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건국대 사태’ 검찰 책임론 추적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8.06.04 10:09:41
  • 호수 11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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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그리 무서워 발 빼기 바빴나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제2의 건국대 사태’를 두고 검찰 책임론이 급부상했다. 2014년 김경희 전 이사장은 법인 자금 횡령 혐의로 불구속 재판을 받으며, 대법원서 집행 유예가 선고됐다. 당시 검찰의 배려(?)로 수사가 용부사미가 됐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았다. 이 배경에 김 전 이사장 시절 석좌교수로 임용된 법조계 거물들이 뒷배 노릇을 한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온다. 제2의 건국대 사태가 불거지면서 김 전 이사장을 둘러싼 법조계 거물들이 또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4월26일. 학교법인의 재산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를 받은 김경희 전 건국대 이사장에 대해 대법원이 집행유예를 확정했다. 대법원 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업무상 횡령,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이사장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검찰 거물들
석좌교수로

김 전 이사장은 법인재산인 스타시티 펜트하우스를 무상으로 사용함으로써 약 11억4000만원을 법인에 부담시켰다는 혐의를 받았다. 또 판공비·해외출장비 등 3억6500만원의 법인 자금을 개인여행 경비나 딸의 대출원리금 변제 등에 사용한 혐의도 있다. 법인 소유의 골프장 사용료 6100만원을 면제받은 혐의 역시 불거졌다.

당시 건국대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인 유현경 여사 측은 교육부에 건국대 특별감사를 신청했다. 교육부는 김 전 이사장을 총 27가지의 불법행위를 한 혐의로 서울동부지검에 고발했다. 유 여사는 건국대 설립자 상허(常虛) 유석창 박사의 셋째 딸이며 김 전 이사장의 시누이다. 

그런데 유 여사 측은 당시 동부지검이 김 전 이사장 수사를 축소했다고 주장했다. 


유 여사는 “최근 김 전 이사장을 수사했던 관계자로부터 ‘법인 계좌를 들여다보기 위해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윗선서 묵살당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이 재판 과정서 김 전 이사장에게 골프 접대를 받았던 동행인들을 익명 처리하기 위해 공소장을 변경하는 이례적인 행태를 보였다”고 언급했다.

과연 유 여사 측은 어떤 근거로 이 같은 주장을 하는 걸까. 우선 제2의 건국대 사태로 불거진 건국대 임대보증금 문제(본지 1167호 ‘건국대 7000억원 증발 공방전’ 참고)다. 문제의 요지는 김 전 이사장 시절 건국대가 ‘학교법인 기본재산 관리 안내’에 따라 금융기관에 예치, 보존해야 할 임대보증금 수천억원을 임의대로 사용했다는 것. 

4년 전 김경희 전 이사장 수사 용두사미
당시 제대로 했다면…“현 상황 없었다”

그동안 임대보증금 사용으로 인한 재정 위험 경고가 꾸준히 제기됐다. 이 문제는 김 전 이사장을 수사할 당시 수습할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동부지검이 학교법인계좌를 압수수색하지 않아 임대보증금 문제는 그대로 묻혔다. 

당시 검찰 내부와 유 여사 측은 지속적으로 법인 계좌를 들여다봐야 한다고 여러 차례 주장했지만, 이와 관련된 수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복수의 검찰 관계자들은 특수 사건서 법인계좌를 보지 않은 것은 ‘수사를 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입 모았다. 

한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은 동부지검 형사6부(일선 지검에선 통사 형사6부를 특수부라고 칭한다)서 진행한 특수 사건”이라며 “법인계좌를 들여다보는 것은 특수 수사의 ABC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이걸 하지 않았다는 것은 수사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동부지검 수사팀의 김 전 이사장 공소장 변경도 ‘검찰이 사건을 축소했다’라는 비판을 받기 충분했다. 지난 2015년 10월26일 서울동부지법형사합의 11부 심리로 열린 김 전 이사장 결심공판서 검찰은 김 전 이사장 공소장에 기재된 골프장 무료 라운딩 동행인의 이름을 익명으로 바꾸겠다며 공소장 변경신청을 했다. 

김 전 이사장은 정·관계 유력 인사들을 상대로 ‘골프 접대’를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수사 전 영입
인맥 풀가동?

동부지검의 뒤늦은 공소장 변경을 두고 김 전 이사장에 대한 구명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정·관계 유력 인사를 감싸주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공소장에 따르면 김 전 이사장은 검찰 출신인 박희태 전 국회의장과 안대희 전 대법관, 김학용·김도읍·주호영 당시 새누리당(현재 자유한국당) 의원 및 국가정보원·교육부 고위 관료들에게 골프 접대를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법조계에선 이를 두고 ‘이상한 일’이라고 입 모았다. 통상적으로 공소장 변경은 공소를 유지하기 위해 혐의 사실을 변경하거나 적용 법조를 변경하는 경우에 이뤄지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동부지검 수사팀이 공소장 변경으로 범죄행위에 관련된 관계자의 이름을 덮으려 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당시 김 전 이사장을 직접 수사한 검사는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현재 변호사 개업을 한 O 변호사는 “(내가)직접 수사와 공판 항소심을 다 했다. 할 만큼 했다. 당시 수사 관련해서 추가로 말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답했다.

