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경자년 쥐띠 선수 '총집합'

“올 시즌 나의 해로 만들겠다!”

▲ 이정은6

2020년은 쥐띠의 해다. 그것도 60년 만에 돌아오는 ‘흰쥐’의 해다. 2020년, 흰쥐 해를 맞아KLPGA-KPGA 쥐띠 선수들을 소개한다. 자신들의 해인 2020시즌에 선보일 활약을 기대한다.

‘핫식스’
이정은6

KLPGA 통산 6승을 통해 KLPGA투어 생애통산 상금순위 12위에 이름을 올린 이정은6(24  ·대방건설)는 쥐띠를 대표하는 선수다. 이정은6는 2016년 자신의 첫 정규투어 무대에서 꾸준함을 보인 끝에 생애 한 번뿐인 KLPGA 신인상의 영광을 안았다. 강한 멘탈에 기술적으로도 발전한 이정은6는 2017년도에는 대상, 상금왕, 최저타수상, 다승왕, 인기상, 위너스클럽을 포함해 6관왕이라는 화려한 커리어를 세우며 자타공인 최고 선수로 떠올랐다.

2018년에도 2개의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상금왕과 최저타수상 타이틀 수성한 이정은6는 2019년에 LPGA로 주 무대를 옮겼다. 새로운 투어에서도 빛나는 활약을 선보인 이정은6는 메이저 대회 ‘U.S. 여자 오픈’에서 우승하는 등 2위와의 격차를 700점 이상 벌려 신인상을 일찌감치 확정했다. ‘5년 연속 한국 선수 LPGA 신인상 수상’이라는 역사에 일조한 이정은6가 쥐띠 해에 목표하는 도쿄 올림픽 출전을 이룰 수 있을지, 골프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 안시현, 박지영, 서요섭

‘엄마골퍼’
안시현

2003년, 국내에서 열린 LPGA ‘2003 CJ나인브릿지 클래식 프리젠티드 바이 스포츠투데이’에서 19세 나이로 깜짝 우승한 ‘신데렐라’ 안시현(36·골든블루)이 골프팬들을 열광시켰다. 이어 안시현은 KLPGA 2004년 ‘제2회 MBC·XCANVAS 여자오픈골프대회’에서도 우승함과 동시에 2004년 KLPGA 공로상과 특별상 그리고 LPGA 신인상을 수상했다. 이후 꾸준한 기량을 선보인 안시현은 KLPGA와 LPGA를 넘나들며 2011년까지 활약했다.


약 3년의 공백기를 두고 2014년 다시 팬들 앞에 엄마 골퍼로 복귀한 안시현은 2016년에 개최된 KLPGA 메이저 대회 ‘기아자동차 제30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감동 스토리를 자아냈다. 

느낌이 좋은
박지영

입회 7년 차의 박지영(24·CJ 오쇼핑)은 2019시즌 개막전인 ‘효성 챔피언십 with SBS Golf’에서 통산 2승을 알리며, 시즌 시작부터 축포를 쏘아 올렸다. 이어 생애 첫 우승이라는 좋은 기억이 있는 ‘제13회 S-0IL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비롯해 총 9번 톱텐에 진입하는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하민송, 김지영2, 지한솔, 이지현2

다시 영광을
24세 4인방

하민송(24·롯데)은 2014시즌부터 지금까지 열린 177개 대회 중 172개 대회에 출전하는 강철 체력을 보였다. 2015년 열린 ‘BOGNER MBN 여자오픈’ 우승 후 쥐띠 해에 새로운 우승컵 수집에 도전하는 하민송은 “2019년에는 좋은 기회가 많았지만 잘 살리지 못해 아쉬움이 많았던 한 해였다. 올해에는 기회들을 잘 잡아 오랜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우승에 대한 열망을 보였다.

