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84>복합쇼핑몰 파급효과

백화점 들어서면 그 주변도 뜬다!

최근 부동산 입지 중 인근에 복합쇼핑몰, 백화점 등 대규모 상업시설이 위치한 아파트·오피스텔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분양 광고에는 ‘인근 대형 마트 입점’등과 같은 대형 상업시설과의 접근성을 강조한 내용이 자주 등장한다. 상업시설이 필수적인 생활편의시설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상업시설 위치한 아파트·오피스텔 인기
인근 시장에 호재로 작용…주거·투자가치 높아

 

타임스퀘어가 위치한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의 전용면적 84㎡ 규모의‘문래자이’아파트는 타임스퀘어 착공 직후인 2004년 1월 4억8000만원에서 완공시점인 2009년 9월 6억6750만원으로 약 2억원 가량 올랐다. 타임스퀘어를 비롯해 삼성동 코엑스, 동탄 메타폴리스몰 등 대형 복합쇼핑몰 입점은 인근 부동산 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앞다퉈 복합단지 개발
전국 주요도시 건립붐

단순 쇼핑만 즐길 수 있는 백화점이나 상가와는 달리 대형 복합쇼핑몰은 지역 상권의 중심지로 발전함은 물론 쇼핑, 놀이, 공연, 교육 등을 한 번에 편리하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형 복합쇼핑몰 인근 부동산에 대한 수요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어느 지역을 주목해야 할까.
송도를 비롯해 평촌, 의정부, 하남 등에 대형백화점을 낀 복합쇼핑단지가 들어섰거나 들어설 예정이어서 일대 부동산시장의 훈풍을 예고하고 있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 유통사가 쇼핑메카로 발돋움할 수 있는 지역이나 그간 편의시설 부재로 주민들의 개점 요구가 높았던 수도권에 앞다퉈 백화점을 낀 복합단지 개발에 나서면서 침체된 수도권 부동산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을 전망이다.


최근 건립붐이 일고 있는 대형 복합쇼핑단지에는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물론 아웃렛, 공연장, 문화센터, 영화관,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비롯해 경우에 따라서는 호텔도 함께 지어진다. 쇼핑과 문화생활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 보니 유동인구도 풍부하다. 편리한 생활여건을 찾아 주택수요가 늘어나는 한편 백화점 직원 및 관계사들로 인한 지역 인구 유입과 경제 활성화까지 꾀할 수 있어 주변 부동산 시장에서는 더없는 대형 호재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형 상업시설은 인근 아파트 가격상승을 좌우할 정도로 그 영향력이 막강하다”며 “특히 도심 라이프스타일이 강조되면서 대규모 상업시설은 식료품과 생필품 쇼핑뿐만 아니라 문화생활까지 제공하기 때문에 더욱 선호된다”고 말했다.

▲인천 송도신도시 = 송도국제도시에는 백화점을 비롯한 대형쇼핑타운 개발 호재가 잇따르고 있다. 롯데자산개발이 백화점과 호텔, 마트, 영화관 등으로 구성된 ‘롯데몰 송도’(가칭)의 착공시기를 올해 4분기로 발표한 데다 이랜드그룹의 이랜드리테일이 송도IBD내 F6 블록 일대에 NC백화점, 쇼핑몰 등을 포함한 복합쇼핑단지, 호텔, 오피스 등의 개발계획을 밝히는 등 롯데와 이랜드의 복합쇼핑타운 조성으로 이 일대 부동산시장이 한층 활기를 띨 전망이다.

▲안양 평촌신도시 = 평촌신도시에서는 기존에 영업 중인 이랜드그룹의 NC백화점과 뉴코아아울렛에 이어 롯데백화점이 들어서 이 지역 유통시장의 대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하 8층∼지상 30층, 연면적 18만2000㎡ 규모로 지어지는 GS복합쇼핑몰의 저층부 10개 층에 입점하게 된다.

▲김포 롯데몰 김포공항 =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 앞에 조성 중인 ‘롯데몰 김포공항’은 대지 면적이 19만4700㎡(약 5만8900평)로 올해 말 완공될 예정이다. 롯데몰은 내부에 백화점·쇼핑몰·할인점·영화관·호텔 등 다양한 시설을 짓고 대규모 용지에 테마파크·공원 등을 조성해 ‘도심 속 휴양지’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하남 유니온스퀘어 = 서울 강동구와 바로 인접해 있는 경기도 하남시 미사리 조정경기장 인근에는 신세계그룹이 2015년까지 쇼핑과 레저, 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수도권 최대 복합쇼핑몰인 ‘하남 유니온스퀘어’를 짓는다. 11만7000여㎡에 건축 연면적 33만여㎡ 규모로 복합쇼핑몰에는 백화점, 패션전문관, 영화관, 공연 및 전시시설 등이 들어선다.

