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결단’ 한국당 대정부 투쟁 플랜

‘남발’ 불발탄 청와대에 재투척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지난 18일, 자유한국당은 국회서 ‘2020 경제대전환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를 열었다. 본격적으로 한국당이 총선을 위한 대장정에 나선 것이다. 토론회에선 내년 총선 공약의 바탕이 될 ‘경제’ 키워드들이 여럿 나왔다. 한국당이 그릴 큰 그림은 무엇이 될지 <일요시사>가 미리 그려봤다.
 

▲ 경제분야서 사생결단에 나선 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행사가 있기 하루 전인 지난 17일 <일요시사>를 통해 “2020경제대전환위원회(이하 경대위)는 내년 총선을 위해 한국당 공약을 만드는 위원회”라며 “18일 열리는 첫 공식 토론회서 한국당이 문재인정부를 상대로 공격 포인트로 삼을 키워드가 모두 나온다. 최저임금과 근로시간은 물론 민주노총에게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도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득주도성장
문제점 지적

한국당은 지난 18일, 국회 의원회관서 토론회를 열고 경제대전환 프로젝트에 시발점을 찍었다. 경대위 위원장을 맡은 한국당 김광림 의원은 경제 정책에 한국당의 가치를 녹여 9월 정기국회 전에 성과를 내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사회주의행 베네수엘라호 열차서 지금 당장 내려야 한다”며 “운동권 이념에 갇힌 청와대가 우리 경제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고 있다”고 문정부를 거세게 비판했다.

경대위는 2020 경제 비전을 ‘희망을 살리는 경제’와 ‘미래를 약속하는 경제’로 삼았다. 정책 과제를 ▲활기찬 시장경제 ▲공정한 시정경제 ▲따뜻한 시장경제 ▲상생하는 노사관계로 정하고 각 비전을 목표로 하는 분과위원회를 세웠다.

토론회에서는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활기찬 시장경제 분과위원장),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공정한 시장경제 분과위원장),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따뜻한 시장경제 분과위원장), 김태기 단국대 교수(상생하는 노사관계 분과위원장),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총괄비전 2020 분과위원장)이 직접 발제해 발표에 나섰다.


최광 전 보건복지부 장관, 복거일 사회평론가, 박재완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도 종합토론자로 참석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축사를 통해 “대한민국 경제대전환을 위한 한국당의 원대한 첫 걸음이 시작되는 날”이라며 “문재인 정권의 수구 좌파적 경제 폭정에 종언을 고하고, 대한민국 경제와 민생을 새롭게 일으킨 역사적인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총선 공약될 경제 키워드
공격 '큰 그림’미리 그려 보니…

이어 황 대표는 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경제의 활력성을 강조하고, 상생의 노동개혁으로 일자리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를 내보였다. 향후 제1보수 야당으로서 강력한 시장 친화적 공약을 내세우고, 민노총을 견제할 공약들을 내세울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는 ‘가짜 공정’이 아닌 ‘진짜 공정’을 강조하며 지속가능한 복지를 펼치겠다는 언급도 놓치지 않았다. 황 대표는 활력·상생·공정·지속가능 4가지를 강조하며 대한민국 경제와 민생을 반드시 다시 일으켜내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도 현장에 참석했다. 나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기업의 자유를 허하고, 노동의 자유를 허하고, 일하고 싶은 사람은 일하게 하고, 그리고 기업하고 싶은 사람은 기업하게 하는 그런 자유를 허한다면 대한민국 경제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유시장경제 체제를 강조했다.

