만덕동에 들어서는 백양산 ‘동문굿모닝힐’은 단지 내 테마파크가 34곳이 마련된다. 백양산과 금정산을 잇는 50㎞ 둘레길이 꾸며질 예정이며 단지 앞에는 445m 덕천천 생태하천이 조성될 예정이다.

‘대전 도안 아이파크’는 단지 내부에 단지 동쪽과 서쪽 공원과 연계해 중앙 부분에 약 3200㎡ 규모 잔디광장을 들인다. 국제규격 축구장 1.5배 크기로 입주민에게 쾌적함은 물론, 각 동에서 내려다볼 때 탁 트인 시야를 감상할 수 있다. 수변공간과 조형 파고라, 1㎞ 순환 자전거도로, 건강산책로 등도 함께 조성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앞으로 건강, 웰빙에 대한 수요자의 관심은 더 늘어날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도심에 있으면서 단지 내 녹지율이 높아 공원 같은 아파트로 설계된 단지가 미래형 주택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심 속 빽빽하게 자리 잡은 아파트 숲이 익숙한 수요자에게 ‘배산임수형’ 아파트도 단연 관심 대상이다. 웰빙바람으로 건강과 휴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수요자가 점차 늘면서 쾌적한 삶과 더불어 집값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어 인기다. 교통이 불편할 것이라는 편견도 교통망을 잘 갖춘 단지가 속속 나오면서 옛날 얘기가 되고 있다.

텐트 칠 캠핑장에
온천 사우나까지

▲서울권 = 동부건설이 용산구 동자동 37-17번지에서 분양 중인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서울’은 남산 아랫자락에 있는 용산구 전 지역을 한강이 휘감고 있는 전형적인 배산임수 아파트다. 전용 129∼208㎡ 총 278가구 규모로, 단지 앞 1·4호선, 경의선, KTX, GTX(수도권 광역 급행철도), AREX(공항철도)가 가르는 쿼트리플 역세권 서울역이 있다.

쌍용건설이 강서구 염창동 242-4번지에 분양 중인 ‘쌍용예가’는 총 152가구 전용 59~84㎡ 두 가지 타입으로 구성됐다. 한강과 봉제산이 있어 배산임수 입지를 갖췄으며 9호선 증미역이 도보 거리다.

한화건설은 서울 노원구 중계동 156-29번지에 ‘중계2차 꿈에그린’을 분양 중이다. 전용 59∼121㎡ 총 283가구로 불암산 조망이 가능하며 중랑천이 가깝다. 4호선 상계역이 단지 앞에 있다.

▲경기권 = 동원개발은 경기도 고양시 삼송택지개발지구 A-17블록에 ‘고양 삼송 동원로얄듀크’를 분양 중이다. 전용 84㎡ 300가구, 110㎡ 100가구, 116㎡ 198가구로 총 598가구로 구성됐다. 전 가구가 남향 위주로 배치됐으며, 남동향으로 배치된 동은 북한산 조망이 가능하다. 단지 바로 옆 2만여㎡ 규모 근린공원이 들어서고, 단지 3면을 둘러싼 자연녹지와 창릉천·오금천·공릉천이 어우러져 있다. 3호선 삼송역이 도보 거리로 서울외곽순환도로 통일로IC를 이용, 서울까지 5분 내 진입할 수 있다. 2013년 완공예정인 원흥역과 GTX가 추진되면 강남권까지 20분대로 진입할 수 있게 된다.

한화건설은 경기도 수원시 오목천동 824-1번지에 9월 ‘수원 권선 꿈에그린’을 분양할 예정이다. 전용 84∼181㎡ 2157가구 규모로 인근 고금산이 있고 상수천을 조망할 수 있다. 교육시설로는 오현초, 영신중, 영신여고가 인근에 있다.

GS건설은 김포시 장기동에 ‘한강센트럴자이’를 오는 10월 분양할 예정이다. 전용 84∼115㎡ 3503가구 규모로 단지 앞 허산·솔래공원 등 녹지가 잘 조성돼 있다. 단지 앞 한강이 흐르고 있으며 M버스 개통과 김포 지하철 연장노선이 개통 예정이다.

최근 아파트 단지 내 산책로를 인근 산이나 공원까지 연결해 녹지율을 곱절로 높인 설계가 트렌드다. 지상 주차장을 없애고 단지 내 녹지 공간을 늘린 사례는 이미 일반화 됐으며 수요자들에 인기도 높다. 이런 아파트들은 녹지율과 조망권을 확보해 다른 단지들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장점을 가진다.

