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69>틈새상품 베스트4

투자 고수는 불황 피해 지름길로 간다

부동산 시장이 불황이라 하지만 틈새 상품은 항상 존재하기 마련이다. 부동산으로 성공한 사람들이나 투자 고수들은 완만한 상승기보다 오히려 현재와 같이 가격 조정기를 투자 적기로 보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성공적인 부동산 투자를 위해서는 남다른 발상의 전환도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완만한 상승기보다 가격 조정기가 투자 적기
발상의 전환 필요 시점…트렌드 파악 우선

틈새시장은 어떻게 골라야 할까. 우선 트렌드를 잘 파악해야 한다. 또 부동산 규제가 풀리는 상품이나 지역, 개발호재가 풍부한 지역, 인구가 유입되는 지역 등을 눈여겨보고 그 지역의 특성, 인구분포, 성향 등을 잘 파악하는 것이 성공 투자의 지름길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니어타운은 편안하고 행복한 노후를 위한 매력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종전의 실버주택과는 개념 자체가 다르다. 주거와 의료, 문화, 공동체생활 등이 어우러진 선진형 복합단지로 취득세 등 세제 혜택은 물론 양도나 임대 등 재산권 행사도 자유롭다.

경기도 용인경전철 동백역 앞에 들어서는 ‘로드랜드MC’시니어타운은 외국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총 1190가구의 대단지다. 대지면적 약 17만3000㎡, 지하 5층, 지상 23층 10개동 규모로 임대형 595가구와 분양형 595가구로 구성돼 규모의 경제를 실현했다.

본격적인 실버시대
선진 복합단지 인기


가장 큰 매력은 부지기증 방식을 통해 800여 병상 규모의 연세세브란스병원이 단지 내에 건립돼 국내 최고 수준의 전용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아파트에서 병원까지 전용 통로로 연결되고 입주민 전용 진찰실이나 주치의 진료 등 평생 의료건강서비스가 제공된다.

또 청소에서 식사, 운동, 여행 예약 등 개인비서나 집사와 같은 철저한 맞춤형 생활서비스 시스템이 운영된다. 각종 취미나 공동체 활동을 위한 1만평 규모의 부대·편의시설과 전용 등산로 등 녹지가 제공된다. GS건설이 시공을 맡을 예정이며 오는 5월 착공과 함께 분양할 계획이다.

로드랜드개발 관계자는 “단지 내 연세세브란스병원과 연계해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아파트를 감싸는 보존녹지가 주어지는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국내 최대이자 유일무이한 시니어타운이 될 것”이라고 자부했다.

이밖에 서울 광진구 화양동 건국대병원 앞에 위치해 건대병원 의료센터와 연계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서울 더 클래식500’과 단지 내에 노인 전문 재활병원을 갖춘 경기도 성남시 금곡동의 ‘더 헤리티지’도 뜨는 시니어타운으로 눈길을 끈다.

최근 다양한 형태의 소모임이 늘면서 모임공간을 빌려주는 사업도 임대시장의 틈새로 떠오르고 있다. 모임공간 임대사업은 책상과 의자, 음료수 등을 갖추고 이용자들이 편하게 모임을 갖도록 장소를 빌려주는 사업을 말한다.

모임공간은 테이블과 의자만 갖춘 방도 있고 노트북이나 빔프로젝터 등 사무용품을 갖춘 방도 있다. 이용료는 보통 1인·2시간 기준으로 5000원 안팎. 커피나 탄산음료 등 수십 가지 음료수가 무료로 제공되기 때문에 커피숍과 비슷한 수준이다.

노트북 등은 시간 단위로 유료로 빌릴 수 있고 장소에 따라 복사나 팩스 서비스도 무료로 할 수 있다. 모임공간은 서울을 중심으로 2009년부터 생기기 시작해 현재 약 100여 개가 운영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개인사업자가 대부분이지만 최근엔 기업형도 등장했다. ‘CNN The Biz’는 YBM의 계열사인 ‘YBM비앤씨’가 최근 론칭한 브랜드로 홍대·건대·선릉·신촌·강남·종로 등 서울에 6개 지점을 갖고 있다. ‘토즈’란 업체는 서울에 16개, 부산에 3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모임공간 임대사업은 인구가 많은 도시 지역에서 적합한 사업이다. 아직은 다소 생소한 개념이지만, 온라인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오프라인 모임도 늘어나 수요는 꾸준할  것이란 전망이다.

모임공간 임대사업은 근린상가나 사무실 용도의 건물에서 별도의 인허가 없이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서울에서 모임공간 임대사업을 하려면 직장인이 많은 여의도나 강남 테헤란로, 신촌이나 홍대 같은 대학가가 좋다고 조언한다.

최근 중소기업청이 1인 창조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등 소수 인원을 가진 기업이 늘자 이들을 대상으로 한 오피스 임대사업도 틈새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10월5일부터 1인 창조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1인 창조기업 육성에 관한 법률 및 시행령’이 시행되고 올해 1800억원의 관련 예산이 책정되는 등 여건도 좋아지고 있다.