특히 참석자들은 나 원내대표가 제안한 ‘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법’에 큰 관심을 보였다. 나 원내대표가 제안한 법은 주52시간 근무제와 대척점에 있다. 내년 총선서 주52시간 근무제 폐지가 한국당의 ‘큰 공약’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파이팅 외치는 ‘2020 경제대전환 어떻게할 것인가 토론회’ 참석자들

경대위의 전신인 ‘한국당 문정권 경제실정백서 특별위원회’는 지난 달 문재인정부의 경제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문정권 경제실정 징비록>을 출간했다. 징비록은 문정부의 ▲소득주도성장 ▲근로 시간 단축 ▲최저 임금 인상 ▲친노조·반기업 ▲비정규직 제로 ▲복지 포퓰리즘 ▲탈원전 ▲미세 먼지 대책 ▲4대강 보 해체 ▲문재인 케어등을 경제실정으로 꼽았다.

징비록에선 특히 문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폐기가 답’이라고 지적했다. 문정부의 경제정책이 근원적 오류라는 것이다. 아울러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일자리를 초토화시켜 고용절벽을 가져왔고 동시에 최악의 소득분배 악화를 초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대위는 경제의 고비용-저효율의 원인을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주52시간 근무제로 보고,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생산성이 계속 악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고비용 구조는 생산 자체에 소요되는 비용보다 생산 외적 비용이 폭증하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시장 친화적
친기업 정책

상생하는 노사관계 분과위원장을 맡은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득불평등을 해소한다고 최저임금을 50% 폭증시켰다”며 일자리를 파괴하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폐기하고 최저임금제도와 주52시간 근무제를 현실에 맞게 바꿔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반면 문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이 성과를 내고 있다며 맞서는 중이다.

지난 17일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주최로 열린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 소득격차 현황과 개선방안’ 토론회서 정성호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은 “지난해 가계 가처분소득이 증가하고 민간소비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을 넘어서는 등 소득주도성장은 분명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댇표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진영 간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한국당의 소득주도성장 폐기 공약이 총선 전에 얼마나 힘을 받을지 주목된다.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인 윤창현 활기찬 시장경제 분과위원장은 시장과 경제의 자유를 강조했다. 그는 “시장서 결정된 것을 ‘괴물’로 보지 말아야 한다”며 시장은 국민이 열심히 노력해서 형성된 것임을 강조했다.

윤 교수는 “노동과 자본을 나눠서 생각하지 말고 결합해야 한다”며 “친노동은 반자본이고 반기업이라고 하는 생각이 많은 문제를 유발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나친 임금 상승이 고용 억제를 낳는 흐름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김 교수와 마찬가지로 한국당이 소득주도성장의 폐기와 전면 수정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김 교수도 자유시장경제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기업의 사업 확대와 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공무원 증원 정책은 폐기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인구는 감소 중이고 공기업은 적자인데 공무원을 늘리거나 임금을 올리면 대량 실업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이유였다.


공정한 시장경제 분과위원장을 맡은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법을 개편함으로써 기업인이 경영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를 보였다.

민노총 견제
끝없는 평행

경영판단의 원칙을 도입해 기업가의 경영판단이 있을 경우엔 ‘배임죄’가 성립되지 않도록 법률을 개편하고 사업장서 인명사고가 일어날 경우 공장 가동을 중단시키고 대표자를 징역형에 처하는 ‘산업안전보건법’을 개편하자는 게 대표적인 예다.

최광 전 복지부장관은 ‘국내 기업의 투자 활성화’를 내세웠다. 세계의 자본과 기술을 유치시키기 위해서는 경제 정책의 초점을 기업의 투자활성화에 맞추는 것이 옳다는 입장이다. 또 투자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규제 혁파가 관건이라는 의견도 내놨다.

이 날 토론서 김 교수가 가장 힘 있게 말한 부분은 ‘노동’ 부분이다. 90% 서민 노동자가 중산층이 되는 노동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포스트 87체제 구축: 노조 중심서 근로자 중심으로 ▲기울어진 정책무대 바로잡기: 노동기본권과 공익의 조화 ▲노동정치 바로잡기: 90% 서민 노동자 대변을 대안으로 내세웠다.
 

