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81>5·10 대책 완전해부

  • 장경철 cta2002@naver.com
  • 등록 2012.05.21 11:5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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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15번째 ‘처방’…‘약발’먹힐까

정부가 또 부동산 정책을 내놨다. MB정부 들어서만 총 15번째 부동산 정책이다. 그러나 너무도 잦은 정책에 때문인지 아직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 발표…‘노무현 빗장’풀어
강남·서초·송파 강남 3구 투기·거래신고 해제


정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에 따라 서울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가 주택투기지역과 거래신고지역에서 해제된다. 노무현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박아둔 ‘철통’규제의 마지막 빗장이 풀리는 셈이다. 1가구 1주택자의 양도세 비과세 요건은 3년 이상 보유에서 2년으로 줄고 일시적 2주택자의 종전주택 처분 기한은 2년에서 3년으로 늘어난다.

“강남권 중심으로
 주택시장 활성화”

1대 1 재건축은 기존 주택 면적의 10% 이상 늘려 지을 수 있게 된다. 재개발사업에만 적용됐던 용적률 인센티브제도는 재건축사업까지 확대돼 재건축 주택시장의 활성화가 기대된다.

이번 대책은 주택시장이 과열됐던 노무현 정부 시절 도입됐던 규제들을 정상화해 시장기능이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하고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지원, 서민 주거 안정에 초점이 맞춰졌다.

정부는 우선 규제 정상화 차원에서 투기요인이 크지 않은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에 지정된 주택 투기지역과 주택거래신고지역을 해제하기로 했다. 2003년 주택 투기지역 지정 이후 9년 만에, 2004∼2005년 주택거래신고지역 지정 후 7∼8년 만이다. 이로써 남은 주택 투기지역은 전국에 한 곳도 없다.


투기지역에서 해제되면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서울 여타지역과 같이 적용(40%→50%)된다. 3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가산세율(10%p)도 적용되지 않고, 생애 최초 구매자금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정부는 다른 지역보다 수요가 많은 강남 3구의 마지막 남은 규제까지 풀어 이 지역을 중심으로 침체된 주택시장을 일정 정도 활성화하겠다는 의도다. 이와 함께 서민들을 위한 중소형·임대주택 공급도 활성화하는 등 주택시장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정부는 도시 내 서민들을 위한 중소형·임대주택 공급 활성화에 대한 지원도 확대하기로 했다.

아파트 일부를 별도 구획해 2세대 이상이 거주할 수 있는 ‘세대구분형 아파트’는 현재 85㎡ 초과하는 경우에만 가능하지만 앞으로는 85㎡ 이하 규모의 아파트에도 적용할 수 있게 된다. 별도 구획하는 면적 상한(30㎡ 이하)도 폐지하되 주거환경 등을 고려해 최소구획면적(14㎡ 이상)을 설정할 계획이다.

중소형·임대주택 공급 활성화
무주택자 주택구입금 지원 확대

신축 외에 리모델링 시에도 세대구분형으로 리모델링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명확히 하기로 했다. 2∼3인용 도시형 생활주택 공급 촉진을 위해서는 30∼50㎡의 원룸형에 대한 주택기금 지원 한도(80만원/㎡→100만원/㎡)로 상향한다. 입주민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공동이용 거실이나 취사장, 세탁실 등 주민공동생활시설을 설치하는 경우 그 면적은 용적률 산정에서 제외키로 했다.

정부는 아울러 입주민 선호와 단지특성에 맞는 재건축이 될 수 있도록 1:1 재건축에 대한 주택규모 제한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1:1 재건축은 기존 주택면적의 10% 범위 내에서 면적을 증가시키는 재건축 제도로 용적률 범위 내 추가공급되는 세대는 85㎡ 이하로 건설된다.

정부는 1:1 재건축 시 기존 주택의 면적 증가 범위를 (현행 0% 이내)를 확대하고 기존주택 면적의 축소도 허용키로 했다. 구체적 면적증감 범위는 이달 중 확정된다.


뉴타운지구 내에서 재개발사업에만 적용되던 용적률 인센티브 제도도 재건축사업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 제도는 용적률을 국토계획법상 상한까지 허용하되 증가된 용적률의 20∼50% 이상을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제도다.

