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88>상반기 결산&하반기 전망

남은 2012년도 어둡다…잘해야 ‘상저하중’

<일요시사=장결철 르포라이터>임진년 상반기 부동산 시장은 경기침체와 수요 위축이 지속된 가운데 상품별, 지역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하반기에도 경기 회복이 쉽지 않아 잘해야 ‘상저하중’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시장의 상반기를 결산하고 하반기를 예상해 봤다.

경기침체로 수요 위축…상품·지역별 희비 엇갈려
당분간 ‘흐림’예상속 대선효과 등 3대 변수 주목

상반기 수요자들의 관심을 끈 상품은 단연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 등의 수익형 부동산이다. 서울 강남권, 마포, 세종시 등 오피스텔 신규 공급이 이어졌고 좋은 성적을 보였다. 기존 오피스텔 가격도 꾸준히 오르면서 올 상반기에 서울지역 3.3㎡당 매매가 평균이 1000만원을 넘어섰고 전국 평균 가격도 830만원에 육박했다.

소형주택 인기 지속
재건축·재개발 탄력?

저렴한 가격과 알짜 입지를 내세운 지방 신규 분양은 수요자들의 선택을 받았지만 강남 재건축 등 수도권 아파트 시장은 침체를 면치 못했다. 지방은 기존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신규 분양시장 열기와 대조를 보였다. 재개발은 잇따른 정책 발표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2010년 이후 2년 연속 지분가격이 하락했다.

유로존 위기로 세계 경제가 불안한 가운데 하반기에도 부동산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에는 쉽지 않아 잘해야 ‘상저하중’의 전망이 감지된다. 하반기 부동산시장을 움직이게 할 3대 변수로 ▲대선 효과 ▲거시경제 동향 ▲정책변화 등이 꼽힌다. 이들 변수 움직임에 따라 시장 진입 시기를 저울질 하면 된다.


하반기에도 환금성이 좋고 임대수익도 얻을 수 있는 소형주택을 중심으로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상품별 투자 선호도를 따져보면 오피스텔, 아파트, 재건축, 재개발 순으로 꼽을 수 있다.

재개발, 재건축은 투자기간 부담과 개발 진행 상황, 정책 등 여러 변수를 체크해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투자하기가 까다로워 선호도가 다소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신규 오피스텔, 소형아파트를 중심으로 강세장이 이어지고 기존 아파트는 가격하락이 충분히 일어나 투자 부담이 줄어든 단지를 중심으로 거래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은 부동산 상품별 결산 및 전망이다.

▲아파트 분양 = 상반기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은 가격, 입지, 개발호재에 따라 청약결과의 희비가 더욱 극명해진 모습을 보였다. 신규공급이 서울과 경기에 집중됐음에도 청약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고 세종시, 부산, 광주 등 지방 분양물량의 강세가 이어졌다. 상대적으로 수도권 사업장은 유망 지역임에도 개발호재가 제대로 추진되지 않아 청약률 제로 단지가 등장하는 등 분양시장에서 굴욕을 당했다.

하지만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수도권 신규 분양 사업장에도 유망 단지를 중심으로 청약경쟁률이 양호한 성적을 거두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7월 동시분양이 예정된 동탄2신도시를 시작으로 지방 분양 열기가 수도권 분양시장까지 확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재건축·재개발 = 부동산 시장의 핵심인 강남 재건축이 흔들리고 있다. 서울시와의 정책 갈등이 불거지면서 사업 진행에 빨간 불이 켜졌다. 일부 단지는 조율을 통해 가까스로 최악의 상황을 비켜갔지만 재건축 가격이 2008년 금융위기 수준까지 떨어지고 시세보다 싼 급매물 출시에도 매수세가 형성되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때문에 강남 재건축을 매도하고 투자성이 있는 소형 아파트 구입을 원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 아파트 시장 역시 전반적으로 불황의 기운이 드리웠지만 산업단지와 기업체가 밀집한 수도권 안성, 이천, 평택, 오산 등은 매매가격이 강세를 나타냈다. 이들 지역은 서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아파트 매입에 나설 수 있어 가격메리트가 있고 배후수요가 탄탄해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다.

