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발 터지는 BH 미스터리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8.01.02 10:29:42
  • 호수 11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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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더라’ 키우는 이상한 해명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문재인정부가 출범된 지 반 년이 지났다. 적폐 청산을 강조하며 힘차게 출발한 문 정부는 곳곳서 암초를 만난 모양새다. 특히 전 정권에 ‘세월호 7시간’ 등 투명하지 못한 국정활동을 비판했던 문 대통령이 반대로 야권에 공세를 받고 있다. <일요시사>는 좀처럼 풀리지 않는 청와대 미스터리를 살펴봤다. 
 

청와대 미스터리는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과정서 처음 불거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방중을 마쳤다. 문제는 이튿날 터져 나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국빈 만찬을 했음에도 현장 사진이 단 한 장도 공개되지 않은 것이다. 

한중 정상회담
의문의 만찬

전날까지만 해도 문 대통령의 의장대 사열 등 공식 환영식에 이어 양국 정상회담이 2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청와대 기자단이 문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폈고 사진 취재도 가능했다. 

하지만 6시20분(현지시각)부터 8시까지 1시간40분 동안 이어진 국빈 만찬과 ‘한중 수교 25주년 문화 교류의 밤’ 일정에 한국 취재진은 아예 없었다.  

청와대에선 “양 정상의 모두발언이 없다”는 이유를 둘러댔지만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당일 중국 경호원의 한국 기자 폭행 사건으로 수행기자단 역시 어수선한 상태였다고 알려진다. 


이날 만찬장에는 청와대 전속 사진기자도 들어갔지만 청와대는 “기록용으로 들어 간 것”이라며 공개하지 않았다.

이 같은 만찬장 비공개는 문 대통령이 조어대 인근 식당서 아침으로 먹은 만두와 빵, 두유나 식당 관계자들과 사진 촬영까지 상세하게 브리핑한 것을 감안하면 정상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의 미심쩍은 행적에 중국 측이 만찬 장면을 일절 공개하지 않도록 우리 정부 측에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주최 측인 중국 역시 정부나 보도기구를 통해 만찬이나 공연 사진을 단 한 장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 측 정상회담 결과 발표문에 따르면 ‘시 주석이 회담 전 환영 의식을 했다'는 언급만 있을 뿐 국빈 만찬을 열었다는 내용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단 이날 만찬에 한국 측에서 한류스타 송혜교와 추자현-위샤오광 부부, 배구선수 김연경 등이 배석한 사실만 청와대가 알렸을 뿐이다. 정치권에선 통상 외교 정상을 초청한 국빈 만찬자리는 메뉴, 술, 양 정상의 건배사 등 일거수일투족이 외교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녀 상세히 공개하는 것을 정석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의 비공개 방침에 대해 야당의 한 정치인은 “두 양국 관계에 그쪽 국가에서 비공개를 요청했던 부분이 있다면 왜 그것이 비공개인지, 그것을 밝힐 수 없는 상황인지, 이런 것들을 얘기해서 정치적 공방으로부터 벗어나오는 것이 필요한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커지는 청와대 의혹들…갑자기 왜?
한중 정상회담서…의문의 1시간40분


최근에는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을 두고 원전 무마 의혹이 터져나오면서 청와대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앞서 임 비서실장은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문 대통령 특사자격으로 UAE를 방문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10일 “임종석 비서실장은 해외파견 부대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해 12월9일부터 12일까지 2박4일 일정으로 UAE 아크부대와 레바논 동명부대를 차례로 방문 중”이라고 언급했다. 
 

박 대변인은 “임 비서실장의 이번 특사 방문은 문 대통령을 대신해 중동지역서 평화유지 활동 및 재외국민 보호 활동을 진행 중인 현장을 점검하고 우리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며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외교 일정도 수행하게 된다”고 했다. 

이 과정서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왕세자와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도 예방했다. 

하지만 야당과 일부 언론들은 이 같은 설명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송영무 국방부장관이 앞서 해당 부대들을 방문한 것은 물론,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코앞에 둔 시기에 출국을 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임 비서실장의 북한 인사 접촉설이 제기됐지만 곧 UAE와 원전 문제를 두고 벌어진 마찰을 무마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의혹이 제기된 후 임 실장과 모하메드 왕세자가 면담하는 자리에 한국이 수주한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 건설사업 총책임자인 칼둔 칼리파 알 무라바카 UAE원자력공사(ENEC) 이사회 의장이 참석한 사진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의혹은 더 증폭됐다.

아울러 지난 2008년 한국전력 해외자원개발 자문역을 지낸 서동구 국가정보원 1차장도 UAE에 동행한 것으로 알려져 의혹은 더욱 커졌다. 의혹은 꼬리를 물고 ‘UAE 왕세자가 날짜를 지정해 이에 맞추느라 급해졌다’는 언론 보도마저 나왔다.

청와대 3실장 중 한 명이 가야 된다고 문 대통령이 언급하자 중국 방문과 무관한 임 비서실장이 가게 됐다는 것이다. 문제를 더욱 키운 건 청와대의 엇갈린 해명이 불거지면서부터다. 

청와대 핵심 인사는 “연말까지 해결해야 하는 ‘시급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MB정부 때 UAE에 원전을 수출한 다음에는 관계가 좋았는데 박근혜정부로 들어와 소원해졌다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리베이트 마찰설
공사대금 체불설


엇갈린 청와대 반응을 정리하기 위해 한병도 정무수석은 지난 26일 국회를 방문한 자리서 UAE 관련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한 수석은 “임 실장의 UAE 방문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 증진 목적서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차관급인 청와대 수석비서관이 국회를 방문해 야당 지도부와 기자들에게 UAE 의혹에 대해 해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가 적극 해명에 나선 이유는 ‘UAE 왕가 비자금 관련설’ ‘리베이트 마찰설’ ‘한국업체 공사대금 체불설’ 등 여러 종류의 의혹과 가설이 난무하는 데 있다. 