한 전문가는 “웰빙에 대한 열풍은 앞으로 더 거세질 전망이며 단지 내 산책로와 인근 산을 연계한 아파트의 인기는 더 뜨거워질 전망”이라며 “이들 아파트는 높은 녹지율로 인한 쾌적성은 물론 조망권도 함께 확보해 다른 단지들에 비해 가격 경쟁력도 높은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조망권에 따라 아파트 가격 차이는 수천만원에서 수억원까지다. 같은 단지에서도 조망권에 따라 가격차이가 천차만별이다. 송파구 잠실동의 아시아선수촌은 공원과 바로 맞닿아 있다. 이 아파트는 전용 99㎡ 경우 조망이 좋은 최상급은 13억3000만원이며, 하위급은 12억원으로 무려 1억3000만원 차이가 난다.

아파트 단지 내 조경과 커뮤니티도 진화하고 있다. 1∼2인 가구 증가로 주택은 갈수록 작아지지만 아파트 단지는 다양한 시설을 내부에 갖추면서 경계를 확장하고 있다. 최근엔 단순한 조경·커뮤니티공간을 넘어 삼림욕장이나 캠핑장을 갖춘 아파트까지 등장하기 시작했다. 또 주변의 뛰어난 자연환경을 단지와 직접 연결해 아파트를 둘러싼 담벼락을 허물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울산 문수산 푸르지오’에 삼림욕장 기능을 하는 ‘힐링 포리스트’를 조성할 예정이다. 힐링 포리스트는 단순한 조경수 몇 그루를 심는 수준을 넘어서 단지 입구부터 나무를 빼곡히 심어 집으로 가는 길을 산길처럼 조성해 입주민들의 피로한 심신을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 입주가 곧 시작되는 부산 화명의 ‘롯데캐슬 카이저’에도 2.3㎞에 달하는 산책로를 조성하고 길 주변에 나무를 심어 삼림욕장처럼 만들 예정이다.

단지서 모든 것 해결
‘원스톱 라이프’실현

캠핑장을 단지에 들여놓기도 한다. 현대산업개발은 ‘아산 용화 아이파크’에 2000㎡ 규모의 소나무 숲을 조성하고, 이중 약 600㎡를 캠핑장으로 꾸밀 계획이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주말에는 입주민들이 텐트를 가지고 나와 자연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산이나 강·호수 등 주변 환경을 아파트 단지와 직접 연결해 굳이 단지 울타리를 벗어나지 않아도 자연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아파트도 늘고 있다. 서울 홍은동 ‘동원 베네스트’는 북한산과 단지 내 산책로를 연결했고, 동부건설의 경기도 용인 ‘신봉 센트레빌’은 단지와 성지바위산 등산로를 직접 연결했다.

강 흐르고 산 있는 ‘배산임수형’주목
조경 갈수록 진화…분양가·관리비 우려

커뮤니티센터도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헬스클럽 등 운동시설 위주에서 벗어나 영어마을을 비롯해 카페, 수영장, 미니 워터파크, 온천 등 다양한 시설이 등장하고 있다. 김포 한강신도시 ‘우남퍼스트빌’은 돌잔치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대형 연회장을 마련하고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도 단지 안에 들여놓았다. KCC건설은 동탄2신도시 ‘KCC스위첸’에 애견카페를 설치할 예정이다. 경남 진주시 ‘더 퀸즈 웰가’는 여성 입주자를 위한 ‘퀸즈 센터’를 별도로 설치한다.


경기도 용인시 언남동 일대엔 소형 아파트인 ‘구성 스파팰리스 리가’아파트가 특별 분양 중이다. 지상 20층, 8개동 533가구 규모로 전용면적 85㎡ 383가구, 127㎡ 148가구, 192㎡ 2가구 등 3개 평면 6개 타입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전용면적 85㎡에 한해 공급한다. 이 아파트는 수도권 최초 온천테마 아파트로 건설 현장에서 약알칼리성 온천 성분수가 발견돼 전 가구에 온천수를 공급하고, 단지 내 사우나와 족욕탕 등 온천 관련 커뮤니티를 설치할 예정이다. 또 일조권과 조망권을 극대화한 탑상형 설계로, 동간거리를 충분히 확보해 세대 간 사생활 보호에 신경 썼다.

건설사들의 이런 노력은 아파트 단지 내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라이프’를 실현한다는 의미에서 긍정적으로 받아지고 있다. 아파트 단지가 입주민 교류와 지역 공동체의 기반이 된다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다양한 시설이 마련되면서 분양가와 향후 관리비 상승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입주 이후에는 관리 주체가 주민이 되다 보니 관리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관리비를 줄이면서 주민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방안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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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