김지영2(24·SK네트웍스)는 ‘2017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팬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김지영2는 시원시원한 비거리를 무기 삼아 2019시즌 상금순위 9위에 올랐다. 지난 시즌 네 차례나 준우승을 기록한 김지영2 “아쉬운 순간도 많았지만, 다양하게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경험들을 토대로 다가오는 2020시즌에는 나만의 골프를 찾았으면 좋겠다. 다승왕이라는 타이틀을 획득할 수 있는 풍성한 한 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지한솔(24·동부건설)은 ‘ADT캡스 챔피언십 2017’에서 첫 우승컵을 들어올린 국가대표 출신이다. 정규투어에서 꾸준함을 선보이고 있는 지한솔은 지한솔은 “2019년에는 경기도 잘 안 풀리고, 매우 힘들었던 한 해였다. 2020년은 쥐띠 해인만큼 우승도 하고 만족할 수 있는 성적을 거두면서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지현2(24·문영그룹)는 2017년도 ‘E1 채리티 오픈’에서 첫 우승을 기록했다. 이지현2는 지난해 부상과의 씨름에서 승리했다. 2019시즌 30개 대회 중 29개 대회에 출전하며 향상된 실력과 체력을 선보인 이지현2는 “재작년에는 손목 부상 때문에 대회에 많이 나가지 못했다. 2019시즌에는 대부분 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고, 부상 없이 시즌을 잘 마무리해서 만족스러웠다. 부상이 모두 완치되었으니 2020시즌엔 통산 2승을 목표로 새롭게 달려보고 싶다”는 희망찬 새해 목표를 전했다.

첫 우승 도전
기대주 3인방

고나혜(24·하이원리조트)는 지난 시즌 드림투어에서 비록 우승은 없었으나, 꾸준함을 바탕으로 상금순위 12위에 안착했다. 정규투어 시드권을 다시 확보한 고나혜는 “지난해는 2020시즌 정규투어로 가는 데 튼튼한 밑거름, 발판이 되었던 한 해였다. 나에게 2020년도는 정말 중요한 해이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고, 작은 목표는 정규투어 시드를 유지하는 것”이라는 솔직한 목표를 전했다.

김수지(24·동부건설)는 페어웨이 적중률이 2017시즌 75%, 2018시즌 81%, 2019시즌 83%로 상승하는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 시즌 페어웨이 적중률 3위를 기록하며 더 발전된 모습을 기대하게 하는 김수지는 “작년은 매 경기 아쉬움이 남았지만 부상 없이 마무리할 수 있어서 보람차고 감사한 한 해였다. 올해엔 1승이 목표다. 좋은 성적을 거둬서 감사한 분들께 보답할 수 있는 시즌이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전우리(24·넵스)는 2019시즌 국내 개막전인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마지막 홀(파5486 야드)에서 기적 같은 알바트로스를 기록해 KLPGA 역대 5번째 알바트로스 부문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2014년도 입회 후 가장 많은 상금을 쌓으며 개인 커리어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전우리는 “2019년은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한 해였던 것 같다. 비록 어렵게 시드권을 유지했지만,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는 티샷으로 인해 성적을 내기가 힘들었다. 쥐띠 해인만큼 2020시즌에는 내가 목표로 하는 생애 첫 승을 달성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더 큰 꿈을 밝혔다.
 

▲ 최진호, 이태희, 고나혜, 김수지, 전우리

확실한 목표
남자 선수들

1984년생 중에는 올해 나란히 유러피언투어 무대에서 뛰는 최진호(36·현대제철)와 이태희(36·OK저축은행)가 있다. 국내에서만 7승을 거둔 최진호는 ‘2017년 제네시스 대상’ 자격으로 유러피언투어 출전권을 얻어 2018시즌부터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고, KPGA 코리안투어 3승의 이태희는 지난해 아시안투어 상금 랭킹 상위자 자격으로 이번 시즌 유러피언투어에 데뷔한다.

2020년 유러피언투어와 KPGA 코리안투어 무대를 병행할 계획이라는 최진호와 이태희는 “착실하게 시즌 준비에 전념해 유럽에서 승전보를 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한국에서도 승수를 추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새해 목표를 밝혔다.

그 외에도 올해 기대를 모으는 1984년생 쥐띠들이 여럿 있다. 정지호(36)와 박경남(36)은 2020년 반드시 첫 승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정지호는 지난 시즌 전 대회(15개)에 참가해 준우승 1회 포함, 톱텐에 5회 진입하며 제네시스 포인트 8위에 올랐다. 박경남은 시즌 내내 큰 활약은 없었지만 ‘KPGA 코리안투어 QT’(퀄리파잉 토너먼트)에서 8위에 올라 2020시즌 시드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정지호는 2007년 투어에 데뷔한 14년 차, 박경남은 2004년 투어에 입성한 17년 차의 베테랑이지만 두 선수 모두 아직 우승과는 인연이 없다. 

