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지내십니까’ 재기 꿈꾸는 김미희 전 의원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8.01.15 11:37:44
  • 호수 114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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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진당 해산으로 이정희 잃었다”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 해산과 함께 김미희 전 의원은 의원직이 박탈됐다. 국회를 나온 김 전 의원은 생계를 위해 시간제 약사로 근무하고 있다. 정치권과 거리를 두던 김 전 의원은 최근 민중당에 합류해 재기를 꿈꾸고 있다. <일요시사>는 청와대 앞 분수대서 김 전 의원을 만나 근황과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김 전 의원은 어떻게 정계에 입문했을까. 1995년 김 전 의원은 ‘터사랑’이란 청년회에 일원으로 몸담았다. 터사랑서 그는 민주화·평화통일·노동자 및 농민의 삶에 대한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그러던 중 터사랑 회원들을 중심으로 김 전 의원이 정치권에 나서 줄 것을 희망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직접정치 실현

김 전 의원은 “당시 우리가 직접 지방의회에 들어가 보자. 우리의 주장을 정치에 실천해보자는 논의를 했다”며 “무소속으로 성남 수정구 태평3동 시의원에 출마하게 됐다”고 말했다.

예상을 깨고 당선된 김 전 의원은 다시 한 번 무소속으로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두 번째 시의원 활동 당시 민주노동당이 창당하면서 김 전 의원은 자연스럽게 민노당에 합류했다. 

김 전 의원은 2012년 19대 총선 당시 성남시 중원구서 야권단일 후보로 나서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통진당 소속으로 2년 여간 나랏일을 했던 김 전 의원은 당 해산과 함께 정치 일선서 물러나 지난해 10월 창당한 민중당에 몸을 풀었다. 민중당은 흙수저당, 비정규직 철폐당, 농민당, 엄마당 등이 뭉친 민중연합당과 새민중정당이 연합해 출범한 정당이다.

김 전 의원은 “민중당 경기도당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다”며 “당의 중요한 정책이나 정세에 대한 대응, 후보 선출, 선거운동 지휘 등의 역할도 담당한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민중당에 대해 “민중당은 직접정치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직접정치란 어려운 문제를 겪고 있는 이들이 직접 뭉쳐 당과 정책을 만들고 나아가 정책이 실현될 수 있도록 선거에 출마해 당선이 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의원은 사실상 민중당의 전신이라고 평가받는 통진당의 해산에 대해서도 소회를 밝혔다. 

그는 “헌법재판소가 헌법과 법률에 위반한 판결을 내렸다”며 “헌법재판소 재판관은 소신과 양심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지금이라도 헌재가 잘못을 인정하고 재심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해산과정의 문제를 조목조목 밝히기도 했다. 통진당 해산을 위해 당시 박근혜정부가 주장한 근거인 내란음모가 조작이라는 것이다. 그는 “재판과정서 실제로 내란음모는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검찰은 내란음모가 무죄로 선고될 것에 대비하여 재판 중간 공소장에 내란선동 혐의를 추가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특히 현재 수감 중인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통진당 해산을 주도했다고 보고 있다. 


그는 “박근혜정권이 들어서면서 김기춘이라고 하는 조작사건 기술자가 비서실장에 들어와 내란음모 사건을 조작했다”며 “고 김영한 민정수석의 비망록에 보면 김 전 실장이 헌재에 압력을 행사하고 기획했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통진당 해산으로 국민들이 두 가지 큰 손실을 입었다고 말했다. 

그는 “통진당 해산으로 이정희 대표라는 정치인과 이석기 전 의원을 잃었다”며 “진보정치에 훌륭한 두 사람이 정치무대서 사라진 것은 큰 아픔”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의원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당 해산을 막지 못하고 진보정치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두문불출하고 있다. 주변의 정치 재개 권유에도 이 전 대표는 출마를 고사하고 있다고 한다.