재개발 시장이 강세를 보였던 2005∼2008년 투자수요가 대거 몰렸지만 2009년 이후 재개발 시장은 내림세를 보였다. 경기침체로 재개발 사업 추진이 지연되는 곳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올 상반기에는 서울시가 뉴타운, 정비사업의 신 정책구상을 발표하면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의 시작을 알렸고 이 여파로 재개발 지분가격은 지난해보다 1∼3% 가량 하락했다. 서울시 정책발표 이후 혼란스러웠던 상반기 재개발 시장은 하반기 들어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추진될 것으로 기대돼 사업 추진 막바지 구역을 중심으로 매입 시기를 조절하는 것이 투자 전략으로 보인다.

▲수익형 부동산 = 임진년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수익형 부동산의 강세가 예상 된다. 여기서 한 가지 눈여겨 볼만한 특이한 사항은 수익형 부동산의 상품의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년간은 1∼2인 가구의 폭발적인 인기로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이 강세를 보였다면 최근에는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로 비즈니스호텔, 레지던스 등의 강세도 예상된다. 더불어 정부의 1인 창조기업의 지원으로 소형 오피스도 약진이 예상된다.

전통적으로 수익형 부동산의 맏형격인 상가도 기지개를 펴고 있다. 올해 개통 예정인 7호선 연장선 라인, 분당선 연장선, 수인선 구간도 상권활성화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상반기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상품별, 지역별로 희비가 갈렸는데 수요자들의 관심을 끈 상품은 단연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 등의 수익형 부동산이다.

도시형 생활주택 둔화
상가 수요 증가할 듯

오피스텔은 서울 강남권, 마포 등 에서 신규 공급이 이어졌고 세종신도시에서도 좋은 성적을 보였다. 도시형 생활주택의 경우 수도권의 경우 공급 논란이 일면서 지역별로 분양성적이 양극화 현상을 보였고, 그 동안 공급이 없었던 천안, 전주 등 지역에서는 좋은 성적을 보였다. 상가의 경우 LH단지상가 견인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분양가격과 매매가격이 올랐고 단기간 공급도 늘어 실질적인 임대수익률은 오히려 낮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투자할 상품과 입지를 고르는 투자자들의 눈길이 더욱 매서워졌다.

하반기에도 일단 수익형 부동산의 전망은 나쁘지 않다. 1∼2인 가구와 임차 수요가 늘고 은퇴 세대의 투자 관심도 높아져 임대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공급량이 급증하고 있는 지역의 도시형 생활주택 등은 과열된 열기가 둔화되거나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상가, 오피스텔, 오피스 등 상업용 부동산도 관심은 예상되나 임대수익률과 공실로 인한 리스크가 나타나고 있어 투자금 대비 수익률이 안정적인 대단지 단지 내 상가나 근린시설, 복합상가를 비롯해 용산, 상암동 등 업무지구 주변의 소액 오피스 건물 등에 투자 문의가 한정될 수 있다.

오피스텔·소형 아파트 강세
수익형은 양극화 심화될 듯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이 결합된 기타상가의 경향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남과 도심 접근성이 개선되는 신흥 역세권 주변 상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전망이다.

전반적인 건설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상가 공급량은 줄어들고 있지만 반대로 수요자는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며 수요층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미 상권이 활발히 형성된 지역이나 신도시 및 택지지구 중에서도 인기지역에 관심도가 집중될 것이다.

하반기에는 입주가 마무리에 접어든 광교 신도시와 서울 강남 보금자리에서 상가공급이 예정되어 있는데 이들 지역은 입지적 장점과 함께 민간상가 대비 낮은 분양가에 공급되는 공공상가인 만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곳이다. 도심 접근성 좋아지는 신규 역세권 주변상권도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하반기에는 개통 예정인 분당선 연장선과 7호선 연장선 등이 대표적이다.

