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38> 풍수지리와 주택

아무리 길지<吉地>라도 사람 살아야 명당


부동산 시장에 풍수지리 열풍이 불고 있다. 풍수지리와 관련된 강좌에는 적지 않은 수험료에도 불구하고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부동산 투자에 있어서도 반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등 풍수지리는 지역분석과 개별분석에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선택에 반영하는 투자자 늘어 “지역·개별분석 유용”
집 형태·위치·방향 중요…대문·안방·부엌도 봐야

‘풍수지리’란 원래 자연지리 현상을 인간생활에 편리하게 이용해 인간의 발전과 행복을 추구하는 학문이다. 또한 땅의 변화 현상을 이해해 명당 길지를 찾아 사람이 거주하는 건물을 짓거나 조상의 유골을 편하게 모셔 땅의 지력에 의하여 거주자와 자손의 부귀영달과 행복을 꾀하는 게 목표다.

자연에 순응하면
부귀가 약속된다

지금은 그 의미가 국토 이용의 합리성과 보존성, 효율성을 극대화해 자연과 조화된 균형 있는 국토개발과 인간의 안전과 편리를 도모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풍수지리는 크게 음택과 양택 두 가지로 분류된다. 음택은 죽은 사람이 있는 집이다. 양택은 산 사람이 사는 집을 말한다. 죽은 사람의 주거를 다루는 음택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의가 없으나 산 사람들의 주거를 다루는 양택은 지관들마다 양기와 양택으로 불러 혼동을 일으킨다. 문자 그대로 양기는 집터를, 양택은 집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지관들은 흔히 지칭되는 가옥을 대지와 건축물로 구분하기도 한다. 이들에 의하면 땅의 생기에 감응 받는 것은 건축물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것을 지탱하고 있는 대지, 즉 땅의 생기에 영향을 받는 만큼 양기가 옳은 것이고, 그 반대판들은 기지 선택 못지않게 건물의 방위와 배치가 거주자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해 양택이라고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풍수지리 전문가들은 잘 알려진 여러 가지 풍수서에 따르면 양기와 양택은 엄격히 구분해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지적한다. 양기는 도읍지 또는 군현과 취락지를 애기할 때 사용되며, 양택은 개인의 집을 다룰 때 사용된다고 정의한다.

이는 묘지나 집터를 선정할 때 똑같은 이치라 보는데서 출발한다. 다시 말해 양택이든 음택이든 그 조산, 내룡, 과, 협, 기, 정과 청룡, 백호, 조산, 안산, 나성, 수구 등을 똑같이 보면서도 양택의 경우는 그 혈장이 넓으면 도읍지, 그것보다 작으면 주읍이, 그리고 아주 작으면 향촌이, 그 보다 더 작으면 주택이 들어서고 그 보다 더 작으면 무덤이 된다는 이론이다.

양택은 이런 땅의 생기를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집의 형태와 위치, 방향을 더 중요시한다. 더 세분하면 집의 대문, 안방, 부엌 등을 보는데 이것을 양택삼요결이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풍수지리에서 보는 좋은 집터와 나쁜 집터를 판별하는 요령은 무엇일까.

풍수지리에서는 양택삼요결을 인간생활에 가장 중요한 법으로 보고 있다. 이 법을 따르면 자연에 순응하는 것으로 천지이치에 맞아 부귀가 약속되는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비천과 궁색이 따른다고 본다. 이에 대해 풍수지리 연구가들은 양택론을 현대 생활에 맞도록 풀이해 주택의 선택요령을 다음과 같이 종합하고 있다 

우선 좋은 집에 대한 개념으로 첫째는 따뜻해야 한다. 풍수지리가 자연의 섭리를 이용하고자 하는 학문임을 감안 한다면 양택에서 풍은 적절한 공기의 소통을 도모하고 맞바람을 막아야 한다는 의미가 있다. 그런데 기온을 따뜻하게 하려면 집의 방향이 남향이어야 하므로 집은 북이나 북서쪽에 등을 대고 남쪽이나 동남향을 하고 있으면 자연히 따뜻하기 마련이다.

