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바 왓슨의 지긋지긋 아홉수

PGA투어 제네시스 우승

버바 왓슨(미국)이 지난달 19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퍼시픽 팰리세이즈의 리비에라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PGA투어 제네시스 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2언더파 69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2언더파 272타로 우승했다. 2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버바 왓슨은 통산 10승 고지에 올랐다.

마스터스를 두 차례나 제패하며 한때 세계 1위를 넘보던 버바 왓슨은 2016년 이 대회에서 통산 9번째 우승을 올린 뒤 투어 대회 정상에 오르지 못하며 지난 2017 시즌에 우승 없이 페덱스 랭킹 75위에 그쳤다. 이번 시즌도 AT&T 페블비치 프로암 공동 35위가 가장 좋은 성적이었을 정도로 초반은 신통치 않았다.

하지만 이미 두 차례 우승을 경험해 ‘텃밭’처럼 여기는 리비에라 컨트리클럽에서 왓슨은 재기의 계기를 만들어냈다. 2라운드가 끝난 뒤 30㎞ 떨어진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로 달려가 미국프로농구(NBA) 유명인 올스타 경기에 참가하는 여유까지 누린 버바 왓슨은 3라운드에서 6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둘러 1타차 선두로 올라섰다.

최종 라운드에서는 왓슨과 재미교포 케빈 나(나상욱), 패트릭 캔틀리, 스콧 스털링, 토니 피나우(이상 미국)가 홀마다 선두가 바뀌는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였다. 왓슨은 14번홀(파3)에서 벙커샷이 홀에 빨려 들어가는 버디로 승기를 잡았고 17번홀(파5)에서 두 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린 뒤 가볍게 1타를 더 줄여 2타차로 달아나며 승부를 갈랐다. 이날 우승으로 세계랭킹 41위로 도약한 왓슨은 세계랭킹 70위 이내에는 들어야 출전 가능한 월드골프챔피십(WGC) 대회에도 나설 수 있게 됐다.

한때 “10승을 채우면 바로 은퇴하겠다”는 농담을 던졌던 왓슨은 챔피언 퍼트를 마친 뒤 눈물을 쏟아냈다. 그는 “늘 고대했던 10번째 우승이라 머릿속에 온갖 감정이 복받쳤다”며 “다시 우승 트로피를 지켜 올리니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7년 만에 생애 두 번째 우승 기회를 맞은 재미교포 케빈 나는 12, 13번홀 연속 보기를 기록하며 2타차 공동 2위(10언더파 274타)에 만족해야 했다. 피나우가 공동 2위, 캔틀리와 스털링은 공동 4위(9언더파 275타)로 밀렸다. 


랭킹 1위 넘보다가 2년 ‘무관’
통산 10승 달성…뜨거운 눈물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인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은 2오버파 73타로 부진, 공동 16위(4언더파 280타)로 대회를 마쳤다. 절친 조던 스피스와 저스틴 토머스(이상 미국)는 나란히 공동 9위(7언더파 277타)에 올랐고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3언더파 68타를 쳤지만 공동 20위(3언더파 281타)에 머물렀다.

골프팬들의 열렬한 관심 속에 대회에 등장한 타이거 우즈(미국)는 2라운드에서 5오버파 76타를 적어냈다. 일몰로 인해 2라운드 경기가 끝나지 않은 가운데 중간 합계 6오버파를 기록해 공동 116위에 자리하며 컷 탈락했다.

지난 1월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약 1년 만에 PGA 투어 공식 대회를 치른 우즈는 3주 만에 2017-2018 시즌 두 번째 대회에 나섰다. 대회 첫날 1오버파를 작성한 우즈는 공동 63위에 오르며 나쁘지 않은 스타트를 끊었지만 둘째날 보기 8개를 범하며 컷 통과에 실패했다.

강성훈은 2타를 줄여 공동 16위(4언더파 280타)로 순위를 끌어 올리며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이자 올 시즌‘CIMB클래식’이후 기록한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배상문은 6오버파 77타를 적어내 공동 75위(10오버파 294타)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KPGA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의 초대 챔피언 자리에 오르며 제네시스오픈 출전권을 얻은 김승혁은 본선 진출을 목표로 최선을 다했으나 2라운드 합계 8오버파 150타로 컷 탈락을 하며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아쉬움이 남는 결과지만 그에게는 PGA투어 진출에 대한 목표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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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