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 듯 다른 <남산의 부장들> <그때 그 사람들> 전격 비교

화려함 속에 뒷걸음 ‘역사 해석력’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1979년 10월26일은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큰 의미를 지니는 날이다. 무려 18년 동안 집권했던 대통령을 부하가 시해한 사건으로 인한 충격은 당시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워낙 강렬했던 터라 이 하루를 다룬 재연물은 수없이 많았다. <그때 그 사람들>이 10‧26을 다룬 대표작으로 꼽히는 가운데 <남산의 부장들>이 최근 개봉했다. 과연 <남산의 부장들>은 <그때 그 사람들>보다 무엇이 나아졌을까. 15년 간격이 있는 두 작품을 비교 분석했다. 
 

▲ 영화 남산의 부장들

무려 18년 넘게 집권하며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던 대통령이 부하가 당긴 방아쇠로 인해 사망했다. 1979년 10월26일, 서울 궁정동 안가에서 울린 총성은 대한민국 현대사를 뒤흔들어놨다. 이 극적인 사건은 지난 2005년 임상수 감독의 <그때 그 사람들>과 2020년 우민호 감독의 <남산의 부장들>로 영화화됐다. 두 작품은 10‧26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지만, 전혀 다른 장르와 거리감, 관점을 갖고 있다.

코미디와 누아르

<그때 그 사람들>은 블랙코미디 장르다. 다소 과장된 표정과 억양을 사용한다. 김 부장(김재규) 역을 맡은 백윤식은 비교적 가벼운 톤의 언행을 일삼는다. 다소 툭툭 내뱉으며, 고뇌보다는 직관적인 행동으로 일관한다. 근엄한 표정을 지어도 가볍다. 목소리 톤도 자주 올라가며, 때론 갈라지기도 한다. 의전과장인 주 과장(박선호) 역의 한석규는 가벼운 욕설을 내뱉을 뿐 아니라 다소 저급한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러닝타임 내내 껌을 씹는다.

차실장(차지철) 역의 정원중은 몸짓이 과하며 대통령 각하(박정희) 역의 송재호는 극단적으로 나약하다. 카리스마는 전혀 없고 여색에 젖은 할아버지로만 표현된다. 전반적으로 연극적인 톤을 가진 인물들 중 그나마 현실감을 부여하는 인물은 민 대령(박흥주‧김응수 분) 뿐이다. 

블랙코미디 장르답게 웃음이 나오는 장면이 많다. 육군본부 앞에서 암구호를 외치는 병사에게 “나 참모총장이야”를 부르짖는 정승화 참모총장(정종진)의 행태가 대표적이다. 사건이 이어지는 과정서 철두철미함보다는 오버스러운 언행으로 스크린을 채운다. 10월26일 오전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약 24시간을 그려낸 <그때 그 사람들>은 이날을 매우 가볍게 바라본다.

반대로 <남산의 부장들>은 차갑다. 거리를 두고 있기는 하나 이야기 전개는 숨막힌다.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한다. 권력의 이면을 어둡게 표현한다. 카메라는 김규평(김재규) 역의 이병헌, 곽상천(차지철) 역의 이희준, 박통(박정희) 역의 이성민 등의 근육 움직임마저 잡아내려는 듯 얼굴을 클로즈업한다. 목소리는 늘 진하게 깔려있다. 가볍게 행동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대다수 인물들이 다음 스텝을 내다보고, 살얼음 걷듯 조심조심 움직인다. 

웃음기도 쫙 뺐다. 누아르나 스릴러에서조차 분위기를 환기시키기 위해 유머러스한 장면을 넣기 마련인데, <남산의 부장들>은 웃음기를 거세했다. 웃기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그림은 세련됐다. 당시 시대상을 그리는 의상이나 건물 등의 고증도 뛰어난 편이고 미장센 역시 훌륭하다. 무거운 톤의 색감을 통해 <남산의 부장들>은 10‧26을 데드라인으로 이전 40일 기간을 중량감 있게 담아낸다.

냉소와 연민

<그때 그 사람들>은 인물들과 철저히 거리감을 둔다. 관객이 인물에게 공감하는 것을 일정 부분 차단한다. 인물의 고뇌가 드러나지 않는다. 임 감독은 관객들에게 ‘이런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만을 느끼도록 선을 긋는다. 