따뜻하고 도로에 인접해야 ‘좋은 집’
막다른 골목길에 담 트면 ‘나쁜 집’

만일 그 반대면 우리나라의 경우 겨울에는 북서풍이, 여름에는 동남풍이 불어오기 때문에 겨울이면 춥고 여름이면 오히려 길을 막고 있는 건물을 오랫동안 관찰해 보면 결국은 그 건물이 헐리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햇볕과 안정감이 있어야 한다. 생기는 땅에서만 받는 것이 아니라 태양으로부터도 받는다. 또한 모든 생물은 햇볕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서향햇볕은 오히려 생기를 잃게 하는데 서향의 아파트 베란다에 있는 화초가 싱싱하지 못하고 죽어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안정감이란 대지의 형태뿐 아니라 건물자체에도 적용된다. 이를테면 교회건물 같이 뾰족한 것은 교회같이 특수한 의미에서는 가치가 있겠지만 보통 가정집으로 서는 부적격하다. 경사가 심해 불안한 형태의 가옥이 매매 때 그 가치가 떨어지는 것 또한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세 번째는 도로에 인접해야 한다. 교통이 편리하다는 것과 일맥상통 하지만, 교통이 편리하다고 해도 부지연장과 같은 위치는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대지의 사면 중에서 최소한 한 변만은 도로에 접해야 하는데 그보다 더 좋은 것은 도로의 교차점으로 코너가 되는 대지다.

풍수지리에서는 물이 만나는 주위에 혈이 있는 것으로 본다. 그런데 양택에서는 도로를 바로 그러한 물로 보기 때문에 도로가 만나는 것에 양택이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실제로 코너 땅과 그 옆의 땅과는 가격차가 매우 크게 나타난다. 상업지역 일수록 그 의미는 크다. 

북·북서 등지고
남·동남 향해야

네 번째는 교통이 편리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명당이라도 사람이 쓸 수 있을 때 명당이다. 다시 말하면 이용가치가 없는 물건은 아무리 좋은 물건이라도 효용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통이 좋아야 귀한 손님도 오고 복도 들어온다. 교통의 중심지는 바로 상권이 발달하고 인간생활의 중심이 되기 때문이다. 

다섯째는 집 앞의 전경이 좋아야 한다. 활동의 근원지이며, 성장의 요람인 주택의 전경은 그 집에 사는 인간에게 정신적인 안정과 정서적으로 좋은 영향을 주어 건전한 사고를 하게 만든다. 정신적 질환이 없어 건강하고 오래 살 수 있다. 

반면 집을 선택할 때 우선 제외 시켜야 하는 사항을 10가지로 나누어 보면 다음과 같다. 

①막다른 골목길은 좋지 않다 = 양택에서 길은 물을 의미하는 것으로 막다른 골목길은 길을 막았다는 의미다. 또 물을 막은 것은 수침을 받는 것이며, 결국 수력에 무너지므로 폐가를 의미한다. 길을 막고 있는 건물을 오랫동안 관찰하면 결국은 헐리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②집안에 지붕보다 높은 나무가 있으면 좋지 않다 = 나무가 크다는 것은 뿌리가 상대적으로 깊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집의 생기를 나무가 받아 거주자들에게 무익하다는 뜻이다. 실제로도 집안에 큰 나무가 있으면 번개의 낙뢰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 벌레들이 들끓어 병을 옮겨 올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집이 나무 그늘에 가려 항상 습하고 음지가 되어 집안을 침울하게 만들 우려가 높다. 풍수지리에서는 또 나뭇가지가 집 바깥쪽으로 뻗어 나가면 조상의 음덕을 받는다고 풀이하기도 하는 데 반면 간교한 종이 나온다고도 한다. 

