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현 정부서 프랜차이즈의 ‘갑질’이 도마 위에 올랐다. 사태의 심각성이 위험수준이라는 판단에서다. 김상조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이 ‘을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는 일성도 이 같은 맥락서 나왔다. <일요시사>에서 프랜차이즈의 황제경영 실태를 점검했다.
프랜차이즈 업계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프랜차이즈 갑질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나섰지만 업계의 반응은 싸늘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공력에 도전하지 말길 바란다”고 경고하는 순간 업계 분위기가 급변했다.
가족회사
그 결과 공정위의 원가, 공급가 공개 요구에 대해 미온적 반응을 보이던 프랜차이즈 업계는 이를 계기로 방향을 선회했다. 프랜차이즈 업계가 새로운 변곡점을 맞은 셈이다.
페리카나도 황제경영의 위험에 노출돼있던 상생경영에 새로운 국면을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페리카나는 2015년 기준 1225개의 가맹점을 유치하면서 업계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438억원의 매출과 1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기업 규모도 상당하다. 페리카나의 영향력이 확대되자 검증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1982년 설립된 페리카나는 전형적인 가족회사다. 2016년 기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양희권 회장의 부인 송영미씨가 36%의 지분을 들고 있고 그의 자녀 유나, 유리, 경섭 씨가 각각 30%, 18%, 16%의 지분을 쥐고 있다.
이들 일가가 들고 있는 지분 총액은 100%로 사실상 개인회사다. 따라서 이들 회사 역시 여느 프랜차이즈와 마찬가지로 윤리경영의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 페리카나의 지분구조를 두고 의혹의 시선이 있다.
페리카나는 2014년부터 자산 120억원이 넘어서면서 외부감사를 받는 기업이 되면서 금융감독원에 주주명부가 포함된 감사보고서를 공개하게 됐다.
이에 따라 양 회장이 감사보고서가 공개되기 전 자녀들에게 지분을 넘긴 것 아니냐는 분석이 중론이다. 일각에선 외감기업이 돼 일감몰아주기 등 편법 승계 과정이 드러나기 전에 지분을 증여한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회삿돈 개인용도로 사용한 회장
경영 자질문제로 곤욕 치르기도
또 페리카나는 경영자의 자질문제로 곤혹을 치른바 있다. 지난해 양 회장은 20대 국회의원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문제는 과정이었다. 그는 불법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선거운동에 회사 직원들을 동원했다.
경영자가 자신의 직원들을 동원해 선거운동을 하는 상식 밖의 행동을 한 것이다. 그는 1000만원에 육박하는 회삿돈을 선거운동 자금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결국 양 회장은 업무상 배임 혐의에 대해 유죄가 확정돼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사회봉사 80시간의 형이 확정됐다.
선거법 위반으로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이 같은 경영자의 태도는 상당히 위험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일감 몰아주기로 회사를 키우는 방식도 좋은 소리 듣기 쉽지 않다. 페리카나는 지난해 내부거래를 통해 25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매출 가운데 절반 이상을 내부거래를 통해 올린 셈이다.
페리카나와 특수관계자인 회사는 피앤에프, 피아이에스, 피아이씨, 충청오토 등이다. 이들 회사는 오너일가의 영향력이 미치는 회사다. 또 양 회장과 송씨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충청오토 이외의 기업은 지분 관계가 명확하게 드러나 있지 않지만 특수관계인 이들 회사는 오너일가 소유일 가능성 높다.
다만 기업들은 페리카나와의 직접 거래를 통해 올린 매출은 없다. 그러나 프랜차이즈 업계의 관계자는 이들 기업이 가맹점을 대상으로 매출을 올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기업 구조서 황제 경영행보를 펼치기 좋다는 점이다. 마진율 조정을 통해 손쉽게 오너 일가가 이익을 챙겨가기 쉬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지분 승계 과정 베일
매출 절반이 내부거래
페리카나는 또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대부분을 오너 일가에게 몰아주면서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2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2015년 페리카나는 20억원을 주주들에게 배당했다. 오너 일가가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배당 총액은 오너일가의 주머니로 들어갔다.
배당성향만 94.2% 수준으로 고배당 논란이 불가피했다. 오너일가로 향하는 배당성향이 지나치게 높자 일각에선 오너 일가의 곳간 채우기에 급급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 것.
이런 논란 속에서 페리카나의 실적은 3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2014년 28억원, 2015년 23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18억원으로 20억원대가 무너졌다.
일각에선 오너 일가 중심의 경영서 탈피해 전문적인 경영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한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한 관계자는 “페리카나 양 회장의 경우 이미 회사를 사금고화 하면서 논란이 됐는데도 아직까지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 가운데 자신의 가족에 고배당을 실시하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황제경영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확인을 위해 페리카나 측에 취재를 시도했지만 연락을 받을 수 없었다.
내부거래도
증권업계 관계자는 “치킨업계의 호황 속에서 패리카나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인데 ‘배당이 필요한가’라는 의문이 든다”며 “오너 리스크로 경영에 발목이 잡힌 페리카나에 반전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