소형 오피스텔 꾸준한 수요도 예상된다. 특히 신축 오피스텔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임대 수익률이 높은 노후화된 단지에 투자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평균 임대 수익률이 낮고 가격이 높은 강남, 분당, 고양 일산 등 일부 지역에서 이미 이러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노후화된 단지를 투자하려면 투자할 단지의 주변으로 공급량이 얼마나 증가할지 따져봐야 한다. 최근 신규 공급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주거 환경이 열약한 노후화된 오피스텔의 경우 임차 공실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경매를 통해 투자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인데 경매를 통해 시세보다 싸게 매입하면 임대 수익률도 높아질 뿐 아니라 시세 차익도 가능하다.

또 매입임대주택 등록 신규와 기존 오피스텔 활용을 차별화해야 한다. 8·18대책을 통해 지난 4월27일부터 오피스텔 매입임대주택으로 등록이 가능해 매입임대주택으로 등록하면 신규 분양 오피스텔에 한해 면적별로 취득세 감면이 가능하다. 기존 오피스텔의 경우에도 재산세 감면, 종합부동산세 중과배제 등 다양한 세제혜택이 주어진다.

매입임대주택으로 등록 가능한 오피스텔은 화장실 등이 있는 주거용 오피스텔로 기존에 바닥난방 가능 조건은 제외됐다. 기존 오피스텔 사업자들은 주택 임대사업자로의 등록 전환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하는데 일반 임대사업으로 등록한 오피스텔의 보유 기간을 먼저 따져보고 이미 환급 받은 부가세를 다시 납부해야 하는지 따져봐야 한다.

다양한 세제혜택 등
정부 대책 따져봐야

의무 임대기간을 채웠다면 전환하는 것이 보유세 감면 등의 혜택에서 유리하겠지만 임대기간이 남았다면 부가세 환급금의 추징금이 주택 임대사업자의 혜택보다 더 클 수도 있다. 주택 임대사업자 전환 등록에 따른 실질 세후 수익률의 하락 여부를 따져보고 전환 시기나 처분 여부를 결정하는 등 투자전략을 세워야 한다. 신규 오피스텔의 경우 매입임대주택으로 등록 시 취득세 감면을 통해 수익률 개선이 가능하다.

강남3구(서초, 강남, 송파)도 5·10대책을 통해 주택거래신고지역에서 해제되면서 취득세를 감면 받을 수 있게 돼 전국 모든 분양 단지들의 감면 혜택이 가능해 졌다. 개정된 임대주택법 시행일인 4월27일 이후 잔금 납부를 한 단지라면 취득세 감면이 가능하다.


일반임대사업의 경우 건축비의 10%의 부과세를 환급 받을 수 있었지만 임대기간 동안 분기별로 임차인에게 따로 납부토록 해야 해 번거로운데다 주소지 이전이 불가능해 임차인 모집 시 매입임대주택으로 등록된 오피스텔보다 불리하다. 주거용 임대가 주목적인 사업자라면 중장기적으로 투자 관점에서 일반임대사업보다 매입임대주택으로 등록하는 것이 관리·운용이 유리하다.

판교·광교·세종신도시 등 투자 유망지역 전매제한까지 없어 단기투자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장기 임대목적이라면 수익성, 공급상황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하는데 신규 분양시장은 당분간 호조가 예상된다.

오피스텔 분양시장은 전매에서 자유롭고 매입임대주택으로 등록 시 취득세 감면 혜택이 주어져 단기 투자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수익형 부동산은 수익성을 꼼꼼히 따져 볼 필요가 있다. 분양 가격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투자 오피스텔 주변으로 공급 증가에 따른 임대료 하락과 공실 위험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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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