▲의정부 복합쇼핑센터 = 상반기 중 경기 의정부시에 초대형 복합쇼핑센터인 신세계 의정부역사점이 들어선다. 연면적 14만5124㎡ 규모로 백화점 매장뿐 아니라 멀티플렉스 영화관, 대형 서점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편의시설을 두루 갖춘 복합쇼핑몰을 선보일 계획이다. 의정부 상권은 현재까지 백화점이 출점되지 않아 경쟁 점포가 없는 데다 의정부와 주변 지역을 포함하면 상권 규모가 100만명이 넘는다는 게 신세계 측 설명이다.


▲수원 광교신도시 = 수원 광교신도시에서는 2017년까지 최고 56층의 대형복합단지 ‘에콘힐’이 조성된다. 주상복합 5개 동을 비롯해 30층 규모의 업무용 빌딩, 8층 높이의 백화점 등 총 10개 동 건물이 지어진다. 에콘힐에는 현대백화점이 입점할 예정이다.

▲대전 유니온스퀘어 = 대전 서구 관저동 일대에 조성되는 대형 복합쇼핑몰 ‘신세계 유니온스퀘어’는 2015년 입점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34만여㎡ 규모로 들어설 신세계 유니온스퀘어에는 총 부지의 30%인 10만여㎡는 아울렛 쇼핑시설로, 나머지 24만여㎡는 아이스링크와 암벽타기 등의 스포츠 시설, 영어체험교실 등의 교육시설, 테마파크 등의 교육·엔터테인먼트 시설이 각각 들어설 예정이다.

▲부산 센트럴스퀘어 = 부산 서면 도심 한가운데 개장한 복합쇼핑몰 ‘센트럴스퀘어’는 서면 ‘더샵 센트럴스타’ 내 지하 2층∼지상 2층 총 4개 층에 약 3만4800m²규모로 조성된다. 부산지역 최대 유동인구를 가진 서면 상권 내에 들어서는 센트럴스퀘어는 서면 지역에서 부족한 휴게시설과 문화시설을 보완한 ‘도심 속 휴양 쇼핑몰’이라는 콘셉트를 내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영업면적의 절반 가량을 문화 휴게 놀이시설로 꾸몄다.

복합쇼핑몰(몰링형 상가)이 들어서면 주변 상권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
영등포 타임스퀘어는 2009년 오픈했다. 연면적이 36만㎡(약 11만평) 정도다. 엄청난 크기다. 여기에다 경방백화점을 신세계2로 개조했고, 그와 붙여 기존 신세계백화점이 한 덩어리로 연결돼 있다. 전체 연면적은 38만7300㎡(11만7000여 평) 정도다.

이 타임스퀘어가 들어서면서 영등포 상권에 대 변화가 벌어졌다. 기존 부도심 상권은 침몰하고 타임스퀘어에는 인파가 몰렸다. 영등포역세권 백화점인 롯데도 침체를 입을 정도.

초대형 타임스퀘어
영등포 상권 바꿔

타임스퀘어가 들어서기 전만 해도 롯데백화점 영향력이 영등포 상권에서 가장 컸다. 2007년 매출이 5000억원 규모였다. 타임스퀘어가 자리 잡으면서 2010년 기준 롯데는 4900억원으로 주저앉았고 타임스퀘어는 1조200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매출고를 올렸다. 타임스퀘어와 한 덩어리로 뭉쳐있는 경방 신세계와 기존 신세계백화점의 매출도 2007년 각각 1200억원, 1300억원에서 2010년 8200억원, 3800억원 껑충 뛰었다.

타임스퀘어는 상가 부동산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그래서 요즘 이런 부동산 몰이 유행이다. 일명 몰링형 복합상가라고 불린다. 몰링형 상가가 들어서면 주변 상권이 위축될 수도 있고 아니면 시너지를 낼 수도 있는데, 어떻게 변신하느냐에 달려있다.

이런 점에 상가투자에 관심이 있다면 앞으로 상권의 변화에 대해 유심히 관찰해야 손해 보지 않는다. 대규모 몰링형 상가가 들어서면 주변 상권이 죽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발 빠르게 변신해야 한다는 뜻이다.

