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세의 골프 인문학<7>

스코틀랜드-네덜란드 원조 논쟁

골프를 누가 먼저 시작했을까? 600년 골프 역사의 원조를 놓고 스코틀랜드와 네덜란드의 수백 년 논쟁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스코틀랜드의 주장을 먼저 들어보자. 세인트앤드루스의 초원에서 양치기 목동이 소일거리 삼아 바닷가에 널브러진 관목을 하나 부러뜨린 다음 자갈을 놓고 후려쳤다. 목동은 양들이 풀을 뜯어먹어 반듯해진 초원을 따라 계속 자갈을 쳤고, 이내 토끼가 다져 놓은 풀밭에 도달한 뒤 역시 토끼가 파놓은 굴속에 자갈을 집어넣었다.

놀이

600년 전 당시 스코틀랜드의 게일어에 이 놀이를 치다라는 뜻의 GOUFT라 불렀으며 그후 GOEFF, GOFFE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양들이 풀을 뜯은 곳은 FAIRWAY, 토끼가 다져 놓은 곳은 GREEN, 그리고 토끼 굴은 RABBIT HOLE이라고 불렀다고 주장한다.

네덜란드는 13~14세기경부터 자국 무역상들이 북해를 건너 세인트앤드루스 항구에 정박하면서 골프놀이를 했다고 주장한다. 네덜란드어로 클럽CL UB이라는 의미의 COLF, 혹은 실내에서는 KOLF, 얼음위에서는 KOLVEN등으로 불렸다고 한다. 

또한 ‘무역상들이 스코틀랜드 사람들이 주문한 가죽으로 만든 골프 볼을 세인트앤드루스로 가져와 팔았다’는 문헌도 있다며 단연 원조는 네덜란드라고 못 박는다. 실지로 네덜란드인들은 세인트앤드루스 항구에 모여 네모반듯하게 금을 긋고 막대기를 세운 후, 그 안에서 목표물을 맞히는 놀이를 했다. 또한 겨울철 빙상위에서 30cm 정도 높이의 막대기를 세워 그 것을 맞추기도 했다. 이를 보고 스코틀랜드 의 어부들과 목동들이 초원으로 가져간 것뿐이라고 그들은 말하는 것이다.


600년 골프역사의 연원
중국까지 가세 점입가경

원조라는 증거에 대해 스코틀랜드는 아이러니한 대목이지만 골프를 친 증거가 아닌 골프를 금지하는 의회의 문건을 증거로 들고 나온다. 15세기 중반 스코틀랜드의 백성들이 골프와 럭비를 너무 좋아하고 즐겨 큰 골칫거리였다. 당시 정세는 남쪽 잉글랜드와 수백 년간 전쟁 중이었지만, 활을 쏘는 궁사들이 활을 제조하고 훈련에 임하기보다는 전쟁터에서까지 숨어서 골프를 치는 데만 소일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보다 못한 제임스2세 국왕은 1457년 ‘전 국민은 퓨트볼(FUTT BALL)과 고페(GOUFE)를 금지한다’라는 칙령을 공표해 버렸다. 골프에 관한 정확한 일시와 년도가 의회문서에 기록돼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맞서 골프 역사학자인 미셀과 스펜서가 공동 저술한 <THE HISTORY OF GOLF>를 인용하면 16세기 네덜란드의 겨울 풍경화에는 어김없이 빙판에서 골프를 치는 광경이 목격된다. 

16세기 당시의 네덜란드에서는 목표물을 누가 적은 타수로 맞히거나 혹은 근접거리를 계산해서 승패를 가르는 놀이를 했다. 빙상이나 실내, 풀밭, 작게는 부엌에서도 했으며 넓게는 성채, 법원 등지의 정문을 목표물로 하는 장거리 경기를 했고, 진 팀이 맥주 통을 내 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네덜란드의 역사학자 스티븐 반 헹겔은 1972년 출판된 그의 저서 <EARLY GOLF>에서‘1297년 12월26일 북부 지방의 LEONEN AAN DE VEC HT라는 마을에 4홀짜리 골프코스가 만들어 졌으며 총 연장길이가 4500야드였다’고 기술하고 있다. 목표물은 비석이나 현관이었으며 이 코스는 네덜란드가 크로넨 버그 성을 해방시킨 기념으로 만든 것이었다는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

골프 역사의 정설에 관한 의견에 대해 학자들은 네덜란드의 모든 증거는 16세기 이후에 만들어 진 것인데 반해 스코틀랜드의 의회문서는 15세기로 한 발 앞서간다고 주장한다. 학계의 정설은 비록 네덜란드가 골프를 먼저 시작했을지는 몰라도 그들은 그 놀이를 발전시키지 못한 반면, 스코틀랜드는 수 백 년 동안 초원에서 계승, 발전시켰기 때문에 골프에 들인 공로를 더 높이 쳐주고 있는 것이다.

각종 문헌 들고나와 검증
유사놀이 많아 논란 격화 


골프 원조에 관한 논쟁에 끼어든 제3국가는 중국이다. 서기 950년 당나라 말 궁궐에서 남자나 여자들이 공을 쳐서 작은 구멍에 집어넣는 ‘추환’이라는 놀이가 있었다. 아라비아 무역상들이 차마 고도와 히말라야 등을 넘어 이 놀이를 유럽으로 가져갔다는 주장이다. 몽고 시대인 12세기부터 는 이 놀이가 ‘추이환’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성행했다고 한다. 이 놀이에 대한 규칙이 <환경>이라는 책자로 만들어 전해져 왔다는 근거 있는 주장이다. 증거 자료로 그들은 도자기나 족자에 그려진 여러 그림들을 제시하고 있다.

<환경>에 따르면 공이 놓여 있는 페어웨이에 해당하는 평지는 ‘평’이라고 불렸으며 슬로프가 있는 비탈 중 내리막은 ‘요’, 오르막은 ‘철’이라고 불렀다. 해저드나 OB 지역도 구분해 놓아 이를 ‘외’ 라고 했다. 장비에 관한 명칭으로는 나무로 만든 클럽을 ‘구봉’, 역시 나무로 만든 공은 ‘권’이라고 불렀다. 티 샷은 모래 등에 볼을 올려놓고 했는데 첫 번째 티 샷은 ‘초봉’이라고 불렀으며 ‘이봉, 삼봉’등으로 불렀다. 한 홀은 파 3 정도의 짧은 길이였으며 버디를 했을 경우를 ‘일주’, 홀인원을 했을 경우를 ‘이주’라고 불렀다.

증거자료

두 사람이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면 오늘날의 서든데스처럼 다음날에 재경기를 했다고 한다. 골프 학계는 그러나 이 같은 논리는 중국이 경제 대국이 된 최근에 만들어진 주장 정도로만 받아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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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