소형 오피스의 내부 구조는 면적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보통 컴퓨터와 전화기를 놓을 수 있는 책상과 책장으로 단순하게 구성돼 있다. 각 사무실 중간에는 회의실과 응접실·주방·수면실도 있다.

소형 오피스 임대료
월 40만∼120만원

소형 오피스의 장점은 초기 시설 투자비가 적고 월 임대료가 일반 오피스보다 저렴하다는 것이다. 소형 오피스의 월 임대료는 면적에 따라 월 40만∼120만원이다. 보증금은 따로 없고 한 달 치 임대료를 시설 예치금으로 내야 하지만, 아무 문제없이 퇴소하면 돌려받을 수 있다.

소형 오피스는 주로 컨설팅이나 IT기업, 전자 상거래, 인터넷 홈쇼핑, 이벤트 업체가 이용한다. 소수 인원을 가진 기업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중소기업청 자료에 따르면 독특한 아이디어로 창업해 수익을 창출하는 1인 창조기업은 2007년 4만2000개 수준에서 2010년에 23만5000개로 크게 늘었다. 이는 경제활동 인구(2500만명)의 1%에 해당한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 63.3%가 몰려 있고, 연령별로는 40대와 50대 이상이 각각 37.3%, 32.6%로 많다. 현재 소형 오피스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당분간 수요가 공급보다 많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소형 오피스는 대중교통 접근성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서울의 경우 지하철 2호선 역세권이 좋다. 강남의 테헤란로나 구로, 마포, 여의도 일대가 소형 오피스 임대사업을 하기에 적합한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지역에 따라 월 임대료 차이가 크기 때문에 시장 조사를 철저히 하고 1인 기업이 요구하는 법무·세금·특허 등의 정보를 제공하면 좋다.

1000만 관광객 시대를 맞아 비즈니스호텔 역시 틈새 투자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류바람 등을 타고 밀려드는 관광객이 든든한 수요층을 형성하는 것이다. 한창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수익형 상품 인기 바람도 한몫 거들고 있다.

이전까지 호텔은 대기업이나 부호들이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의 큰돈을 들여 짓는 투자상품이었다. 하지만 최근 관광객이나 비즈니스맨 등을 대상으로 한 호텔이 속속 등장하면서 일반인이 투자할 수 있는 상품도 공급되고 있다.


비즈니스호텔의 경우 오피스텔 등에 비해 관리가 쉽고 수익률도 다소 높은 편이라 요즘 일반인도 분양 받을 수 있는 호텔에 관심 갖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서울 중구·마포구·강남구 등 도심을 중심으로 40곳에서 약 6400실 규모의 관광호텔이 건축 공사를 벌이고 있다.

올 연말까지 24개 호텔(3557실)이 문을 열고 2014년까지 새 호텔이 30여 곳에 들어설 예정이다. 호텔이 늘어난 데는 외국인 관광객에 비해 숙박시설이 턱 없이 부족하기 때문인데 외국인 관광객 수는 최근 몇 년 새 급증하고 있다. 2006년 615만명에서 지난해 979만명으로 40% 증가했다.

고령화 시대 시니어타운
소모임 공간 임대사업
1인 기업 소형 오피스
한류바람 비즈니스호텔

호텔 공급이 크게 늘어나면서 일반인도 소액을 투자해 분양받을 수 있는 상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콘도처럼 객실별로 분양받아 임대수익금(객실 이용료)을 챙기는 것이다. 현재 일반인을 대상으로 분양 중인 호텔은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 등보다 수익률이 좋은 편이다.

서울 강남권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의 경우 임대수익률은 평균 연 4∼5%선이다. 중개수수료나 세금, 수리비 등을 제하면 수익률은 더 낮아진다. 반면 현재 운영 중이거나 분양 중인 호텔의 투자수익률은 평균 6∼7%선이다.

투자금은 비슷한 수준이다. 현재 서울 등 수도권에서 분양 중인 호텔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900만∼1000만원으로, 실당 1억5000만∼2억원선이다. 호텔은 전문업체에서 운영·관리를 맡고 투자자들에게 객실 운영수익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때문에 오피스텔 등처럼 세입자가 바뀔 때마다 매번 중개수수료를 내거나 공실이나 수리 등을 일일이 챙기지 않아도 된다.

거래도 자유롭다. 분양 시 각 실별로 구분등기를 하기 때문에 재산권의 제약은 없다. 하지만 호텔은 이전에 접했던 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 등 수익형 상품과는 다른 점이 많아 투자에 앞서 신중하고 꼼꼼하게 따져볼 것이 많다.

