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국내서 미용·성형 시술을 받는 외국인환자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에서 최근 1년간 120억원에 달하는 부가세를 환급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시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부가세 환급제를 정부가 2년 더 연장하려고 하자 외국인환자에 대한 부가세 환급이 실제 외국인환자 유치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명확하지 않은 만큼 부가세 환급 연장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외국인환자 유치사업의 미용성형 분야 의존도는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외국인환자 유치사업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성형외과를 찾은 외국인은 총 4만7881명으로 전체 환자 42만5380명 중 11.3%를 차지했다. 이는 2009년 4.6%서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또 2014년 이후 내과통합과를 제외한 모든 진료과목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외국인 진료↑
외국인 환자 유치사업이 시작된 2009년(2851명)과 비교하면 17배 급증했다. 성형외과 전체 진료수입 또한 2009년 57억원서 2016년 2211억원으로 무려 39배 늘었다. 진료비 실적이 높은 진료과목도 2011년 이래로 6년 연속 성형외과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형외과 진료비는 2016년 총 진료비 8606억 원의 26%를 차지했고, 1인당 진료비가 가장 많은 진료과목 역시 성형외과로 1인당 평균 462만원에 달했다. 진료과목별 외국인환자는 내과통합과 8만5075명(20%), 성형외과 4만7881명(11.3%), 피부과 4만7340명(11.1%), 검진센터 3만9743명(9.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피부과 환자 수는 지난해 처음으로 검진센터 환자 수를 앞질렀고, 피부과와 성형외과를 합한 미용성형관련 외국인환자는 9만5221명으로 전체의 22.4%를 차지했다. 또 2012년 16%보다 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 국내서 미용·성형 시술을 받은 외국인 환자가 최근 1년간 120억원에 달하는 부가세를 환급받은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9일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보건복지위, 서울송파병)은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외국인 대상 미용성형 부가세 환급 현황’ 자료를 통해 올 3월까지 444개 의료기관서 4만4688개의 환급전표를 발행했으며 5만1309건의 의료행위에 대한 부가세 119억4900만원이 환급됐다고 밝혔다.
1년간 외국인 환자 120억 환급
한시적 제도서…연장 또 연장
남 의원은 또 가장 많이 환급된 의료행위는 피부재생술로 1만3801건이었으며 쌍꺼풀수술 7940건, 주름살제거술 3877건, 코성형수술 2660건 등이 그 뒤를 이었다고 전했다. 남 의원은 그러나 외국인환자 미용성형 부가세 환급제의 연장에 대해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환자 유치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09년 이후 외국인환자 유치가 미용성형 분야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고 미용성형 환자의 대다수가 중국 환자인 가운데 의료사고와 부작용 등의 문제로 중국 내 여론이 악화되고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복지부는 외국인 환자 유치시장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외국인 환자에 부가세를 2016년 4월1일부터 2017년 3월31일까지 1년간 한시적으로 환급하기로 한 바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의료법 등에 따라 등록된 외국인 환자 유치 의료기관서 지난 3월31일까지 받은 미용성형과와 피부과 시술에 대해서는 ‘의료용역 공급확인서’를 병·의원에서 발급받아 3개월이내에 공항 등에 설치된 ‘환급창구운영사업자’에 제출하면 성형수술 등에 포함된 부가가치세를 돌려받을 수있게 한 것이다.
부가세환급대상은 쌍꺼풀, 코 성형, 유방확대·축소술, 지방흡인술, 주름살 제거술, 치아 성형 등이었다. 적용 의료기관은 병원내부 및 인터넷 홈페이지에 미용성형 부가가치세 환급 적용 의료기관이라는 표찰이나 안내문, 환급절차를 영어를 포함한 외국어로 게시했다.
이는 한시적 환급제도였지만 복지부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을 통해 올해 12월까지 이를 연장하더니 최근에는 2019년 12월31일까지 2년 연장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남 의원은 “당초 목표였던 진료비 투명성 제고와 소득세 과표 양성화, 유치시장 건전화에 대해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고 부가세 환급제 효과 분석 연구가 진행 중인 만큼 부가세 환급 연장 법안이 먼저 정부입법으로 발의된 것은 성급하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내국인 차별?
남 의원은 특히 “이 제도 시행 당시에도 정부가 미용성형 환자 유치에 과도하게 집중한다는 비판과 외국인환자에 대한 차별적 혜택 부여로 내국인 차별 등의 부정적인 의견이 있었다”며 “부정적인 의견에도 불구하고 부가세 환급을 시행하고 있는 만큼 외국인 환자 안전에 보다 많은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