이 전 의원은 내란선동 혐의로 9년형을 선고 받고 수원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김 전 의원은 이 전 의원에 대해 “CNP라는 정치 기획사를 세워 진보정당 후보들의 여론조사, 선거전략, 선거운동 등에 기여했다”며 “현재 민중당 시도당위원장 및 전현직 의원들이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의 의원시절 활동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은 “이 전 의원은 김종훈 장관 후보자의 CIA 활동 이력을 최초로 폭로해 낙마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 미군 방위비 분담금 잉여금 문제를 제기해 정치권에 화두를 던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국회의원직 박탈…약사로 근무 중 
민중당 합류 경기도당 상임위원장

김 전 의원은 이 전 의원이 대통령 특별사면을 통해 정치권에 재기하길 희망한다고 했다. 김 전 의원에게 출범 초기인 현 정부에 대한 평가를 부탁했다. 그는 “문재인정부는 국민의 70%가 원하는 것은 하는 것 같다”며 “최저임금, 비정규직전환 등은 잘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과반수가 원하는 것은 하고 있지 않다”며 양심수 석방 문제를 거론했다. 김 전 의원은 “양심수 석방은 독재정권도 임기 내에 실천한 부분”이라며 “이번에 많은 수의 석방을 하면서 양심수를 뺀 것은 잘못했다”고 평가했다. 

통진당 해산으로 진보정치의 세가 크게 위축된 상황서 김 의원이 생각하는 진보정치의 미래에 대해 물었다. 그는 민중당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지금이라도 진보정당인 민중당이 집권을 한다면 현실화할 수 있는 정책들이 몇 가지 있다”며 전면적 비정규직 정규직화, 식량주권 법제화, 북한과의 교류 등을 언급했다.


현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화도 좋지만 보다 전면적 시행을 통해 일자리 안정을 꾀한다는 생각이다. 식량주권 법제화의 경우 국내의 현 식량 자급도 20%를 10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골자로 한다.

식량자급도 100% 달성하기 위해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를 주장하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은 “국민들의 다소비 제품을 기초농산물로 정해 그 농산물을 국가가 제값을 주고 사주는 것”이라며 “국가수매제가 정착돼야 농민들이 풍흉에 상관없이 안심하고 농사를 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 

노동조합 문제도 언급했다. 김 전 의원은 “요즘 민주노총 구호가 ‘노동조합하기 좋은 나라’”라며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드는 것이 헌법상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노조 자체를 싫어하고 금기시 하는 것이 기업하는 사람들의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진보정치(민중당)를 통해 노조를 철저히 보장하고 그들이 직접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6.13지방선거를 5달여 남겨둔 현 시점 김 전 의원에게 출마 계획을 물었다.

앞서 2010년 지방선거서 김 전 의원은 성남시장에 출마했지만 이재명 성남시장에게 야권단일후보 자리를 양보한 바 있다. 다만, 당장 성남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김 전 의원은 “현재까지 직접 출마하는 계획을 결심하진 않았다”며 “중앙당이나 도당 차원서 필요로 한다면 나설 생각이다. 그런 마음의 준비는 항상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0년에 있을 21대 총선 출마에 대해선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2020년 총선에는 꼭 출마해 당선이 돼서 2014년 부당하게 박탈된 의원직을 되찾을 것”이라며 “주민들에게 못다 한 활동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본인이 직접 나서는 것과 별개로 민중당 경기도당 상임위원장으로서의 역할에도 충실할 것임을 밝혔다. 그는 “민중당 출신으로 안소희 현역 파주시의원과 송영주 전 경기도의원이 있다”며 “이분들이 다시 주민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방선거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정당 결합

김 전 의원은 흩어진 진보정당의 결합을 언급했다. 그는 “민중당 말고도 녹색당, 민중민주당, 사회변혁노동자당, 지금의 정의당까지도 예전 민주노동당 때는 모두 하나였다”며 “당장 당을 하나로 합치기는 어렵더라도 진보정당들이 서로 힘을 합쳐 적폐 청산, 사회대개혁, 노동이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shs@ilyosisa.co.kr>

 

[김미희 전 의원은]

▲서울대학교 약학 학사
▲제2·3대 성남시의회 의원
▲민주노동당 중앙위원
▲민주노동당 성남시위원회 위원장
▲제19대 국회의원(경기 성남시중원구/통합진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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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의문 해소 첫 단추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