③생토가 아닌 매립지는 좋지 않다 = 땅의 기는 암반을 타고 흐르는 것이며 생토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풍수지리이론은 땅의 기는 생토에만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기가 없는 매립토 위의 주택은 기를 받지 못한다고 생각해 좋지 않게 여긴다. 다만 이것은 양택의 원칙론일 뿐, 그 길흉은 알 수 없다. 현재 도시계획상 매립지는 얼마든지 있으며, 그 집에서 사는 사람들이 좋지 않다고 보는 것은 타당성이 없다.
그러나 기초를 생토에 세우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며, 여건이 맞지 않아 땅의 운기를 받지 못할 때는 방위상의 운이라도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집의 형태는 물론 위치·방향에 따라 기를 얻을 수 있다고 보는 이론이다. 

④망해서 나간 집은 좋지 않다 = 미신 같은 얘기라고 생각할지 모르나 그 집을 사기전에 망한 이유를 보면 틀림없이 집의 좌향이나 대문의 위치, 안방, 부엌 등의 배합에 그 연유가 있음을 볼 수 있다. 

⑤기존 두 집을 담을 터서 한 집으로 사용하면 좋지 않다 = 이것은 출입문이 두 개임을 뜻한다. 그런데 문은 바로 기 또는 도로, 물의 의미를 지니고 있으므로 기가 들어와 쌓이지 않고 나가 버릴 우려가 있으며 문이 두 개면 주인이 둘이 돼서 집안 꼴이 안 된다는 것이다.
합리적으로 불편하다는 뜻도 있지만 두 집을 가졌다는 것은 그만큼 재력이 있다는 실증이다. 재산이 많다 보면 주인의 외방출입이 잦을 수 있고 그러다 보면 안주인이 둘이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⑥연못이 마당에 있으면 좋지 않다 = 단독주택에서는 우물이나 연못이 마당에 있으면 그 집터는 바로 수맥이 지나는 집이거나 물이 괼 수 있는 습지임으로 좋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시골에 가면 아무리 마당이 넓은 마당을 가졌다 해도 우물을 집 앞에 파지 않고 동네 우물을 길어다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 또한 이러한 논리에 입각한 것이다.
도시에서도 마당에 연못이 있을 경우 조그만 관리를 소홀히 하면 물은 썩기 마련이고 썩은 물이 마당에 있음은 질병을 유도하기 쉽다. 이런 집을 방문해 보면 식솔들이 신경통을 앓고 있음을 접할 수 있다. 

⑦형과 동생이 이웃에 나란히 집을 가지고 살면 좋지 않다 = 풍수지리에 보면 한 혈장에 둘을 넣지 말라는 격언이 있다. 그것은 음택에서 합장을 하지 말라는 뜻인데, 하나의 기를 둘이서 받으면 그만큼 양이 반분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득이 한 경우가 아니면 합장하지 말고 따로따로 모셔 많은 기를 받아야 자손이 잘된다는 이론이다. 형제가 같은 이웃에 살면 남자들은 형이나 동생에게, 즉 잘되는 쪽에 의지하게 되며, 동서간은 시샘을 일으키게 되어 형제가 화목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⑧벽에 금이 가거나 물이 스며들면 좋지 않다 = 기초공사가 부실하다는 것을 뜻하며 배수가 안 된 집이니 붕괴 우려가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대문서 안방·부엌
보이면 좋지 않다