그래서인지 특정 인물에게 감정이 이입되지 않는다. 이야기를 전개하는 중심인물인 김 부장의 끝이 좋지 않음에도 불편함이나 미안함은 남지 않는다. 이는 김 부장과 한편인 주 과장이나 민 대령, 반대편서 죽음을 맞이한 대통령 각하나 차 실장에게도 마찬가지다. 냉소적인 태도를 유지하면서, 임팩트 있고 극적인 장면을 우스꽝스럽고 심드렁하게 표현한다. 바늘이 연상되는 목소리를 가진 배우 윤여정의 내레이션은 인물에 대한 차가운 톤을 배가시킨다.

예술의 자유를 누린 <그때 그 사람들>
정치적 중립성만 유지 <남산의 부장들>

<남산의 부장들>은 인물들이 카메라와 가깝다. 관객들이 김규평에게 감정을 이입하도록 만들었다.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있는 김규평은 틈만 나면 사나운 말을 내뱉는 후배 곽상천으로부터 멸시를 받는다. 일을 제법 잘 처리함에도 박통에게 미운털이 박힌 듯 중심 권력서 제외되는 부분 등 김규평에게 동정심을 갖도록 구성했다.

감정이 절정에 치달은 말미, 총성을 울린 뒤 정신을 놓은 듯 불안이 가득한 김규평의 얼굴을 통해 안타까움을 느끼도록 한다.

박통이나 박용각(김형욱·곽도원 분) 등 다른 인물들에게도 감정이 느껴진다. 충성을 다한 대통령으로부터 버림받은 후 복수에 이를 갈고 있는 박용각의 얼굴이나, 미국의 압박에 두려움을 느껴 사자후를 쏟아내는 박통의 분노 등 영화 전반에 감정이 진하게 묻어있다. 
 

▲ 영화 &lt;그때 그 사람들&gt;

두 작품서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 10‧26과 김재규를 바라보는 관점이다. <그때 그 사람들>에서는 김재규를 생각이 단순한 인물로 묘사했고, 10·26도 별생각 없이 저지른 우발적 사고로 판단한다. 주 과장이나 민 대령, 정 참모 총장, 대통령 각하, 차 실장 등 대다수의 인물이 어리석게 보인다. 

이러한 김 부장의 기질은 현재까지도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남산이 아닌, 육군본부로의 ‘U턴’에 대해서도 꽤 명료하게 설명한다. 정 참모총장과 육본에 있으면 권력이 국민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해석한다.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으로 박정희 대통령을 쐈다는 김재규의 주장을 뒤로하고, 이날의 총성을 다음 단계에 대한 고려 없이 벌인 감정적 행위로 바라본다.

결과적으로 김재규의 행위는 당시 보안사령관이었던 전두환을 통해 역사의 시계를 되돌려놨는데, 이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이 영화에 깔려있다. 이날 하루를 그저 ‘지리멸렬한 난장판’ 정도로 해석한다. 

바보와 열사

아울러 영화 뒷부분에 대통령의 죽음에 눈물을 쏟는 당시 국민들의 실제 영상을 통해 ‘국민들의 어리석음으로 이런 바보들이 정치놀음을 했다’는 조소도 느껴지게 한다. <그때 그 사람들>이 시대를 앞서간 영화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가 이 부분에 대한 해석이 설득력 있고 용감하기 때문이다.

<남산의 부장들>은 이 부분서 <그때 그 사람들>에 못 미친다. 당시 상황을 나열하는 데 집중한 <남산의 부장들>이 10.26에 대한 해석을 포기했다. 15년이 지났음에도 진일보한 해석이 전혀 없는데, 그렇다면 이 영화가 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했던 바가 전달되지 않는다. 1979년 10월26일이라는 커다란 역사를 선택한 우 감독은 역사물서 가장 중요한 ‘연출가의 해석’을 거부함으로 <그때 그 사람들>을 넘지 못하는 길을 스스로 택했다.

극중 김규평은 업무 처리능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오랜 친구를 완벽히 매장할 정도로 결단력과 대담함도 지니고 있다. 미국서 유일하게 지지하는 한국 관료로도 표현된다. 차가운 기질이지만 필요한 순간 인간관계서 뛰어난 스킨십도 갖고 있다. 

그런 김규평이 거사를 치루기 위해 내리는 결단은 급작스럽다. 부마항쟁을 벌이는 시위대를 죽이라는 말에 총구를 겨누기엔 러닝타임 동안 인물이 보여준 조심성이 너무 강했다. 어찌어찌 거사를 치룬 후 정신을 놓은 표정을 짓고, 벗겨진 신발로 인해 피 묻은 양말을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하는 장면도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2시간여 동안 쌓아올린 김규평의 기질이 영화 막판에 온데간데없이 사라진다.