아울러 뉴타운 기반시설 설치비에 대한 국고지원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택지지구 내 블록형 단독주택 용지의 블록단위당 세대수를 계획변경 시 당초 세대수의 10%에서 20%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블록형 용지 내 단독주택 건설 시 사업계획 승인대상을 20세대 이상에서 30세대 이상으로 완화해 단독주택 수요자의 다양한 선호에 맞게 주택건설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에는 무주택자의 주택구매를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금융·세제 정책이 포함됐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가구 1주택의 비과세요건이 2년으로 단축되고 2년 안에 집을 팔아도 세금을 깎아준다는 점이다.

생애 최초주택구매자금 지원액을 늘리고 보금자리론의 대상·한도도 늘렸다. 지금까지 9억원을 넘지 않는 주택 1채를 가진 사람은 무조건 3년을 보유해야 양도차익에 따른 세금을 물지 않았다. 이민 등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 3년 내에 집을 팔면 양도차익에 맞춰 6∼38%의 세금을 내야했다. 하지만 이번 대책으로 1가구 1주택자는 2년 보유만 하면 언제든 세금 부담 없이 집을 사고 팔 수 있다.

주택 매매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주택 두 채를 보유한 사람에 대한 양도세 특례기준은 ‘2년 내 종전주택 양도 때 양도세 비과세’에서 ‘3년 내 종전주택 양도 시 양도세 비과세’로 바뀐다. 종전 주택을 사고 최소 1년이 지나 다른 집을 사야만 1가구 1주택 비과세 적용을 받는다. 1가구 1주택자가 집을 산 지 2년 내에 집을 팔면 양도세 부담이 덜어진다.

지금까지는 구매 후 1년 내 팔 때의 세율이 양도차익의 50%, 1년 이상∼2년 미만 때 40%였지만 앞으로는 6∼38%를 적용 받는다. 양도차익이 1200만원 이하인 주택을 1∼2년 사이에 매각한다면 종전에는 600만원(기타세제 제외) 가량 세금을 내야 했지만, 앞으로는 72만원 가량만 부담한다는 뜻이다.

주택구매 유도 위한
금융·세제 정책도

임대사업자는 임대사업용 주택을 구매 때 취득세 감면혜택을 받는다. 정부는 또 수도권 공공택지와 개발제한구역 해제지구의 85㎡ 이하 주택의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3∼10년에서 1∼5년으로 대폭 줄이고 민영주택 재당첨 제한기간을 폐지하기로 했다.

실수요자의 주택구매여건 개선을 위해 1가구 1주택자가 2년만 보유한 뒤 집을 팔아도 양도세를 부과하지 않고 2년 미만 단기보유 때에도 중과세율을 낮추기로 했다.

최초주택구매자금의 지원액은 1조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늘린다.
무주택자에게 지원되는 우대형Ⅱ보금자리론의 지원대상과 한도가 확대되고 주택금융공사의 동일인 대출보증한도도 2억원에서 3억원으로 높이기로 했다. 무주택자의 주택구매를 유도하려는 조치다.

주택공급은 중소형·임대주택 공급활성화와 재건축 규제 완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우선 1:1 재건축 시 기존 주택면적의 10%만 늘릴 수 있게 한 면적 증가범위를 확대키로 하고 이달 중 세부내용을 확정하기로 했다. 용적률을 국토계획법상 상한까지 허용하고 증가한 용적률의 20∼50% 이상을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용적률 인센티브제도’가 1대 1 재건축에도 적용돼 재건축에 따른 임대주택 의무건설 부담을 덜어줬다.

정부는 아파트 일부를 나눠 2세대 이상이 거주할 수 있는 ‘세대 구분형 아파트’의 범위를 85㎡ 이하에도 적용하고 2∼3명이 생활하는 30∼50㎡의 도시형 생활주택의 주택기금 지원을 ㎡당 100만원으로 20만원 늘려줄 예정이다.


“제한적 효과에 그칠 것”
시장·전문가 반응 냉담

무주택자에게 지원되는 우대형Ⅱ 보금자리론의 지원요건과 한도가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금과 유사한 수준으로 대폭 늘어난다. 소득요건은 4500만원 이하에서 5000만원 이하로, 대상 주택은 시가 3억원 이하에서 6억원 이하로 늘어난다. 지원한도도 1억원에서 2억원이 된다. 우대형Ⅱ의 지원 금리는 이번달 2일부터 4.4∼4.65%에서 4.2∼4.45%로 낮아진 상태다.

