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73>복합상가 뉴 트렌드

  • 장경철 cta2002@naver.com
  • 등록 2012.03.28 09: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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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은 ‘몰링 열풍’…몰링족을 잡아라!

전국에 ‘몰링 열풍’이 불고 있다. 도심 초대형 쇼핑몰에서 하루종일 시간을 보내는 ‘몰링(Malling)’이 대세다. 쇼핑과 외식, 공연, 영화관람, 게임 등 종합엔터테인먼트를 몰에서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쇼핑이 트렌드다. 서울에서나 볼 수 있었던 몰링족이 최근 지방에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쇼핑몰서 하루 종일 보내는 ‘원스톱 라이프’대세
청주, 대구, 김해 등 지방에도 속속 등장해 주목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사는 허창(43)씨 부부는 이른바 ‘몰링족’이다. 휴일이면 여가를 인근의 대형 복합쇼핑몰(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주로 보낸다. 이들이 특히 즐겨 가는 곳은 이 쇼핑몰내에 이벤트 광장이다. 부부는 여기서 한 시간 가량을 보낸 뒤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영화를 감상하고, 그런 다음 대형 할인점에서 쇼핑을 마친 뒤에는 식당가에서 저녁 식사를 한다.

쇼핑, 문화, 외식 등
한곳서 한꺼번에 해결

허씨 부부가 이 쇼핑몰 안에서 보낸 시간은 대략 5시간 정도. 허씨는 “멀리 나가지 않아도 웬만한 여가생활이 가능해 이곳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허씨 부부처럼 한 건물 안에서 쇼핑과 오락·문화·외식 등을 한꺼번에 해결하는 ‘몰링’형 상가가 대거 등장해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몰링 상가의 효시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이다. 2000년 문을 연 이 몰링형 상가는 대한민국 쇼핑몰 역사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면적은 약 11만9000㎡로 총 임대 점포 260여  개가 입주해 있다. 이 쇼핑몰은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기존의 쇼핑몰 중심에서 벗어나 영화관·수족관 등 즐길거리를 많이 늘린 게 특징이다. 코엑스몰과 연결된 전시장(코엑스)에서는 거의 일년내내 각종 전시회나 문화 행사가 열린다. 이 때문에 코엑스몰은 쇼핑과 여가·문화를 함께 즐기려는 방문객들로 늘 북새통을 이룬다.

이곳의 하루 평균 방문객은 주중 10만명, 주말 20만명으로 동대문 테마 쇼핑몰 평균을 웃돈다. 사시사철 방문객으로 북적이면서 코엑스몰의 매출액도 천문학적인 수준을 자랑한다. 연 매출액은 6000억∼1조원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용산 아이파크몰은 2004년 10월 개장했다. 국내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보유하고 있는 매장이다. 특히 전자상가 및 KTX 기차역, 이마트, 용산 CGV 등 다양한 매장이 밀집해있다.

2009년 9월 오픈한 영등포 타임스퀘어는 CGV, 이마트, 교보문고 등 각종 생활문화시설과 함께 메리어트 호텔까지 들어서면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이외에도 부산의 신세계 센텀시티, 일산 레이킨스몰, 라페스타, 문정동 가든파이브 등이 있다.

몰링 상가는 전국 각지에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과거 백화점이나 대형 할인마트가 상권을 제패했다면 지금은 각각 전문 매장들이 한군데 모여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상가 업계에서는 서울 및 수도권에만 코엑스몰과 같은 몰링 상가를 표방하는 곳이 2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몰링 상가는 뛰어난 집객력이라는 무기를 내세워 공급과잉으로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 일반 쇼핑몰의 빈자리를 빠른 속도로 채워가고 있다. 다음은 몰링이 가져온 변화들이다.