김 교수는 문정부의 경제 정책이 10%의 특권 노동자에게 집중됐다며 민노총의 입김을 경계했다. 그는 정권 탄생의 일등 공신엔 민노총이 있고, 대통령도 민노총의 눈치를 봐야 할 정도라 민노총의 간부가 경찰을 폭행해도 정부는 눈을 감았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제도와 정책을 결정하는 정치가 노조의 눈치를 보는 일을 우려했다.


한국당과 민노총은 계속해서 갈등을 벌여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월27일 한국당 전당대회서의 충돌이었다. 당시 민노총은 한국당 전당대회장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당시 황 대표는 “문정부가 4차 산업혁명 시기에 민노총의 눈치만 살펴보고 있다”며 “정부가 민노총과 절연하더라도 나라를 살리는 노동개혁의 길로 하루 속히 나아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저임금·52시간 맹공 예고
이제 기업이 행복한 나라로?

민노총은 지난 3월 ‘노동법 개악’을 저지하겠다며 국회 진입을 시도했다.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서 민노총 일부 조합원은 국회 철제 담장을 무너뜨리며 경찰을 폭행하는 일이 벌어졌다. 결국 김명환 민노총 위원장을 포함해 조합원 총 25명은 공동건조물침입 등의 혐의로 현장서 체포됐다.

한국당은 문정부의 탈원전 정책도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월에 나경원 원내대표는 탈원전 정책을 두고 “대통령이 계속해서 이 부분에 대해 입장을 수정하시지 않는다면 우리가 에너지법을 개정할 것”이라며 정면 승부를 예고했다.

한국당은 토론회 전날인 지난 17일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 본사를 직접 찾아가 문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지적했다. 이날 한국당 박맹우 의원은 “원자력 발전을 배제하고 전기요금 원가를 맞추려니 한전이 힘들 수밖에 없다”며 “한전 적자의 주요인인 전력구입비를 낮추기 위해선  문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기만이 답”이라고 말했다.

한전은 2018년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60조6276억원에 2080여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6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한전은 적자 전환의 주된 원인을 ‘국제 연료가격 급등’으로 꼽았지만, 일각에선 문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른 후유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날 토론서도 탈원전은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였다. 윤 교수는 원전산업의 오랜 노하우와 기술을 한국 경제의 가장 큰 자산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한전 적자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서 에너지 안보를 위해 탈원전의 중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하며 문정부의 정책에 각을 세웠다.

한전 적자
탈원전 먹잇감

복거일 사회평론가는 마지막 종합 토론서 "경제 정책을 논의 할 때 기본적 가정이 되는 것은 이념으로 모든 경제 정책들은 이념적 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제 정책들을 다룰 때 이념적 뿌리를 살피는 일은 문정부의 이념이 대한민국의 구성 원리인 자유주의에 대립하는 전체주의라는 사실 때문에 중요하다”며 “문정부는 전체주의에 뿌리를 둔 정책들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sangm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2020경제대전환위원회 전환점과 목표는?

경대위의 대전환 지점은 크게 6가지였다. ▲국가 중심주의서 시장 중심주의로 전환 ▲소득주도성장 정책서 혁신투자견인성장 정책으로 전환 ▲기업과 노동 간의 기울어진 운동장서 균형 있는 정책으로 전환 ▲재정위기를 예방하는 방향으로 조세 재정 정책으로 전환 ▲무리한 탈원전, 4대강 보 파괴 등 국가 경제의 기본 인프라 파괴서 기본 인프라 강화로 정책 전환 ▲사전적인 대처로 위기를 예방하는 정책으로 대외정책 전환이다.

정책방향 대전환 프로젝트는 성장률 2% 내외서 4∼5%를, GDP와 1인당 GDP 전망은 각각 2조달러와 5만 달러 달성으로 봤다.

취업자 증가수는 40만 명 내외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고용률 전망은 60% 중반대 달성으로 전망하며 한국의 GDP 세계 순위가 10위권으로 도약하는 장밋빛 미래를 희망했다.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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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