동부지검이 석연치 않은 눈초리를 받으면서까지 김 전 이사장을 배려(?)한 이유는 뭘까. 당시 김 전 이사장 수사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윗선서 눌렀다. 김 전 이사장 시절 석좌교수로 임용된 법조계 거물들이 검찰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고 말했다. 복수의 건국대 관계자와 검찰 내부에선 당시 수사 외압이 없었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정관법조계 출신 고위인사 임용
우연의 일치? 혹시 연관성 있나

‘말도 안 된다’라고 강력히 주장한 이유는 뭘까. 당시 김 전 이사장 주변 인맥을 보면 이런 의심이 나올 수밖에 없다. 당시 검찰 수사를 대비해 김 전 이사장이 정치권과 법조계 인맥을 풀가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이사장은 김앤장, 태평양, 율촌, 세종 등 대형 로펌의 변호사들을 선임했다. 특히 건국대 석좌교수로 임용된 검찰 고위직 출신 법조계 거물들이 눈길을 끌었다. 건국대는 안대희(전 대법관)·박희태(전 국회의장)·조영곤(전 서울중앙지검장)·박영수(전 서울고검장) 등을 석좌교수로 임용했다. 

안대희 전 대법관은 특수통 검사들에게 ‘대부’격으로 불린다. 서울대 법대 재학 중 17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만 25살에 최연소 검사가 됐다. 검찰 입문 이후 부산지검 특수부장과 대검 중수1, 3과장, 서울지검 특수1, 2, 3부장을 역임하는 등 ‘정통 특수통’이었다. 부산고검장, 서울고검장, 대법관 등을 지낸 인물로 법조계 거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안 전 대법관은 김 전 이사장과 누이동생 할 정도로 절친한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진다. 복수의 건국대 관계자들은 “김 전 이사장이 사석서 안 전 대법관을 ‘대희야’라고 불렀다. 안 전 대법관도 김 전 이사장을 ‘누나’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시작 그럴 듯
끝은 흐지부지

실제로 안 전 대법관은 건국대 법학대학원 석좌교수를 지냈으며 김 전 이사장의 골프 접대 리스트에도 등장했다. 김 전 이사장 공소장의 범죄알림표에 따르면 현직 대법관으로 재직하고 있던 2011년 9월 건국대 골프장서 골프를 쳤다.

2012년 7월 대법관서 물러난 지 8개월 만에 건국대 로스쿨 석좌교수로 임용됐다. 한 달 뒤인 2013년 4월20일 김 전 이사장과 골프를 친 것. 리스트에 ‘동반자’로 표기돼있다. 

또 당시 건국대 동부지검 수사팀에 있었던 C검사와 김 전 이사장 수사 직전까지 동부지검 차장검사로 있었던 L검사는 안 전 대법관 로펌인 법무법인 ‘평안’서 함께 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된다. 

박희태 전 의장은 정치 검사들의 롤모델이다. 1958년 서울대 법대에 진학했으며, 제13회 사법고시 시험에 합격해 오랫동안 검사로 재직했다. 당시 검찰의 주요 요직을 거치며, 5년 가까이 검사장 생활을 했다. 이후 정치에 입문해 6선 국회의원으로 국회의장(2010년 6월∼2012년 2월)까지 지냈다. 


박 전 의장 역시 건국대 석좌교수였으며, 김 전 이사장과 가까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박 전 의장은 총 4차례 김 전 이사장과 골프를 쳤다. 골프친 시기를 보면 국회의장에 선출되기 전(2010년 3월)과 후(2011년 9월)에 각각 1번씩이다.

법인계좌 보지 않고
결심 때 공소장 변경

특히 김 전 이사장은 박 전 의장이 국회의장으로 임명된 직후인 2010년 7월 한남동 국회의장 공관서 만찬을 함께했다. 이후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임명된 후에 두 차례(2013년 4월과 10월) 김 전 이사장과 골프를 쳤다.

건국대 내부서 당시 박 전 의장의 석좌교수 임용은 큰 논란이었다. ‘돈봉투 사건’으로 그가 실형을 선고받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박 전 의장은 지난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서 고승덕 의원에게 300만원이 든 돈봉투를 돌린 사실이 드러나 지난 2012년 2월 국회의장직을 중도사퇴하고,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게다가 박 전 국회의장은 로스쿨 석좌교수로 재직하던 지난 2014년 9월 한 골프장 캐디를 성추행했다가 1심서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건국대는 지난 2015년 3월 박 전 의장의 로스쿨 석좌교수 재임용을 강행했다. 

총학생회 등 학내 반발에 부딪혔고, 궁지에 몰린 박 전 의장이 재위촉을 사양하면서 석좌교수 재임용은 철회됐다. 

2014년 3월 김 전 이사장은 갖은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가 이뤄졌다. 그런데 이때 조영곤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박영수 특별검사(전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를 석좌교수로 임용했다. 조 전 지검장은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사건 수사 당시 국정원 직원의 체포와 압수수색을 저지해 ‘수사 외압’ 논란의 장본인이었다. 

선배들 앞서 
꼬리 내렸나

이 때문에 당시 정관계 출신 고위인사를 석좌교수로 채용해 자신의 인맥으로 활용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결과적으로 김 전 이사장의 비리로 2014년 촉발된 건국대 사태는 용두사미로 끝났다. 그로부터 4년 뒤 제2의 건국대 사태가 불거질 조짐이다. 

건국대 비대위 측은 “과거 검찰이 건국대를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학교가 더욱 망가졌다”며 “제2의 건국대 사태의 원죄는 검찰에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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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