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미꾸라지 승츠비’ 승리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2.25 10:20:06
  • 호수 12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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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조리 잘도 피하네 ‘군대 가면 끝?’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승리가 버닝썬 폭행사건 논란으로 이미지를 제대로 구겼다. 그동안 자신을 버닝썬 대표이사라고 홍보해왔지만 정작 사건이 불거지자 책임 회피에 급급했기 때문이다. 반면 버닝썬 폭행사건은 마약·성폭행 등 논란이 확대됐다. 현재 승리는 경찰 수사 대상에도 올랐다. 

 

▲ ⓒ승리 인스타그램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11월24일로 거슬로 올라간다. 빅뱅의 멤버 승리가 운영하는 클럽으로 알려진 버닝썬서 김상교씨가 클럽 이사와 보안요원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해 늑골이 부러지는 등 상해를 입었다.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추가적인 폭행을 당했다는 김씨의 주장과 전면 부인 중인 경찰, 폭행은 인정하나 김씨의 범죄로부터 시작됐다는 클럽 측의 삼자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끝없는 논란
경찰은 뒷북

그런데 김씨가 버닝썬 이사와 보안요원들에게 폭행당한 영상이 공개되자 여론이 들끓었다. 서울강남경찰서는 김씨의 주장이 잘못됐다며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맞고소했다. 이어 지난달 29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신고자 김씨와 클럽 이사의 상호 폭행 등 혐의로 피의자로 모두 입건, 강력팀서 엄정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여론은 경찰의 해명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았다. 경찰이 클럽과 유착해서 김씨를 무리하게 제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여러 예능 프로그램 등을 통해 버닝썬의 대표이사라고 밝혔던 승리는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승리는 사건이 언론을 통해 공론화되기 며칠 전 이사직을 내려놓았다. 일각에선 ‘꼬리 자르기’라는 지적이 나왔다. 


침묵하고 있던 승리는 지난 3일 본인의 SNS를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승리는 “실질적인 클럽의 경영과 운영은 제 역할이 아니었고, 처음부터 관여하지 않았다”며 “이번 사건도 처음부터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하였던 점 깊이 반성하고 머리 숙여 사죄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승리는 사건이 불거졌음에도 콘서트를 강행해 팬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지난 16∼17일까지 서울올림픽공원서 ‘퍼스트 솔로 투어-더 그레이티스트 승리-파이널 인 서울’이란 이름으로 콘서트를 연 것. 

공연 직전까지 버닝썬 폭행사건에 대한 승리의 도의적 책임 논란이 거셌다. 팬들은 콘서트 입장권 예매를 잇달아 취소하기까지 했다. 지난 16일 그 첫 번째 무대인 서울 공연서 승리는 팬들에게 사과했지만 과연 이런 엄청난 사건을 앞에 두고 해외공연까지 강행하는 게 옳은 판단이었는지에 대해 뒷말이 많다. 

버닝썬 대표이사라고 자랑하더니… 
논란 불거지자 책임 회피하기 바빠  

현재 승리의 사건인지 및 책임여부가 가장 큰 쟁점이다. 버닝썬은 승리가 사건 당일에 클럽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걸그룹 소녀시대의 멤버인 효연은 개인 SNS에 지난해 11월24일 승리와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승리 클럽 버닝썬 폭행사건에 효연 인스타그램에는 “언니 도망쳐”와 같은 댓글이 달렸다.

이어 승리도 열흘 후인 12월4일 같은 날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사건 당시 근무하던 직원의 인스타그램에는 사건 당일에 승리가 있었던 건 맞지만, VIP 입구가 아닌 일반 입구에 있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양현석은 입장문을 통해 “승리는 2018년 11월24일 오전 3시까지 클럽에 있었고, 사건 발생은 오전 6시경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KBS는 승리가 지난달 13일경 클럽에 출근할 때 “여기가 언론사가 취재하는 곳이냐” “여기가 그렇게 가드가 사람을 때린다면서요?”라고 말했다는 버닝썬 전직 직원의 증언을 보도했다. 승리가 사건 공론화 전 이미 폭행사건을 인지하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다만 전직 직원은 승리가 사건이 일어난 날짜에는 클럽에 있었으나 사건이 일어난 시각에는 부재했다고 증언했다. 
 


승리는 그로부터 열흘 뒤인 1월24일 버닝썬의 사내이사직서 물러났고, 클럽의 감사를 맡고 있던 승리의 모친도 자리서 물러났다.

한편 승리는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와 <나 혼자 산다> 등의 예능서 자신이 클럽을 운영한다고 주장했다. 승리는 “사람들이 생각했을 때 연예인분들 사업이면 이름 빌려주고, 얼굴만 그렇게 하는 줄 아는데 저는 직접 다 한다. 안 그러면 신뢰를 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사건의 책임 여부와 별개로, 승리는 클럽의 실소유주가 아니었다는 해명 때문에 거짓말을 해왔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막상 책임져야 할 상황이 오자 말을 바꿔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 

