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72>‘한파 없는’세종시 완전 해부

  • 장경철 cta2002@naver.com
  • 등록 2012.03.19 11:4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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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서 행정수도로…불패신화 ‘바통터치’

세종시 부동산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세종시 분양 열기를 등에 업고 충청권 주변 지역의 집값까지 들썩이고 있다. 작년 한 해 20% 이상 올랐다고 한다. 세종시의 투자 가치는 얼마나 될까. 그리고 그 전망은 어떨까.

투자 가치·전망 밝아…충청권 주변까지 ‘들썩’
아파트 가격 크게 올라 “올해 분양물량 쏟아져”

2012년 정부청사 1단계 완공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는 세종시는 참여정부가 심혈을 기울여 추진하였던 사업으로 순차적으로 수행되고 있다. 2012년 4월 1단계로 국무총리실, 12월까지 2단계로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등 10개 기관이 이주한다. 2014년까지 모두 36개 기관이 이동하며, 총 1만452명의 공무원이 움직이게 된다.

1만 공무원 대이주
미분양 수요도 늘어

여기에 16개 국책연구기관과 종사자 3353명도 2013년까지 이전하게 된다. 이는 4대강 사업과 함께 MB정부가 가장 많은 자본과 시간을 투입해 추진하는 것이다. 전체 사업은 2030년에 마무리될 예정으로 있어 지방 주택시장과 연계한다면 2012년 세종시의 파급효과는 무시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시 분양 열기를 등에 업고 충청권 주변 지역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세종시 정부부처 이전을 앞두고 충남, 충북 등 충청권 일대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가 시세를 분석해본 결과 세종시가 포함된 충남 연기군의 기존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15.3% 올랐다. 이런 가운데 충북 청주는 22.9%가 올랐고, 충주는 19.8%가 올랐다. 충남 지역은 논산이 21.1%로 연기군 상승률을 훨씬 웃돌았다. 그 밖에 천안 12.7%, 아산 12.9%, 공주 7.5% 등 다른 지역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세종시 정부부처가 본격적으로 이전되는 올해에는 가격 상승률이 더 커지고 있다. 충남 천안의 아파트 가격은 지난 1월 1%에서 2월에는 0.8% 올라 무려 1.8%가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0.7% 오른 것에 비하면 매우 높은 상승률이다.

지방 부동산 시장 활황의 진원지였던 부산은 같은 기간 동안 0.6% 올랐다. 아산 역시 작년 1∼2월에는 1.1% 올랐지만, 올해에는 1.4% 올랐고, 논산의 경우도 작년 0.5%에서 올해는 0.7%의 상승률을 보이는 등 상승률이 커지고 있다.

전셋값은 더 올랐다. 천안은 올 1∼2월 2.1% 올랐고, 아산은 1.8%, 논산은 1.2%, 충북 청주는 1.4%, 충주는 0.6% 등으로 전셋값 상승세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종시 인근 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커지고 있는 것은 세종시 정부부처가 올 9월부터 본격적으로 이전함으로써 그 기대감이 인근 지역에까지 영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충남 천안의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물량 부족으로 최근 중소형 아파트 매매에 눈을 돌리는 사람도 늘어난데다가 올해 들어 세종시 분위기가 더 뜨거워지면서 그 후광효과를 기대하고 투자하려는 문의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 일에는 아직까지 입주한 아파트 물량도 적은데다 기반시설 부족도 하나의 원인이다. 세종시 인근 지역은 세종시 후광효과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의 개발호재도 많아 이미 외부 투자 수요가 많이 들어온 상태다.

신축 5000만원 웃돈 붙어 거래
오름세 지속…중소형 위주 매매


우선 충북 충주는 충주기업도시, 충주산업단지 등으로 기업유치가 많아지면서 꾸준히 가격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충주기업도시는 전국 6개의 기업도시 중 유일하게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 92%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곳이다. 지난 1월에는 롯데칠성음료와 맥주공장 설립에 관한 투자 협약을 체결하는 등 충주 내 개발들이 속속 탄력을 받으면서 아파트 가격 상승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청주의 경우 충남 천안∼충북 청주공항 복선전철 사업, 오송산업단지 등의 호재 영향을 받고 있다. 청주지역은 이런 호재에 힘입어 건설사들이 신규 공급도 서두르고 있다. 올해 청주권에만 1만3000여 가구의 아파트 공급이 예정되어 있다. 미분양 적체현상이 심각한 지역으로 꼽혔던 천안과 아산지역은 세종시와 불과 30km 거리이어서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되며 최근 들어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세종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인근 지역의 미분양 아파트를 찾는 수요자도 늘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충북·충남의 미분양 가구 수는 지난 2010년 1월 각각 4918가구, 1만3950가구였지만 올 1월에는 1077가구, 7159가구로 줄어들었다.