▲소비자들의 동선 재설계 = 소비자들은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장소를 옮겨 다니곤 했다. 영화를 보기 위해선 영화관으로 향했고 저녁은 근처 식당에서 먹었다. 친구들이라도 만나려면 종로나 신촌 등지로 향했고, 전자제품을 구매하려면 용산으로, 옷을 구매하려면 문정동으로 가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정보기기의 발달로 대부분의 일들은 인터넷으로 처리가 가능해졌다. 소비자들은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없다면 굳이 발걸음을 옮기지 않게 됐다. 인터넷 쇼핑은 편하게 앉아서 무한한 아이쇼핑을 즐길 수 있다는 요소가 있기에 더욱 매력적이기도 했다. 몰링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묶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내재한 쇼핑몰로써, 그곳에 가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기대감 때문에 소비자들의 발길을 돌리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

▲계절의 영향을 받지 않는 쇼핑 = 대부분의 종합 쇼핑몰들은 거대한 건물에 입점한 형태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그 건물에만 들어간다면 날씨에 대한 영향을 거의 받지 않게 된다. 밖에 폭설이 내리든 비가 오든 쇼핑하는데 지장이 없는 것이다. 더구나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 역시 잘 발달해 있기 때문에 접근의 용이성도 상당히 높다.

▲쇼핑 그 이상의 행위 = 몰링이라 하면 단순히 쇼핑 이외에도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포함이 되고 있다. 사진을 찍으며 쇼핑을 하고, 영화를 보고, 찍은 사진을 인화하고 저녁식사를 먹으면서 보는 것은 오늘날의 일반적인 데이트 모습이다. 이러한 것이 한 건물에서 가능하다니 더욱 매력적인 것이다. 또한 가족들에게도 단순히 옷을 사러 가거나, 외식하러 가는 곳이 아닌 다양한 체험 요소들을 갖춘 복합 문화장소로 변모했다.

백화점은 퇴화 중
당분간 상승세 전망

 
몰링형 상가는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신용카드 정착, 주5일 근무제 정착 등이 그 이유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의 경우 국민소득 2만달러, 자동차보급률 60%를 넘기면서 몰링 상가 전성시대가 활짝 열렸다. 덩치만 크고 공급량이 넘쳤던 기존 쇼핑몰은 서서히 시장에서 퇴화 중이고 이 빈자리를 집객력이 뛰어난 몰링상가가 채워 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올해 상가 시장의 트렌드로 몰링이 떠오르고 있다. 용산아이파크몰, 타임스퀘어, 디큐브시티 등이 오픈해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이어 서울, 판교·광교 신도시, 하남, 청주, 대구, 김해 등지에서 복합단지가 속속 선을 보일 예정이다.

몰링형 복합상가는 쇼핑은 기본으로 외식, 오락 등 여가생활을 한곳에서 즐길 수 있는 대규모 복합상가를 말한다. 이러한 몰링형 상가가 새삼 부각되는 이유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나타난 것으로, 상가시장의 급속한 변화와 함께 최근에 와서는 외식과 쇼핑 수준에 머물던 것이 의료·건강과 다양한 문화행사까지 결합되면서 단순한 쇼핑과 외식의 2차원적 구조에서 탈피해 문화와 의료 서비스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에서 분양에 나서고 있는 대표적인 몰링형 복합상가는 합정동 ‘메세나폴리스’상가와 중앙선 망우역 복합역사 앞에 있는 대형쇼핑몰 ‘현대엠코 이노시티’가 있다.

판교·광교 신도시 등 2기 신도시에도 복합단지 열풍이 감지되고 있다. 신도시마다 베드타운을 탈피하고 자족기능을 높이기 위해 과거 중심상업지구 위주의 편의시설 개발에서 탈피해 금융, 디자인, 미디어, 교육 등을 테마로 한 복합단지 조성 계획을 내놓고 있다.

효시는 ‘삼성동 코엑스몰’
수도권만 20여 개에 달해

2기 신도시에 대표적인 복합단지로는 판교역 ‘알파돔시티’가 있다. 총 사업비 5조원 규모의 알파돔시티는 사업자 선정 4년 만에 정상화 궤도에 올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지방행정공제회 등 주요 출자사와 현대백화점이 오피스와 상업용지 등 자산을 선매입, 토지대금 마련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알파돔시티는 부지 14만2150㎡에 총 사업비 5조400억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프로젝트. 주상복합아파트 23만1000㎡, 상업시설 52만8000㎡, 업무시설 46만2000㎡, 호텔 6만6000㎡ 등으로 구성된다.