정부는 우대형Ⅱ의 보금자리론 수요 증가에 대비, 지원한도를 1조5000억원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신혼부부 등을 겨냥한 생애 최초 주택구매자금은 올해 지원규모가 1조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이미 1∼4월 대출액은 8300억원에 달한다. 주택금융공사의 동일인 대출보증한도도 2억원에서 3억원으로 늘려주기로 했다. 최초 분양자에 대한 중도금 보증지원이 확대되면 자금조달과 금리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가 내놓은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시장에서 제한적인 효과를 내는데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과열기에 도입된 과도한 시장규제가 정상화됨으로써 주택거래가 시장기능에 따라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정부의 시각과는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정책 효과에 부정적인 것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나 취·등록세 감면 방안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요를 자극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주택 거래를 늘리기 위해 직접적으로 수요측면을 자극할 필요가 있는데, 이는 주택 관련 규제를 풀기 보다는 금융규제를 완화하거나 세제 혜택을 줘야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강남 3구가 투기지역에서 해제돼 주택담보인정비율이 40%에서 50%로 완화되더라도 많은 수요를 이끌어내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더구나 부동산 시세 상승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는 굳이 빚을 내면서까지 집을 사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매물만 더 쌓이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번 정책으로 오히려 집값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미 정책들이 다 반영됐고, 추가로 ‘다른 것’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내놓은 방안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 정책에 대해 그동안 수요자들이 실망을 많이 해왔는데, 대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정책이 나오게 되면 가격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협조 없이
효과 기대 어려워”