실체와 무관하게 논란이 계속 될 경우 최재형 감사원장 후보자와 안철상·민유숙 대법관 후보자의 국회 임명동의 절차를 비롯한 민생법안 처리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 수석은 “너무 많은 의혹이 생산되고, 또 확대 재생산돼 정치적 이슈처럼 불거지는 것에 대해 굉장한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서 UAE 관련 사정을 설명해달라는 요청이 있으면 어찌하겠나’라는 물음엔 “아직 제안 받은 적도 없고, 제안이 온다면 한 번 이야기해봐야 할 것 같다”며 적극적으로 해명 의지를 밝혔다. 

한 수석과 별개로 같은 자리에 있던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외교 사안은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있고, 없는 것도 있다”며 “상대가 있어 대화 내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못하는 점도 있지만, 그것이 어떤 대화 내용을 숨기려는 차원은 절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청와대가 적극 해명에 나서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야당은 총공세에 돌입한 모양새다. 지난 26일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임 실장의 UAE 방문 의혹 진상을 규명할 국정조사를 촉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미 현지에서는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업체가 속출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원전 관련 수주가 끊겨 관련 업체들이 하나둘 철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며 “청와대가 그저 ‘쉬쉬’하면서 넘길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원내지도부 역시 “현지대사관이 나서서 교민 입단속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지금까지 UAE 방문과 관련해 정부 관계자의 말이 각각 다르고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탄저균 도마 
도대체 왜?

이어 “정부는 의혹이 더 부풀려지기 전에 임 비서실장의 UAE 방문 전말 등을 국민 앞에 밝힐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가 뚜렷한 해명을 못하고 있는 상황서 야권의 공세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특히 청와대가 취임 초기부터 모든 일정을 공개하고 투명하게 국정운영을 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번 사태 해결 과정이 국민들의 문 정부에 대한 신뢰를 결정짓는 중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탄저균 미스터리’도 청와대가 풀어야 할 숙제다. 지난 23일 <뉴스타운>은 ‘청와대 식구들, 탄저균 백신 수입해 주사맞았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청와대가 탄저균 백신 500개를 3050만원에 긴급 구매했고, 현충일에 식약청에 공문을 보내 백신 주사약 수입을 명령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대통령경호실발 문건까지 공개됐는데 이는 지난 10월13일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미 폭로한 내용이라고 해당 언론은 밝혔다. 탄저균은 가루 형태로 존재해 감염되면 폐혈증, 호흡곤란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탄저균에 노출된 사람은 항생제를 다량 투여하지 않으면 10명 중 9명은 사망에 이르게 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 언론의 보도로 촉발된 탄저균 논란은 정부와 야당 간의 공방으로 이어졌다. 지난 24일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은 참고자료를 내 탄저균 백신 도입이 이전 정부 때 추진된 사안이며 예방이 아닌 치료목적의 구매였다고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모 언론매체는 관련 내용을 기사화하는 과정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데 극히 소극적이었으며 반론조차 받지 않았다”며 “스스로 ‘아마도 500명이 이 백신주사를 맞을 것’이라고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적시하기까지 했다”며 법적 조처를 강구할 방침을 세웠다. 

임 실장 갑작스런 UAE행…엇갈린 해명
탄저균 구입 드러났는데 전 정부 핑계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미군기지 탄저균 배달사고가 있었을 때 이전 정부가 치료제 목적으로 예산을 잡았고 이 정부는 (예산)집행만 한 것”이라며 “문재인정부 들어 생긴 일인 것처럼 말하는 자체도 아주 잘못됐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북한 내용과 섞어서 현 정부가 기획된 구매를 한 것이라는 보도도 나오는데 바로 잡아달라”며 “국민에게 명료하게 사실관계를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설명에 따르면 탄저 백신은 탄저 감염 시 항생제와 병행해 사용하면 치료 효과가 커질뿐, 해당 백신은 국내 임상시험이 시행되지 않아 예방접종은 고려하지 않고 치료 목적으로만 이용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질병관리본부는 생물테러 대응요원과 국민 치료 목적으로 1000명분의 탄저 백신도입을 완료해 이 또한 모처서 보관 중이라고 청와대는 전했다. 

청와대의 해명에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 대변인은 지난 25일 논평을 통해 “청와대 경호처가 지난 11월 대통령과 청와대 직원이 사용할 탄저균 백신 350도즈(1회 접종분)를 도입했다고 한다. 청와대는 논란이 일자 백신은 예방주사용이 아니고, 테러대응요원과 국민 치료용으로 1000명분도 도입했다고 변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5000만 국민이 북한 핵 인질도 모자라 생화학무기 인질이 될 위기에 놓여있는데 고작 1000명분 구입을 해명이라고 하는 것인가”라며 “문재인정권서 사람은 350명의 청와대 직원과 1000명만 사람인가 보다”고 비꼬았다. 

논란만 확산
“명확히 밝혀라”

일련의 청와대발 미스터리에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은 “한중 정상회담, UAE 의문, 청와대 탄저균 백신 구입 등은 명확하게 밝히지 않으면 ‘카더라’는 더욱 증폭된다”며 “촛불혁명의 산물이며 적폐 청산 등 국가 대개혁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할 책임이 있는 문재인 대통령은 지지도나 어떤 정당을 초월해 역대 어떤 대통령과도 달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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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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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