영화는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으로 거사를 일으켰다는 김재규의 주장을 충분히 수용할 뿐 아니라 일각서 내세우는 ‘김재규 열사’론에 치우쳐 있지만, 이날의 핵심인 ‘U턴의 이유’를 관객에게 설득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지금까지도 미스터리로 설왕설래하는 부분서 한 발짝 발을 뺀 대목은, 미장센이나 고증, 배우들의 엄청난 연기력까지 드러나는 <남산의 부장들>이 ‘걸작’의 반열로는 올라갈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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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자신이 모집·관리해 온 고객의 보험계약을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른바 ‘포괄양수도’. 한 대형 보험대리점 산하 조직이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퇴사 시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다. “나가도 기존 계약을 가져갈 수 있다”는 약속은 실제로 지켜질 수 있었을까.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옮길 때 자신이 기존 회사에서 모집·관리하던 보험계약을 새 소속에서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넘겨받는 것을 업계에서는 흔히 ‘포괄양수도’라고 부른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이직 이후에도 기존 고객을 계속 관리할 수 있고, 계약 유지에 따라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어 소속을 옮길 때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양수도 약속 실행 미지수 다만 보험계약 자체가 설계사의 소유물인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의 당사자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이고, 보험설계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계약 체결을 중개한 대가로 보험사나 법조인보험대리점(GA)으로부터 약정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설계사가 자신이 모집한 계약에 대해 법적인 ‘소유권’을 갖고 있어 회사를 옮길 때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 설계사가 한 법인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하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을 모집했다고 가정해 보자. 설계사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보험대리점으로 옮긴다고 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이 자동으로 설계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 자체는 기존 보험사와 고객 사이에 그대로 유지되고, 설계사가 퇴사하면 기존 회사가 해당 계약을 관리하거나 다른 설계사를 담당자로 지정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회사와 설계사 사이에 계약 이관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사가 새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한 뒤에도 자신이 모집했던 계약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기존 회사에서 새 회사로 관리관계를 옮기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신규 보험대리점 간 협의와 수수료 정산, 보험사 전산상 담당자 변경 등 실무적인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계약 이관을 보험업법 등이 일률적으로 보장하거나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보험설계사의 이직에 따른 계약 이관을 직접 규율하는 법령이 없어, 실제로 계약을 넘겨줄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보험대리점과 설계사 사이의 계약이나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영역으로 해석된다. 설계사 영입 ‘계약 이관’ 약정 본사는 양수도 불허…엇갈린 방침 이 때문에 보험대리점이 설계사를 영입할 당시 “향후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기존 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 해당 약정이 중요해진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 내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은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향후 퇴사할 경우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을 약정서에 담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인카금융서비스(주) 사업단 부속 약정서’에는 인카다이렉트 사업단과 설계사 김모씨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적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퇴사 이후의 계약 처리 방식이다. 약정서에는 “조직의 이동(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의 양수도 조건으로 원활한 계약 이관 조치한다”고 명시돼있다. 설계사가 향후 조직을 떠나더라도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계약 이관뿐 아니라 퇴사 이후 남아 있는 수수료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약정서에는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미정산 잔여 유지수수료는 월지급 또는 퇴사 시점부터 1년이 되는 시점에 정산해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영입 당시 지급 수수료율과 일부 시책 등 구체적인 보상 조건도 함께 약정됐다. 앞서 작성된 또 다른 부속 약정서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확인된다. 해당 문서 역시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양수도 조건으로 이관하고, 남은 유지 수수료를 별도로 정산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약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설계사에게 계약 이관을 약속한 주체는 인카금융서비스 본사가 아니라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다. 인카다이렉트는 인카금융서비스 내에 편입된 영업 조직이다. 기존 다이렉트119가 인카금융서비스에 합병되면서 인카다이렉트라는 조직으로 편입됐고, 그 아래 다시 사업단과 본부 등 영업 조직이 구성돼있다. 계약 옮겨도 정산은 별개 앞서 김씨와 부속 약정을 체결한 사업단 역시 이 같은 인카다이렉트 산하 조직 중 하나다.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체결한 이 같은 약정이 인카금융서비스 본사의 방침과 맞아떨어졌느냐다. 인카금융서비스 본사는 지난 2024년 소속 조직에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방침을 전달했다. 김씨는 이후 본사의 방침과 자신이 체결한 약정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본사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 포괄양수도를 사업단이 어떻게 약정할 수 있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본사가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면, 사업단이 설계사에게 향후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정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인 셈이다. 