부동산 정보업체 유엔알컨설팅은 “최근 4월 총선 이후 부동산 대책 기대감으로 강남 재건축 아파트 시장에서 반짝 거래가 이뤄지고 있었는데 이번 반쪽자리 대책으로 실망감에 따른 급매물이 대거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시의 협조 없이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강남 3구의 투기지역을 해제했지만, 서울시가 소형평의무비율 상향 등 재건축 시장을 옥죄는 자세를 취하고 있어 효과가 반감된다는 것이다. 정부와 서울시간 정책이 엇박자로 나가면서 시장에 ‘약발’이 받지 않기 때문에 이번 부동산 대책이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서울시의 협조가 필요하고, 그렇지 않으면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 가운데 그나마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 완화에 대해서는 시장 활성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85㎡ 이하 공공택지는 3년에서 1년으로 줄고, 그린벨트를 해제한 보금자리주택까지 장기간 설정된 전매제한 기간과 거주의무기간을 단축해 분양시장에 미치는 파괴력이 어느 정도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개발제한구역 해제지구의 보금자리 외 주택만 분양권 전매제한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보금자리주택도 이 대상에 포함됐다”며 “분양권 전매제한 완화를 통해 수도권 7만6032가구가 수혜를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도권은 재고 주택의 가격하락으로 시세차익을 노리는 분양권 전매가 맥을 못 추는 상황이었지만, 전매 규제완화로 인한 유동성과 환금성이 더해진다면 유망 신규 분양사업지 중심으로 청약통장 사용을 이끌어낼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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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민낯이 드러났다. 주로 수도인 프놈펜 인근과 시아누크빌 범죄 단지가 그들의 주둔지였다. 국내 조직폭력배가 중국 갱단과 결탁해 만든 ‘셀허브’의 경우 피해자만 수십명이다. 이들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가장했다. 사이트에는 유명인의 사진이 수차례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사라진 셀허브 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 지난해 7월 <일요시사>가 취재한 이후 대표이사의 이름과 사진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표창장을 받았다며 문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이 기업의 정체는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확인된 피해액만 약 40억원, 피해자는 수십명이다. 한 언론사는 보도자료까지 작성하며 홍보하기도 했다. 조직적 준비 경찰 수사 중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4일, 셀허브 조직원 3명을 각각 구속·불구속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조건 만남 사이트를 운영한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여성 관련 데이트 상품을 판매하거나 연애 빙자 사기를 일삼았다. 셀허브 조직원이던 A씨는 “연예인 지망생이나 모델과 연락하게 해 준다며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대포통장 계좌에 돈을 입금하게 한 뒤 텔래그램 아이디를 알려주고 연락하게 하는 시스템”이라며 “연결된 여자는 실제 남성이고 한국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3월 캄보디아 범죄 밀집 지역인 태자 단지에서 인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같은 해 5월 사이트를 개설해 조직원들에게 민간인 협박, 중국어 통역 등의 역할을 맡기고 수십명으로부터 약 40억원을 뜯어냈다. 같은 해 7월 <일요시사> 취재가 시작되자 이 조직은 셀허브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이름을 ‘김현숙’에서 ‘박소희’로 변경하고 유명인의 사진을 수차례 도용했다. 유 전 장관에게 표창장까지 수여받았다며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려는 꼼수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조직에서 탈출하려는 사람은 밤새 맞거나 강제로 마약을 투약당하기도 했다. 조직폭력배 출신 한국 사람들이 간부고 일반 조직원은 교민 사이트를 통해 ‘한 달에 500만~1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거짓말에 속아 일하게 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이 수사하기 이전인 지난해 7월부터 강서·영등포·구로경찰서 등에 여러 고소장이 접수됐었다. 하지만 수사는 원활하지 않았다. 주요 혐의자가 해외에 거주 중이거나 피의자 특정이 어려운 게 난관이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경찰 관계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주요 혐의자들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해부터 공조를 요청했으나 캄보디아 당국이 비협조로 일관했다”며 “고소인분들이 ‘왜 안 잡냐’ ‘내 돈 어떻게 하냐’는 등 불만이 많으셨다. 매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캄보디아가 협조하지 않으면 조치가 불가능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3월부터 조직원 모집…태자 단지서 모의 ‘유인촌 표창장’ 걸어 놓고 ‘정상 기업’ 홍보 막막했던 수사는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이재명정부가 캄보디아를 압박했고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 범죄자 겸 피해자 수십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송환된 인원 중 일부는 셀허브 사건과도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성학 충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지난 20일 청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및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혐의로 전원 구속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부건(총책 가명, 40대 초반, 한국말을 쓰는 외국인 추정) 조직으로부터 확인된 피해 건수는 110건, 피해액은 93억여원에 달했다. 약 1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부건은 지난해 중순부터 올해 7월까지 주로 프놈펜 웬치(범죄 단지) 및 태국 방콕 등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범행을 벌여왔다. 부건 조직은 지난 2018년 중국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해 그동안 단속을 피하려 태국, 캄보디아 등지로 거주지를 옮겨가며 범행을 계속해 왔다. 이들은 데이터베이스, 입출금 등을 지원·관리하는 CS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팀,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팀, 코인투자리딩 사기팀, 공무원 사칭 노쇼 사기팀 등 총 5개 팀으로 이뤄진 조직체계를 갖췄다. 