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미꾸라지 승츠비’ 승리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2.25 10:20:06
  • 호수 12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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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조리 잘도 피하네 ‘군대 가면 끝?’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승리가 버닝썬 폭행사건 논란으로 이미지를 제대로 구겼다. 그동안 자신을 버닝썬 대표이사라고 홍보해왔지만 정작 사건이 불거지자 책임 회피에 급급했기 때문이다. 반면 버닝썬 폭행사건은 마약·성폭행 등 논란이 확대됐다. 현재 승리는 경찰 수사 대상에도 올랐다. 

 

▲ ⓒ승리 인스타그램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11월24일로 거슬로 올라간다. 빅뱅의 멤버 승리가 운영하는 클럽으로 알려진 버닝썬서 김상교씨가 클럽 이사와 보안요원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해 늑골이 부러지는 등 상해를 입었다.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추가적인 폭행을 당했다는 김씨의 주장과 전면 부인 중인 경찰, 폭행은 인정하나 김씨의 범죄로부터 시작됐다는 클럽 측의 삼자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끝없는 논란
경찰은 뒷북

그런데 김씨가 버닝썬 이사와 보안요원들에게 폭행당한 영상이 공개되자 여론이 들끓었다. 서울강남경찰서는 김씨의 주장이 잘못됐다며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맞고소했다. 이어 지난달 29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신고자 김씨와 클럽 이사의 상호 폭행 등 혐의로 피의자로 모두 입건, 강력팀서 엄정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여론은 경찰의 해명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았다. 경찰이 클럽과 유착해서 김씨를 무리하게 제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여러 예능 프로그램 등을 통해 버닝썬의 대표이사라고 밝혔던 승리는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승리는 사건이 언론을 통해 공론화되기 며칠 전 이사직을 내려놓았다. 일각에선 ‘꼬리 자르기’라는 지적이 나왔다. 


침묵하고 있던 승리는 지난 3일 본인의 SNS를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승리는 “실질적인 클럽의 경영과 운영은 제 역할이 아니었고, 처음부터 관여하지 않았다”며 “이번 사건도 처음부터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하였던 점 깊이 반성하고 머리 숙여 사죄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승리는 사건이 불거졌음에도 콘서트를 강행해 팬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지난 16∼17일까지 서울올림픽공원서 ‘퍼스트 솔로 투어-더 그레이티스트 승리-파이널 인 서울’이란 이름으로 콘서트를 연 것. 

공연 직전까지 버닝썬 폭행사건에 대한 승리의 도의적 책임 논란이 거셌다. 팬들은 콘서트 입장권 예매를 잇달아 취소하기까지 했다. 지난 16일 그 첫 번째 무대인 서울 공연서 승리는 팬들에게 사과했지만 과연 이런 엄청난 사건을 앞에 두고 해외공연까지 강행하는 게 옳은 판단이었는지에 대해 뒷말이 많다. 

버닝썬 대표이사라고 자랑하더니… 
논란 불거지자 책임 회피하기 바빠  

현재 승리의 사건인지 및 책임여부가 가장 큰 쟁점이다. 버닝썬은 승리가 사건 당일에 클럽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걸그룹 소녀시대의 멤버인 효연은 개인 SNS에 지난해 11월24일 승리와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승리 클럽 버닝썬 폭행사건에 효연 인스타그램에는 “언니 도망쳐”와 같은 댓글이 달렸다.

이어 승리도 열흘 후인 12월4일 같은 날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사건 당시 근무하던 직원의 인스타그램에는 사건 당일에 승리가 있었던 건 맞지만, VIP 입구가 아닌 일반 입구에 있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양현석은 입장문을 통해 “승리는 2018년 11월24일 오전 3시까지 클럽에 있었고, 사건 발생은 오전 6시경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KBS는 승리가 지난달 13일경 클럽에 출근할 때 “여기가 언론사가 취재하는 곳이냐” “여기가 그렇게 가드가 사람을 때린다면서요?”라고 말했다는 버닝썬 전직 직원의 증언을 보도했다. 승리가 사건 공론화 전 이미 폭행사건을 인지하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다만 전직 직원은 승리가 사건이 일어난 날짜에는 클럽에 있었으나 사건이 일어난 시각에는 부재했다고 증언했다. 
 


승리는 그로부터 열흘 뒤인 1월24일 버닝썬의 사내이사직서 물러났고, 클럽의 감사를 맡고 있던 승리의 모친도 자리서 물러났다.

한편 승리는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와 <나 혼자 산다> 등의 예능서 자신이 클럽을 운영한다고 주장했다. 승리는 “사람들이 생각했을 때 연예인분들 사업이면 이름 빌려주고, 얼굴만 그렇게 하는 줄 아는데 저는 직접 다 한다. 안 그러면 신뢰를 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사건의 책임 여부와 별개로, 승리는 클럽의 실소유주가 아니었다는 해명 때문에 거짓말을 해왔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막상 책임져야 할 상황이 오자 말을 바꿔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 