 

청주 ‘두산위브지웰시티’복합단지 상업시설도 관심을 끌고 있다. 오는 4월 분양 예정으로 단지와 접해있는 1차 단지의 상가에는 이미 은행, 병원, 레스토랑 등 다양한 근린생활시설은 물론 휘트니스, 에듀센터 등 대형 상권이 형성돼 있다. 향후 2차 상가에는 대형 멀티플렉스 등이 입점할 예정으로 원스톱라이프가 가능해진다.


한 상가 전문가는 “이러한 대규모 개발 사업은 도시에 생기를 불어넣는 한편, 자족기능을 강화해 도시경쟁력을 높일 수 있어 해당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해 부동산시장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몰링형 상가의 분양이 이어지면서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투자자와 소비자 입장에서는 경쟁력 있는 상업시설을 상호 비교해 선택할 수 있는 기회의 폭이 넓어지고 있는 것”라고 말했다.

도시에 생기 불어
랜드마크로 우뚝

현재 분양(예정) 중인 몰링형 복합상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중랑구 상봉동 ‘현대엠코 이노시티’ = 현대엠코는 서울 상봉재정비촉진지구 중앙선 망우역 복합역사 앞에서 대형쇼핑몰 ‘현대엠코 이노시티’쇼핑몰을 분양 중이다. 상가는 전체 지하 7층∼지상 48층 주상복합 건물의 지하 2층∼지상 11층에 조성된다. 서울의 단지 내 상가 중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마포구 합정동 ‘메세나폴리스’ = GS건설은 서울 마포구 합정동 ‘메세나폴리스’상가를 분양 중이다. 이 상가는 총 247개의 점포로 구성된다. 테마쇼핑몰로 지하철 2·6호선 더블 환승구간인 합정역이 건물과 직통으로 연결돼 유동인구의 집결력이 높고, 추후에도 지속적인 인구 유입이 예상된다.

▲고양시 일산 서구 ‘원마운트’ = 한라건설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단지 내 놀이·쇼핑시설인 ‘원마운트’를 분양 중이다. 대지면적 약 4만8000㎡ 연면적 15만2393㎡에 이르는 랜드마크 시설. 워터파크와 스노파크, 쇼핑몰로 구성된다. 원마운트 쇼핑몰은 명동 이상의 스트리트 패션몰로 조성되고 있다. H&M, ZARA 등 글로벌 패션브랜드가 입점 계약을 완료했고 2013년 3월 개장 예정이다.

▲경기 광교 ‘월드스퀘어’ = 대우건설은 경기 광교신도시 ‘광교 푸르지오 월드마트’단지 내에서 가로형 길거리상가인 ‘월드스퀘어’를 조성·공급하고 있다. 경기도청, 광교테크노밸리 등 비즈니스 단지와 경기대, 아주대도 인근에 있다.