세종시 인근 지역은 지가상승률도 높게 나타났다. 논산은 지난 한 해 동안 1.1%가 올랐고, 공주와 아산은 0.9%, 충주는 0.7%, 천안은 0.6%, 청주는 0.4% 등의 순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세종시가 포함된 연기군은 2010년부터 오름세를 보였다. 2008년에는 3.8%가 떨어졌고, 2009년 1.3%가 하락했다가 2010년에는 0.7%로 반등했고, 작년에는 1.1%가 올랐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는 “세종시가 중앙 정부부처의 중심지로 떠오르면서 이전기관 공무원뿐만 아니라 외부 투자자들에게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정부부처 이전 기대감은 앞으로도 주변 지역 부동산 시장에 활력소 구실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얼어 있지만 한파에서 유일하게 비켜간 곳이 세종시다. 7월 세종시가 공식 출범하고 하반기 국무총리실을 시작으로 6개 부처가 세종시로 이전할 예정이라 투자자의 관심이 높다. 분양 열기도 식을 줄 모른다.

최근 현대엠코와 한양이 분양한 ‘세종 엠코타운’아파트 일반청약 결과, 576채 모집에 1순위에서만 7211명이 신청해 평균 12.5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특히 84㎡는 115채 신청에 3861명이 몰리면서 33.6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세종시 분양 아파트는 지난해부터 수십대 일의 경쟁률을 보이며 ‘불패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세종시는 먼 미래가 아닌 현재진행형이다.

지난해 12월 말 첫마을(2-3생활권) 1단계를 시작으로 이미 입주를 시작했다. 현재 퍼스트프라임 1, 2단지와 공공임대 아파트(A-2, D블록) 등 총 2242채에서 입주가 진행 중이다. 아직 입주 초기라 생활편의 시설은 부족하지만 편의점과 음식점, 미용실, 세탁소가 하나 둘씩 들어서고 있다. 첫마을 1, 2단계 아파트 주민(1만7000명) 입주가 본격화하고 정부부처가 이전하면 현재 9만6000명 정도인 인구가 올해 말에는 약 13만5000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입주를 시작하면서 이 일대 아파트 가격도 꿈틀대는 추세다. 금강이 내려다보이는 첫마을 1단계 149㎡ 규모 로열층의 경우, 2년 전 분양가가 3억5000만원대였으나 지금은 5000여만원의 웃돈이 붙은 상태다.

1만700채 분양 예정
수익형 부동산도 관심

연내 청약을 계획한 수요자라면 세종시 분양 물량에 관심을 가져도 좋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세종시에 분양 예정인 물량은 1만700여 채로 그중 8300여 채가 상반기에 몰렸다. 분양 물량 대부분이 수요층이 두꺼운 전용면적 85㎡ 이하의 중소형이고, 1000채가 넘는 대단지도 있어 실수요자의 관심을 끌 만하다.


주택청약종합저축과 청약부금, 청약예금 가입자가 청약할 수 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최초 주택공급 계약 체결이 가능한 날로부터 1년 동안 전매가 금지된다. 청약 자격은 전용 85㎡ 이하의 경우 서울과 부산은 청약통장 예치금액 300만원, 기타 광역시는 250만원, 일반 시군 지역은 200만원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분양 물량이 대거 쏟아지면서 앞으로는 세종시 안에서도 입지 조건에 따라 투자 가치가 갈릴 것으로 내다본다. 올해 분양 물량은 1생활권에서 주로 나온다. 1생활권은 중앙행정타운, 업무 및 상업시설을 남쪽에 두고 북쪽으로 주거지가 배치된다.