사업단 자체 판단만으로 계약 이관을 약속할 수 있었는지, 아니면 인카다이렉트나 인카금융서비스 차원의 권한이나 승인이 전제돼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약정서에 ‘계약을 이관한다’고 적었다고 해서 실제 포괄양수도가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기존 소속 회사와 새로 옮길 회사, 보험사 등 여러 주체의 협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한 설계사가 A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B 대리점으로 옮기면서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함께 가져가려 한다면, 우선 기존 GA가 해당 계약을 내보내는 데 협조해야 하고, 새 GA 역시 이를 받아 관리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후 실제 보험계약을 보유한 보험사 전산에서도 담당 조직이나 설계사 변경 등 필요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근저당 걸고 3년 만 이관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돈 문제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계약 체결 시점에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 기간에 따라 나눠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자체 재원으로 일부 수수료를 먼저 지급했거나 정착 지원금·시상금 등을 지급했다면, 퇴사 시 이를 어떻게 정산할지를 두고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가 다른 GA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 소속 회사가 계약 이관에 협조하지 않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반복돼 왔다. 계약 이관 여부를 일률적으로 정한 법적 기준이 없는 만큼, 기존 GA가 계약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판단할 경우 설계사가 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기존 GA 입장에서도 계약이 빠져나가면 향후 해당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설계사의 이직과 함께 기존 고객 계약까지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경우, 회사가 관리하던 계약과 수익 기반을 함께 내주는 셈이어서 계약 이관에 소극적일 유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진행은 쉽지만은 않다. 계약의 관리만 넘겨주는지, 남은 수수료까지 함께 정산하는지, 기존에 지급된 지원금이나 시상금에 환수 조건이 붙는지 등에 따라 설계사가 체감하는 조건은 크게 달라진다. 인카다이렉트 측 관리자들은 이와 관련해 포괄양수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난 8월 김씨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한 관리자는 “인카다이렉트 양수도 100% 된다”며 “W금융이 대표적이고, 개인이든 지점이든 자신들이 계속분을 받기 위해 안 한 거지 원하는 분들 다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대로라면 포괄양수도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회사가 이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설계사나 조직이 기존 계약에서 계속 발생하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스스로 계약 이관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라는 취지다. ‘100% 가능’ 철석같은 약속 실제 이관까지 절차 수두룩 하지만 <일요시사>가 확인한 W금융 측 설명은 달랐다. W금융 대표는 DM(다이렉트 메시지)에서 “포괄양수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내가 과거 인카 측에서 해촉된 뒤 곧바로 포괄양수도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카다이렉트 측 설명처럼 퇴사와 동시에 기존 계약과 관련 권리가 한꺼번에 넘어온 것이 아니라, 해촉 이후 약 3년이 지나서야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받았다는 것이다. 대표는 계약을 넘겨받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조건이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계약 이관 과정에서 근저당 설정 등의 부담이 있었고,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유지 수수료 역시 충분히 정산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계약 이관을 어디까지 ‘포괄양수도’로 볼 것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퇴사 이후 기존 계약 일부 또는 전부가 다른 회사로 이관됐다고 하더라도, 영입 당시 약속한 조건에 따라 즉시 계약과 잔여 수수료 등이 함께 이전된 것인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별도의 협의와 조건을 거쳐 이관된 것인지는 성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양수도 사례로 W금융을 언급한 경위에 대해 당시 김씨와 대화를 나눴던 사업단 관리자에게도 확인을 요청했다. 해당 관리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전해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자신이 포괄양수도 가능 여부나 과거 사례를 직접 확인해 안내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후 A씨는 인카다이렉트를 떠나 같은 인카금융서비스 내 다른 조직으로 소속을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포괄양수도 약정과 실제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SNS에 제기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인카다이렉트 측은 A씨의 게시물 등을 문제 삼았고, 결국 A씨는 ‘허위 사실 유포 및 회사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해촉 통보를 받은 상태다. 결국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설계사들에게 약정한 포괄양수도가 실제 100% 가능한 조건이었는지다. 또 본사의 방침과는 달리 ‘포괄양수도’에 대해 사업단이 자체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도 쟁점이다. 방침 따로 약정 따로 인카다이렉트 측은 현재 회사 내부 규정상 설계사 퇴사에 따른 타사 계약 이관과 잔여 수수료 등을 일괄 이전하는 포괄양수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요청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개별 계약 이관을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하 사업단에서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거나 별도 약정을 체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만약 그렇게 했다면 사업단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잘못된 안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내부 조사와 필요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