▲대구 동구 ‘아울렛80’ = 대구 동구 봉무동 ‘아울렛80’은 대구 경제 활성화와 지역 발전 중심에 있는 이시아폴리스 단지 중심에 있다. 바로 옆 롯데몰과 함께 패션상권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다. 이시아폴리스 내에 패션특구 클러스터, 산업시설, 연구원, 교육기관 등이 있어 아울렛80이 오픈되면 문화, 교육, 휴식, 레저가 어우러진 새로운 도시형 엔터테인먼트 문화공간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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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개각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초대 장관인 데다가 이력도, 배경도 독특한 이들이 합류하면서 주목도는 배로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외교부에는 조현 전 1차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밖에도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방부 민주당 안규백 의원 ▲국가보훈부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민주당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해양수산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여성가족부 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등이 후보자로 임명됐다. 가리지 않고 사람만 보고 큰 폭의 내각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이력이 독특하거나 발탁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청문회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슈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규백 후보자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약 20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내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 분야에서 보냈다.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특위)’ 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이 국방위 활동이기에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비상계엄 당시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부터 군이 반대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한다.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이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영훈 후보자는 현직 철도 기관사로,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이다.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날까지 김 후보자는 경부선 부산-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운행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번 인선이 일종의 ‘청구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행된 노동 개혁 성과는 후퇴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반 기업적 스탠스를 명확히 못 박아두는 인사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지난 3년간 거부권에 가로 막혔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주 4.5일 근무제 등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채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간 국방 장관, 기관사 노동 장관 파격 인사에 국민들 관심도 ‘쑥’ ↑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쟁점 법안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4.5일 근무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정부가 잘 살펴보고 공동의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개각 명단을 보면 대부분 실무형 인사 위주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재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인이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내각에 포함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등을 지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지목했다. 이재명정부는 “100조를 투자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손발을 맞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3강의 정의부터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가 3위를 한다고 해도 미·중과 너무 차이가 크다. 1·2위에 근접한 3위가 돼야 하며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AI 3강 목표를 반드시 2∼3년 이내에 달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고, 소속됐던 기업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13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역대 중기부 장관을 살펴보면 통상 관료나 정치인이 낙점된 만큼 민간 기업 출신 후보자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꾼도 실용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이재명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한성숙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소기업이 한 후보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거 국정감사 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 ‘단골’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소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에게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짧게 답했다. 노 의원이 “징계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징계가 있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도 뉴스 편집 조작과 댓글 여론 조작 방조 의혹 등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거대 포털과의 전략적 야합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성숙 후보자 지명은 과거 민주당의 규제를 통한 견제가 아니라 포털과의 인사 유착을 통해 정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플랫폼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라는 심각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 국민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21년 국감을 언급하며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던 괴롭힘의 현장을 방치한 책임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국민 신뢰를 저버린 매우 전략적이고 노골적인 이번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성급했나? 잡힌 발목 실용과 통합을 위한 지명도 이뤄졌지만 여야 모두에게 질책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식품부의 장관 유임과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임을 발표한 뒤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민주당,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3년 동안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이를 ‘농망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기용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진보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국민통합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남태령 응원봉의 주역이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뜻을 함께했던 농민들은 송 장관의 유임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장관은 윤석열 농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회와 반성, 사과와 유감의 발언도 없었고 공개적인 평가의 과정과 책임의 경중을 논의한 바가 없는데 누가 송미령을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이 있다면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소속인 진보당 전종덕 의원 역시 “농망 장관”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통합용 지명? 여야 모두 아우성 ‘윤의 사람’ 그대로 품은 이유는? 일부 야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법과 속칭 농민3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정부의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되니 ‘새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며 “금번 인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정체를 알겠다. 그건 실용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도 “나름 탕평 인사로 가장 탈이 안 날 것 같은 인물을 유임시킨 것 같은데 아마 이 대통령도 뒷말은 예상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을 잡은 만큼 모순된 면이 있다. 그날 밤(12월3일) 용산에 모인 국무위원을 내란 동조자, 내란 방관자라고 하더니 ‘일을 잘하니 함께 가겠다’라는 건 국민에게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이 보훈부 장관으로 지목된 것 역시 탕평 인사로 분류된다는 해석이다. 권 후보자는 지난 4월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에 눈길을 끌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 후보자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보수 인사였던 그는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권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경북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다”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보수와의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면 광화문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가 서로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이라면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각자가 논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고 들어봐서 반영하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자기 진영 논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임된 송 장관을 제외한 10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면서 국회 역시 각 상임위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시기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7월 말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겪은 국민의힘은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격돌의 7월 관전 포인트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총리로서의 자격 검증은 뒷전이고 돈 문제만 물고 늘어졌다”며 “물론 총리 후보자의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더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해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장관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국민의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