2017시즌 종료 후 시드를 잃었던 유경윤(36)과 정승환(36)은 2020시즌의 출전권을 놓고 펼쳐진 KPGA 코리안투어 QT에서 나란히 공동 19위에 올라 투어 무대로 복귀했다. 2009년과 2013년 차례로 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유경윤과 정승환의 최고 성적은 각각 2011년 먼싱웨어 챔피언십 9위, 2017년 제13회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의 공동 9위다.
 

▲ 안시현, 박지영, 서요섭

코리안투어
뜨겁게 달군다


‘2019년 KPGA 코리안투어’에서 가장 뜨거웠던 남자 서요섭(24·비전오토모빌)도 1996년생 쥐띠 선수다. KEB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서 첫 승과 한 시즌 평균 드라이브 거리 303.032야드로 연말 대상 시상식에서 ‘BTR 장타상’을 수상한 서요섭은 “2020년에는 다승을 노리겠다. 지난해 우승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할 것”이라는 각오를 품었다.

서요섭 외에도 활약이 기대되는 1996년생 쥐띠에는 지난해 투어에 데뷔해 제10회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8위, 제15회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 공동 11위 등 꾸준한 성적을 내며 제네시스 포인트 23위로 시즌을 마감한 김한별(24·골프존)도 있다. 김한별은 “2020년은 2019년보다 훨씬 잘할 수 있다는 생각만 갖고 있다”며 “2년 차 징크스에 대한 말도 듣고 있지만 가뿐히 격파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2019년 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공동 선두에 자리하며 우승에 도전했던 윤성호(24·골프존)는 지난해 비록 첫 승은 놓쳤지만, 제네시스 포인트에서는 20위에 올랐고 2018년 투어 데뷔 이후 최초로 상금 1억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냈다. 윤성호는 “2년 연속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2020시즌도 자신 있다”며 “투어 경험이 쌓일수록 실력이 늘고 있고 자신감도 커진다. 2020년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라고 전했다.

최고의 활약 기대
팬들 뜨거운 관심

‘2019년 KPGA 챌린지 투어’에서 3승을 거두며 2020년 KPGA 코리안투어 시드를 거머쥔 박승(24)도 올해 새로운 비상을 꿈꾼다. 2015년 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했던 박승은 지난해 KPGA 챌린지 투어에서 활동하며 상금 랭킹에서는 1위, 통합 포인트 부문에서는 2위에 올랐다. 또한 아시안투어 2부 투어인 디벨롭먼트투어 OB 골프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활약 등으로 올 시즌 아시안투어 출전권도 확보했다. 박승은 “KPGA 코리안투어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하고 있다”며 “우승도 바라고 있지만 절대 성급해하지 않겠다. 한 시즌 동안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2020년 목표”라고 이야기했다.