체류형 몰링상가가 이처럼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속속 자리 잡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로 능력 있는 주체의 철저한 관리 및 운영이 꼽힌다. 수요분석을 기반으로 한 MD구성을 통해 선별적으로 업종을 입점 시킨 뒤 관리까지 일체형으로 진행시킨 게 안착의 밑거름이 된 것이다.

성공적으로 운영 중인 체류형 몰링상가들은 분양에만 급급한 일부 상가들과 달리 입점 후에도 지속적인 활성화 노력을 기울이는 편이다. 복합쇼핑몰에서만 누릴 수 있는 오락적 요소도 빼놓을 수 없는 인기요인이다. 체류형 몰링상가에서 수시로 펼쳐지는 각종 이벤트와 행사들은 단순한 쇼핑을 뛰어넘어 진정한 여가의 즐거움을 제공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경쟁 관계 상가 권리금↓
주요 상권 상가 임대료↑


최근 들어서는 체류형 몰링상가의 확대발전에 대해서도 긍정적 의견이 늘고 있다. 영등포 타임스퀘어, 신도림 디큐브시티, 용산 아이파크몰, 동탄 메타폴리스 등 이미 여러 곳에서 검증받은 수요문화인만큼 추가 적용과 확장에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는 시선이 강한 것이다.

체류형 몰링상가의 본격 도입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복합쇼핑몰 도입 전후로 철저한 계획과 관리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개별 점포들의 수익률 저하와 경쟁격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과거 지역 내 랜드마크를 표방하며 등장했던 테마쇼핑몰들 중에는 분양 이후 활성화에 실패한 사례도 적지 않다. 전문적 집단의 체계적 운영이 무엇보다 강조되는 대목이다.

한 상가전문가는 “소비자들의 체류시간이 상대적으로 긴 복합쇼핑몰들의 성공적 운영사례가 늘고 있어 앞으로도 비슷한 유형의 상업시설 도입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체류형 몰링상가가 완전한 전국적 트랜드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신뢰와 노하우, 책임감을 가진 운영주체의 능력과 지속적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역·미아삼거리·신림역 등 주요 상업 지역에서 대형 쇼핑몰이 들어선 이후 쇼핑몰과 경쟁 관계에 있는 상가의 권리금은 대부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형 부동산 정보업체 ‘에프알 인베스트먼트’가 건대입구역 로데오거리, 미아삼거리 역세권, 영등포역 일대, 신림역 일대 등 대형 쇼핑몰이 들어선 지역의 상가(1층·50㎡ 기준) 40개를 대상으로 권리금을 조사한 결과 최근 3년간 10∼20% 정도 떨어졌다.

영등포역 맞은편 대로변에 있는 상가의 권리금은 2010년 1월 2억5000만원에서 최고 4억원까지 형성됐지만, 올 1월엔 최고 권리금이 3억2000만원으로 줄었다. 에프알 인베스트먼트의 안민석 연구원은 “롯데백화점 등에 이어 대형 쇼핑몰인 타임스퀘어까지 등장하면서 수요가 겹치는 의류·외식 관련 업종의 수요가 쇼핑몰로 일부 넘어갔다”고 말했다.

미아삼거리 역세권에 있는 11개 상가의 평균 권리금도 2010년 3억4000만∼4억원에서 올 1월 3억원 중반대로 낮아졌다. 건대입구역 로데오거리 주변 8개 상가의 권리금도 2억2000만∼2억7000만원에서 1억4000만∼2억5000만원으로 떨어졌다.


주요 상권에 있는 상가의 월 임대료는 오름세다. 미아삼거리 상가의 월 임대료는 2010년 330만∼400만원에서 최근 350만∼520만원까지 상승했다.

안 연구원은 “주요 상권의 1층 상가는 프랜차이즈 경쟁이 심해져 1년 단위로 계약을 하고, 계약을 끝나면 임대료가 오르는 경우가 많다”며 “임대료가 오르다 보니 일부 세입자들은 권리금을 포기하고 문을 닫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상권 활성화 도움
동종업종은 피해

이와 반대로 대형 쇼핑몰과 업종이 겹치지 않는 상가는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대형 쇼핑몰이 생기면 유동 인구가 많아져 상권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결국 대형 쇼핑몰이 전반적인 상권 활성화에는 도움을 주지만, 경쟁 관계인 업종은 매출이 주는 등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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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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