팬들도 돌아선 
무책임한 대처

이문호 버닝썬 대표이사도 승리가 클럽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승리와 저는 오랜 친구 사이이며 제가 클럽을 준비할 때 컨설팅 의뢰를 제안했다”며 “승리는 본인이 직접 경영하고 운영을 맡았던 다른 사업체들과는 달리 버닝썬에서는 컨설팅과 해외 DJ 컨택을 도와줬을 뿐, 버닝썬의 실질적인 운영과 경영에는 개입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버닝썬 사건은 현재 마약·성폭행 등으로 논란이 확대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버닝썬 논란과 관련해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 18일 버닝썬 직원이 마약류 투약 혐의로 처음 구속됐다. 경찰은 지난 주말 버닝썬서 마약 유통을 책임졌다는 의심를 받고 있는 중국인 여성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일명 ‘애나’라고 불리는 이 여성은 VIP 고객을 상대로 마약을 판매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또 승리가 애나와 함께 찍은 사진이 지난 12일 SNS에 게시되어 삽시간에 퍼졌다. 중국인 애나는 불법체류자이며 지난해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승리는 지난 13일 다른 매체를 통해 “클럽에 있다가 함께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시기에 찍어드린 것”이라며 “사진을 찍은 시점이 정확하게 언제인지, 저 분이 어떤 분인지 잘 기억이 나질 않을 정도”라고 밝혔다.

승리도 수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클럽 운영진이 마약 유통 및 성범죄 의혹 등을 인지하고도 방치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중이다. 이 때문에 과거 이사직에 있던 승리도 수사 대상에 포함됐고 경찰은 승리의 소환 조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어디까지 책임?
포토라인 설까?

승리는 그룹 빅뱅서 서브보컬과 리드댄서를 맡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6개월여간 연습생 기간을 거친 후, 빅뱅 멤버로 데뷔했다. 일본서 활동 시 불리는 예명은 V.I.로 ‘Victory’서 따온 줄임말이다. 그는 2011년 첫 솔로 음반 ‘V.V.I.P’를 발매했다. 

승리는 1990년 12월12일 광주광역시 광산구에서 1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가수의 꿈을 키웠던 그는 정암초등학교를 거쳐 천곡중학교 시절 댄스 그룹의 ‘일화’의 멤버로서 활동했다. 2005년 그는 제2의 신화를 발굴하는 리얼리티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Mnet <레츠 코크플레이 배틀신화>에 지원했다.
 


그는 자신의 춤 실력에 자신감이 있었지만, 신화 멤버가 직접 6명의 멤버를 뽑아 남성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시키는 프로젝트서 실력 부족을 이유로 최종 탈락했다. 

이후 승리는 오디션을 통해 YG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으로 발탁됐다. 2006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제작된 서바이벌 프로그램 <리얼다큐 빅뱅(BIGBANG)>에 출연했다. 하지만 9회에서 장현승(현재의 트러블 메이커 멤버)과 함께 최종 멤버로는 탈락했다. 

탈락 위기 속에서 주어진 마지막 오디션에서 승리는 기회를 잡았다. 빅뱅 멤버로서의 필요성 5가지 이유를 밝히며 타샤니의 곡 '하루하루'를 불러 그동안 못 보여준 자신의 노래 실력을 뽐냈다.

양현석 대표의 마음을 움직인 승리는 극적으로 지드래곤, 태양, T.O.P, 대성과 함께 YG엔터테인먼트서 제작하는 최초의 아이돌 힙합 그룹 빅뱅 멤버로 정식 합류하게 됐다. 승리는 빅뱅의 멤버 태양과 함께 그룹 내에서 가장 뛰어난 춤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사건 일파만파 확대…마약·성폭행까지 수사  
경찰 뇌물 오간 내용 확인…승리 수사대상에

007년 9월 재학 중이던 숭의고등학교를 자퇴했으며 2009년 7월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그해 10월에는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과 수시모집에 특기자 전형 연기 경력자 부문으로 입학했지만, 바쁜 연예활동으로 자퇴했다. 


빅뱅은 2006년 8월19일 첫 싱글 'Bigbang'을 발표했고, 같은 날 YG패밀리 10주년 콘서트서 첫 무대에 섰다. 2006년 9월23일 음악 프로그램 <쇼! 음악중심>에서 공식 데뷔를 했다. 승리는 그해 12월에 발매된 빅뱅의 첫 번째 정규 음반 BIGBANG Vol.1에 수록된 '다음 날'에서 첫 솔로곡을 불렀다. 

빅뱅은 2007년 첫 번째 EP 'Always'의 발매와 동시에 타이틀 곡 ‘거짓말’로 엄청난 메가히트를 기록했다. 이후 두 번째 EP 'Hot Issue'의 ‘마지막 인사’와 세 번째 EP 'Stand Up'의 ‘하루하루’가 연이어 차트 정상을 차지하며 최정상의 대세 그룹으로 우뚝 섰다.

2011년 1월20일 승리는 첫 솔로 EP 음반 'V.V.I.P'를 발매했다. 이 음반은 ‘VVIP’와 ‘어쩌라고’의 더블 타이틀곡으로 구성됐다. 승리는 총 7곡의 수록곡 중에서 6곡의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 그는 이 음반으로 <엠카운트다운>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승리는 2012년 7월쯤부터 일본 버라이어티 방송에 출연하기 시작하며 솔로로서의 첫 활동을 시작했다. 각종 일본 방송국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으며, 후지TV <사키가게 온카쿠 반즈케>의 스페셜 MC도 맡았다. 

솔로 활동으로 
전성기였는데… 

승리는 2013년 초 그룹의 멤버 대성과 일본 활동에 주력하고자 도쿄 숙소서 거주했다. 2013년 7월28일 YG엔터테인먼트는 승리의 두 번째 EP 음반 ‘Let's Talk About Love’를 그해 8월19일에 발매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9월 말까지 한국서 자신의 앨범을 홍보했으며 승리는 2013년 10월9일에 그의 첫 번째 일본어 음반 Let's Talk About Love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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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