⑨대문에서 안방이나 부엌문이 보이면 좋지 않다 = 대문은 바로 물의 입구를 뜻하므로 안방이 직수가 되어도 좋지 않고 부엌 또한 마찬가지다. 외인이나 내방객의 눈에 안방이 들여다보이면 견물생심, 도난의 우려가 있고 부엌이 바로 보이면 딸이나 마누라가 외부와 연결되어 음탕한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⑩집이 어둡고 그늘지면 나쁘다 = 집이 어둡다는 것은 방향이 나쁘다는 뜻이며, 그늘이 진다는 것은 앞서 예를 든 여러 조건과 같은 위치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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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개각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초대 장관인 데다가 이력도, 배경도 독특한 이들이 합류하면서 주목도는 배로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외교부에는 조현 전 1차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밖에도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방부 민주당 안규백 의원 ▲국가보훈부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민주당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해양수산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여성가족부 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등이 후보자로 임명됐다. 가리지 않고 사람만 보고 큰 폭의 내각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이력이 독특하거나 발탁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청문회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슈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규백 후보자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약 20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내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 분야에서 보냈다.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특위)’ 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이 국방위 활동이기에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비상계엄 당시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부터 군이 반대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한다.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이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영훈 후보자는 현직 철도 기관사로,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이다.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날까지 김 후보자는 경부선 부산-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운행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번 인선이 일종의 ‘청구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행된 노동 개혁 성과는 후퇴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반 기업적 스탠스를 명확히 못 박아두는 인사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지난 3년간 거부권에 가로 막혔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주 4.5일 근무제 등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채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간 국방 장관, 기관사 노동 장관 파격 인사에 국민들 관심도 ‘쑥’ ↑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쟁점 법안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4.5일 근무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정부가 잘 살펴보고 공동의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개각 명단을 보면 대부분 실무형 인사 위주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재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인이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내각에 포함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등을 지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지목했다. 이재명정부는 “100조를 투자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손발을 맞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3강의 정의부터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가 3위를 한다고 해도 미·중과 너무 차이가 크다. 1·2위에 근접한 3위가 돼야 하며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AI 3강 목표를 반드시 2∼3년 이내에 달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고, 소속됐던 기업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13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역대 중기부 장관을 살펴보면 통상 관료나 정치인이 낙점된 만큼 민간 기업 출신 후보자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꾼도 실용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이재명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한성숙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소기업이 한 후보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거 국정감사 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 ‘단골’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소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에게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짧게 답했다. 노 의원이 “징계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징계가 있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도 뉴스 편집 조작과 댓글 여론 조작 방조 의혹 등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거대 포털과의 전략적 야합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성숙 후보자 지명은 과거 민주당의 규제를 통한 견제가 아니라 포털과의 인사 유착을 통해 정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플랫폼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라는 심각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 국민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21년 국감을 언급하며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던 괴롭힘의 현장을 방치한 책임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국민 신뢰를 저버린 매우 전략적이고 노골적인 이번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성급했나? 잡힌 발목 실용과 통합을 위한 지명도 이뤄졌지만 여야 모두에게 질책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식품부의 장관 유임과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임을 발표한 뒤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민주당,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3년 동안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이를 ‘농망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기용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진보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국민통합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남태령 응원봉의 주역이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뜻을 함께했던 농민들은 송 장관의 유임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장관은 윤석열 농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회와 반성, 사과와 유감의 발언도 없었고 공개적인 평가의 과정과 책임의 경중을 논의한 바가 없는데 누가 송미령을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이 있다면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소속인 진보당 전종덕 의원 역시 “농망 장관”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통합용 지명? 여야 모두 아우성 ‘윤의 사람’ 그대로 품은 이유는? 일부 야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법과 속칭 농민3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정부의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되니 ‘새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며 “금번 인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정체를 알겠다. 그건 실용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도 “나름 탕평 인사로 가장 탈이 안 날 것 같은 인물을 유임시킨 것 같은데 아마 이 대통령도 뒷말은 예상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을 잡은 만큼 모순된 면이 있다. 그날 밤(12월3일) 용산에 모인 국무위원을 내란 동조자, 내란 방관자라고 하더니 ‘일을 잘하니 함께 가겠다’라는 건 국민에게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이 보훈부 장관으로 지목된 것 역시 탕평 인사로 분류된다는 해석이다. 권 후보자는 지난 4월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에 눈길을 끌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 후보자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보수 인사였던 그는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권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경북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다”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보수와의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면 광화문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가 서로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이라면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각자가 논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고 들어봐서 반영하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자기 진영 논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임된 송 장관을 제외한 10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면서 국회 역시 각 상임위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시기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7월 말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겪은 국민의힘은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격돌의 7월 관전 포인트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총리로서의 자격 검증은 뒷전이고 돈 문제만 물고 늘어졌다”며 “물론 총리 후보자의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더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해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장관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국민의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