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이상득 구속 '숨겨진 꼼수' 전격해부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2.07.16 09:5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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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죄부 남발하던 검찰 '상왕 구속' 청와대와 눈 맞췄나?

[일요시사=김명일 기자]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상왕' 이상득(77) 전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10일 결국 검찰에 구속됐다. 현직 대통령의 친형이 구속된 것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불과 지난달 내곡동 사저 의혹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불법사찰과 디도스 공격에는 '배후가 없다'는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국민들의 지탄을 받았던 검찰이었다. 비난여론을 의식한 검찰이 드디어 정의의 칼을 빼든 것일까? 하지만 그렇게 단순히 생각하기엔 너무나도 의심스러운 점들이 많다.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10일 전격 구속됐다. 이날 이 전 의원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모습을 드러내자 저축은행 사태 피해자들은 "내 돈 내놓으라"면서 이 전 의원의 넥타이를 멱살 잡듯 당겼고, 또 다른 피해자는 날계란을 던졌다.

달라진 검찰?
짜고 치는 고스톱

이 전 의원은 계란을 바로 맞지는 않았지만 일부가 튀어 옷과 손 등에 묻었다. 피해자들은 "이상득 도둑놈" "구속시켜라" 등을 외치며 이 전 의원과 몸싸움을 벌였고 바닥에 드러누워 울부짖기도 했다. 이 전 의원은 검찰청에서 자신의 넥타이를 잡고 계란을 던진 이들에 대해 "(검찰이) 저런 사람들을 통제도 못하느냐"며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의원이 지칭한 '저런 사람들'은 이 전 의원이 뇌물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저축은행에 어렵게 모은 돈을 맡겼다가 전 재산을 날린 서민들이었다. 이날 이 전 의원의 만면에는 '침통함'보다 어딘가 모를 '당당함'이 묻어났다.

사실 이 전 의원의 비리의혹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이미 지난해 이 전 의원의 보좌관 박배수씨가 수억원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바 있으며, 여비서의 계좌에서는 정체불명의 뭉칫돈 7억여원이 발견돼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기도 했다.

지금껏 이 전 의원은 뭉칫돈의 출처에 대해 "축의금 등으로 받은 돈을 장롱 속에서 보관해오다 사무실 운영비로 쓴 것"이라며 "저축은행 관련해서 어떤 부탁을 받은 적이 없고 전혀 관여한 적이 없다"는 입장으로 일관해왔다. 이 밖에도 수많은 의혹을 받아온 이 전 의원이지만 검찰은 늘 수사의지 박약을 지적당하면서도 이 전 의원을 어쩌지 못했다.


"마치 치밀하게 짠 각본대로 움직이는 듯"
검찰 장악한 MB, 검찰과 사전교감 있었나?

그러나 최근 검찰이 달라졌다. 그냥 달라진 것이 아니라 확 달라졌다.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를 '서면조사' 하며 굴욕을 자초했던 검찰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 전 의원을 전격 구속한 것이다. 또 여권의 정두언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해 체포동의안 표결까지 진행했다. 표면적으로 본다면 일단 검찰 수사의 칼날은 현정권의 권력핵심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역대 정권에서도 유독 임기 말이 되면 측근비리에 매서웠던 검찰이었기에 특별할 것도 없다는 일각의 평가도 있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검찰수사에 대한 반발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검찰의 이번 수사는 역대 정권에서의 측근비리 수사와는 뭔가 다르다는 지적이었다. 한마디로 '짜고 치는 고스톱'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당장 이종걸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 11일 "검찰이 권력핵심들을 계속 수사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하다"며 "이 전 의원의 경우에도 (뇌물수수 금액이) 3~5억 그러는데 억지로 사건을 축소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의원은 지난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3억여 원을 받은 혐의와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2억여원, 코오롱그룹으로부터 공식 회계처리하지 않은 1억5000만원을 각각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 정치전문가는 "이 전 의원은 대기업 사장을 지낸 6선의원 출신으로 지난 3월 공직자 재산등록 때 신고한 재산만도 77억원에 이르는 거물 정치인이다. 게다가 뇌물을 수수한 것으로 알려진 시기에 이 전 의원은 압도적으로 당선이 유력한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선대본부에 있었다. 그러한 그가 고작 2~3억원을 받기 위해 소위 '듣보잡'이었던 저축은행 관계자를 만났다는 사실은 납득이 되질 않는다"고 말했다.

물타기 수사 비판
무엇을 노렸나?

