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78>총선 공약&실현 가능성

우리 동네 집값, 의원님만 믿습니다!

4·11 총선 결과에 따라 각 지역별 부동산 시장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당선자들이 내세운 부동산 관련 공약들의 실현 여부 및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9대 국회 개원 이후 부동산 시장은 어떤 변화가 있을까.

총선 결과 따라 각 지역별 시장 희비 엇갈려
당선자 부동산 공약 실현 여부에 관심 집중

4·11 19대 총선에서 각 당이 내놓은 부동산 공약은 과거 굵직한 개발위주 공약과 달리 서민 주거복지를 중심으로 한 임대주택 공급물량 증대나 전월세 상한제 도입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총선 결과 집값이 오른 지방에서는 새누리당이 압승을 거둔 반면 집값이 떨어진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민주통합당이 우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서울에서도 집값이 비싼 지역은 여전히 여당이 강세를 나타내 눈길을 끌고 있다.

서민 주거복지에
공약 초점 맞춰져

한 부동산 정보업체 자료에 따르면 전국 16개 시도의 최근 1년간(2011년 4월1일 대비 2012년 4월6일 기준) 아파트 매매가는 ▲강원(9.99%) ▲전북(9.74%) ▲충북(9.03%) ▲울산(8.07%) ▲경북(7.28%) ▲부산(6.62%) ▲대전(6.61%) 순으로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강원도는 이번 총선에서 9석 모두 새누리당 의원이 당선됐다. 강원도는 지난 18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3석, 통합민주당이 2석, 무소속 3석 등 비교적 여야 간 고른 분포를 보였었다.


강원, 전북에 이어 세 번째로 아파트값 상승률이 높은 충북 역시 새누리당 5석, 민주통합당 3석으로 새누리당이 우세했다. 지난 18대에서는 통합민주당 6석, 한나라당 1석, 자유선진당 1석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새누리당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반면 아파트 값이 하락한 ▲인천(-3.39%) ▲서울(-3.26%) ▲경기(-1.48%) 등 수도권에서는 민주통합당이 65석, 새누리당 43석, 통합진보당이 4석을 차지해 야당이 선전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는 “여동야서의 전통적인 지역구도는 깨지지 않았지만 수도권과 충청, 강원 등 여야 접전지역의 경우 집값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며 “집값 상승에 따른 자산소득 증가가 정당 선호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집값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서울은 48개 선거구 중 민주통합당 30석, 새누리당 16석, 통합진보당 2석을 확보했다.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40석, 통합민주당 7석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민주통합당이 압승한 것이다. 다만 아파트값 상위 5개 지역의 의석은 모두 새누리당이 차지했다.

서울 구별로 아파트 평당 매매가가 높은 지역은 ▲강남(3117만원) ▲서초(2818만원) ▲용산(2497만원) ▲송파(2269만원) ▲양천(1836만원) 순으로 이들 지역의 10개 선거구 모두 새누리당이 의석을 차지했다. 서울의 전체적인 판도와는 다르게 집값이 높은 지역은 여전히 여당이 우세한 모습이다.

규제완화? 가계부채?
활성화 대책 딜레마

각 구별로는 당선자의 개발 공약이 쏟아져 나왔다. 서울시 각 자치구 당선자에 따르면 뉴타운과 재건축을 주요 공약으로 내건 경우도 많았다. 도로망과 경전철 건설, 지하철 연장 등을 내세운 경우도 상당수였다. 서울 강남, 송파, 강동 등은 뉴타운 및 주요 재건축 단지의 원활한 추진이 공통된 공약이다.


강남을에서 정동영 민주통합당 후보를 누른 새누리당 김종훈 당선자는 “개포, 은마아파트 재건축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강남갑의 심윤조 당선자(새누리당) 역시 압구정, 청담삼익, 삼성상아, 삼성동아이파크 등 노후아파트의 재건축을 약속했다.

강동갑의 신동우 당선자(새누리당)는 고덕, 명일, 길동 재건축을 적극 추진하고 5·8·9호선의 연장 추진도 함께 공약으로 내걸었다. 강동을의 심재권 당선자(민주통합당)는 지하철 9호선 연장과 천호뉴타운, 성내천호구역 재정비 촉진지구 이행 공약을 주민들에게 제시했다.