이들은 가구판매업을 하러 캄보디아에 갔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지역 선·후배 권유, 고액 아르바이트 인터넷 광고 등을 접하고 범죄에 연루된다는 걸 알면서도 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속아서 조직에 들어갔다고 진술하지 않은 이들의 유입 경로는 ▲지인 포섭 29명 ▲인터넷 광고 등 포섭 8명 ▲현지 카지노 포섭 6명 ▲기타 2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남성 42명과 여성 3명으로 연인도 있었다. 대부분은 20~30대 연령으로 최소 2개월부터 최대 16개월까지 범행에 가담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건 만남 사이트 경기북구경찰청 형사기동대도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15명 중 11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한 달간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여성을 사칭, 조건 만남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가로챘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성 만남 광고를 낸 후 이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에게 여성인 척 채팅으로 유인했다. 여성을 소개받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개발한 조건 만남 사이트에 회원 가입과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속여 인증을 위한 돈을 요구했다. 3차례에 걸친 인증 절차 과정에서 여러 게임에 성공하면 가입비를 돌려준다고 속여 피해자로부터 1인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받아 챙겼다. 피해자들이 믿을 수 있도록 별도의 만남 인증과 후기글을 남기는 ‘화력방’도 운영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피해자 36명, 피해금 16억원 상당이며, 1인당 최대 피해 금액은 2억1000만원이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남녀다. 최초 범죄집단을 구성한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 명칭 ‘툴콕’을 의미하는 ‘TK’파로 스스로를 부르며 총책을 정점으로 한 지휘·통솔 체계를 갖췄다. 조직 운영을 총괄하는 총책, 이를 보좌하며 실무 전반과 인력 공급 등을 담당하는 총관리자, 각 파트 팀원의 근태를 관리하고 지시하는 팀장으로 구성됐다. 또 자체적인 조건 만남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개발자, SNS에 광고 글을 게시하는 홍보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 2개팀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상호 가명 사용 ▲근무 중 휴대전화 금지 ▲사진 촬영 금지 ▲야간에는 커튼으로 외부 차단 ▲다른 부서와의 업무 내용 공유 금지 등의 규칙에 따라 생활하기도 했다. 중국 국적 100명 뒷배 이들은 총책이 마련한 건물에서 2인1조로 합숙했는데 프놈펜 툴콕 지역의 13층 건물을 사용하다가 지난 8월, 현지 단속을 피해 센소크 지역 7층 건물로 이전해 범행을 이어오던 중 현지 수사 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SNS 구직 광고나 조직원을 통해 범죄단체에 가입했다고 진술했으며 사기임을 알고도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 대부분은 현지에서 구금된 중에도 총책이 이른바 관작업을 통해 자신들을 석방시켜 줄 것이라는 말만 믿고 대사관의 도움을 거절하고 귀국하지 않았다. 셀허브 사건 간부들은 타 사건에도 연루됐다. 지난 7일 캄보디아 바벳에 인접한 베트남 떠이닌 지역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30대 여성 B씨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숨지기 직전까지 셀허브 간부와 같이 있었다. B씨의 사인은 마약 과다 투약이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B씨가 셀허브에서 한국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공급해 왔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셀허브에서 일할 사람을 모집하는 역할을 했던 B씨인데 통장을 팔려고 캄보디아에 도착한 한국인들을 유인해 범죄 단지로 팔아넘기고 유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보·수사기관도 B씨에 의해 범죄 단지에 넘겨지는 피해를 입거나 유흥업소 일을 강요당한 사례를 확인하고 조사 중이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사실상 마약을 강제로 과다하게 투약당한 살인사건이라는 첩보는 아직 확인 중”이라며 “특정 조직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건 현지 경찰도 수사 중인 내용”이라고 말했다. 대개 조직폭력배 출신…지휘는 중국 조직이 맡아 40억 피해액 환수 불가능 “자금 세탁 끝났다” 첫 데이트하던 연인을 치어 여교사를 숨지게 했던 이른바 ‘대전 머스탱 교통사고’의 피의자도 셀허브 조직원으로 확인됐다. 피의자 전모씨는 2019년 2월10일 오전 10시14분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면허도 없이 외제차를 운전하던 중 인도를 걷던 조모씨와 박모씨를 들이받아 박씨를 숨지게 하고, 조씨에게 중상을 입혔다. 전씨가 대여한 외제차는 불법 대여 차량이었다. 이 차량은 애초 대구에 사는 C씨가 자신 명의로 캐피털에서 월 115만원씩 주는 조건으로 60개월간 대여한 것이다. C씨는 사촌 안모씨와 함께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나모씨가 올린 ‘외제차 저렴하게 빌려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보고 접근, 한 달에 136만원씩 받기로 하고 대여한 머스탱 차량을 재임대했다. 나씨는 이렇게 빌린 머스탱 차량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외제차를 빌려준다”고 광고하며 또다시 대여업을 했다. 전씨는 나씨가 올린 이 글을 보고 일주일에 90만원씩 주기로 약속하고 머스탱을 빌려 운전했다. 매년 확정되는 범죄수익 추징금은 30조원을 넘지만 환수 금액은 1%에도 미치지 않는다. 법무부가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 등의 범죄로 발생한 현지 범죄수익을 국내로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법무부는 “캄보디아 내에서 벌어진 범죄 가운데 현재 국내에서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이 1차 현지 수사 의뢰 대상”이라며 “이후 국내에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종적으로 환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라 하더라도 피해자가 국내에 있고 피해액이 특정될 경우, 우리 정부가 해외에 범죄수익 환수를 요청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캄보디아와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을 체결해 2021년 정식 발효됐다. 주요 간부들 타 사건 연루 정보기관 관계자는 “범죄자 개인이 아닌 조직을 대상으로 한 범죄수익 환수 사례는 거의 없다. 특히 국내에서 수사와 재판이 끝나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좋지만 이미 늦었다. 범죄조직 특성상 이미 코인이나 대포 통장으로 제3국에 은닉하거나 세탁을 하고도 남았을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도 “수사가 끝나고 유죄 판결이 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환수 절차는 이 모든 사법절차가 종료돼야 가능하다. 특히 조세회피처로 범죄수익을 옮겨놨다면 환수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