우선 한번 분양 받으면 다른 용도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 리스크 헤지(위험해소)가 어렵다는 것이다. 구분등기를 하기 때문에 재산권에 제약은 없지만 거의 전문운영업체가 맡아서 관리하기 때문에 내가 분양 받은 객실만 호텔 외에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


소액투자 호텔 분양
수익률 평균 6∼7%

새 호텔을 분양 받는다면 영업이 활성화하기까지 예상했던 수익률을 못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자금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 확정수익을 보장하는 상품이라도 광고대로 믿지 않는 것이 좋다. 영업이 부진해 객실 가동률이 낮아질 경우 확정수익을 보장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확정수익을 보장받지 못할 경우 허위·과장광고로 소송을 할 수도 있지만 피해보상을 받기 쉽지 않다. 허위·과장광고로 판명되고 제재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데다 이에 대한 제재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가 정도 수준이다.

분양계약 해지나 분양대금 감면 등은 어렵다고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관광객이나 비즈니스맨들이 주요 수요층이기 때문에 입지도 꼼꼼히 따져야 한다. 아파트나 오피스텔처럼 일반화된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환금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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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개각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초대 장관인 데다가 이력도, 배경도 독특한 이들이 합류하면서 주목도는 배로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외교부에는 조현 전 1차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밖에도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방부 민주당 안규백 의원 ▲국가보훈부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민주당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해양수산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여성가족부 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등이 후보자로 임명됐다. 가리지 않고 사람만 보고 큰 폭의 내각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이력이 독특하거나 발탁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청문회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슈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규백 후보자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약 20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내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 분야에서 보냈다.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특위)’ 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이 국방위 활동이기에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비상계엄 당시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부터 군이 반대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한다.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이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영훈 후보자는 현직 철도 기관사로,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이다.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날까지 김 후보자는 경부선 부산-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운행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번 인선이 일종의 ‘청구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행된 노동 개혁 성과는 후퇴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반 기업적 스탠스를 명확히 못 박아두는 인사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지난 3년간 거부권에 가로 막혔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주 4.5일 근무제 등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채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간 국방 장관, 기관사 노동 장관 파격 인사에 국민들 관심도 ‘쑥’ ↑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쟁점 법안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4.5일 근무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정부가 잘 살펴보고 공동의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개각 명단을 보면 대부분 실무형 인사 위주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재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인이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내각에 포함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등을 지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지목했다. 이재명정부는 “100조를 투자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손발을 맞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3강의 정의부터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가 3위를 한다고 해도 미·중과 너무 차이가 크다. 1·2위에 근접한 3위가 돼야 하며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AI 3강 목표를 반드시 2∼3년 이내에 달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고, 소속됐던 기업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13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역대 중기부 장관을 살펴보면 통상 관료나 정치인이 낙점된 만큼 민간 기업 출신 후보자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꾼도 실용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이재명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한성숙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소기업이 한 후보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거 국정감사 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 ‘단골’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소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에게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짧게 답했다. 노 의원이 “징계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징계가 있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도 뉴스 편집 조작과 댓글 여론 조작 방조 의혹 등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거대 포털과의 전략적 야합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성숙 후보자 지명은 과거 민주당의 규제를 통한 견제가 아니라 포털과의 인사 유착을 통해 정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플랫폼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라는 심각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 국민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21년 국감을 언급하며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던 괴롭힘의 현장을 방치한 책임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국민 신뢰를 저버린 매우 전략적이고 노골적인 이번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성급했나? 잡힌 발목 실용과 통합을 위한 지명도 이뤄졌지만 여야 모두에게 질책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식품부의 장관 유임과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임을 발표한 뒤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민주당,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3년 동안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이를 ‘농망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기용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진보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국민통합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남태령 응원봉의 주역이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뜻을 함께했던 농민들은 송 장관의 유임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장관은 윤석열 농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회와 반성, 사과와 유감의 발언도 없었고 공개적인 평가의 과정과 책임의 경중을 논의한 바가 없는데 누가 송미령을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이 있다면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소속인 진보당 전종덕 의원 역시 “농망 장관”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통합용 지명? 여야 모두 아우성 ‘윤의 사람’ 그대로 품은 이유는? 일부 야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법과 속칭 농민3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정부의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되니 ‘새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며 “금번 인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정체를 알겠다. 그건 실용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도 “나름 탕평 인사로 가장 탈이 안 날 것 같은 인물을 유임시킨 것 같은데 아마 이 대통령도 뒷말은 예상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을 잡은 만큼 모순된 면이 있다. 그날 밤(12월3일) 용산에 모인 국무위원을 내란 동조자, 내란 방관자라고 하더니 ‘일을 잘하니 함께 가겠다’라는 건 국민에게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이 보훈부 장관으로 지목된 것 역시 탕평 인사로 분류된다는 해석이다. 권 후보자는 지난 4월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에 눈길을 끌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 후보자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보수 인사였던 그는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권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경북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다”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보수와의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면 광화문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가 서로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이라면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각자가 논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고 들어봐서 반영하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자기 진영 논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임된 송 장관을 제외한 10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면서 국회 역시 각 상임위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시기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7월 말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겪은 국민의힘은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격돌의 7월 관전 포인트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총리로서의 자격 검증은 뒷전이고 돈 문제만 물고 늘어졌다”며 “물론 총리 후보자의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더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해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장관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국민의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