1-1생활권은 세종시 외곽순환도로 바깥에 자리하고, 이주자택지와 단독주택지, 저층아파트로 이뤄진다. 중앙에 도시공원이 있어 쾌적한 주거환경을 자랑한다. 호반건설은 오는 11월 L8블록에서 445채, 유승종합건설은 하반기 M9블록에서 713채를 분양할 예정이다.

1-2생활권은 중앙행정타운 배후지로 고층 아파트가 밀집했다. 과학고와 외국어고가 들어설 예정이라 학군 프리미엄이 가장 높다. 호반건설은 3월, L2블록에서 전용 84㎡ 470채를 내놓는다. 근린공원을 끼고 있어 녹지공간도 우수할 것으로 보인다. 한양도 3월, M7블록에서 84㎡ 520채를 분양할 예정이다.

1-3생활권은 5000여 채로 이뤄진 초대형 단지다. 방축천이 흐르고 중앙행정기관 접근성도 좋은 편이다. 단지 중앙에 복합커뮤니티가 있는 타원 형태다. 한신공영과 현대엠코는 이미 분양을 마쳤다. 중흥건설이 이달 말부터 모델하우스를 열고 M3블록에 866채를 분양한다. 3월에는 M4블록에 1375채를 분양할 예정이다. 상업시설과 중앙행정기관이 있어 이전 기관 종사자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이지만, M4블록의 경우 폐기물처리 시설이 가까운 게 약점이다.

1-4생활권은 뒤로 원수산이 있고 앞으로는 방축천이 흘러 도심 친수공간이 마련되는 등 생활권 가운데 가장 쾌적하다는 평가다. 간선급행버스(BRT)가 지나는 곳이라 교통도 편리하다. 그중 브랜드 아파트인데다 입지조건도 좋은 현대건설 힐스테이트가 눈길을 끈다. 5월 M7블록에 84㎡ 876채를 분양할 예정이다. 대전유성 연결도로 개통으로 대전과 세종시 간 이동이 편리할 뿐 아니라 중앙공원과 호수공원, 국립수목원이 인접해 자연환경도 좋은 편이다.


“감언이설 속지 마세요”
‘묻지마 투자’유의해야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 등 임대수익형 부동산에도 관심이 쏠린다. 아파트와 달리 청약통장이 필요 없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공무원 특별공급도 없어 수요층도 두껍다.

대우건설은 상반기 세종시 1-5생활권 C24블록에 오피스텔 1886실을 공급할 계획이다. 먼저 1036실을 1차 분양하고 850실을 추가 분양한다. 계룡건설도 1-5생활권 C-3-2블록 2000㎡ 용지에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 결합형 상품 240채를 선보일 계획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계자는 “1-5생활권에는 중앙행정타운이 있어 공무원 수요를 겨냥한 수익형 상품 공급을 집중적으로 한다”며 “첫마을 건너편 2-4블록 상업용지에서도 추가 공급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분양권 불법전매 등 
비정상 거래 단속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세종시의 투자 가치는 높은 편이라고 전망한다. 올해 말부터 순차적으로 정부기관 이전이 이뤄져 유입인구가 급속히 증가하고, 이주인구 특성이 단기 거주보다 장기 거주기 때문에 안정적인 기반 수요를 확보했다. 이주수요뿐 아니라, 관련 회사나 업체가 지사 등을 설립할 가능성이 있으며, 인근 지역 수요자가 유입될 여지도 있다.

하지만 도안신도시 등 주변에 더 나은 주거지를 조성하면 인구가 분산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이주인구가 선호하는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의 프리미엄 차이가 클 것으로 보인다”면서 “입지가 좋고 분양가가 저렴한 단지 위주로 청약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묻지마 투자’에도 유의해야 한다. 세종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최근 분양권 전매 및 토지 분양 광고가 쏟아진다. 인근 부동산은 외지에서 온 투자자로 가득하고 공인중개사의 감언이설이 난무한다.

이에 따라 당국에서는 분양권 불법 전매 등 비정상 거래에 대한 강도 높은 단속을 벌이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거주 기능이 미비한 상황에서 형성된 웃돈은 거품일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 전문가는 “세종시는 분양권 전매를 1년간 할 수 없으며 현재 거래 가능한 물건은 오직 퍼스트프라임뿐”이라면서 “투자에 나서기에 앞서 물건의 거래 가능성과 프리미엄의 적정성을 따져보는 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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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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