팬들도 돌아선 
무책임한 대처

이문호 버닝썬 대표이사도 승리가 클럽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승리와 저는 오랜 친구 사이이며 제가 클럽을 준비할 때 컨설팅 의뢰를 제안했다”며 “승리는 본인이 직접 경영하고 운영을 맡았던 다른 사업체들과는 달리 버닝썬에서는 컨설팅과 해외 DJ 컨택을 도와줬을 뿐, 버닝썬의 실질적인 운영과 경영에는 개입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버닝썬 사건은 현재 마약·성폭행 등으로 논란이 확대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버닝썬 논란과 관련해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 18일 버닝썬 직원이 마약류 투약 혐의로 처음 구속됐다. 경찰은 지난 주말 버닝썬서 마약 유통을 책임졌다는 의심를 받고 있는 중국인 여성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일명 ‘애나’라고 불리는 이 여성은 VIP 고객을 상대로 마약을 판매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또 승리가 애나와 함께 찍은 사진이 지난 12일 SNS에 게시되어 삽시간에 퍼졌다. 중국인 애나는 불법체류자이며 지난해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승리는 지난 13일 다른 매체를 통해 “클럽에 있다가 함께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시기에 찍어드린 것”이라며 “사진을 찍은 시점이 정확하게 언제인지, 저 분이 어떤 분인지 잘 기억이 나질 않을 정도”라고 밝혔다.

승리도 수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클럽 운영진이 마약 유통 및 성범죄 의혹 등을 인지하고도 방치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중이다. 이 때문에 과거 이사직에 있던 승리도 수사 대상에 포함됐고 경찰은 승리의 소환 조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어디까지 책임?
포토라인 설까?

승리는 그룹 빅뱅서 서브보컬과 리드댄서를 맡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6개월여간 연습생 기간을 거친 후, 빅뱅 멤버로 데뷔했다. 일본서 활동 시 불리는 예명은 V.I.로 ‘Victory’서 따온 줄임말이다. 그는 2011년 첫 솔로 음반 ‘V.V.I.P’를 발매했다. 

승리는 1990년 12월12일 광주광역시 광산구에서 1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가수의 꿈을 키웠던 그는 정암초등학교를 거쳐 천곡중학교 시절 댄스 그룹의 ‘일화’의 멤버로서 활동했다. 2005년 그는 제2의 신화를 발굴하는 리얼리티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Mnet <레츠 코크플레이 배틀신화>에 지원했다.
 


그는 자신의 춤 실력에 자신감이 있었지만, 신화 멤버가 직접 6명의 멤버를 뽑아 남성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시키는 프로젝트서 실력 부족을 이유로 최종 탈락했다. 

이후 승리는 오디션을 통해 YG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으로 발탁됐다. 2006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제작된 서바이벌 프로그램 <리얼다큐 빅뱅(BIGBANG)>에 출연했다. 하지만 9회에서 장현승(현재의 트러블 메이커 멤버)과 함께 최종 멤버로는 탈락했다. 

탈락 위기 속에서 주어진 마지막 오디션에서 승리는 기회를 잡았다. 빅뱅 멤버로서의 필요성 5가지 이유를 밝히며 타샤니의 곡 '하루하루'를 불러 그동안 못 보여준 자신의 노래 실력을 뽐냈다.

양현석 대표의 마음을 움직인 승리는 극적으로 지드래곤, 태양, T.O.P, 대성과 함께 YG엔터테인먼트서 제작하는 최초의 아이돌 힙합 그룹 빅뱅 멤버로 정식 합류하게 됐다. 승리는 빅뱅의 멤버 태양과 함께 그룹 내에서 가장 뛰어난 춤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사건 일파만파 확대…마약·성폭행까지 수사  
경찰 뇌물 오간 내용 확인…승리 수사대상에

007년 9월 재학 중이던 숭의고등학교를 자퇴했으며 2009년 7월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그해 10월에는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과 수시모집에 특기자 전형 연기 경력자 부문으로 입학했지만, 바쁜 연예활동으로 자퇴했다. 


빅뱅은 2006년 8월19일 첫 싱글 'Bigbang'을 발표했고, 같은 날 YG패밀리 10주년 콘서트서 첫 무대에 섰다. 2006년 9월23일 음악 프로그램 <쇼! 음악중심>에서 공식 데뷔를 했다. 승리는 그해 12월에 발매된 빅뱅의 첫 번째 정규 음반 BIGBANG Vol.1에 수록된 '다음 날'에서 첫 솔로곡을 불렀다. 

빅뱅은 2007년 첫 번째 EP 'Always'의 발매와 동시에 타이틀 곡 ‘거짓말’로 엄청난 메가히트를 기록했다. 이후 두 번째 EP 'Hot Issue'의 ‘마지막 인사’와 세 번째 EP 'Stand Up'의 ‘하루하루’가 연이어 차트 정상을 차지하며 최정상의 대세 그룹으로 우뚝 섰다.

2011년 1월20일 승리는 첫 솔로 EP 음반 'V.V.I.P'를 발매했다. 이 음반은 ‘VVIP’와 ‘어쩌라고’의 더블 타이틀곡으로 구성됐다. 승리는 총 7곡의 수록곡 중에서 6곡의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 그는 이 음반으로 <엠카운트다운>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승리는 2012년 7월쯤부터 일본 버라이어티 방송에 출연하기 시작하며 솔로로서의 첫 활동을 시작했다. 각종 일본 방송국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으며, 후지TV <사키가게 온카쿠 반즈케>의 스페셜 MC도 맡았다. 

솔로 활동으로 
전성기였는데… 

승리는 2013년 초 그룹의 멤버 대성과 일본 활동에 주력하고자 도쿄 숙소서 거주했다. 2013년 7월28일 YG엔터테인먼트는 승리의 두 번째 EP 음반 ‘Let's Talk About Love’를 그해 8월19일에 발매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9월 말까지 한국서 자신의 앨범을 홍보했으며 승리는 2013년 10월9일에 그의 첫 번째 일본어 음반 Let's Talk About Love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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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