송파갑의 박인숙(새누리당) 당선자는 제2롯데월드∼석촌호수∼올림픽공원∼풍납토성 등을 연계한 관광벨트를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송파을에서 천정배 민주통합당 후보를 누른 유일호 당선자(새누리당)는 잠실종합운동장 및 부지를 문화체육, 컨벤션관광 복합단지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내걸었다.

“뉴타운, 재건축,
경전철” 이구동성

용산구의 진영 당선자(새누리당)는 경부선 및 중앙선의 지하화 추진, 신분당선 이촌역 경유 및 보광역 신설, 신안산선 만리재역 신설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동대문갑의 안규백 당선자(민주통합당)는 청량리∼창동구간의 전철을 지하화 하겠다고 했다.

“집값 비싼 지역은 여전히 여당 강세”

동대문을의 민병두 당선자(민주통합당)는 현 왕십리역까지 연장하기로 한 분당선의 기점을 청량리역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광진을의 추미애 당선자(민주통합당)는 건대∼구의∼강변역을 지식산업벨트로 묶어 체계적으로 개발하겠다고 밝히는 한편, 전철 2호선 지상구간의 지하화를 서울시 교통계획에 반영토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강남 지역의 경우 강동을을 제외하고 모두 새누리당 소속 의원이 당선돼 기존 추진 방향과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민주통합당 및 통합진보당 소속 국회의원이 당선된 영등포와 종로, 노원 등은 뉴타운 사업이 전면 재검토되고 여의도 전략정비구역 해제도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강서, 관악, 구로, 금천, 서대문, 은평 등도 교통망 확충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지역이다.

마곡지구 개발과 준공업지역 해제가 주요 공약인 강서를 비롯해 법원부지 행정복합타운 조성이 공약인 노원, 110층 글로벌비즈니스센터 조성을 내세운 성동,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이 현안인 용산 등 대규모 부지에 복합시설을 공약으로 내놓은 지역들도 다수였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는 “강남 지역의 경우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대부분 당선돼 재건축 추진에 내용은 큰 변화가 없겠지만 서울시와의 협의과정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며 “이에 반해 야당 소속 국회의원이 당선된 노원, 종로, 여의도 등은 뉴타운 전면 재검토, 여의도 전략정비구역 해제 등의 공약이 서울시와 같은 입장이어서 해제 수순이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자마자 정치권과 정부 일각, 건설업계 등에서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을 소생시킬 추가 규제완화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은 경제에 파급력이 큰 만큼 더 이상 방치하다가는 경기 회복은커녕 주택시장이 회복불능 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부동산은 너무 뜨거워도, 차가워도 탈이 나는 ‘양날의 칼’. 기회만 엿보고 있는 잠복된 매매심리를 섣불리 건드렸다 자칫 가계부채 같은 더 큰 뇌관을 건드릴까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규제 마지노선까지
과감하게 풀릴까

 전문가들은 거래 활성화 조치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가계 빚을 늘리는’대책에는 신중할 것을 당부했다.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3월 전국 주택매매 거래량(6만7541건)은 1년 전보다 무려 29.8%가 급감했다. 특히 서울 아파트 거래는 43.9% 감소해 하락폭이 전국 최대였다.

이에 따라 총선 직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입법 방침을 꺼내든 여당은 물론 정부에서도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부동산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 내부에서도 ▲분양가 상한제 폐지 ▲취·등록세 감면 등 부양책과 함께 ▲서울 강남3구 투기지역 지정 해제 ▲총부채상환비율(DTI) 추가 완화 같은 부동산 규제의 ‘마지노선’까지 과감하게 풀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학계나 시장 전문가들도 대동소이하다. 모두 최근 가계부채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동의하면서도 규제완화의 필요성이나 시기를 놓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DTI 외에 다른 규제의 완화는 필요한 시점이라는 의견을 폈다. 구체적으로 세제 대책이 우선으로 꼽혔다. 취득세 감면혜택이 종료되기 직전인 작년 12월 크게 늘었던 주택 거래량이 올 1, 2월 급감한 점을 감안하면 취득세 완화는 거래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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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