또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과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를 저축은행비리 수사선상에 함께 올려놓은 것도 일종의 물타기 수사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지난 11일 국회에서 부결됐다. '방탄국회'라는 비판에 직면했지만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다. 여당의 모 의원은 "의원들이 특권의식을 버리지 못해 부결시킨 것이 아니다. 우선 현재 검찰이 가지고 있는 증거는 관련자 진술이 전부다. 당사자인 임석 회장조차 정 의원에게 준 것이 아니라고 진술했는데도 검찰이 정 의원을 공범으로 몰고 있다. 심지어 검찰은 임 회장이 놓고 간 물건에 돈이 들어 있어 정 의원이 이를 즉각 돌려보낸 사실을 확인까지 했다. 이 같은 무리한 수사가 의원들의 반감을 산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정 의원은 이명박 정권 창출의 일등공신으로서 한때 '왕의 남자'라고 불리기도 했지만 2008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벌어진 이 전 의원의 불출마를 요구하는 '55인 서명 파동'으로 이 대통령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인물이다. 이후 다른 개국공신들이 승승장구하는 동안 정 의원은 장관은 커녕 모든 요직에서 배제되는 수모를 겪어왔다.

정 의원이 검찰 소환조사를 받고 나온 자리에서 "나는 이 정부 내내 불행했다"며 감정에 복받친 듯 눈시울이 붉어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가 눈엣가시 같은 정 의원을 이번 사건을 통해 제거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뒷말이 무성했다.

정 의원과 함께 수사선상에 오른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또한 야권의 대표적인 '저격수'로서 이명박 정권을 견제해 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박 원내대표는 "내가 돈을 받았다면 (지역구인) 목포역전에서 할복이라도 하겠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지만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치명적인 이미지 훼손을 감수해야만 했다.

결과적으로 이명박 정부는 이러한 '물타기 수사'를 통해 대통령 자신과 여당에 쏟아질 비판을 분산시키는 한편 평소 골칫덩이였던 정적들을 견제하는 1석2조의 효과를 얻어 냈다는 평가다.

이상득이 박근혜 대선출정식 초친 이유 뭔가?
"사태 커지면 좋을 것 없다" 정치적 메시지 전달

마지막으로 이 전 의원이 법원에 출석한 날짜와 시간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전 의원이 법원에 출두한 시간,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는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의 대선출정식이 한창이었다. 덕분에 박 전 위원장이 지난 4년여 동안 손꼽아 기다린 대선출정식은 '이상득 법원 출두'라는 빨간 자막으로 온통 도배가 되다시피 했다. 우연이라 하기엔 너무나 얄궂었다.

본지가 확인한 결과 심문기일은 이 전 의원 측이 원할 경우 얼마든지 변경이 가능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전 의원 측이 워낙 경황이 없어 이러한 사태를 예견하지 못해 발생한 일이라고 설명할 수도 있겠지만 주위의 수많은 보좌진들과 새누리당 관계자들까지 이 같은 사태를 예견하지 못했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이 전 의원이 박 전 위원장에게 무언의 정치적 메시지를 보낸 것 아니냐는 분석이 쏟아져 나왔다. 한 정치평론가는 "너무 확대해석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정치9단' 이 전 의원이 박 전 위원장의 출정식을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특히 날짜는 물론 시간까지도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이 전 의원이 법원에 출두한 10시30분은 박 전 위원장이 출마선언문을 낭독하던 행사의 하이라이트였다"고 설명했다.

이 전 의원이 전하고자 했던 '정치적 메시지'에 대해서는 "평소 이 대통령과 거리를 두며 견제역할을 해왔다고 자부하는 박 전 위원장이지만 현정권의 비리의혹은 분명 정치적 부담일 수밖에 없다"며 "따라서 '이번 사태가 확대되면 대선정국 내내 (이번처럼) 현정권 관련 비리가 톱뉴스를 차지할 것이다. 너한테 좋을 것이 없다. 유력 대권주자로서 이번 사건을 조용히 마무리하는 데 반드시 힘을 보태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일련의 사건을 종합해보면 도저히 갑작스럽게 수사를 당한 사람이라고 보기가 힘들다. 마치 치밀하게 짠 각본대로 움직이는 듯하다. 구속을 피하진 못하더라도 그 안에서 최대한 혐의를 작게 만들고, 정치적 파장을 가급적 줄일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한 흔적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검찰과도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듯 야권에서는 대통령 측근의 연이은 구속으로 이 전 의원의 문제를 더 이상 덮을 수 없게 되자 차라리 임기 중에 털고 가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정치9단 이상득 
정치적 의도는?

현재 사정라인에는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권재진 법무장관, 한상대 검찰총장, 그리고 BBK 주임검사로 이명박 정부 들어 승승장구하고 있는 최재경 중수부장 등이 건재해 있다. 지금이라면 사실상 제대로 된 수사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 수사는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따라 오히려 차기정권 하에서 혹독한 대가를 치를 수도 있는 민감한 문제들에 미리 면죄부를 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주장이다.

마지막으로 야권의 한 관계자는 "이명박 정권은 측근비리로 곤혹을 치른 역대정권들을 반면교사로 삼아 측근비리를 예방하는 데 힘쓰기 보다는 검찰을 꽉 움켜쥐고 비리가 발각되지 않도록, 만약 발각 되더라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도록 하는 데 더 노력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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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