코오롱 제62회 한국오픈에서 7위를 기록했던 유송규(24), 2019년 KPGA 코리안투어에서 평균 75.778%의 그린 적중률을 선보이며 ‘2019 KPGA 제네시스 대상 시상식’에서 ‘아워홈 그린적중률상’을 받은 이재진(24), ‘KPGA 코리안투어 QT’에서 공동 9위에 오른 남재성(24)도 1996년생 쥐띠 선수로 다가오는 시즌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2020년 데뷔하는 KPGA 코리안투어 신인 선수 중에는 KPGA 코리안투어 QT에서 수석 합격한 김근태(24)와 2017년 아시안투어 리조트월드 마닐라 마스터스 챔피언 마이카 로렌 신(24·미국), 국가대표 출신의 ‘장타자’ 장승보(24)가 1996년생 쥐띠다. 신인의 패기로 가득 찬 이들의 활약을 기대하는 것도 2020시즌 KPGA 코리안투어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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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개각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초대 장관인 데다가 이력도, 배경도 독특한 이들이 합류하면서 주목도는 배로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외교부에는 조현 전 1차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밖에도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방부 민주당 안규백 의원 ▲국가보훈부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민주당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해양수산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여성가족부 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등이 후보자로 임명됐다. 가리지 않고 사람만 보고 큰 폭의 내각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이력이 독특하거나 발탁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청문회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슈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규백 후보자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약 20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내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 분야에서 보냈다.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특위)’ 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이 국방위 활동이기에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비상계엄 당시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부터 군이 반대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한다.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이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영훈 후보자는 현직 철도 기관사로,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이다.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날까지 김 후보자는 경부선 부산-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운행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번 인선이 일종의 ‘청구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행된 노동 개혁 성과는 후퇴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반 기업적 스탠스를 명확히 못 박아두는 인사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지난 3년간 거부권에 가로 막혔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주 4.5일 근무제 등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채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간 국방 장관, 기관사 노동 장관 파격 인사에 국민들 관심도 ‘쑥’ ↑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쟁점 법안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4.5일 근무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정부가 잘 살펴보고 공동의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개각 명단을 보면 대부분 실무형 인사 위주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재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인이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내각에 포함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등을 지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지목했다. 이재명정부는 “100조를 투자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손발을 맞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3강의 정의부터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가 3위를 한다고 해도 미·중과 너무 차이가 크다. 1·2위에 근접한 3위가 돼야 하며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AI 3강 목표를 반드시 2∼3년 이내에 달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고, 소속됐던 기업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13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역대 중기부 장관을 살펴보면 통상 관료나 정치인이 낙점된 만큼 민간 기업 출신 후보자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꾼도 실용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이재명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한성숙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소기업이 한 후보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거 국정감사 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 ‘단골’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소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에게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짧게 답했다. 노 의원이 “징계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징계가 있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도 뉴스 편집 조작과 댓글 여론 조작 방조 의혹 등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거대 포털과의 전략적 야합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성숙 후보자 지명은 과거 민주당의 규제를 통한 견제가 아니라 포털과의 인사 유착을 통해 정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플랫폼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라는 심각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 국민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21년 국감을 언급하며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던 괴롭힘의 현장을 방치한 책임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국민 신뢰를 저버린 매우 전략적이고 노골적인 이번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성급했나? 잡힌 발목 실용과 통합을 위한 지명도 이뤄졌지만 여야 모두에게 질책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식품부의 장관 유임과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임을 발표한 뒤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민주당,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3년 동안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이를 ‘농망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기용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진보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국민통합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남태령 응원봉의 주역이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뜻을 함께했던 농민들은 송 장관의 유임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장관은 윤석열 농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회와 반성, 사과와 유감의 발언도 없었고 공개적인 평가의 과정과 책임의 경중을 논의한 바가 없는데 누가 송미령을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이 있다면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소속인 진보당 전종덕 의원 역시 “농망 장관”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통합용 지명? 여야 모두 아우성 ‘윤의 사람’ 그대로 품은 이유는? 일부 야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법과 속칭 농민3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정부의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되니 ‘새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며 “금번 인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정체를 알겠다. 그건 실용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도 “나름 탕평 인사로 가장 탈이 안 날 것 같은 인물을 유임시킨 것 같은데 아마 이 대통령도 뒷말은 예상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을 잡은 만큼 모순된 면이 있다. 그날 밤(12월3일) 용산에 모인 국무위원을 내란 동조자, 내란 방관자라고 하더니 ‘일을 잘하니 함께 가겠다’라는 건 국민에게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이 보훈부 장관으로 지목된 것 역시 탕평 인사로 분류된다는 해석이다. 권 후보자는 지난 4월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에 눈길을 끌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 후보자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보수 인사였던 그는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권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경북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다”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보수와의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면 광화문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가 서로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이라면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각자가 논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고 들어봐서 반영하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자기 진영 논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임된 송 장관을 제외한 10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면서 국회 역시 각 상임위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시기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7월 말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겪은 국민의힘은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격돌의 7월 관전 포인트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총리로서의 자격 검증은 뒷전이고 돈 문제만 물고 늘어졌다”며 “물론 총리 후보자의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더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해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장관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국민의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